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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영화 식코 내용

불면 조회수 : 640
작성일 : 2008-04-11 05:17:19
‘아프냐. 나도 아프다.’

2003년 방송된 드라마 ‘다모’의 한 장면에 나오는 대사이다.
부상을 입은 다모를 치료하며 그의 상관인 종사관이 던진 말이다.
드라마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며 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런데 마이클 무어의 신작영화 <식코(sicko, 2007)>를 보면 이 철지난 유행어의 새로운 패러디가 떠오른다.

‘아프냐. 보험은 있고?’

<식코>는 2007년 미국에서 개봉했다.
그것도 <스파이더 맨3>, <캐리비언의 해적>, <헤리포터> 등 쟁쟁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함께 개봉했다. ‘아, 그럼 망했겠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4주간 박스 오피스 10위 안에 머물며 총 2400만 달러의 흥행기록을 남겼다.
<볼링 포 콜롬바인>에서 미국의 총기자유소지에 대한 문제를, <화씨 9/11>이라크 전쟁과 부시대통령의 중동 석유재벌들과의 관계를 폭로했던 감독은 <식코>를 통해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시스템을 파헤치고 있다.
<식코>는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렵게 보험에 가입했지만 정작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통받는 2억5천만 아메리카 민중의 이야기이다.

▲ MBC "W" - 수퍼 알러지와 미국 의료보장제도 중에서

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민영화’를 미국은 70년대에 시작했다.
미국이 그 좋다는 의료서비스 민영화를 시행하고 3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얼마나 건강한가, 얼마나 행복한가 살펴본다면 우리의 미래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국은 세계 건강 기구 순위(world health organization ranking)에서 37위(38위는 슬로베니아)를 달리고 있다.
- <우리나라는 58위 ; 자메이카와 비슷한 수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이 37위라는 것은 스스로 자존심이 상할만한 순위이다.
미국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출연한 미국인들은 그렇게 느낄 것이 분명하다.
아카데미 주연상 급의 그 훌륭한 출연자들을 살펴보자.
출연자가 많아 지루할 수 있으나 그들의 진실한 연기를 기리며 적어본다.

- 찢어진 무릎을 스스로 꿰매는 역의 애덤

- 전기톱에 잘린 6천만원짜리 중지는 포기하고 1천2백만원짜리 약지만을 봉합할 수밖에 없는 역의 릭

- 최고령 출연자로 79세의 나이에도 약값을 댈 수 없어 청소 일을 하고 있는 프랭크

- 교통사고로 앰뷸런스에 실려 갔지만 보험사에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단 이유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역의 로라

- 골수암에 걸려 새로운 신약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보험사의 승인거부로 결국 세상을 떠난 트레이시

- ‘자궁경부암은 22세에 걸릴 병이 아닙니다’라는 보험사의 치료승인 거부로 치료를 위해 캐나다로 밀입국하는 위험한 역할의 캠벨

- 40도의 고열에 시달리는 딸을 안고 보험사가 지정한 멀리 떨어진 병원을 찾아가다 결국 딸을 잃은 어머니 역에는 도넬 키양

- 치료비가 없자 병원에서 택시에 태워 길거리에 버려지는 환자역을 소화한 캐롤할머니


이들은 역사에 남을 다큐멘터리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은 정말 사실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을 눈물과 처절한 눈빛으로 증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히 주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출연자가 있다.
바로 미국의 영웅(hero)들이라고 불리었던 9/11테러 당시 구조대원들이다. 대부분 자원봉사자였던 이들은 무너진 무역센터 잔해더미에서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자 하는 마음에 밤낮없이 뛰었던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었다.
정부는 이 영웅들을 위해 5천만달러의 기금을 만들었지만 미국의 여느 보험회사와 마찬가지로 도움받기는 하늘의 별따기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많은 대원들이 폐 섬유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그 치료비를 지원 받기 위해서 정부기금의 신청한 서류는 네 번 다섯 번 계속해서 거부되고 있다.
감독은 이 환자들을 이끌고 미국의 적국, 쿠바로 향한다.
그곳에는 모든 의료가 무상으로 제공되는 미국의 영토, 관타나모 수용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연히 그들은 그곳에서 치료받을 수가 없다.
그곳은 이라크 전쟁포로라든가, 테러범만이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그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찾아 가까운 약국을 찾아간 그들은 이 영화의 최고 클라이맥스를 보여준다.
미국에서 120달러를 주고 샀던 약이 단 돈 5센트로 살수 있다는 사실에 구조대원이었던 레지양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리고 ‘가방에 다 싸 가면 안 될까요?’라는 명대사를 남긴다.

이 정도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 수 있다.
이것이 건강보험이 민영화된 우리의 30년 후 모습이라면 어떨까?
마이클 무어 감독은 캐나다, 영국, 프랑스, 쿠바를 돌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쿠바에서 만난 체게바라의 딸은 말했다.
‘국가의 소득이 늘면 그 만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

캐나다의 시민은 말했다.
‘나도 언젠가 도움을 받을 테니까, 잘 버는 내가 세금을 더 내서 가난한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 뭐 어떠냐고’

영국의 한 노인도 말했다.
‘세상은 우리(we)를 위한 것이지 나(me)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프랑스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은 말했다.
‘영국이나 프랑스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하는데, 미국은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한다.’

끝으로 마이클 무어 감독은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식코> 상영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만약 당신의 정부가 미국을 닮고자 한다면, 이 영화를 보고 미국 사회와 비슷한 사회를 형성했을 때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당신이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는 분명하다.



-최지용 한국진보연대 대표비서



IP : 121.129.xxx.11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봤어요
    '08.4.11 12:15 PM (124.50.xxx.16)

    왜 잘산다는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가 한국에만 오면 병원부터 찾는지 이해가 안갔었습니다.
    정말 이게 이영화가 우리가 말년에 우리아들 딸들이 살아야 하는 곳의 의료보험 혜택의 모습이라면 어떻게 하지요? 영어 ,,,, 기필코 공부시켜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쿠바던 캐나다던 영국이던 프랑스던 나가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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