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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
고등학교 때부터 '건축'을 무지 전공하구 싶었었거든요.
근데... 부모님의 아주 심한 반대로 원하시는 학교 원서 썼다가 전기 떨어지구, 삼수 생각하구 후기 대충 봤는데, 어쩌다보니 그 학교를 졸업했어요. 당시 그 대학의 가장 점수 높은과를 지원해서 붙었구 졸업까지 했지만, 전 그냥 4년을 학교에 왔다갔다만 했지요.
4년 내내 공부에 관심없이 보란듯이 놀기만 했습니다.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직장 다니다가 어찌어찌 지금 남편을 만나서 결혼했구요,
지금 아이가 둘이고, 초등, 유치원 다니는데, 남편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다시 대학교 들어가서 건축공부하구 있어요. (외국임다.)
학교 가는 날은 아침에 도시락을 4개씩 싸야하지만 (아이들, 남편, 나), 살림에, 공부, 그것도 다른 언어로 어린 아이들 틈에 끼어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강의를 들을 때나 과제를 준비할 때나 너무 행복합니다.
졸업하면 40인데, 그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없는건 아니지만, 하구싶었던 공부를 하구 있다는 것이 저를 참 행복하게 합니다. 그런 저를 보는 남편도 틈틈이 퇴근 후 제가 집에 올 때까지 아이들 돌보느라 무척 피곤하지만, 행복해하구요.
사실... 환경을 돌아보면 아주 답답한 일이 많지요.
지난 연말에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저에게 참 큰 액수의 연봉을 제시하시며 함께 일하자는 분이 계셨었지요.
아이 낳게 전에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하셨던 분인데, 오랜 세월 알아오신 분이라 제 능력을 인정해 주셨구, 그 분 입장에서도 사람이 꼭 필요하던 터라 제게 달콤한 제안을 하셨었는데요...
그냥 앞뒤 재지 않구 죄송하지만, 저는 공부를 하겠노라구... 말씀드렸었답니다.
요즘 조금씩 쪼들릴때마다 그 제안을 거절하구 이렇게 이 나이에 공부를 한다는 것이 과연 잘 한 결정인가
살짝 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아침 일찍 학교가는 엄마를 보면서 울고 매달리는 둘째를 보면 또 한번 고민이 되기도 하구요.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구 전공과는 무관하면서, 그렇다고 적성에도 그리 맞지 않는 직장을 다니면서,
그래도... 건축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간혹 했었습니다. 그랬다면 적어도 내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누구를 원망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올 초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그토록 원하던 전공인데,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그게 나랑 전혀 맞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는걸까... 걱정도 많이 했었습니다. 근데, 다행히 너무 재미있네요.
아까, 아드님 의대에 보내시구 후회하시는 분 글 보구 몇자 적어봤네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게 그래도 그 사람의 적성과 대개는 맞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구 그분 아드님처럼 똑똑한 분이라면,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대해서 어떻게든 책임을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제 친정부모님께서 요즘 저한테 아주 많이 미안해 하십니다...ㅎㅎ
그건 그렇구...
저 잘하구 있는거죠? 아이들에게 엄마도 열심히 노력하며 산다는 것 보여주구 싶었는데... 아직 어리지만, 나중에라도 아이들이 알아주겠죠?
용기 좀 주세요. ^^;;
1. ^-^
'08.4.3 9:26 PM (61.100.xxx.16)멋지세요. 읽으면서 제가 괜히 흐뭇해지는데 아이들도 차차 알아줄 것 같아요.
2. 네
'08.4.3 10:21 PM (59.10.xxx.130)아주 멋지십니다.
원하는게 가장 적성에도 맞고, 또 가장 잘할수있는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이것 걸리고 저것 걸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제가 다 부끄럽네요.
자신이 행복하면 주위사람들에게도 그 행복이 전염되나 봅니다.
님 가족을 보니요 ^^
힘내세요 화이팅!!!!!!!3. 저도!
'08.4.3 10:30 PM (58.120.xxx.65)저는 학창시절에 제가 하고 싶은 공부 원없이 하고 유학도 다녀왔는데
지금 아이가 초등들어가고 하니 그냥저냥 시간 보내는 거 싫어서
요즘 공부 시작했어요.
외국어자격증 딸려구요.
저녁에 수업이 있어서 아이 데리고 학원가서 아이는 제 옆에서 숙제하고 저는 수업들어요
엄마가 공부하니 제 아이한테도 공부 열심히 하란 얘기를 해도 말발이 서고(^^;) 좋네요.
오늘은 집 안 사정때문에 학원을 못 갔는데
너무 불안하고 신경이 쓰여요.
곧 시험이 있어서 빡세게 해야합니다.
6월에 아이는 아이대로 경시대회 나가고 저도 시험있고
서로 누가 더 잘 나오나 경쟁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공부하는 것이 참 재미있고 잘 하고 싶어요..
우리 열심히 공부해보아요~4. 반갑습니다
'08.4.3 10:38 PM (121.183.xxx.209)저도 석사 박사 과정 다 하고 다시 대학원에 등록했답니다.
석사 박사하고 대학 강사 생활 몇 년, 공무원 생활 잠깐,,, 이리 하다가
아이 키운다고 쉰 것이 벌서 5년 입니다,
지난 해 맘 먹고 다시 시험쳐서 합격했어요.
올해 40입니다.
남편따라 대학원과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걱정이 많지만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님이 쓰신 글을 보니, 저도 자신감이 생기네요.
반갑습니다.
열심히 해봅시다요^^5. ..
'08.4.3 11:01 PM (122.109.xxx.205)제 얘긴줄 알았어요..
어렸을때부터 건축공부하고싶었지만 전공은 다른분야, 또 직장도 전공과 다른 직장 다닌것까지요.
원글님과 다른점이라면, 저는 지금 건축이 아닌 다른공부를 하고있다는거구요..
지금도 공부하다가 갑자기, 건축으로 방향을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원글님이 이런글을 쓰셨네요..
원글님 용기에 박수보냅니다. 갑자기 제가 너무 소심하고 못나보이네요..6. ...
'08.4.3 11:37 PM (194.80.xxx.10)저도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좋으시겠어요.
사실 여자분에게 건축이 적성에 맞기도 힘든데요.
적성에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들어간 사람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힘들어서 그만두고 다른 길 찾은 분을 알거든요.
저도 만으로 40인데 공부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는 아니거든요.
여건이 허락하는 분야라서 사정상 이걸 하고 있지만,
끝내고 나면 학위나 직업과는 상관없이
제가 정말 관심있는 분야의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7. 부러워요.
'08.4.4 12:03 AM (220.71.xxx.2)뒤늦은 공부보다도, 그 열정보다도 우선은
그렇게 절실히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다는 것이 부러워요.
저는 뭔가 다른일을 해 보고 싶어도.. 제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를 몰라서
그렇게 심심한 삶 같아서 그저 하루하루 보내고 있거든요.8. 동갑동감
'08.4.4 1:33 AM (125.177.xxx.153)동갑이시네요. 저도 늦깎이 공부할려고 맘은 먹었는데 쉽질 않아요. 원글님의 뜻과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도 힘낼래요.
9. 저도
'08.4.4 9:53 AM (60.197.xxx.29)뒤늦게 공부 시작했어요.
공부를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남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없는 시간, 없는 돈 쪼개서 하는 건데,
그 공부가 나중에 어떤 보람을 가져다줄지 전혀 알지못하고 아직 졸업후의 길도 보이지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며칠전에 논문 요약 발표를 했었는데요.
교수님께 칭찬 들었어요.10. 저도2
'08.4.4 9:06 PM (202.150.xxx.144)올해 공부 다시 시작한 동갑내기랍니다.
저는 full- time으로 공부할 엄두는 못내고.. part-time으로 일하고 공부도하고.. ^^
그나마 한국이였다면 이런 용기 내기 더 힘들었을 것 같아.. 지금 제 상황이 더 감사하다는..
우리 함께 힘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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