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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갈줄도 모르는 바본가봐요

바본가봐요 조회수 : 1,163
작성일 : 2008-04-14 18:56:55
요즘 봄바람이 잔뜩 든 1년차 아짐입니다.

저.. 대학교졸업하고 바로 취업나와서 쉬어본적 없구요..

휴가때만 가~끔 경주갔다가 오는 사람입니다.

요즘 봄이라 그런지 괜스레 마음이 싱숭생숭.. 콧구녕에 바람이 자꾸 들어가더군요..

회사가 산중에 있는지라 출,퇴근길에 고속도로 길 옆 흐뜨러진 꽃과 나무들을 보면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지만 꾹꾹 눌러 앉혀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근데 토요일밤, 항상 늦게까지 일하던 신랑이 일찍 들어왔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옆구리 콕콕 찔러대며 나가자고 봄바람 좀 쐬고 오자고 해도 깜깜무소식..

피곤하댑니다.

저.. 욱하는 마음에 밤 10시 넘어 "그럼 나혼자 다녀온다"하고 차키들고 나와버렸죠.

근데 갈데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차키 돌려 나올려는데 창가에서 보고 있던 신랑이 전화가 왔습니다.

나와줄거라 생각했는데 잘 다녀오라더군요

헉 ㅡㅡ;;

나름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 내가 12시는 넘기구 간다.

주유소가서 가득 주유하고 생각해보니 갈데가 없더군요..

저 몰래 주차장가서 세워두고 라디오 듣다가 겨우겨우 12시 넘겨서 올라갔더니 글쎄 이 인간이 자고 있더군요

일단은 씻고 누웠는데 얼마나 분이 안 풀리던지 .. "그래 내일도 나간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밥도 안챙겨주고  바람쐬고 올께 한마디 남기고 나왔는데 앞이 깜깜..

팔공산 쪽에 가다가 벗꽃축제한다고 밀린다 그래서 비슬산쪽으로 갔다가 집으로 오니 두시간정도 지났더군요

영화보러갈까 생각했는데 혼자선 못가겠더군요

밥먹으러갈까 생각했는데 또 혼자선 못가겠더군요

도대체 갈곳이 없더라구요

저 또.. 주차장에서 라디오 듣고 있었습니다.

듣다가 듣다가 잠들고 일어나니 2시간정도 더 지났더군요

저.. 힘들어서 그냥 올라갔습니다.

잘챙겨서 드시고 놀고 계시더군요.. 이 인간

썩소를 날려주시더라구요

저 울컥해서 드러누웠습니다....

차안에서 다리도 못펴고 봄구경은 커녕 주차장 구경만 실컷 하고 왔네요

아~ 나 바본가봐요
IP : 222.104.xxx.10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
    '08.4.14 6:58 PM (121.152.xxx.107)

    혼자서라도 영화 보시지~ 하긴 요즘 영화 볼만한 것도 그닥 없긴 하더군요....

  • 2. ㅎㅎ
    '08.4.14 7:06 PM (219.255.xxx.224)

    구여우신 분 같아요..
    집나오면 왜그리 갈때가 없는지 참 이상하지요..
    그럴때 남편이 옆에서 보디가드처럼 쌰쌰삭 붙어서 같이
    움직여주면 참 좋을텐데 말이지요..
    님이 바보면 저도 바보네요,,ㅎㅎ

  • 3. ,,,,,
    '08.4.14 7:16 PM (61.74.xxx.60)

    피시방 가셔서 82질하심, 5시간도 채울수 있는데..
    아님, 이번달 잡지 두툼한걸로 2-3권 사셔서 콩다방이나 별다방 가셔서
    들추어 보기 시작하면 4시간에서 5시간 거뜬히 지루하지 않게 보내실수 있어요.
    돈도 얼마 안들고, 다 본잡지는 친구들 주면 무지 좋아들 하고.
    일석삼조가 따로 없거든요.

  • 4. ...
    '08.4.14 8:04 PM (211.204.xxx.138)

    백화점 가서 아이쇼핑 해도 5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요..
    혼자 영화보기, 밥 먹기, 남들 아무도 신경 안 써요..
    한 번만 해 보시면 아무 것도 아닌 걸 싶으실껄요..
    요새는 예쁘장한 대학가 가서 걸어다녀 보셔도 나무랑 꽃이랑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혼자 다녀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구요..
    허전하시면 별다방 콩다방 커피 하나 테이크아웃해서 들고 다니세요..
    서점에서 아이쇼핑 실컷 하다가 소설책 한 권 사가지고 나오셔서
    캠퍼스가 예쁘다는 대학 교정 벤치에서 커피랑 같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보시든가요^^
    세라 제시카 파커는 뭐 별겁니까^^.
    의상은 최대한 뽀샤시하게 입고 다녀오세요^^~

  • 5. ^^
    '08.4.15 9:30 AM (211.108.xxx.251)

    저는 싸우고 나왔는데 진짜 갈데가 없더라구요.
    친정은 멀지, 주말이라 다른집에는 못가겠지..(일요일 오전)
    도서관 가서 책읽는데 너무너무 졸려서 못참겠더군요.. ㅎㅎ
    에라 모르겠다~
    찜질방은 한번도 안가봐서 혼자는 못가겠고,
    도립공원안에 새로지은 멋진 모텔에 갔습니다.
    우와~~~~~시설 끝내줘요.
    월풀욕조에서 때밀고(작정하고 바디로션이랑 미리 사갔어요. 그냥 나오기는 돈 아까우니까),
    맛있는거 사다먹고, TV실컷보고, 잠까지 잘 자고 밤중에 왔습니다.
    4만원이 안아깝던데요?
    동네 아줌들한테 말하니 다음엔 자기들도 꼭!! 부르라고 하더군요.
    모텔에서 같이 놀자고..ㅋㅋ
    다음엔 불러서 같이 찜질방에 가봐야겠어요.

  • 6. 저 데리고
    '08.4.15 10:46 AM (125.178.xxx.15)

    가 달라고 말하고 싶으나
    넘 먼곳에 사시는군요!

  • 7. 대구근교
    '08.4.15 11:22 AM (211.115.xxx.68)

    읽다 보니 대구분이신 것 같아 로긴햇습니다.
    그 땐 포항이나 부산으로 내달리셔야죠.ㅎㅎ
    하다 못해 하동이나 쌍계사쪽으로 가시면 전통찻집 많아요.
    거기서 야생차 한 잔 하고 오심 좋은데...
    포항은 1시간, 부산은 1시간반, 하동쪽은 두시간 걸린답니다.
    아님 안동,영주쪽으로 1,2시간 정도 가신다면
    차문 열어두고 달리면 이내 거리에 바람쐬기 좋구요.

    평소 댕겨보지 않은 사람은 갈 데도 없다는데 절대 공감.
    저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이에요.

    아님 아무데나 영화 시간 맞는 거 한 프로 땡기셔요~ㅎㅎ

  • 8. ...
    '08.4.15 2:27 PM (122.40.xxx.5)

    찜질방가서 만화책 보다가 자다가 하면 몇시간 가고,
    머리가 부시시하면 파마를 한다거나 염색을 하면 또 시간가고,
    밥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백화점가서 아이쇼핑하다 운좋으면 하나 건져오기도 하고,
    마트가서 천천히 장보고 오면 하루가 모자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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