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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에 맞아 다친 후 선생님의 태도가...

초1맘 조회수 : 1,634
작성일 : 2008-03-27 03:18:32

엊그제 아이가 학교 체육관에서 수업을 하다가 고학년 남자애들이 찬 축구공에 얼굴(볼)을 맞고 집에 왔어요.
학교가 바로 집 앞이라 제가 따로 통학을 시키지 않는데, 집에 와서 엄마를 부르는 소리에 이미 울음기가 뭍어있더라구요.
저를 보자마자 엉엉 울어서 우선 달래주고 얼굴과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얼굴 맞은쪽 볼이 하얗게 됐더라구요. 울어서 온 얼굴은 빨간데..

울음이 멈추고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체육관에서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다른쪽에서 축구하던 고학년이 찬 공이
우리 아이가 달리던 곳으로 와 미쳐 달리던걸 멈추지 못하고 맞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찌했냐, 코피는 안났냐(아이가 체질상 코피를 자주 흘리거든요)
그 오빠는 너에게 사과를 했냐, 선생님은 어떻게 대처를 했느냐 이것저것 물었는데,
코피는 안났고, 내가 울고있으니 공을 찬 오빠가 와서 사과를 했고, 선생님은.. 하며 우물쭈물 하더라구요.
선생님이 달래줬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괜찮냐고만 물어보고 마침 다른 아이가 넘어져서 그 아이만 데리고 보건실을 갔데요.

그 말에 순간 저는 벙~찌더군요.
축구공으로 얼굴을 정통으로 맞았는데, 넘어진 애만 데리고 보건실을 갔다는게, 제 생각엔 이해가 안되서요.

제 아이는 성격이 그런건지,어딜 다치면 처음엔 그냥 멍~ 해요.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요.
작은애는 난리를 치는데 반해 큰애는 대답도 못하고 멍 하니깐 많이 다쳤는지도 잘 살펴보지 않으면 몰라요.

아이에겐 별다른 말을 안하고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물론 아이가 넘어지거나 다칠수도 있고, 그러면서 크는거니깐 이해해요.
또 유치원처럼 선생님이 모든걸 세심하게 케어해준다고 바라지도 않구요.

사실 저는 동네 엄마들하고 친분이 없기때문에(아이들 친구들 엄마하고도 얼굴도 거의 몰라요)
선생님에 대한 소문도 모르고, 또 소문이란것이 들으면 편견이 생기기 때문에 신경 안쓰려고 하는데,
우연히 동네 마트에 갔다가 작년에 우리 아이 담임선생님 반 아이 엄마에게 들은 말이 있어요.
(마트 직원인데 제 아이가 초1처럼 보이니깐 몇반이냐고 물어보더니 대번에 담임선생님을 알아맞추더라구요)

나이가 50대 후반이신 여선생님인데, 옛날분이라 좀... 그렇다구요.
이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듯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런 소리 듣기 싫어서 바로 다른곳을 갔는데,
학부모 총회때 선생님 말씀하시는것도 그렇고, 아이에게 학교 생활 물어보면 또 좀 그랬는데..
아이가 공을 맞고도 그렇게 오니깐 기분이 참 안좋네요.

어제 학교 갔다온 아이는 어제도 체육관에서 수업을 했는데, 또 고학년 오빠들이 있었지만 이번엔 안맞았다고 얘기 하더라구요.
아마 제딴엔 더 조심하게 됐겠죠.

첫애라 이럴때 어찌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뭐 이미 이틀의 시간이 지나기도 했지만요.
다행히 얼굴에 멍들까 걱정했는데, 오자마자 약 발라주고 했더니 멍은 안들었어요. 좀 벌건기는 있는데.

정말, 학부모 되는게, 아이 키우는게 이래저래 어렵다고 느끼는 요즘이네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점점 어려워지는것같고..

우선 이번일은 그냥 잊고 넘어가야겠죠? 별다른 방법도 없는것같고..ㅠ

하지만 아직 한달도 되지 않아 선생님에 대한 편견만 쌓여가는것 같아서 마음이 안좋네요..
IP : 220.86.xxx.10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초1
    '08.3.27 7:06 AM (58.120.xxx.220)

    아직 한달이 채 안되어서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공을 맞아 왔으니 무척 속이 상하셨을꺼 같애요.
    저도 겪어보니(울 선생님은 20대 후반) 선생님들이 대부분 덤덤하시더라구요.
    선생님께서 공맞는 것을 잘 못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아이가 별반응이 없으니 넘어진 아이를 먼저 챙겼으리라 싶어요.
    하필이면 걔는 왜 그때 넘어졌데요? ㅎㅎ
    그나저나 아이가 물어오는 학교통신에 아주 쏠쏠한 재미가 있네요.

  • 2. 착각을
    '08.3.27 8:51 AM (221.149.xxx.238)

    1학년 입학시키신 어머님들 얘길 들으면 다들 환상을 갖고 입학 시키시더라구요
    유치원 보모처럼 내 아이가 다쳤을적에 담임이 호~해 줄것을 기대하는..
    어제 만난입학생 엄마는 벌써 촌지 갖다 드렸고
    스티커 제도가 있는데 담임한테 어떻게 하면 그 스티커 더 받을수 있는지 여쭈어 보러 간다나요?
    환상을 버리고 입학을 시키시라는게 제 의견입니다.
    사립은 제가 시스템을 모르겠고 공립초등학교 입학 시킨 저의 경험담으로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그리 애정이 없습니다.
    아니 없는분들이 더 많습니다
    12년 학교생활중 가끔가다 좋은분 만납니다.가뭄에 콩나듯

  • 3. 큰아이가
    '08.3.27 9:06 AM (203.235.xxx.31)

    초1 이면 엄마도 초1이 되지요

    마음 놓으시고
    만약 학교에서 사소하게 다쳤더라도 큰 사고 아니면 문제 삼지 마세요
    문제를 제기하면
    선생님만 아주 난처해집니다.

    제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 베드민턴 배우다가 옆아이가 휘두른 메드민턴채에 맞아
    눈을 다쳤는데요
    제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아이, 선생님, 휘두른 아이
    누구하나 잘못한 사람이 없다라는 거예요 단지 운이 없었을 뿐

    젊은 여선생님이셨는데 당황스런 목소리로 쩔쩔 매는데 제가
    위로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줄 간격이 너무 좁았다고, 본인의 잘못이라고 하시대요
    안과를 가니 실명 어쩌구 해서 정신이 쏙 빠졌었지만
    무사했고요
    만일 큰사고 였다면 학교 보험으로 했겠지만 비용 청구 안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얻는 것도 없이 주변 무지 피곤해 집니다
    그리고 얼굴에 공 맞은 것,
    엄마가 호~ 해주셔요

  • 4. 어휴..
    '08.3.27 9:54 AM (155.230.xxx.43)

    속 많이 상하시겠어요. 50대 여선생님이면.. 무덤덤하실거구요.. 어찌보면 공으로 얼굴 맞은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실수 있어요..
    선생님들도 직업인이고 죠음 아이들한테 그리 애정 가지신 분 없으신것 같아요.
    세태가 그런것 같아요.

  • 5.
    '08.3.27 10:31 AM (123.224.xxx.176)

    아이가 공맞아서 다치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으니 괜찮았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요?
    그 선생님이 나이가 많으신 옛날 분이 아니어도
    공 맞았다고 감싸안고 호~해줄 선생님이 계실까 싶은데요..
    공찬 학생이 사과했고 선생님이 괜찮냐고 물어봤고...이정도면 됐다 싶은데요.
    아이도 유치원 선생님이랑 학교 선생님은 다르다는 걸 배워가겠죠. 원글님도요...
    그나저나 아이가 안다쳐서 다행이에요.
    다쳤다면 선생님께서 연락하셨겠지만, 안다치고 연락 안받는 게 백번 나은 일이잖아요.

  • 6. ...
    '08.3.27 11:53 AM (203.229.xxx.122)

    그렇게 공에 맞는 일이 아주 많거든요.
    피가나고, 부러지고, 만신창이가 되는 사고도 많기때문에
    아이가 맞고 놀란정도로는 선생님들도 그냥 넘어가는 것 같아요.
    달래주지도 않는다 속상해하시면 학교와 점점 멀어집니다.

  • 7. 음,,,
    '08.3.27 1:26 PM (121.131.xxx.127)

    아이 선생님에 대한
    주변 어머니들의 평은
    주의해서 들으셔야 해요
    주의깊게 가 아니라
    그 분 입장이 객관적인지를 잘 살펴서 들으셔야 한답니다.

    아이가 다쳤을때의 선생님 대응은
    서운하시겠지만
    다른 아이가 다쳐서 거기 신경쓰시느라
    놓친 일일수도 있으니
    이후로 아이에게 잘 물어보시고 달래주세요

    서운하시지만
    아이가 또 조금 자란 겁니다^^
    딴에는 조심했다고 하시니...
    다만 더 큰 사고가 없도록
    수시로 물어보시고 챙겨주세요

  • 8. 원글
    '08.3.27 1:47 PM (220.86.xxx.101)

    여러분들 조언 감사합니다^^

    크게 다친게 아니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제 학생시절을 돌이켜보니 유치원선생님처럼 해주겠다는 생각은 버려야되는게 맞네요.

    댓글 주신 님들 덕분에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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