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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비니샘 조회수 : 836
작성일 : 2008-03-30 20:37:38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 올립니다.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지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애써 이야기 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퇴임하신 후 호기심에 들어온 홈페이지인데 매일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제가 그려오던 꿈꿔오던 사회를 화면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걸 코드가 맞다고 하는가 봅니다.)


저는 30대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남들이 ‘쓰레기’라고 목소리 높여 욕하는 그런 직업이지요.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여기저기 신고하기 일쑤인 직업.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사회의 분위기는 정말 슬프기만 합니다.


매년 스승의 날에 전국 교사에게 진심어린 길고 긴 이메일을 보내주셨던 노무현 대통령님.

하지만 저는 임기동안 할퀴어 대는 언론 속에서 지내시는 노대통령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그 점 죄송합니다.


저는 한 교실 안에서 사회를 봅니다. 제가 바라는 토론위주의 교실을 꾸리기 위해 노력을 하지요.
학급문제에 참여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다독거리고, 성적만을 올리기를 바라는 학부모를 설득하고,
교사에게 말대꾸하는 아이들 속에서 그래도 원칙과 소신,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고 싶어
많은 역사와 시사이야기를 해줍니다.


하지만 정작 가슴이 아픈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어느새 우리 아이들은 작은 손해에도 눈에 불을 켜고 복수를 하려고 하고 원칙을 지키기보다
그저 무조건 이기는 것에만 급급합니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기보다 비난하기 익숙합니다.

우직하고 바른 길을 가려는 아이는 이미 교실 안에서 뒤처지고 욕을 먹는 것이지요.
자신들보다 공부를 못하거나 느린 친구에게는 비난과 야유를 퍼붓고 어울리기조차 싫어합니다.


학교에서 생활을 하며 대통령님을 참 많이 떠올렸습니다.
고작 한 교실의 아이들 속에서도 원칙과 소신을 지킨다는 것이 매일 벅차고 힘든데,
한 나라의 대표로서 5천만 국민들에게 귀 기울일 때 얼마나 시끄럽고 힘드셨을까...?
체육시간 규칙하나만 잘못 말해도 목소리에 핏대를 세우며 아이들이 항의하는데
대통령께서는 5년 동안 언론의 질타가 얼마나 따가우셨을까...?
그래도 그동안 변하지 않는 모습을 간직해주신 것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실제로 약속을 지키는 변함없는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희망이 되기 때문이지요.


저는 공부든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는 의욕과 열정이 있는 자가 더 성과를 이뤄내고 성공한다고 믿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민운동으로 토론을 시작하려는 시기에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움직이려는 훌륭한 시민들이 계셔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아마도 이런 능동적인 움직임이 모여서 큰 바다가 되겠지요.
이제 한 시민으로 돌아오신 대통령과 함께 여러분들이 기본과 원칙을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또한번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더라도 잘나면 된다는, 권력을 가지면 휘둘러야 한다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을
점점 바뀌게 할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저역시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볼 것입니다.


아무리 사회가 혼란스럽더라도 진심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진심은 통한다고 봅니다.
이 글을 읽는 진심어리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모든 분들과 함께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한 것은 칭찬하는
건강한 사회로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통령님 건강하십시오. 사회적인 존경과 개인적인 애정을 담아 보냅니다.


인천에서 한 교사가 드림
IP : 121.187.xxx.3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전직 교사
    '08.3.30 8:56 PM (211.177.xxx.226)

    제가 거짓말하는 대통령을 반대했던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할 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비록 지금은 일선에서 떠났지만 마음은 언제나 선생님인데
    아이들에게 '거짓말 하지 말아라' '정직한 사람이 되어라'고 가르쳐봐야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거짓말장이에 부정직한 사람이고,
    이사람을 뽑아준 사람이 아이들의 부모일진데 이 말이 먹힐까 의문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사회가 이렇게 경제일변도로 나가면서,
    소외된 일부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쉽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과 우리 아이들에게 가게될게 뻔한것도 너무 걱정됩니다.
    벌써부터 강력범죄가 판을 치고, 세상 살아가기가 너무 무서워져가고 있는데,
    앞으로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 지 생각만 해도 잠이 안올지경입니다.

    그래도 일선에 계신 님같은 교사분들이 따뜻하게 아이들을 지도하신다면, 일말의 희망이라도 남아있을거라고 저역시 희망을 품어봅니다.
    저 역시 제가 있는 자리에서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2. 교사들...
    '08.3.30 10:17 PM (211.183.xxx.61)

    저희 아이 유치원 친구 중에 아빠가 초등학교 교사인 아이가 있어요. 지난 대선때 그 엄마 너무

    도 당연히 경제를 살려야 하니 도덕적으로 좀 흠이 있어도 mb 찍는다고 하더라구요.

    나이도 39살 따지고 보면 80년대 대학을 다녔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도덕적으로만 깨끗하고 무능한 정권때문에 국민들이 너무 고생헸다나

    어쩜 그렇게 보수언론에서 하는 논리 그대로 말하는지 저 정말 기가 찼거든요.

    그 엄마 초등학교 교사인 남편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가족 여행도 정말 많이 다니고 하거든요

    아마 교사인 남편도 그런 생각인가 봐요.

    나름대로 얼마나 논리적이고 확신에 찼는지 전 정말 도대체 이해 할 수 없어요.

  • 3. 비교가 되네요.
    '08.3.31 6:49 AM (124.50.xxx.177)

    그저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도 그렇구요.
    그리고 진실하지도 않은 사람을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뽑아준 사람들이나요.
    안타까울뿐이죠.

    경제가 어려워서 살기 어려운거 모르는거 아니지만 글쎄요~
    5년뒤에는 확실하게 경제는 괜찮아질지도 미지수같아요.

    저렇게 자기 생각만 밀고 나가려 한다면 5년 후에는 이 나라를 뜨셔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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