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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이쁘게 살자. 조회수 : 2,067
작성일 : 2008-04-15 15:48:25
일주일에 한번가는 목욕탕을

한번 갈때마다 나이드신 어르신 등을 밀어주기로 혼자 마음 먹은지가 1년째 입니다.

실천을 할때도 있고 못할때도 있는데....

못하고 나오면 어쩐지 개운치가 않네요...



일단 탕속에 들어가서 오늘의 어르신을 찾아 목욕탕 안을 한번 싹 설펴보고..

혼자오신 어르신들 중에 나이가 제일 많이 드신분 중에서 눈 도장을 찍어 둡니다.

그 분의 목욕 순서를 눈 여겨 보면서  시간을 맞추지요 ...



그런데 이번주에 는....

이번 할머니는  등을 밀어드린데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등에는  살이 하나도 없어서 쭈글거리고  골반은 한쪽으로 삐틀어져 있고  다리는 휘어서 걸엇가는 건지 기어가는 건지

옛날 에는 키도 크시고 날씬하고 이뻣을 것 같은 분이  80살이 되니  이렇게 되셨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등을 밀기도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앞으로  30년 후면 나도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네요.

연신 고맙다고 말씀을 하시는 할머니,

탈의실에서도 어떤 젊은이가 등을 밀어주었다고 아는 분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탕안에 있을때는 얼굴을 보며 고맙다고 하시는데

일단 옷을 입으면 절대 몰라 봅니다.

옆에서 말을 걸어도 누군가 그러고 얼굴을 보거든요....

그러면 혼자서 웃고 나옵니다.



내가 조금만 힘 들이면 그분은 요즘젋은 사람들은 버릇없다는 말씀안하실 거고 .

나는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한것처럼 기분이 하루종일 좋거든요..



여러분도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하면 어쩔까요?



IP : 116.43.xxx.11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
    '08.4.15 3:51 PM (220.120.xxx.193)

    예전 대중탕 즐길때... 꼭 할머니 한두분 등밀어 드렸어요..^^
    이젠 목욕탕 가본지가 언젠지.. 까마득합니다.. 아 탕목욕 하고 싶다..

  • 2. 와..
    '08.4.15 3:54 PM (220.121.xxx.88)

    참 좋으신 분인것 같아요. 이런게 생활속의 선행이네요.
    저는 제 몸과 딸 몸만 밀어도 팔에 쥐가 나는 형편이라 때밀기 선행은 못하겠지만,
    주변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방법 찾아봐야겠습니다.
    좋은것 배우고 갑니다^^

  • 3. 그렇죠?
    '08.4.15 3:54 PM (125.187.xxx.55)

    좋은 일을 하면 내 자신이 행복해지고 베푼것보다 훨씬 큰 마음의 풍요로움이 돌아오는거같아요

  • 4. 미쉘
    '08.4.15 4:12 PM (118.37.xxx.251)

    와~~ 쉽지 않은 일을 하시네요
    누군가를 도우면 내가 더 행복해진다고 하잖아요
    훌륭하십니다
    저는 귀찮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반성합니다 ㅠㅠ

  • 5. ^^
    '08.4.15 4:21 PM (58.103.xxx.167)

    우와~
    원글님 너무 예뻐요.
    음...저도 원글님처럼 한가지 정해서
    혼자만의 비밀을 만들어 볼께요.

  • 6. ..
    '08.4.15 4:37 PM (211.108.xxx.251)

    전 늙으면 돈주고 때밀 수 있을만큼 돈 벌어 놔야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40넘도록 여태 한번도 돈주고 밀어본 적 없지만
    늙어서까지 혼자 밀면 서글플 것 같아서요..
    근데 원글님 글 보니 반성하게 되네요.
    그동안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어요.. 흑..

  • 7. 눈물
    '08.4.15 4:57 PM (86.96.xxx.70)

    나이가 들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할머니들만 뵈면 눈물이 나려 합니다.
    언젠가는 돈이 있든 없든 어떤 모습으로라도 나 역시 갈 길이 그 길이라 생각하면
    ..........

    복 많이 받으세요.

  • 8. ㅇㅇ
    '08.4.15 4:57 PM (218.48.xxx.92)

    저도 반성하고 갑니다.
    목욕탕 가면 누가 등 서로 밀어주자고 할까봐.. 얼른 혼자 밀고 나와버렸는데요..

    따뜻하고 베풀줄 아는 원글님 맘에 감동 받고 갑니다.

  • 9. 이렇게
    '08.4.15 5:02 PM (222.109.xxx.185)

    훈훈한 글이 있나 그래..
    저는 원래 가슴 답답증이 있어서 공중목욕탕은 안가요. 그래서 이런 일은 할수 없고,
    대신 다른 일 중에서 이런 좋은 그리고 비밀스러운(?) 일이 있는지 찾아 보고 싶어요.
    원글님 또 있으면 힌트 좀 주세요.

  • 10. 원글님~
    '08.4.15 6:36 PM (124.216.xxx.190)

    너무 고운 분이시네요.

  • 11.
    '08.4.15 7:08 PM (125.143.xxx.200)

    정말 고운 마음씨 가지셨어요 복 받으실거예요
    저는 손목관절이 부실하여 몇년전부터 목욕탕 못 갑니다
    내 몸은 나름대로 씻고 오지만 할머니들 등 밀어 달라 하시는데
    도저히 밀어 드릴수가 없어서요

    그렇다고 기브스도 안한 제가 팔 아파서 곤란하다며 믿어 주지도 않잖아요
    그래서 늘 집에서 남편이 절반 씻어 주고 합니다

    원글님께 칭찬 드리고 싶고 건강하심에 부럽습니다

  • 12. 첫 댓글에 동감
    '08.4.15 7:29 PM (125.134.xxx.211)

    저랑 꼭 같으시네요^^

    한 번은, 꽤 지쳤는데도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 등 꼭 밀어 드리고 싶어서
    등 밀어 드린다고 자청해서 힘을 썼더니
    다 밀어 드리고나서는 팔이 후덜덜... 쓰러질 뻔한 적도 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제가 목욕탕을 안가더라구요.. 그냥 집에서 얼른 씻는 버릇이...

  • 13. 세상에
    '08.4.16 12:09 AM (61.247.xxx.205)

    마음 너무 이쁘신 분이네요.
    복 받으실 거예요.

    담에 저도 한번 따라해볼래요 ㅎㅎ

  • 14. ^^
    '08.4.16 12:36 AM (211.210.xxx.42)

    그런비밀좋네요. 전 힘도딸리고 누가 같이등밀자면 부담스럽던데..^^
    전 다른 비밀가질래요~

  • 15. 너무
    '08.4.16 1:21 AM (221.162.xxx.82)

    이뻐요~
    마음이 따듯해지는군요.

  • 16. ㅎㅎㅎ
    '08.4.16 2:54 AM (222.98.xxx.175)

    아 한자는 모릅니다만...고등학교때 배운거 있지요.
    "적선지가 필유여경"
    반드시 되돌아 올겁니다. 이자 두둑이 붙어서요.
    저도 본받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 17. 짝짝~~
    '08.4.16 11:07 AM (218.39.xxx.56)

    멋지십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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