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고라 펌>맞고 들어 온 아들, 아빠의 복수

웃어야병안걸린다 조회수 : 1,461
작성일 : 2008-04-05 02:56:26
며칠전 동네에 아는 형님과형수님 하고 좋은 술자리를 하고
있는데 저희 아들이 얼마전 하교길에 싸움을 했다는 소릴 듣게
됍습니다.



형수님 말로는 둘이 치고 받고 길바닥에서 뒹굴기 까지 해서

형수님 아들이 뜯어 말렸다고 하더군요

저희 부부는 전혀 모랐던 일이었죠. 저희가 모르고 지나칠 정도

였으니 크게 외상이 있다거나 한건 아닌가 봅니다.



걱정이 좀 되었지만, 한편으론 마냥 어리게만 봤던 아들놈이

남자라고 싸움도 하고 다닌다니, 아빠 입장에서 좀 대견(?)한

생각도 없지 않더군요



"뭐 싸우면서 크는 거죠" 하면서 전 웃어 넘겼습니다.

그런데 문득 누구하고 싸웠는지는 알아야 할것 같아서 형수님

한테 물어 봤습니다.

"저기 슈퍼집 아들"



슈퍼집아들... 슈퍼집, 슈퍼집

전 순간 술이 확 깨더군요

슈퍼집 아들이라면 우리 아들과 같은 학년이지만 아들보다

머리 두개는 차이나는 흔히 말하는 "학교짱" 입니다.

그렇다면 말만 싸움이지 뭐 안봐도 일방적인 싸움이 뻔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더 물어보니 하교길에 슈퍼집 아들이 놀려서 아들이
먼저 주먹을 날렸답니다.



선빵이라, 싸움엔 선빵이 중요하지만 이녀석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상대를 봐가면서 선빵을 날려야지...



그리고 하루 이틀이 지나서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한번 물어 봤더니

아무렇지도 않은듯 순순히 얘기를 해주더군요

"너가 먼저 때렸다며? 왜 그랬냐?"

"자꾸 장난을 쳐서 난 장난치기 싫은데, 아빠가 누가 자꾸 괴롭히면
눈 딱 감고 한대 치라며, 그럼 다음부터 안 괴롭힌다고"



언젠가 그런말을 아들한테 한 기억이 어렴풋이 나더군요
"그래서 이젠 안 괴롭히냐?"
"서로 화해했어, 그런데 아직 말을 잘 안해, 하기도 싫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나름 어려운 일이었고 고민도 있었을

텐데 스스로 알아서 잘 해결했다니, 이젠 다 키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많이 맞았냐?" 전 웃으면서 넌지시 물었죠
아들녀석 창밖을 한번 쳐다보더니 나즈막한 목소리로
"애들이 빨리 말려서 그렇게 심하게는..."
하며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방으로 들어가는 6대 독자 아들의 앙상한
어깨를 보며 전 결심했습니다. 복수를 해야 겠다고


저녁상 앞에서 전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맞고 들어왔답니다."
"너도 맞고 댕기더니 야도 맞고 댕기나? 괜찮다 그러면서 크는거지"
아버지는 흘려 들으시더군요



"슈퍼집 아들한테요"
순간 아버지도 인상이 굳으시더군요, 아버지도 그녀석 명성은 익히
아는바.



"아버지 가만 있으면 안되겠죠?"
"....."



"저 그집에서 담배 안살 겁니다."
아버지도 얼굴이 붉어 지시면서
"나도 그집에서 막걸리 안살란다"
우리 두 부자는 굳은 복수를 다짐 했습니다.



아들도 한마디 거들더군요
"난 원래 그 슈퍼 안갔어요"

이로써 우리 세부자 복수에 합의 했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더 아내가 한마디 하더군요
"그게 다야?"


"."


".."


"..."



뭐 어쩌겠습니까 우리 세부자가 할수 있는 최선 입니다.



한가지 걱정은 있네요 우리 세부자의 이런 복수를 슈퍼집에서 알아줘야

되는데...







(다음 아고라에서 "나야나" 님이 올리신 글을 퍼왔습니다.)

IP : 75.153.xxx.6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4.5 9:30 AM (220.127.xxx.136)

    ㅎㅎ..ㅋㅋ
    웃고 있어요..하하하

  • 2. ..
    '08.4.5 9:49 AM (218.52.xxx.21)

    세부자의 이런 복수를 슈퍼집에서 꼭 알아주길 바랍니다. 하하하.

  • 3. 딴지,
    '08.4.5 9:57 AM (61.74.xxx.60)

    근데, 세부자라면 아버지와 두아들이고,
    이 경우는 3대 라고 이야기 해야할듯.
    슈퍼집에서 몰라줘도 이분들이 나름 뿌듯할테니 나름대로 복수는 복수겠지요.

  • 4. ㅎㅎ
    '08.4.5 10:53 AM (222.117.xxx.137)

    ㅋㅋ 넘 재밌어요.. 밥먹은거 치워야 되는데..여기 들어와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는 게으른 아짐임다ㅋㅋ

  • 5. ㅎㅎ
    '08.4.5 12:00 PM (218.237.xxx.181)

    ㅎㅎㅎ 재밌어요.
    슈퍼집 앞에 선전포고문을 붙일 수도 없고 어떻게 알리지?

  • 6. 저두...
    '08.4.5 1:37 PM (219.240.xxx.14)

    저두 소심한 복수...생각납니다...ㅋㅋㅋ
    작년에 혼수 하면서 열받게 한 롯데 잠실점...으윽...
    그래서 이제 안가요...혼자 소심한 복수 하는 거죠...
    롯데에서 저같은 고객의 복수를 알랑가 모르것어요...ㅋㅋㅋ
    근데 지인이 롯데 강남점에 계셔서 또 롯데 이용중이라는
    저 자신이지만 참...ㅋㅋㅋ

  • 7. 행복
    '08.4.5 1:42 PM (121.145.xxx.39)

    감사 감사, 즐겁게 웃었어요

  • 8. 아이쿠
    '08.4.5 2:58 PM (122.128.xxx.151)

    한대 패주러 가는줄 알았더니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736 시어머니 병간호 일원동 아파트 추천해 주세요.. 2 백혈병 2008/04/05 727
182735 컴대기) 전복장조림만들때요 1 ^^ 2008/04/05 420
182734 배가 항상 차가운데 방법 없을까요? 10 뱃살 2008/04/05 1,043
182733 장터거래시 물품(아동전집)하자의 택배비 5 궁금 2008/04/05 662
182732 키 163이면 몸무게는? 38 질문 2008/04/05 7,197
182731 강북성모병원 재활 치료 어떤지요 1 재활 2008/04/05 389
182730 초4 남아인데 한달만에 반장을 박탈당한 경우..어찌 생각하시나요? 9 -.- 2008/04/05 2,858
182729 비례대표는 정당투표를 해라 (자세히 좀 가르쳐주셔요) 1 .... 2008/04/05 361
182728 왜 박근혜씨가 우는 사진이 광고에 있나요? 5 정치몰라 2008/04/05 1,089
182727 의료보험민영화 등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 범죄가 기승을 부릴텐데... 4 꼬리에꼬리를.. 2008/04/05 520
182726 울산 아파트 1 아파트 2008/04/05 407
182725 이런경우 어찌해야할지... 2 학부모.. 2008/04/05 784
182724 자동차 자리 (언니, 엄마, 나) 14 저도 2008/04/05 1,468
182723 팀건의 필수 아이템 혹시 다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4 멋지고파 2008/04/05 706
182722 벤키즈 어떤가요 2 침대고민 2008/04/05 1,382
182721 이런 질문 왜 할까요 6 .. 2008/04/05 956
182720 82cook에 뜨는 배너광고 10 자작나무 2008/04/05 824
182719 의보 민영화.. 반대하는... 13 걱정 2008/04/05 895
182718 식사예절 10 소심녀 2008/04/05 1,241
182717 코팅 후라이팬에 김치볶음 자주 해먹으면 팬 코팅이 상하나요? 14 남편의 잔소.. 2008/04/05 1,858
182716 의보 민영화...생각하면 할수록 슬퍼요 6 슬프다 2008/04/05 712
182715 시댁에서 돈을 해내라는데 23 ... 2008/04/05 3,605
182714 올케한테 출산 선물 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요? 7 조언 구해요.. 2008/04/05 806
182713 몇가지 구입할수 있는 미국싸이트요 4 고디바 2008/04/05 531
182712 직장 내 성희롱 처벌 완화 3 규제완화 2008/04/05 426
182711 오스트리아에는 유명한 제품 없나요? 9 오스트리아 2008/04/05 882
182710 친정서 해주는 as기간은? 85 결혼후.. 2008/04/05 4,784
182709 아이데리고있으니 돈보내라는 사기전화 있쟎습니까... 4 ? 2008/04/05 884
182708 <아고라 펌>맞고 들어 온 아들, 아빠의 복수 8 웃어야병안걸.. 2008/04/05 1,461
182707 18개월 아기랑 해외여행?아님..제주도? 6 고민중.. 2008/04/05 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