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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찾아가도 될까요?

섭섭한선생님 조회수 : 1,224
작성일 : 2008-03-26 02:56:07
답답해서 잠이 오질 않네요
고1 아들아이
장애등록이 되어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어려서부터 너무 총명했던 아이였던지라
기대가 컸었는데 병 앞에 한순간 무너져버렸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부분 더하기 약물 부작용으로 인하여
경미한 정신지체까지 동반하여 갈수록 성적이 하락하여
성적으로는 인문계 진학이 어려웠으나
특수교육대상자라 집 근처 인문계에 진학이 가능하다 하여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습니다
처음엔 성적에 맞는 공업계고등학교에 보내려 했으나
아이의 병때문에 공고는 입학이 힘들었고
상고쪽은 집에서 너무 거리가 멀어서 통학하기 힘들거 같아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결정을 내렸구요
아이의 병이 호전되고 약을 끊게 되면 뇌기능은 정상으로 회복이 될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상태가 좋아졌을때를 생각해서 지금은 공부를 못해도 공부의 끈은 놓지 않았으면 하는
욕심도 조금은 있었구요

외관상으로 보아 아이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아픈 때 며칠씩 결석을 하긴 하지만 그 이외 겉보기는 아픈 표시가 안나고
공부 못하는 것 이외에 너무나 착한 순수한 아이입니다
공부 못하는 것은 공부를 안해서이기도 하지만
약물부작용으로 인한 뇌기능 저하로 단기기억력이 떨어져서 그렇답니다
공부를 하면 당장은 외우고 이해가 되는데 한시간 후에 물어보면 백지상태이니
학습적인 부분은 하나마나 별 효과가 없는 상태이고
약 부작용으로 심한 졸음이 오게 되어
감기약 먹으면 몽롱하듯
아이는 오전 내내 수업을 제대로 듣질 못하고 엎드려 자는 시간이 많답니다
노력하고 찬물에 세수하고 해서 버틸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오전시간은 수업 듣기가 버겁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담임선생님께 다른 과목 선생님께도 양해말씀
부탁드려두었었는데
타과목선생님들께 아이가 여러번 혼나고 오네요
공부하지 말고 밖에 나가라 고 야단치는 정도는 참았습니다
아이가 오전시간부터 엎드려 자는 것 보고 화나셨겠지 생각하고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었구요

그런데 오늘
나이 많으신 다른 과목 여선생님께서
아이가 프린터물 내 준걸 하지 않고 너무 졸려 책상에 엎드리는 순간
화를 내시면서 성질나 죽겠다 하시면서
프린터물을 아이 앞에서 좍좍 찢어버리셨다네요

아이의 상태를 알고 그러셨을까요?
알고하셨다면 이건 아니다 싶고...
모르고 그러셨다면 참아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부족한 아이 맡긴 엄마 입장에서
선생님께 한말씀 드리고 싶으나
나의 입장만 생각한 건 아닌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해마다 신학기에 학교 찾아가 아이 이야기를 미리 해야 하는데
아이 이야기를 하려면
심호흡 여러번에 이 악물고 마음을 다잡아야
눈물 흘리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기에
다시 또 학교에 찾아가서 아이이야기를 하려니 마음이 심란하네요
아이 아픈지 13년 눈물 마를때도 되었는데 아직 이러네요



IP : 58.122.xxx.18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3.26 3:43 AM (58.231.xxx.196)

    신학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사실 담임 맡고 있어도 아이들 전부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하물며 다른 과목 선생님이 글쓴님 아이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는 조금 어려울수도 있구요.
    게다가 고등학교 1학년이면 이제 그 학교 간지 며칠 안된거잖아요.
    그런데 모든 선생님이 이 아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약때문에 졸린거다라고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단 생각듭니다.

    그냥 본문만 읽었을때는..
    대체 무슨 병인데..겉으로는 멀쩡한데 계속 잠이 오나..싶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의학적 상식이 없는 일반인의 생각이예요.
    그냥 딱 얘기 들으면 그런 생각 들거 같아요.

    고등학생이라면 타과목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으시겠어요
    게다가 1학년이면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새로온 선생님이라면 담임선생님과 평소에 교류가 아예 없는 분일수도 있어요.
    제 생각엔 모르고 그러셨을 확률이 높다고 보여요.

    근데 담임선생님께 아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신건가요?
    한번 갔었는데 또 가는게 힘들다는건지..
    한번도 안가셨다는건지..잘 모르겠어요.
    한번도 안가셨다면
    선생님께 따지러 가는게 아니라...
    가서 말씀 하셔야지요.
    내가 말하지 않는데 사람들의 나의 속상한 마음을 미리 알아주고 배려해준다? 이거 힘든일이예요

  • 2. 섭섭한선생님
    '08.3.26 3:56 AM (58.122.xxx.183)

    답글 감사합니다
    당연히 학교 가서 아이 상태 상세하게 설명드렸고
    수업 중 자는 문제는 혼내셔도 되지만
    아이로서도 어쩔수 없는 부분이기에
    다른선생님께도 꼭 말씀 드려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답니다
    아이가 먹는 약 중에 심하게 졸음이 오는 약이 있거든요
    락밴드공연하는 그 시끄러운 앞줄에서도 앉은 의자에서 잠이 들 정도로
    약에 취하면 깨어나질 못하니 힘드네요
    제 생각은
    아프건 아프지 않은 아이건 수업중 잠자는거 야단 치는건 당연하지만
    방법이 잘못된거라는 생각이에요
    일단 내일 아니 오늘이네요
    학교 가서 한번 더 담임선생님께 부탁을 좀 드려야 겠네요

  • 3. 놀라서
    '08.3.26 6:06 AM (121.187.xxx.62)

    답글달아요.
    그 혼낸 과목선생님을 찾아가세요.
    따지거나 그런거 아니고, 아이에 대해 설명을 해드리는게 좋을듯 싶어서요.
    안그럼 아마도 자주 그런 식으로 아이가 당할것 같아요.
    아이 앞에서 힘드시겠지만 담임선생님도 선생님이지만 일부 민감하신 선생님께도 말씀드리는 편이낫지않을까 생각하네요.

    그리고.. 혹시 아이가 친구를 사귀었다면 그친구들을 한번 불러 부탁을 하는건 어떨가 싶어요.
    저 고등학교 다닐때 그런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지난 학년에 같은반이었던 친구가
    그 아이가 없는 사이 반 아이들에게 그 친구의 상태에 대해 말해줘서
    선입견도 없었고, 따돌림도 없었고.. 수업중에 그런 일이 있음 친구들이 나서서 변호도 해주고 그랬어요..
    무슨 병인지 잘 기억나진 않았지만 당황하거나 하면 흥분해서 더 위축되고 숨도 못쉬고 그랬어요.
    님의 아이처럼 모르는 선생님이 다그치는 바람에 그 아이가 흥분해서 앞으로 쓰러졌는데
    짝궁이랑 옃의 아이들이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양호실로 옮기는 바람에 큰일을 막았구요..

    힘내시구요..
    아이가 약하면 엄마가 강해야 해요..
    아일 지켜주고 힘이 되어줄 사람은 가족이거든요..

  • 4. ..
    '08.3.26 7:56 AM (123.213.xxx.185)

    찾아가서 잘 설명드리셔야지요.
    그런 일은 앞으로도 비일비재할꺼예요. 엄마가 강해지셔야지요. 엄마가 강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면 아이도 약해집니다. 선생님들, 조금만 부드럽게 표현하시지...이런 것에 연연하지 마세요. 원글님 아드님은 환자이고, 보살펴주어야 할 대상이지만 일반 고1 남학생은 정말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대상입니다. 한참 혈기왕성한 시기구요. 그런 학생들 휘어잡고 가르치자면 일반적인 부드러움으로는 감당이 안될겁니다. 그러니 담당 과목 선생님들께 충분히 전달이 될 수 있도록 학교에 몇번이고 찾아가서 잘 이해가 가실 수 있도록 부탁말씀 드리세요.
    이런 일 하나하나에 애닲아 하시면 안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구만리인걸요.

  • 5. 찾아가세요
    '08.3.26 8:42 AM (122.153.xxx.194)

    특수교육대상자라면 학교에서도 알고 있을 텐데요.
    겉보기에 티가 안나서 타교과 선생님들이 구별을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보통 그런 경우에는 주변 친구들이 특수반이라고 일러주기도 하고 그러던데.,..속상하시겠어요.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그 때의 상황이 어땠는지도 여쭤보고 오세요.

    전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만...가끔 갈등이 생길 때가 있어요.
    특히나 특수교육대상인 학생들을 보면서....안그래도 힘들텐게 그냥 놔둬야할런지, 아님 끝까지 붙잡고 야단도 치고 관심도 쏟으면서 끌고 가야하는지....
    인내심을 가지고 칭찬도 해주고 관심 쏟으면서 가르쳐야한다는 것도 알지만 빠듯한 수업시간에 한 학생만 붙잡고 있을 수도 없고....그냥 외면하고 다른 아이들만 이끌고 수업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때도 많답니다.

    주변 학생들과 떠들고 장난걸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엎드려 잠만 잔다면, 그리고 그게 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학교에 가셔서 꼭 말씀 하세요. 우선 담임선생님과 특수반 담당 선생님을 만나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과목 선생님도 만나고 싶다고 말씀 꼭 하시구요. 힘내세요.

  • 6. ...
    '08.3.26 9:03 AM (122.153.xxx.162)

    선생님이 몰라서 그러셨을겁니다.

    아마 찾아가서 이야기하면 미안해 하실것 같네요............담임선생님이 조금만 세심하게 신경써 주셨으면 좋았을것을, 에구구....
    겉으로 장애가 없어보이는 멀쩡한 학생이니 사정모르는 사람은 아마 학기초에 저러고있나....그럴 수 도 있구요. 너무 속상해 하시지 마세요.

  • 7. .
    '08.3.26 2:33 PM (58.103.xxx.167)

    찾아가서 말씀 드리세요.
    담임선생님께 부탁도 드리고....

    제 아이도 만성 질병이 있어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특히 체육시간이 문제가되어 선생님께 편지 써서 담임 선생님께
    전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선생님이 상가집 가고 안계셔서)
    많은 학생이라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리지 않으면 선생님은 똑같이 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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