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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 잘하면 돼 2
그럴 수도 있겠죠. 잘못이 있으니 그런 대우를 받겠죠.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자녀들의 부모라는 생각을 할때
내가 지적하는 부모의 잘못을 하고 있지는 않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 까요!
제 주변에 있었던 일을 한번 쓰겠습니다.
어느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위로 두 딸과 막내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세태가 그러했듯이 부모를 모실 의무를 갖고 태어난 아들에 대한 사랑은 두 딸에 비해 상당히 각별했습니다. 투자 한만큼 뽑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경제적인 지원을 해준 아들은 공부를 잘 했습니다. 부부에게 아들은 자랑이었고 아들이 다른 무엇보다 공부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국 아들은 우리나라 최고학부를 들어가서 졸업하고 그에 걸맞은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그리고 결혼도 부잣집 딸과 했으니 정말 잘된 일이죠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입니다. 이 부부에게는 노후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이 부부의 노후에 들어갈 모든 경제력은 아들에게 투자된 셈이지만 아들은 어쩐 일인지 부모 모시기를 거부합니다. 경제력이 전혀 없는 부모에게 지방에 아파트 하나를 사서 드리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더군요. 결국 아버지는 발끈하고 아들과 인연을 끊을 것처럼 아들을 처음으로 야단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다시는 부모님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오갈데 없는 처지에 놓인 이 부부를 구원해준 것은 첫째 딸입니다. 첫째 딸이 아주 잘사는 형편은 아니라서 맞벌이를 해야 했고 외손녀를 키워줄 사람이 필요했는지라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된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불편한 동거와 미봉책이 오래 갈리는 없습니다.
몇 년 후 외손녀의 교육문제로 첫째 딸은 기러기 부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두었고 이 부부는 다시 오 갈데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첫째 딸에게도 부모의 노후는 고려할만한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후 이야기는 더 있습니다만 여기까지만 적기로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 부부가 아들과 딸을 차별하고 아들에게 모든 것을 투자한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지적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들과 딸 모두에게 평등하게 투자했다고 이야기가 달라질까요?
어떤 분은 노후를 위해 자녀에게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 노후에 대비하여 저축도 하면서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나요?(사실 이 두 가지를 충분하게 하려면 정말 많이 벌어야하죠.)
현재 우리는 이 부부보다 다른 선택이나 나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물론 노후라는 개념이 정립이 되어 가고 있으니 이 부부처럼 오갈데 없는 신세는 면할 지도 모릅니다.
큰 딸은 남동생과 달리 많은 차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외동딸에 대한 학업 지원에 아낌이 없습니다. 결국 기러기부부의 선택도 그런 박탈감에 대한 보상심리일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의 공부를 위해 이산가족과 같은 아픔을 감수하는 기러기부부를 선택한 것이 자신의 부모 선택과 다른 것일까요?
저는 큰 딸이 아들의 공부를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한 부모와 같은 과정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부모의 잘못을 알지만 결국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셈이죠.
우리는 왜 우리의 부모와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을 까요?
저는 그 이유를 “공부만 잘하면 돼”라는 교육철학이 바뀌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부모세대의 교육철학을 우리도 답습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은 “공부만 잘하면 돼”가 더 강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경제적으로 아무리 풍부해지고 노후에 대한 대비를 잘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가치기준이 공부라면
우리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우리의 부모처럼 자녀에게 소외 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노후라는 개념의 등장으로 먹고 살수는 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공부만 잘하면 돼”라는 교육철학 하에서는 부모의 재산과 비례한 방문횟수는 우리세대에도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ㅠㅠㅠ
'08.4.14 8:31 AM (220.127.xxx.41)심하게 공감합니다.
우리 세대가 노인세대가 되었을 때가 지금 노인세대보다 심리적으로 더 비참하리라 생각합니다.
보는 것은 더 많고 외국까지 다녔으니 소비에는 그로벌할 것이고 현실은 빈자의 생활이 되겠죠.
그런데 단지 공부만 잘 하면 되 뿐만 아니라 돈만 잘 벌면 다 용서되는 우리의 현 상황이 결국 같은 맥락 아닐까요?
제 주위 다들 유학 보내고 쪼달리면서도 빚을 내어서라도 아이들한테 투자하고 있으니 제 걱정은 이들의 노후에 모른체 할 수 없을 제 상황입니다.2. 기러기 아빠 문제
'08.4.14 9:06 AM (220.75.xxx.226)그래서 기러기 아빠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대한민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제 아이들(9,4세)이 성인이 되어서 부모가 자식과 함께 사는일은 흔하지 않을겁니다.
솔직히 전 지금도 시부모님들과 함께 사신다는분들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하면 왜 자신이 선택한 부모님들의 봉양하는게 당연한 의무인지.
함께 안 살아도 때 되면 찾아뵙고, 나이들어 더 이상 거동할수 없을때 모셔도 될텐데.
왜 부모들은 자식들과 함께 살기를 원하는지 아직은 제가 젊어서인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전 결혼해 제 가정을 꾸려보니 친정부모님들도 이젠 함께 살기엔 불편하더이다.
하물며 시부모님들과 함께 산다는건 젊은 며느리가 참고 노력해야할점이 참 많지요.
원글님이 쓰신 사례가 과거 부모들이 잘못된 교육이라면 기러기 아빠를 만들어내는 요즘 부모의 잘못 맞습니다.
기러기 아빠를 모두들 찬성하지는 않아요.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 시대 역시 지났다고 생각됩니다.
원글님은 부모의 재산과 자식들의 방문 횟수는 비례한다고 주장하시지만 전 부정하고 싶네요.
저 역시 나이들어 늙어 죽을때까지 재산을 쥐고 살겠지만 내 재산을 담보로 자식들이 찾아오길 바라진 않을겁니다.
전 솔직히 자식에 대한 기대가 아예 없습니다.
자식들이 각자의 삶을 잘 꾸려갔으면 하는 바램만 있을뿐이지 부모를 부양하거나 자주 찾아올거란 기대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자주 찾아가지 않는다고 내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건 아닐테니까요.
전 나이들면 은퇴이민을 갈 생각도 있기에, 혹은 제가 이곳에 있다하더라도 자식이 외국에 나가 살수도 있고요.
방문의 횟수만으로 부모자식의 관계를 평가하는건 의미 없다는 생각입니다.3. 호르몬
'08.4.14 9:39 AM (122.37.xxx.39)전 못보고 82자게에서 읽었지만
여자가 갱년기가 되면 모성이 줄어든다는 글이요.
아직 갱년기 직전이라 실감은 못하지만 부모가 갱년기일때 자녀는
성인이 되는 시기이겠지요.
이 때 쯤이면 서로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살아야하는게 섭리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제가 나이가 좀 있다보니 지금 아이를 낳아 키우라면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더군요.
경제적으로 아주 풍족해서 옆에 유모,찬모, 잔심부름하는 시녀가 있다해도
제 몸이 회복이 안될거 같아 힘들어요.
그래서 여자에겐 쉬라는 의미로 폐경이 있지않나...요즘 이런 생각하며 지내거든요.
저는 제 자식 키웠으니 제 자식은 또 제 자식 키우면 될거고
전 제 아이들에게 바라는거 ...
말이라도 곱게 하고(지금 사춘기인지라) 제 앞가림해서 부모한테 손벌리지 않고
제인생 살앗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윗님 말씀 처럼 세계가 다 가능성인데 외국나가 살던 외국인이랑 결혼하던
거부감 없습니다.4. 원글
'08.4.15 12:29 AM (121.130.xxx.117)저는 우리의 교육방식이 우리부모세대가 갖고 있던 교육방식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 시대가 지났다고 말하면서 자녀교육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 현세태입니다. 기러기 아빠문제만은 아니겠지요. 학군문제나 부동산 가격이 바로 자녀교육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자녀교육에 유별난 한국부모들의 특징이고 "공부만 잘하면 돼"라는 말은 과거와 변하지 않은 교육철학인 것이죠.
자녀의 방문의 횟수는 따지면 자녀의 부모에 대한 관심의 척도는 될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현대사회로 너머올수록 성장한 자녀와 부모의 유대관계가 약해질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재산과 비례해서 방문횟수가 많아지고 바꾸어 말하며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약할수록 자녀의 부모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은 분명히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반대라고 하더군요.
자녀교육에 올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자녀 성적에 대한 열의는 더욱 심화되고
성장한 자녀에게 노후에 부모가 기대는 것은 안된다면서 부모재산과 비례한 자녀의 방문횟수 증가는 모순이고 정상적인 행동은 아닐 것입니다.
유독 우리나라만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이
현재의 우리의 부모와 우리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공부만 잘하면 돼" 와 같은 교육철학에서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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