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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을까

육아 조회수 : 6,593
작성일 : 2008-04-01 21:32:10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나는 말이 줄었다.  

말이 쌓이는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해서 무엇 하려는 건지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던 결혼 전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내 시간과 공간은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바쳐지고 내 몸은 나를 가둔다.



몸이 나를 가둔다는 것, 그것은 아주 새로우면서 가혹한 경험이다.

아기를 낳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는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컸다.

십 킬로가 넘게 불었던 몸이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줄지 않는다거나,

젖 때문에 가슴이 무진장 커진다든가, 질에서 항문까지 깊은 자국이 남는다거나,

요실금이 생겨 남몰래 속옷을 적신다거나 하는 건, 받아들이기 낯설지만 나를 괴롭히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주부의 시간'



우리 나라에서 엄마와 아기는 분리되지 않는다.

백일 지난 아기를 가진 내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젖을 주고, 방을 환기하고 닦고 쓸고 젖을 주고,

밥을 짓고 먹고 젖을 주고, 아기를 씻기고 기저귀를 갈고 젖을 주고,

빨래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젖을 주고,밤새 자면서도 젖을 주는 그런 식이다.

다른 돌볼 사람이 없는 집에서 내 몸은 아기에게 담보된 숙주 같은 것이다.

아기는 내 몸을 파먹고 자라난다.

나는 꼼짝 않고 가고픈 곳, 하고픈 것, 먹고픈 것까지 잠시 미뤄둔다.

그래서 아기는 살 수 있다.



이 양육의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떠맡겨진 것이다.

떠맡겨졌을 뿐 아니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잊혀진 일이다.

집에서 별안간 엄마가 된 여성이 어떻게 아기를 키워내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그냥 엄마니까 알아서 키우겠지, 애는 잘 자라겠지 하고

당연히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여긴다.

엄마의 역할을 맡은 여자가 집안에서 홀로 어떤 꿈을 꾸는지,

지쳐 아기를 문득 어떤 눈으로 보는지, 창 밖을 보면서 어떤 서글픔을 느끼는지,

언제나 쌓이는 집안일에 어떤 분노를 느끼는지,

그리고 자신의 욕망과 헌신 사이에서,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말할 수 없어

죄책감과 실어증 사이에서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디는지 모르는 것이다.



아기를 가진 엄마에게 돌아오는 말은 공감이 아니라 평가다.

엄마인데 이것도 모르냐, 이것도 못하냐, 아기가 왜 아프냐, 집안 꼴이 이게 뭐냐,

그 평가는 언제나 집 곳곳에서 소리 없이 들려온다.

'엄마'의 기준은 쩌렁쩌렁하고 높다.

그 소리에 쫓겨 여성은 종일 쉬지 않고 안간힘을 써 일하면서 전업주부가 되어간다.



여자들의 이야기는 남지 않고 반복된다



아기를 낳고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만날 수 있는 성인(成人)이 남편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아파트에서 사회와 고립되어 종일 아기를 돌보며 남편을 기다린다.

남편에게 이 새로운 생활의 하중을 심리적 압박을 털어놓고 위로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된 남편은 가장으로서의 책임에 눌리게 된다.

'이 애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잘 되고 못 되고는 내 책임이다.'하는 식이다.

그리고 그 책임의 무게는 가장(家長)이라는 자의식으로, 집안에서는 가장의 권위적이고 무관심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양육의 소소한 일들은 그리고 눌린 진짜 감정들은 아버지가 된 남성과 나누기는 어려워진다.

이를테면 당신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 해라, 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책임질 테니, 하는 식이다.

연애할 때처럼 서로의 자아를 인정해주고 위로해주기보다는

양육 파트너로서 기능적이고 도구적인 관계가 되기 십상이다.

엄마가 아기를 더 잘 보니까, 더 잘 아니까,

나는 돈 버느라 피곤하니까, 결국 내 일은 아니니까, 하면서 남편은 육아에서 점점 손을 떼게 된다.



내 친구는 아기를 혼자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단다.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남편과 이혼하게 되면 나는 아기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다시 결혼하지 않고 아기가 어른이 될 때까지 키워야지. 무슨 일을 해서 혼자 키울 수 있을까.'

그건 남편이 '엄마'의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무관심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하게 되는 생각일 게다. 또한 현실을 견디려는 상상일 것이다.

그렇지만 자기 아이를 키우려면 남편의 도구적 도움이 필요하거나 최소한 결혼한 '정상가족'의 조건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그 상상을 크게 내뱉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여자들의 이야기, 특히 결혼한 여자들의 이야기는 수다가 되나 보다.

서로 같은 처지므로 온갖 쌓인 감정을 떠들썩하게 풀어낼 수 있지만

여자들이 수다를 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가 남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남지 않으므로, 기록되지 않고 평가 받지 않고 단죄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또한 거듭 같은 삶이 반복된다. 친구와 나는 이야기했다.

"왜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나서 여성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아무도 있는 대로 말해주지 않았을까.

학교에서도 책에서도 사실대로 일러주지 않았을까."



무엇이 나를 가두는가



아기를 낳고 내 몸에 내가 갇히고 집에 갇혀 있다는 느낌은 사실 끔찍한 것이다.

잊혀지고 고립되었다는 느낌은 죽음의 느낌과 흡사하다.

창으로 누가 들여다보는 것 같아 닫힌 방문을 와락 열거나 집을 벗어나려고 추락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나의 느낌이 이해 받지 못하고 하찮거나 되려 짐스러운 것이 될 때, 묵묵히 이루어지는 육아와 가사는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노동이 된다.



내 몸은 나를 북돋워주고, 열린 곳에서 다른 몸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꿈꾸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나를 가두는 것은 무엇일까.



-'일다'에서 발췌-




참 많이 울었습니다..

IP : 58.146.xxx.245
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08.4.1 9:36 PM (116.36.xxx.193)

    힘내세요 젖떼고 기저귀떼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길어봐야 3년-4년이에요
    저도 아이낳아놓으면 저절로 알아서 크는줄알고 낳았다가
    세상에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아기부둥켜안고 울고 혼잣말하고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도 안나요
    그리고 그 시기가 힘들지만 소중한 시간인거같아요
    조금 더 크면 아이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하지 엄마만 바라봐주지않거든요
    힘내세요..피할수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도있잖아요
    그래도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 2. 힘들겠지요
    '08.4.1 9:46 PM (124.54.xxx.99)

    그러나.. 님도 우리도 모두 그렇게 자라왔다는거..
    한 생명이 성인이 되는 것은
    그러한 희생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 3. 아무도 기르쳐 주지
    '08.4.1 9:50 PM (121.140.xxx.210)

    않는것...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만 하다가
    졸업하고는 직장생활 몇 년...
    라면을 몇 번이나 끓여 봤을까
    김치도 한 번 안담궈보고 시작한 결혼 생활.

    아내란 자리가 낯설었다
    며느리란 이름이 낯설었다
    그러다 덜컹 애 낳고 엄마가 되었다
    엄마 노릇은 너무 어려워
    애가 울면 같이 울었다

    인생이란 연습도 없고
    리허설도 없는 혹독한 연극이다

    저도 결혼 몇 년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보면
    그 힘들고 어렵던 시절이 왜 이리도 아련하게 그리운지요.

    왜 결혼하고 난 후
    여자에게 일어날 일을 아무도 안가르쳐 주었을까요.

    모두 다 잊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그것이 힘들다 생각이 안드는 것이지요.

    삶은 다 그런 것인가 보다
    체념한 까닭인지도 모르지요.

    아니,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 소리쳐본들
    저 아래 젊은 애들은
    들은 척도 안한다지요...

  • 4. 그래서..
    '08.4.1 9:50 PM (219.252.xxx.159)

    더 성숙해진다는건,
    결국 이런 이유든 다른 이유든,
    나는 누구에게도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으면서
    내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아기를 키워야한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닐까요.

    남편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내 자유를 갈망하거나 하는건
    모두 내 맘을 어지럽힐 뿐이고
    나는 독립적이어야하니까요.
    그런데,
    그런 희생(?)을 감내하기 충분할만큼
    아이는 사랑스럽죠.
    그렇지 않은 개인차, 혹은 호르몬으로 인한 우울증..
    그것이 문제...

  • 5. 나도
    '08.4.1 10:01 PM (121.149.xxx.48)

    읽으면서 잠깐 내가 쓴 글이 아닌가 착각했습니다.

    저는 가끔 아기 재우고 술을 마십니다. 그래서 더 비참한 기분이 드는 날도 있습니다만 별 대안이 없어서 그냥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내 꿈도, 건강도, 청춘도 사라졌는데... 아이에 대한 애정이 모자라서 삶이 이렇게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가요. 누가 날 신경 쓸까... 누구의 엄마나 누구의 아내가 아닌... 나를... 누가 나를 기억이나 하고 있는가. 나도 내가 누군지 기억이 흐릿한 것을.

    얼마 전부터 뭔가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늙은 어미새 같은 시어머니께서 '넌 나처럼 살지 마라'며 며느리에게 '엄마'노릇을 해주신답니다. 그분에게 감사하고, 한편으로 너무나도 가엽습니다.

    날개 옷 지어입고, 품에는 아기 안고... 한손엔 친정엄마, 한손엔 시엄니 손 잡고 훨훨 날아가고파요.

  • 6. 저도..
    '08.4.1 10:12 PM (116.33.xxx.6)

    이글 읽으며 울고싶네요..
    하지만.. 이런 감정에 자꾸 빠지지않으려고 노력해요..
    아이에겐 엄마가 세상 모든것인데.. 밝은 세상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요??
    제 작은 우울이 아이에겐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암흑같은 우울이될테니까요..
    아이가 자라는 몇년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ㅠㅠ;;

  • 7. 그건
    '08.4.1 10:30 PM (210.181.xxx.162)

    정말 글처럼 힘든 건 딱2년입니다.
    그 2년동안 스스로 세뇌되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해서
    육아가 조금 수월해지면 또 금방 잊어버리지요.
    전 이제 23개월된 아기를 키우는데 아기가 아토피까지 있어서 정말 정말 힘들었지요.
    매일 죽는 생각도 해보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둘만 살던 시절도 생각하면서 울고.....
    지금은 다 잊은 거 같아요.
    내가 그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글재주가 없어 표현이 안되는데
    넘 힘들었던 현실에 2년동안 서서히 적응하고 나니 그때 왜 힘들었는지, 그 전엔 얼마나 편하게 살았는지를 완전히 망각한 거 같네요.

  • 8. 이어서
    '08.4.1 10:33 PM (210.181.xxx.162)

    인도에서 야생코끼리를 길들이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야생의 어린 코끼리를 잡아와서
    아주 좁은 틀에 가둡니다. 네 다리와 코를 묶고
    사람들이 사흘 내리 뾰족한 꼬챙이로 주로 민감한 코와 귀를 마구 찔러댑니다.
    때리기도 하구요
    코끼리는 고통을 못이겨 울부짖고 발로 땅을 파고 하지만
    반항하면 할 수록 더 심한 학대가 이어지지요.
    사흘내리 먹이도 주지 않고 때린 후
    코끼리가 좀 잠잠해지면 어린 아이를 코끼리 등에 태웁니다.
    그래서 코끼리가 아이를 떨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체벌은 끝나지요.
    3일간의 고통을 겪은 코끼리는 너무 심한 고통을 겪어 과거를 완전히 상실하지요.
    바로 옆에 어미가 와도 못알아봅니다.

    딱 1년전에 저 다큐를 보면서 제 처지같아 얼마나 울었던지......

  • 9. 제가
    '08.4.1 10:44 PM (122.35.xxx.119)

    이상한가봐요. 저는 육아기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물론 신생아때 밤새 울고 그럴때는 정말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걸어온 것 같고, 무섭고 그랬는데..그 시기 지나고는 행복했어요. 그렇다고 저희 아이가 순한건 절대 아니었는데도요.. 15개월 후 복직을 할 거라 생각해서 그랬나...암튼 기운내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이제 날도 좋으니 유모차 태워서 산책만 해도 기분 좋아지실 거에요.

  • 10. 너무나
    '08.4.1 10:57 PM (123.248.xxx.198)

    공감가고 눈물나는 글입니다.
    둘째를 낳고 돌이 지났지만 문득문득 고함지르고 도망쳐버리고 싶은 심정, 오롯이 집에서 육아와 가사만 해본 전업주부라면 무책임하다 어른스럽지 못하다 비난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해요...

  • 11. 현빈 어쩜좋아
    '08.4.1 11:05 PM (121.140.xxx.237)

    경중의 차이가 오락가락 할뿐 평생 죽을때까지의 몫인것 같아요.
    절망스러운 말일지 모르지만 유치원 보내고나면 한시름 나아지다가 학교 보낼때되면
    이런저런 교육 스트레스에 또다시 얽매인답니다. 오히려 먹고 입을것만 신경쓰던 예전이
    더 키우긴 수월했을지도 몰라요. 우울과 절망에서 헤어나오는 방법은 아이가 걸을수만 있다면
    열심히 밖으로 나가는 것이에요. 그러다보면 친한 이웃도 생기게되고(물론 이것도 잘~해야 합니다만..) 잔잔한 수다가 오가다보면 좀 덜 힘들어진답니다. 그렇다고 한 인간으로서의
    만족스럽지못한 공허함이 없어지는것은 아니고...정말 끝도 없는 고생길이죠...
    그래도 나를보고 해맑게 웃는 아이얼굴 보고 있으면 그래..내가 너때메 산다 하면서
    찌르르한 감동도 느끼잖아요.(이건 정말 아이가 없으면 느낄수 없는 감정이다 싶어요.)
    예전 생각 또 지금의 답답함이 느껴져서 심하게 공감 되네요...

  • 12. 30개월인데
    '08.4.1 11:09 PM (116.39.xxx.156)

    아이가 만 30개월입니다. 가끔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아이를 쟁반으로 후려치거나 흉기로 찌르는 상상을 잠깐이지만 합니다. 하루에도 저 자신은 마귀할멈과 천사 사이를 몇번씩 왔다갔다 합니다. 육아책은 오히려 엄마를 더 죄책감들게 만들고 더 힘들게 합니다. 차라리..옛날 엄마들처럼 욕 바가지로 퍼붓고 윽박지르고 그렇게 키우는 시대였으면 좋겠습니다.

    왜이리 다들 옷은 이쁘게들 입혀 내보내는지..죄다 허여멀건 너무나 깨끗한 아이들 얼굴..

    차라리 두돐이 안되었을때, 젖먹여 키우던 때가 더 편합니다. 아이가 고집이 생기기 시작하면 더 미칩니다. 입에 넣었던 밥을 뱉어서 주방 바닥은 온통 밥풀 투성이입니다.

    미치겠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소리 지르고 애를 밀쳐냈다가..미안해서 끌어안고 웁니다...어제는 애랑 같이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아이가 위로하려는지 제게 뽀뽀를 해주더군요...

    너무 미안했어요. 그래도 오늘 똑같은 짓을 또하고 말았네요.. 미친엄만가봐요.

  • 13. ...
    '08.4.1 11:19 PM (210.210.xxx.35)

    저는 결혼에 대해서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 사람인가보다 싶으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결혼하게 되더라구요.

    결혼하고 나니 누가 억지로 시켰다면 얼마나 원망스러울까 싶을 만큼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네요.

    결혼이 이런 건가보다 예방주사를 독하게 맞고 나니 아이는 엄두도 못 내겠는데, 이제 저보고 시집가라던 사람들이 애 낳으라네요.

    저는 누군가 일러주지 않았어도, 제가 관찰한 엄마로 사는 삶이 올리신 글과 같은 걸 알겠는데도 이런 내 맘만으로 남편의 아빠 될 권리를 빼앗을 수 있을지, 낳을 수 없을 때가 되서야 간절히 원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못살겠네 못살겠어 하고 이를 갈면서 사는 것보다는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다 스스로를 붙들며 살아나가는 것이 그래도 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 건데요...

    앞으로 어떤 삶을 선택하게 될지... 저도 제 미래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 14. ..
    '08.4.2 12:27 AM (125.177.xxx.169)

    저도 임신부터 해서 힘든 순간을 몇 번씩이나 겪고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엄마들이 의아했답니다.
    입덧하느라 며칠씩 굶을때나 허리아파서 꼼짝할 수 없을때나
    출산의 고통, 산욕기에도 만마치 않았던 괴로움
    그리고 그 모든 고통보다 몇배 힘든 양육의 시간들
    이런 것을 겪어 내면서도 위대한 엄마의 모습보다는
    초라한 겉모습으로만 드러나는 엄마들 말이죠.

    하지만
    전 약골에, 먹지도 않고, 아토피라 밤잠을 설치는 아이를 키웠지만
    머리가 터질것같은 힘겨운 순간은 잠시잠깐일뿐 대부분의 시간은 행복하게 보냈어요.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행복은 5세까지이고
    그 기억으로 평생 뒷바라지 해야한다는 말있쟎아요
    그말이 실감날만큼 너무너무 예뻐서 당장 밤잠 못자고, 먹지도 못하고, 울음소리에 신경이 곤두서도 참을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아이때문에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자세히 기억이 안나요.
    그냥 힘들었었다 뿐이지 왜 그랬는지 잘 기억이 안나요.

  • 15. 희생..
    '08.4.2 12:29 AM (211.196.xxx.218)

    윗글이 제가 아이키우면서 내내 느끼고 지금도 힘들어 하는 부분이랑 똑같네요 .. 이제 아이도 6살이 되었고 그렇게 힘들게 하진않지만 , 지난 세월은 어쩔수가 없네요
    벌써 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걸요... 아마 결혼이 어떻고 , 아이낳고 키우는 것이 어떤 것인줄 알았다면 진짜 결혼안했을 거 같네요 ..
    결혼은 자신을 희생하기위해 하는 것인거 같네요, 아이낳고 키우는건 자기를 죽이면서 사는거구요 ..

  • 16. ..
    '08.4.2 12:34 AM (58.146.xxx.245)

    남편하나보고 낯선 도시로 와서
    새로운 환경 적응하기도 전에 첫째낳고
    우울증이 엄청 심했었지요
    겨우겨우 추스리고 둘째낳고 이제 돌지났는데..
    둘째는 정말이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데
    겨우 두아이들 재우고 이시간까지 오지않는 남편..
    종일 하는일이라곤 다람쥐 쳇바퀴돌듯..
    이제 지쳐요

  • 17. ..
    '08.4.2 12:37 AM (58.146.xxx.245)

    할수있다면 지금 잠든 저녀석들 다시 뱃속에 집어넣고
    10년전쯤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결혼이 이런거였다면 그냥 혼자 조용히 살걸..

  • 18. 저도
    '08.4.2 12:56 AM (211.54.xxx.122)

    이제 막내가 33개월인데
    이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많이 나네요
    애 셋을 키우는 동안 많이 지치고 힘들고
    어쩜 이리 제 맘을 잘 알고 있는지 .......

    강해져야 한다 난 엄마다
    저는 이런 생각 많이 했네요

  • 19. 음...
    '08.4.2 1:39 AM (116.44.xxx.69)

    첫애때는 많이 그랬는데, 둘째는 좀 수월하네요.
    한 번 했던거라서도 있겠지만, 첫애랑 그나마 대화 비스무리하게라도 되어서인지...

    어쨌든 아들, 딸, 둘 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할 때, 신생아 돌보는 걸 도와주는 일이라도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연애, 결혼, 출산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 20. 궁금..
    '08.4.2 1:41 AM (58.75.xxx.135)

    '일다'에서 발췌하셨다 하셨는데,
    일다가 무슨 책인지 궁금하네요.

  • 21. 외롭고힘들고지침
    '08.4.2 1:45 AM (220.75.xxx.201)

    지치고 힘들다는 부분에서 많은 부분 공감이 가네요.
    요즘세상이 옛날보다 아이키우기는 더 힘든거 같아요.
    옛날엔 대가족으로 한지붕에 삼대가 모여살았고 한동네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육아처럼 아이들을 키웠으니까요.
    혼자서 지치고 힘들지 않으려면 적당히 도우미가 필요한게 맞는듯 싶습니다.
    두 아이 키우면서 나름 노하우라면 힘들땐 밥은 사먹고 빨래는 주말에 몰아서 하고 다림질은 세탁소 보내고, 청소만 후다닥 해치우기였습니다.
    하지만 외로운은 쉽게 해결 되지 않더군요.
    친구를 만나러 가고 싶어도 친정에 가고 싶어도 나 혼자 아이 데리고 외출하는게 두렵더군요.
    미국엔 마을 단위로 엄마와 아가가 모여서 함께 시간을 보낼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얼른 이런 복지제도가 만들어진다면 육아가 좀 더 수월해질텐데 말입니다.

  • 22. ..
    '08.4.2 1:52 AM (61.78.xxx.51)

    전 아기가 너무나 어렵게 가지게 된 탓인지.. 육아가 힘들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아기가 건강하고 내가 건강하게 만나 존재의 소중함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육아라는 게 평생이 아니기에 더욱 소중했고요

  • 23. .
    '08.4.2 7:33 AM (124.54.xxx.83)

    우울증 오면 딱 저런 생각들이 머리 속을 어지럽혀요.

  • 24. 애 놔두고
    '08.4.2 9:20 AM (211.52.xxx.239)

    직장 나가는 엄마들은 저런 거 다 사치 아닌가 싶네요

  • 25. ..
    '08.4.2 9:45 AM (121.136.xxx.186)

    전 이글 읽으면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전 아기 엄마지만, 아무래도 남편과 같은 입장이 더 많습니다.
    일하는 엄마구. 지금 아기는 7개월이 되가지만, 양육은 시엄니께서 같이 사시면서 해 줍니다.
    델고 주무시고 해서,(태어날때부터) 실질적으로 제가 델고 잔건 20일도 채 되지 않습니다.
    울 시엄니 "엄마가 그것도 몰라~, 엄마가 돼가지고 그래서.. 엄마가 똥 냄새 난다고"하면서 엄마의 모습을 기대하셨다, 안돼니 강요하시면서 핀잔 주십니다.
    절대 아들에게는 바라지 않는.. (기저귀도, 애기 이유식도, 애기 안아주는것도 남편이 더 잘합니다.) 사실 전 육아에 소질도 없고, 배우고 싶지도 않은게 정답입니다.
    시동생 내외 놀러오면(아주 자주 옵니다) 애기는 시동생 내외 혹은 시엄니 손에 있고,
    남편에게 기대서 소파에 비스듬이 누워서 만화책보고, 낮잠자고, tv 봅니다..
    애기 찡얼대면 "밥줘요??" 물어보면서 분유 하나 타오고.. 애기 똥 싸면 가끔 갈아줄 뿐이죠..

    점 점 남편과 같은 입장이 됩니다.
    그래.. 돈 벌어 올테니, 집안일이나 애기 보기는 니가해라....
    같이 육아에 동참 시켜야 합니다.
    하물며 모든일에 전지전능한 "엄마"라는 존재도 학습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거 아닌지요..
    과거를 미화시키며 기억하는게 사람입니다.. 안그러면 너무 아파서 힘드니까요..
    저도 "의무적"으로 가서 30분 안아주고 얼러주고 꺄르르~ 웃게 만듭니다..
    그게 학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엄마의 첫걸음인거 같습니다

  • 26. ..
    '08.4.2 10:01 AM (202.30.xxx.243)

    Bingo!

  • 27. 힘내세요
    '08.4.2 10:30 AM (211.35.xxx.146)

    정말 가끔 이런생각이 들어서 저는 맞벌이 계속하고 있네요.
    어떤게 더 힘든지 아직 전업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집에만 있으면 더 답답할것 같더라구요.
    남자들 아기 낳기 전까지 잘해주고 살림도 많이 도와주고 하더니, 오히려 아이랑 더 힘든시기에 본인도 힘들어서 그런지 육아 등 모든일에 쏙~ 빠져나가더라구요.
    왜 안그러겠어요. 저도 제가 안할 수 있다면 안하고 싶을때가 많은데요.

  • 28. 나도엄마
    '08.4.2 10:33 AM (121.169.xxx.43)

    위의 댓글중의 한말씀처럼 '강해져야합니다'
    옛말에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예전보다 아기키우기가 더 힘들어진것도 사실이지만 여자들이 더 나약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식을 얻었으니 뭔가를 잃는것도 인지상정이구요
    육아의 기간중 3-4년이 젤로 힘들지만 지나고나면 그시간이 가장 소중했다고 다들 생각한답니다.

  • 29. ..
    '08.4.2 11:58 AM (211.52.xxx.114)

    정말, 추천할수 있다면 추천하고 싶네요. 이렇게 중요한걸, 마음의 준비라도 할수있게 아무도 왜 가르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드는데, 어렸을때 가르쳐줬다면 당장 닥친일이 아니라 귓등으로도 안들었을수도 있단 생각도 들고..

  • 30. 발발이
    '08.4.2 12:09 PM (125.248.xxx.170)

    사람은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때는 그 고통이 세계대전보다 더 힘들고 끔찍해서 남을 원망하고 나를 원망하고 주변상황들을 저주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그 고통 속에서 영원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기에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육아 때는 육아가 너무 싫었는데, 육아기가 지나고 교육의 시기가 되니 그래도 육아기는 내몸만 힘들면 되었는데 교육기는 몸과 정신까지 다 힘들어서 나는 늙어도 되니 아이들이 어서 성인이 되어서 내 책임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오는 고통과 인내는 싫어서 피하고 싶나 봅니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누구나 그 과정을 겪어야만 하고, 살아야만 합니다.
    자신의 현실을 너무 비관만 하지 말고 조금은 의연하게 삶을 관망하며, 그래도 지금 느낄 수 있는 조그만 행복을 찾아봅시다.

  • 31. 알려주지 않은게 아
    '08.4.2 12:23 PM (210.115.xxx.210)

    니라
    관심이 없어서 스스로 배우지 않았던것이 아닐까요?

    친정엄마가 김치 못담그시는분 별로 없으실거에요..
    하지만 한번도 옆에 거들어드리거나 배우려고 옆에 서계신분 별로 없죠.. (결혼전에는...)

    육아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서점에 널려있어요
    결혼전에는 그쪽에 눈길한번 안준것은 우리들 본인이였지 남들이 아니였답니다.

    얼마든지 배울수있었고 기회도 있었지만 그걸 필요하게 느끼지 않은것은 우리들 자신이라는거..

  • 32. 공감
    '08.4.2 12:38 PM (211.244.xxx.23)

    둘째가 18개월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모유먹이던 6개월동안 힘들었던거 지금은 다 잊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상황도 변하고 엄마 자신도 변합니다..
    이런 경험은 아마 누가 가르쳐줬어도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겁니다.

  • 33. 일장일단
    '08.4.2 12:51 PM (116.120.xxx.233)

    정말 미쳐버릴만큼 짜증이 날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내가 정말 큰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 이 힘든 시기를 즐기자. 정말 요렇게 귀여운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금방 지나가는구나. 둘째를 낳고 보니 오히려 첫째가 예전보다 더 귀여워보이더라구요
    비록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이란 종족의 번식에 있어서
    신이라는 존재가 짜놓은 정말 교묘한 매커니즘을 오롯이 느끼고 있지요
    종족번식을 위하여, 가장 왕성해야 할 시기에 여자는 생물학적 번식을
    남자는 물질적으로 번식/보존을 위한 활동하도록 교묘히 짜맞춰져 있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도 직장에 대한 갈등을 무지 하고 있지만,,
    육아를 통해 얻어지는 정신적인 성숙은 정말 값어치 있다 생각합니다.
    횡설수설이네요...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하고요.

  • 34. 어쩜..
    '08.4.2 1:24 PM (220.77.xxx.48)

    제가 아기를 키우면서 가졌던생각이 여기 모두 있네요,,아이낳고 돌지나서 다른아이들 돌잔치가면 항상 눈물이 나더라구요,,제아이키울때 생각이 나서요,,친정엄마도 인정하는 저를 참으로 힘들게하는 유난스런 아이였어요,,빈혈로 응급실도 몇번가게만들었던,,밥먹을시간도 안주던 아이였어요,,ㅠㅠ
    지금도 아기엄마보면 울딸 여섯살이지만 애키운 고통 잊는다지만 전 아직도 생생해요,,하지만 그누구도 도와줄수 없는 일이더군요,,
    아직도 남의 돌잔치가면 잠못잔 그엄마의 야윈얼굴만 눈에 들어옵니다,,아가의 예쁜얼굴은 그다음이죠,,저렇게 이쁘게 키울려면 엄마는 잠못자고 밥못먹고 남편과 수도없이 싸우고 밤새우고 새벽이 올때 침대맡에서 많은 새우잠을자고 어질어질한 낮시간을 보냈겠지하면서요

  • 35. 저도
    '08.4.2 1:47 PM (117.53.xxx.36)

    많이 동감해요.
    아이를 낳고 나서는 아무리 해도 자유롭지가 않아요. 아이가 유치원이나 아빠와 함께 있어서 어쩌다 혼자 다녀도 항상 무언가를 놓다 다니는 기분..가족이 있어서 든든한 기분하고는 틀린 이 기분...
    나중을 생각해도 별로 힘이 나지 않아요.

  • 36. 답글 쓰려고
    '08.4.2 1:59 PM (121.210.xxx.135)

    로그인 했네요.

    저도 정말 많이 울었어요.

    결혼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가 안된채로 한 임신.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부모님 떠나 외국에서 남편과 함께한 생활. 시어머님께서 잘 해주셨지만 입덧이 너무 심해서 죽어버리고 싶단 생각까지 들정도 였어요. 그렇게 힘들게 아이를 낳았는데....태어난 날부터 어찌나 울던지...정말 아이 낳고 밤에 혼자 병원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만 계속 들었어요.

    몸조리 끝나고 엄마 한국으로 돌아가신후 아는 사람 하나 없었던 이곳에서 하루종일 집에 갇혀서 아이를 보다보면 정말 저 윗님 말씀처럼 어쩔때는 아이를 내 팽겨 치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었어요.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말 안듣는 아이를 혼내고선 또 얼마나 울었는지...

    생각 했었죠. 그때. 왜 아무도 나에게 육아가 이렇게 힘든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을까.
    이렇게 힘든 것인 줄 알았으면 정말 마음의 준비 단단히하고 아이를 가졌을 텐데....

    이제 42개월.

    그 시절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때로 주변사람들에게 웃으면서 '내가 우리애를 눈물로 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네요. 힘들었던 기억들은 많이 생각 안나고 3개월때, 6개월때, 12개월때...그때 처음으로 뒤집고, 앉고, 걸었다고, 정말 귀여웠지 않았냐고, 남편이랑 웃으며 애기 할 수 있네요. 아이가 없는 제 삶은 이제 생각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예쁘답니다. 심지어 아가들 보면 하나 더 낳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 님이 올리신 글, 또 답글들 보고 그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나서 눈물이 많이 나네요. 님께서 지금 어떤 상황이신 줄은 모르겠지만....힘드시다면...지금 옆에 계신다면... 따뜻하게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힘내세요. 정말. 힘내세요.

  • 37. ^^;
    '08.4.2 2:22 PM (211.218.xxx.142)

    아이 둘이에요.
    정말 같은 아이엄마들 보면, 치열한 전쟁을 함께 치르는 '전우'같아요.
    뭔지 모를 동지의식이 있어요. 저 사람도 그 생고생을 하겠구나...
    예쁘고 안예쁘고 옷차림이 좋고 안좋고 이런 걸 다 떠나서,
    그 뭔지모를 절절한 느낌...자기 인생 저당잡히고 사는 사람이 풍기는 느낌...
    그래도 저는 애 키우면서 철 많이 들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예쁘구요...후회하진 않습니다.

  • 38. .
    '08.4.2 2:32 PM (58.225.xxx.172)

    그래서 대부분 그 시기에 이웃을 사귑니다.
    아이들을 앞세워서.
    또다른 관계를 맺는거죠.
    살아보니.. 큰아이때 사귄 이웃은 평생을 갈 수도 있어요.
    저도 .. 16년째인데 가끔씩 안부를 묻곤하는 사이입니다.

    아이는 금방 자라요.
    아이가 어릴때는 제발 말이라도 해서 같이 수다 떨고 싶은데
    그 시간이 금방이데요.
    아이만 남편만 바라보지 말고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내보세요.
    미리 미리 앞으로의 계획도 세우시구요.
    그리고 그렇게 우울한 시간에
    육아노트 만들어 보세요.
    나중에 커서는 얼마나 귀한 선물이 되는지 직접 체험하실겁니다.

    참고로.. 초등학교에서 육아 노트 가져오는 시간이 있어요.. 선생님 재량이긴 해요.
    저는 얼추 가져왔을거라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육아 일기는 우리 아이 하나였고 또 다른 한명은 간단한 메모 정도 였고
    다른 아이들은 없었다네요.
    아주 히트였습니다.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그 시기가 사춘기의 절정이었는데
    아이와 그러면서 많이 편해졌었어요.

  • 39. 옛 생각이
    '08.4.2 3:10 PM (59.27.xxx.133)

    나서 로긴했습니다.
    친정서 첫 아이 낳으면서 몸조리하는 동안 이사를 했더랬는데...
    낯선 동네, 추운 집에서 남편은 장기 출장이 잦았고.. 고생이었던 나날들이었죠.
    힘내세요. 많은 분들 얘기처럼 잠깐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때문에 소중하기도 하고요...
    물론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는 등, 기본적인 나의 욕구충족도 할 수 없기에 많은 희생과 인내가 필요했던 시간들이었지만... 때문에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얘기가 나오는거 아닐까요? 아이와 소중한 시간 잘 보내세요. 홧팅!!

  • 40.
    '08.4.2 4:09 PM (211.106.xxx.220)

    아이를 가지고 싶어 병원에 다닙니다 .
    남들 심하다는 입덧도 하고 싶고 애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해보고 싶어요
    아이를 기다리는 이시간이 정말 무섭고 괴롭습니다.

  • 41. ^^;님
    '08.4.2 5:04 PM (59.11.xxx.199)

    님때문에 댓글달려고 로그인했어요.
    동지"" 라는 말, 전우"" 같다는 말..
    넘 공감되서요..
    같은 아기엄마보면 눈인사라도 하게 되드라구요.

    지금 우리아이 6개월에 접어드네요,
    넘 힘들지만 그럴때마다 눈물겹게 참고..
    금방 또 잊어버려요,,
    신기하죠..

    아이가 주는 행복감이 훨씬 더 많아요..
    지금 넘넘 행복하답니다...

  • 42. 알아들을까요?
    '08.4.2 5:05 PM (61.98.xxx.13)

    여성의 삶이 어떠한지 말해줘도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알수 있을까요?
    말해 줘도 모를것 같습니다.
    알게 되면 선택하지 않았을것 같구요.
    모르고 겪어나가면서 성숙하는것이 여성의 삶이 아닐까요?

  • 43. 아이고
    '08.4.2 5:35 PM (82.153.xxx.29)

    알면 안하는 사람들 많을 것 같은데요.

    아직 얘기가 없는데, 이 글 읽고 딴생각하게 되네요. ㅋㅋㅋ

    얘 키우는게 왜케 힘든 거에요...-,- 둘은 날 생각으로 살았는데...

  • 44. 제 이야기
    '08.4.2 5:57 PM (211.213.xxx.44)

    제 이야기 같아요
    큰애때 아기 낳고 우울증이 정말 심했거든요
    남편은 나몰라라..하고 매일 술먹고 뻑하면 외박에...
    전 애가 둘인데 둘다 키우면서 우울하고 힘들더라구요
    둘째가 드디어 올해 어린이집 가서 육아 10년만에 제 시간 갖게 되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둘째 잔병치레가 많아 힘드네요 ㅗㅠㅠ

  • 45. 힘내세요!
    '08.4.2 7:06 PM (59.6.xxx.207)

    한참 힘드실 때입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두 지치기 쉬운 때입니다.
    그 시절을 지나고 보니 그렇더군요.
    저도 큰 애 놓고 급성신우염을 앓아서 산후조리기간에 병원에 입원했었습니다.
    밤에 열이 심하니까 정말 위아랫 이가 딱딱 부딪치면서 오한이 나더군요.
    한겨울에 얇은 병원복입고 얼음주머니 양겨드랑이에 끼고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퇴원후 아기 예방주사하러 가는데 들힘도 없어서 한바탕 주저 앉고,..
    참 지금 글 쓰면서도 어떻게 지나왔나 싶습니다.

    원글님.
    시간 금방 잘 흘러갑니다.
    용기잃지 마시고
    기운내서 벌떡 일어서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 46. 이규원
    '08.4.2 7:38 PM (219.250.xxx.90)

    저는 4명을 혼자서 키우다시피 했답니다. 남편은 일요일도 없는 생산과에 갑자기 배치되는 바람에 피가 마른다는 느낌으로 키웠는데 그 아이들이 벌써 대3, 대1, 고1, 중1이 되었네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큽니다. 그리고 잘못 키웠다고 해서 다시 작게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힘내세요.

  • 47. 로그인
    '08.4.2 8:13 PM (218.145.xxx.209)

    답글 달려고 로그인 했어요.

    저는 결혼 16년차로 아이는 1남 1녀 연년생으로 두고 있습니다.
    둘째가 올해 중학교 입학해서 둘 다 사춘기에 접어 들었네요.

    원글님도 그렇고 댓글 다신 분 중에서도 공감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
    저랑은 좀 다르신거 같아서요.

    저는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이 낳고 두 돌 될때 까지 키운 시기가
    지금까지 제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 였어요.
    그때는 남편은 공부 중이라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고
    친정이나 시댁에서 육아 도와 준 사람도 없어 혼자 아이들 키워 몸은 힘들었지만
    하루하루 아이들 보며 녀석들과 눈 마주칠때가 정말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도 아이들에게 그럽니다.
    엄마만 보면 방긋 방긋 웃고 이쁜 짓만 하던 간난이 때 너희들이 그립다고...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 었다고..

    훌쩍 커버린 아이들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지만
    대학가고 시집장가보내면 떠나 보내야 될텐데
    전 그게 더 걱정입니다.

    세월 금방 갑니다. 힘든 때도 잠깐이구요.
    품안에 있을때 많이 많이 사랑해서 키우고 싶습니다.

    원글님은 아마 산후우울증 같습니다. 가볍게 보실 일은 아니구요.
    전에 모 앵커가 산후우울증으로 세상을 달리한 경우도 있었으니까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슬프고 힘든 맘이 오래가시면 꼭 병원에 가보시기 바랍니다.

  • 48. 어울림
    '08.4.3 1:32 PM (222.235.xxx.14)

    아파트라면 같은 또래를 가진 몇몇의엄마들과 점심도 같이 먹고 아이들도 같이 키우고 하면서 남편만의지하지 말고 우리 전업주부들끼리 서로 의지하면 서로서로행복하고좋은 것 같아요. 어차피 먹는 밥 여럿이 먹으면 좋찮아요. 아이들도 집에혼자 있으면 엄마한테 매달리지만 여럿이 같이 어울리면 조금 덜 한 것 같아요. 육아를 혼자만 하려하지 말고 여럿이 나누어서 같이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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