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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결혼 축의금.. 어떻할까요..

엄마미워 조회수 : 1,447
작성일 : 2008-04-11 07:39:24
안녕하세요..
어제 친정엄마가 던져놓은 말때문에 계속 가슴이 쓰려 새벽부터 잠설치고 깨어있는 여잡니다..

동생이 곧 결혼을 해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죠. 저랑 달랑 둘..
엄마 아빠는 평생 모아놓은 재산 사업한다고 다 날려(?)먹고 지금 아주 어렵게 살고 계시구요.
남동생도 직장생활 하고는 있지만 모아둔 돈은 그리 많지 않구요..
월세 40만원짜리 작은 집에서 살림 시작하려고 합니다.(그나마 보증금이나 이런 건 부모님이 어찌어찌 준비해가고 있으시구요)

저는 소위 사짜 남편하고 살고 있고,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돼 재산보다 빚이 많은 상태이지요. 다행히 남편하는 일은 잘 되는 편이라 안심하고 있구요. 결혼할 때 시댁에서 받은 것 거의 없고, 친정에서는.. 뭐 사짜 남편들한테 한다는 그 정도의 리스트는 안되어도 저희 부모님 나름 차도 한대 사주시고, 해주실 수 있는 만큼은 해주셨어요. 집안이 어렵게 된 건 제가 결혼한 후 1-2년 후부터이구요.

근데 저희 엄마, 은근히 저한테 기대를 많이 하세요. 가끔 '니가 결혼하면서 우리집 운을 다 가져가서 그렇다(형편이 어렵다)' 이런 소리 하면 미칠 것 같아요. 사실 저희한테 빚도 좀 있으시지요. 우리는 받을 생각도 예전에 잊어먹은 돈이지만...

어제는.. 제가 '엄마 결혼식 전에 현금 필요하면 축의금 먼저줄께' 했어요. 어차피 동생 아닌 부모님께 드릴 생각이었거든요. 그랬더니 대뜸 '얼마 줄건데?' 하세요. 그 당시에는 이 말도 기분 나쁜지 몰랐는데.. 아뭏든 그래서 웃으면서 '얼마 드렸으면 좋겠는데?'하니까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 결혼식인데 돈 천만원은 해야되지 않냐?' 하십니다. 가슴이 철렁.. 했어요. '엄마 농담이지?' 했더니 '농담 반 진담 반' 이러시면서 뭐 나중에는 '엄마 친구들이 그래도 사짜 사위가 (처남 결혼식에) 크게 한몫하겠지라고들 한다' 하십니다. 제가 참을 수가 없어 소리를 냈죠.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건 이해가 간다, 근데 남의 일에 그렇게들 말하는 아줌마들 정말 예의가 없는 거 아니냐?' 라구요..

며칠전 남편하고 축의금 이야기를 했었죠. 솔직히 저는 한 오백 드리고 싶었어요. 동생한테는 절값 한 오십 정도.. 뭐 더 할 수 있으면야 더 하고 싶죠.. 남편에게 물어보니 남편은 부모님께 삼백 동생에게 백을 하재요. 좀 섭섭하긴 했지만.. 지금 형편 그리 넉넉치 않은 것 알고, 원래 남편 스타일이 그렇구요. 검소해요. 그렇게 큰 돈 척척~내는 그런 생각을 못해요. 그래서 그렇게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런 식으로 말하니까 가슴이 턱턱 막히네요. 엄마가 계속 '얼마 생각했는데?' 물어보는데 '아우, 됐어~'하고 짜증내고 끝냈죠..

그래서 어제부터 계속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네요. 솔직히 좀 몰염치한 거잖아요. 축의금 드린다니까 대뜸 얼마 줄거냐 묻고 또 큰 돈을 '이 정도는 줘야된다'는 식으로 말하고.. 근데.. 그렇게까지 된 엄마 사정도 또 안타깝고.. 그래서 또 새벽부터 일어나 눈물바람인 저도 안쓰럽고.. 수중에 돈 몇백 안 가지고 있는 내 자신도 한심하고..

엊저녁에는 그래서 '오백은 해야겠다' 싶어서.. 돈 다 따져보니 딱 오백이 되어요.(남편이 얘기했던 돈 다 포함해서)그래서 그냥 눈감고 이거 보내야겠다.. 했어요.. 그렇게 하면.. 제가 한 3,4달은 좀 힘들게 살아야 되거든요.. 그래도 그렇게 해야겠다 했어요..

저 어떻할까요? 그냥 남편하고 합의한대로 하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 확실히 구분을 짓는 게 현명할까요? 아님 좀 무리해서 조금이나마 엄마 맘 들게 할까요? 다른님들 친정문제로 고민할 때는 척척 조언도 하면서.. 내 문제가 되니까 쉽지가 않네요..
IP : 221.140.xxx.4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4.11 8:10 AM (221.146.xxx.35)

    전 사짜 남편도 아니고, 결혼할때 양가에서 거하게 받은것도 해간것도 없지만.
    동생 결혼식때 500 했어요. 돈이 남아돌아서 한것은 절대 아니구요.
    동생이 좀 어려워서요. 안쓰럽더라구요.
    남편도 우리야 또 금방 벌면 된다고 500 하자그래서요. 저축했던거 털었습니다.

    님은 결혼할때 친정에서 님한테 해줄만큼 해줬다면서요. 남편 앞으로 탄탄하실텐데
    동생 월세 사는거 보니 좀 그러네요. 걍 천 정도 해주세요.

  • 2. ...
    '08.4.11 8:22 AM (211.189.xxx.161)

    전 제 동생 결혼할때 100~200정도 할건데요.
    물론 제 형편이 마구마구 좋지 않아서 그런것도 있지요.


    하지만 제 평소 생각이 좀 차가워서 그런가..
    동생은 누나 결혼할때 뭘 얼마나 했는데요?
    당연한듯이 그렇게 바라는거 너무 웃겨요.

    사실 둘이 똑같은 부모밑에서 몇년차이로 태어나서 컸는데
    나는 너보다 좀 더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어휴..천만원이요?

    저라면 해주고싶다가도 그렇게 나오는 부모 정떨어져서 딱 내가 생각한만큼만 하고
    말겁니다.

    부모가 되어가지고 [너 하나라도 잘사니 다행이다]그러진 못할망정
    운을 뺏어가서 그렇다니;;;; 얼마나 대단한 운이었길래 그런 말씀을 하시지요?
    원글님 말씀대로 부모님이 너무 몰염치하시고 현재 자신들의 처지를 모르시는것같아요.

  • 3. ``
    '08.4.11 8:25 AM (211.210.xxx.95)

    전 남편몰래 500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친정부모님들 딸이 잘살면 은근희 많이 기대하시는것 같구요 ....
    밥 못먹고 사시는거 아닌데 ... 어디 아프셔서 병원비도 아니고 .... 다해드릴수 없어요 ...
    제 경우와 원글님 경우가 비슷한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남편분이 하자고 하시는대로 하세요 ...
    그 금액도 넘칠많큼 많은 금액입니다.

  • 4. 힘드시겠네..
    '08.4.11 9:04 AM (123.215.xxx.63)

    친정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본인은 좀 살만하면 힘들다고 하던데...
    그런데요,, 없이 살아도, 아님 넉넉하게 살아도 말한마디로 천냥빚 갚는건데
    말씀이 좀 그러신거 같네요(친정 어머니요).
    시댁이라면 한칼에 잘라서 내 해주고싶은만큼만 할텐데
    그래도 친정이니까 맘에 많이 걸리시나보다,
    그래도 님도 빚지고 사신다면서요..
    첨부터 해달라고 하는대로 다 해주시면요,
    한도 끝도 없을거 같네요..
    남편분 말씀대로 하는거에 한표 던집니다.

  • 5. 이해해요..
    '08.4.11 9:13 AM (203.248.xxx.81)

    그 심정 이해가 됩니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그렇게 먼저 바라고, 바라는 마음을 너무 빤~하게 드러낼 때..
    속상하지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되려 반감하고...

    혹시 어떻게 돈이 마련이 된다면...저같으면 5백 맞춰할 것 같아요.
    원글님 마음이...어렵게 시작하는 동생도..또 막상 그런 엄마도...짠한 마음이 있으신 거 같으니..
    꼭 '남편 몰래'라기 보다는
    괜히 서로 맘상하는 일 안 만들게 하기 위해서 남편한테는 남편 의견대로 한다는 식으로 해두는 것도 편하지 않을까...싶네요.

    3백도 금액이 적다고 생각해서 그런건 아니에요.
    원글님 나중에 마음 편하실 쪽으로 하라는거지..

  • 6. 에고
    '08.4.11 9:18 AM (221.145.xxx.195)

    저는 시동생 결혼할때 30 주고
    결혼 후 첨 집들이때 마련못한 살림 사라고 100만원 드렸어요
    물론 시동생이 돈도 많이 모아 놓고 시댁에서
    저희 부부에게 부담을 안주셔서...
    (외벌이 연봉 3천시절)

    친정은 아주 못살지만
    시동생 결혼할때 그정도 했으니.....
    조금만 더해서 200정도 하려고 생각중이예요.

    지금은 외벌이 연봉 5천입니다.

    시동에게는 결혼때 못해준게 맘에 걸려서
    행사시에는 형편보다 많이 챙겨주는 편이예요.
    임신이나 출산시에 100정도

    제 남동생에게도 똑같이 해주려구요.
    맘은 안그렇지만..
    결혼후 친정에 나간돈도 많구요..휴~

  • 7. 재봉맘
    '08.4.11 9:34 AM (152.99.xxx.133)

    음..저같으면 어떻게라도 천맞춰줄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좀 자르겠지만.
    원글님탓은 아니지만 원글님 결혼후 가세가 기울어 남동생은 정작 결혼때 거의 도움을 못받는 형편이니.
    나는 행운이네. 동생은 할수 없고. 이런건 좀 아닌것 같아요.
    원글님네는 노력하면 앞으로는 돈천쯤은 아무것도 아닌걸수도 있습니다.
    어려울때 좀 힘드시더라도 힘써주시면. 마음이 더 넉넉해지지 않을까요.
    원글님 결혼자금도 원글님이 모으신건 아니쟎습니까?
    집안 괜챦을때 나는 받고. 어려울때는 나는 모르겠고. 이건 아닌것 같은데요.
    친정엄마 말도 좀 상처가 되겠지만.
    원래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돈이 궁해지면 사람이 좀 뻔뻔해지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미래가 창창한 원글님이 좀 접고 무리를 좀 하시는게 모양새가 좋을겁니다.

  • 8. ...
    '08.4.11 10:05 AM (58.102.xxx.116)

    전 가난한집 잘난딸이구...지금은 결혼초기라 직장그만두고 사짜사위랑 살고 있죠.
    결혼할때 제돈으로 결혼했고 신랑보다 더 벌었는데 지금은 제월급이 끊어져 곤궁한 상태...

    제 생각에는 처음에 생각하셨던 500은 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충분히 생각하셨던 결과니까
    나중에 생각하면 300은 후회하시지않을까요?
    결혼하고 보니 결혼전보다는 훨씬 집돕기가 쉽지않네요.

    지금은 당장 맘대로 척해줄수 없는 상황이니까 서운한거지
    돈있으면 더더 해주고 싶으실꺼잖아요.
    못해주는 상황이라 친정식구나 주변에서 말하는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원망스럽게 느껴지는거 뿐일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는 결혼하기전 모은돈 3,4천 주고가는 처자들도 생각보다 많았더라구요.
    또...이런 타이밍 아님 당당히 친정에 보탤 큰 건수는 영영없을지도 몰라요.
    나중에 집사주실 큰 계획이라도 있음 모를까.
    동생결혼이니까 그나마 신랑이 그정도 생각하신걸텐데요.


    신랑버는 돈이 신랑돈 만은 아닌데
    시댁들어가는 돈보다 친정가는 돈은 너무 어렵네요.

  • 9. 그런데
    '08.4.11 10:06 AM (121.157.xxx.144)

    밑빠진 독에 물넣기라고 돈이 문제아니라 잘생각해보시고
    결혼후에도 친정에 끌려다니지 말고 모든일은 남편과 상의하는게 좋을듯하네요
    절대 몰래는 하지 말았음하네요
    맞벌이라 본인 여유돈이 있음 모를까
    거꾸로 신랑이 님몰래한다면 어떨까요
    친정만 생각하지 마시고 남편도 발라보세요

  • 10. ...
    '08.4.11 11:16 AM (116.37.xxx.93)

    님 상황에선 500 하심이 적당하실듯 싶어요
    동생 축의금 준다고 빚내서 1000 준다는건 절대 반대입니다
    남편 몰래 친정에 큰돈 쓰신거 나중에 어찌어찌 해서 알게 될수도 있는데
    그때가서 뒷감당 어찌 하실려구요

    500이면 원글님께서 나름 최선을 다하신 금액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머님께는 이건 좀 아니다 싶으신건 정확히 표현하세요
    나중에 남편분이 돈 많이 벌게 되면 당연히 기대려 하시겠네요
    아무리 엄마라 할지라도 선을 정확하게 그으세요

  • 11. 친정어머님 말씀대로
    '08.4.11 12:20 PM (218.54.xxx.234)

    원글님 결혼 할 때 친정 사정이 좋아서 차도 한 대 사주시고
    해주실 수 있는 만큼 해주셨다고 하니
    친정부모님도 원글님이 어느 정도는 생각해 주겠지 하는 마음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동생이 월세40으로 시작한다는 것 보니까 형편이 그 때 보다는 많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달랑 남매 단 둘인데 그런 남동생 장가 보내면서 친정어머님 하시는 생각이
    결코 지나친 것 같지 않아요.

    1000만원을 해주시고 맘 편하게 지내시는 것에 한 표 던집니다.

    재봉맘님 말씀이 지극히 옳은 듯 합니다.

  • 12. 원글
    '08.4.11 1:13 PM (221.140.xxx.47)

    댓글들 너무 감사합니다..
    저에게 너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엄마가 하신 말씀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조금은 더 엄마가 이해가 갑니다..
    한번 더 남편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려구요..
    모두 감사합니다...

  • 13. 공무원
    '08.4.11 4:11 PM (221.150.xxx.66)

    외벌이 월급으로 시누이 결혼 때 500만원 줬습니다.
    고맙다는 한마디도 못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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