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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힘들어요.. 조회수 : 4,454
작성일 : 2008-04-13 18:17:17
2월 말 즈음에 많이 아팠었어요.
이유도 증상도..뚜렷하지는 않았고..
어느 날 일어나니 갑자기 어지럽고 메스꺼워서..
헛구역질 나고..못 먹었죠.
2~3일 제대로 못 먹어서 병원 가서 링겔도 맞고..
3키로 정도 살이 빠졌습니다.
피검사 결과..저장철분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철분제를 받아와서 한 달 정도 먹었어요.
(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생리를 좀 많이 했었거든요.
그 일시적인 결과이지..빈혈이 제대로 있다고 보기는 좀 힘듭니다.
평소 영양상태도 좋고, 몇 일 후 다시 한 피검사에서는
수치가 많이 올라갔거든요.)

아무튼..
그 아픈게 문제가 아니고..
그 후로 제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때도 마치..무슨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마냥..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걸어 안부 전하고..
심지어 미국, 뉴질랜드에 있는 사람들도 챙기고..

남편 야근이라도 해서 늦게 오는 날에는
혼자 있기가 너무 불안한거에요.
무서운 대상이..귀신도 아니고..도둑도 아니고..
뭔지 모르게 불안해요.
친정집을 이어받아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20년 이상 살았던 집이고..
아기는 아직 없습니다.
저는 30대 초중반이구요.

그리곤 세상 모든 게 힘들어요.
날씨도..봄인데 왜이리 춥고 썰렁하게 느껴지는지..
꽃은 피는데도..날씨는 너무 스산하고..

그 때 이호성씨 사건부터 시작해서..
각종 납치, 살인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그런 것들도 너무 힘들어 제대로 못보고 있습니다.
왜 이리 세상이 흉흉한지..

(이번 봄 날씨가 좀 이상하고..
요즘 흉흉한 사건들이 유난히 많은 게 사실인가요?
아님 그냥 저 혼자 그렇게 느끼는건가요?)

정말..친구들과 반농담식으로 말했지만
그 분이 왔다 가신 것 같습니다..--;
무언가가 제 정신층을 건드리고 간 것 같아요.

그냥..의욕도 없고..
사람 사는게 왜 이리 어렵고 힘들까..하는 생각뿐입니다.
저 사는 건 어렵지 않아요.
경제적인 것도 넉넉하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있고..
나만 왜 이렇게 불행할까...가 아니라..
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복받은 편인데도..이래저래 힘들고..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싶기도 하고..
도대체 인간들은 왜 태어나..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런 근원적인 생각까지 파고 들어요.


전 스스로도 참 좋은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집안 분위기요..
그렇게 잘 자랐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이런 저런 결코 쉽지 않은 어려움들을 겪었지만..
잘 극복하고 잘 살아왔어요.
항상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거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내가 너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힘든 것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다 묻어놓고 있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폭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몇 달 전에 그만뒀거든요.
앞에서 말한 것 같이..항상 열심히 살았었고..
공부도, 일도 잘했었기 때문에..
명문대 나와서 좋은 회사 다니고..그랬어요.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크게 출세욕이나 욕심은 없는 편이라..
굳이 직장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도 없었고..
집에서도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평생을 너무나 바쁘게 열심히 살다가..
손에서 놓게 되니 생기는 허무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가는데..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던 것처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해결해야한다고 아둥바둥할 게 아니라..
그냥 좀 놔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제가 이런 상태니..제 남편이나 친구들을 많이 힘들게 합니다.
특히 남편은 일이 많아 바쁜데 저까지 신경쓰게 하니 많이 미안해요.
지금까지는 그래도 저한테 잘 해주고 있지만 곧 남편이 지쳐버릴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급합니다.

종교적으로 해결해봐야하나 싶기도 한데..
(제가 원래 기독교이긴 한데..
최근엔 교회에 가끔 갑니다.)
것도 조심스러워서..
요즘엔 일요일 예배만이라도 나가고 있습니다.


원래는 참 긍정적이고 적극적인데..
요즘엔 그런 사고방식이 스스로를 기만하는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무슨..내가 대통령도..예수님도 아닌데..
사람들 사는 모습들을 왜 힘들어하는지...--;
(심지어 본인들은 잘 극복하며 살고 있는데..)

제가 겪었던 힘든 일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지났기 때문인지...


주변에 저 같은 사람 보신 분 안계신가요?
그냥 단순한 우울증은 아닌 듯 해요.
신경정신과, 심리상담, 영적치유...등 조언해주실 분 안계신가요.











IP : 124.61.xxx.2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4.13 6:22 PM (211.196.xxx.22)

    아닌게 아니라 그분이 오셨나봅니다.^^ 무병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보여요... 정신 똑바로 챙기시고, 감정에 휘둘리지 마셔요...

  • 2. 혹시
    '08.4.13 6:31 PM (116.36.xxx.193)

    저혈압 아니신가요
    저혈압의 증상이 그렇게 무기력하고 마음이 불안정하고 의욕도 없고 그래요
    몸에 힘이없으니 각종 잡생각이들고 어지럽고 구역질나고 밥맛도 없고 하거든요
    고열량의 음식을 드셔보세요. 커피같은 카페인을 드셔도 조금 도움되구요
    저혈압이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좀 높아지면 좀 괜찮아질텐데요

  • 3. 저혈압
    '08.4.13 6:43 PM (219.255.xxx.122)

    ......혹시 자고 일어나면 손이 저리거나 하진 않나요?
    저희 친정엄마도 저혈압이신데.......
    많이 어지러워하시고 저려하세요.
    단백질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러셨데요.
    고기요....
    그런데 그분이 누구를 이야기 하는건가요?
    전 잘 이해를 못하겠어서요.

  • 4. ..
    '08.4.13 9:41 PM (222.237.xxx.144)

    큰병원 가서 종합건강검진 받으세요. 좀 비싼걸로요.

    건강 별문제 없으시다면 할일 만드셔서 밖으로 나가세요.

    요즘은 야외가 실내보다 더 따듯하답니다.

  • 5. 제 생각엔...
    '08.4.13 10:20 PM (211.198.xxx.72)

    일시적인 허탈함, 허무함 때문에 그러신 것 같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아오신 것 같아서...
    또, 정신적인 문제라면 남의 형편 돌아보며 걱정해주고 하실 것 같지는 않구요. 더구나 원글님 상태에 대해 무병 운운하는건 더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맘을 편안히 하시고 늘 해보고 싶었는데 바빠서 못해왔던 일(취미생활 등)들 해나가시면서 주어진 시간들을 즐기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너무 "아, 이상하다,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식으로 자신 속으로만 자꾸 파고들다 보면 정상적인데도 비정상인 것처럼 여기게 되지 않을까요?
    크리스챤이시라면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성경보고 기도하는 생활을 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구요. 날씨 좋으니까 산책 하시면서 햇볕도 좀 보고 하시면 마음과 몸 모두 건강해지실 것 같습니다.^^

  • 6. 병원과 봉사..
    '08.4.14 10:05 AM (221.149.xxx.61)

    일단은 나도 모르게 아픈곳에 생기면 무기력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윗분들말씀처럼 종합검진 한번 받아보시구요..
    마음 둘곳 없이 힘드시다면 봉사활동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특별한 갈등상황이 없는데도 힘들다면 치료보다는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이끌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요.. 봉사의 종류와 방법은 다니는 종교단체에서 도움받으실수도 있을 것 같아요.

  • 7. .
    '08.4.14 10:50 AM (219.253.xxx.16)

    몸이 많이 약해지셨나봅니다...
    먼저 몸 추스리는 데 힘쓰시고요.

    하지만 왜 이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불행할까,
    그들의 고통과 아픔, 이런 것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연민은
    결코 이상한 증상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이제까지는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편하게만 생각하시고 살아오신 게 아닐까... 하는
    주제넘는 추측도 해봅니다.
    사람 산다는 게, 내 한몸 잘 살자고, 그게 전부라면
    참으로 볼품없고 무가치한 일 아니겠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세상에는 불행과 비극도 많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그런 것들을 개선시킬 수 있는
    힘, 능력, 사랑 또한 못지않게 많다고요.
    아파하시지만 말고... 그 사랑을 나누어주세요.

  • 8. ...
    '08.4.14 11:01 AM (61.40.xxx.3)

    직장 다시 나가세요.
    아마도 성격이 소심하고, 지나치게 예민하고 겁이 많은 스타일 아닌가요?
    이런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쁘고, 육체적으로도 피곤해 잡념없이 살아야 합니다.
    한가하게 살면 이런 저런 불안이 엄습하지요.
    하루빨리 직장을 찾으셔서 나가세요.
    편하면 병나는 팔자 있습니다. 정신적으로요.

  • 9. 힘들어요..
    '08.4.14 11:54 AM (124.61.xxx.28)

    답글달아주신 분들..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정밀건강검진을 받아봐야겠네요. 작년에 의료보험공단에서 받았을 땐 괜찮았는데.

    제가 원래도 전이가 좀 잘됩니다. 대학 다닐 때도..친구들이 저한테 상담을 많이 했는데..
    힘든 얘기들 계속 듣다보면 제가 너무 힘들어져..살짝살짝..친구들을 피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저 아니면 그 친구들이 또 어떻게 풀까..하는 마음에..다 받아주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범죄라든지..티벳 상황이라든지..정치, 날씨 등에 이렇게 영향 받아보긴 처음이에요.

    저 많이 복받은 거 알기 때문에 이런저런 사회봉사도 많이 하면서 살았어요. 곱게 자라다가
    대학 입학 후 처음 환자촌에 봉사갔다가 충격받고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그건
    어릴 때 일이고..10여년 동안 세상도 알게 되고..나름 힘든 일도 꽤 겪었고..
    지금도..시간이 더 생겼으니 다니던 봉사활동을 좀 늘려보려고 했었는데..
    더 전이되어 제가 더 힘들어질까봐 망설이고 있어요.

    휴우..한번도 제가 소심하고 겁이 많다는 생각 못하고 살았는데..
    요즘 딱 그렇다니까요.
    안 하던 행동, 생각들이 되풀이되니..걱정이 되요.
    저 원래 친구 무척 많고 활동적이고 밝은 타입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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