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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부탁] 친구 결혼 말리고 싶어요.

결혼하지마 조회수 : 1,991
작성일 : 2008-03-25 23:48:44
공부하는 여자 팔자 세다고 대학원다닐때 주변에서 구박 많이 받았어요.
반 농담조이긴 하지만 시집 언제갈래, 애는 언제 날래.. 등등.
이런 구박속에 은근 동지의식으로 서로 챙기며 지내다  
친구는 계속 자격증 준비하고, 저는 유학을 준비하다
저는 석사 마치고 어찌어찌 취업전선을 헤매다 신랑 만나 전업으로 눌러앉았습니다.

그 뒤 친구는 공부하던 자격증 시험 합격해서 현재 전문직으로 개업하여 잘나가고 있습니다만,
여자 나이 36에 개업한 전문직. 이거 은근 사람 만나기 더 어렵다 하더라구요.

10년을 짝사랑만으로 그쳤던 그 친구의 험난했던 대학시절 연애사를 알기에
넉넉하니 푸근한 아저씨같고 오빠같은 사람 만나서 편히 살기 바랬는데
얘길 들어보니 별로 그렇지 못하고 살짝 예민하신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상대가 애 둘이 있는 이혼남이라는 거예요.

상대도 전문직이고 개업한지 이년여라 자리는 잡았다지만
나이차도 좀 되고 애까지 딸린 이혼남이라는게 전 너무 걸립니다.
친구 집안에서도 반대가 심했는데 이친구가 또 한고집 하는 성격이라 어찌어찌 그냥 진행되나봅니다.
친구에 선택이기에 그래, 니가 선택했고 사랑하면 되지..뭐. 더는 별말 않했는데
엊그제 통화하고 나니 도시락 싸들고가서 말리고 싶어지네요.

멀쩡한 처녀총각 만나 애낳고 살면서도 내가 이넘이랑 왜 사나 싶은게 결혼인데
이 친구 아직도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냥 이 사람 아니면 이젠 기회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쫒기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일단 애 둘 딸린 이혼남에 전와이프가 결혼전인데 거의 연락을 않하고 살아 신경쓸일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중엔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이거 평생의 짐일꺼랴 생각되어요.
또 이혼사유도 전와이프가 너무너무 대단한 집 자식이어서 결혼하고도 그집에 휘둘려야 했고
마치 드라마에나 나오는 공주캐릭이어서 남자가 참아줄 수 없었다고 해요.
요것도 좀 걸리구요.

또 얼마전에 결혼얘길 하다가 자긴 재혼이라서 사람 많이 못부른다며 그냥 조촐히 하자고했다고 해요.
자긴 재혼이어도 이친구는 초혼인데 어찌 자기입장만 생각하는지 이 대목에서 친구도 많이 서운했다고 해요.
그래서 결혼도 첨엔 자기쪽에서 서두르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여유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이혼보단 파혼이 낫다고 맘이 편하지 않은 상대는 절대 아니라고 말하긴 했는데....
친구가 많이 아까워요. 돈 조금 덜 벌어도 평범한 남자 만나 평범하게 살라고 해주고 싶었어요.

경험있으신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IP : 58.227.xxx.25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08.3.26 12:01 AM (121.128.xxx.222)

    결혼 말라고 말리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원글님과 딱 한살 차이의 노츠자예요...
    그런데 이 나이에 만나는 사람의 대부분이 잘났는데 힘들거나, 너무 별로인데 편하거나.
    딱 이렇게 양분되는 것이 현실이더군요. 저도 전자에게 질리면서도 사실 후자를 선택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정말 착하기만 한 것. 아무 매력이 없습니다. 먹여살려도 감사하다고 해줄까...이런 생각이 들곤 하지요.

    친구분도 후자보단 전자가 마음에 드셨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없는 이혼이면 전처를 볼 일도 없겠지만 이런 경우는 참 난감합니다. 아이들만 보낼 수 있을 정도의 관계라면 그렇게 하시도록 만들어야겠지만 그러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요.

    사실 이런 경우라면 저는 선택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친구의 경우도 말리긴 하겠습니다만......우선은 친구분께 그 남자분의 됨됨이에 대해 좀 더 들어보시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 2. ..
    '08.3.26 12:01 AM (67.85.xxx.211)

    친구라 안타까우시겠지만...평범하지 않는 삶을 선택하는 건 친구의 인생입니다.
    부모 형제자매도 못말리는 걸 친구가 어찌 말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지 않아야겠지만...만일 후일에 친구가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되거던
    아무 말없이 옆에 남아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 그것이 원글님 몫이라 생각합니다...;;

  • 3. ~
    '08.3.26 12:03 AM (218.238.xxx.178)

    힘든 조건이네요. 그 친구와 절친하신 사이인가요? 결혼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안다든지..하는 사이인가요? 모르긴 몰라도 지금 님이 말린다고 친구가 그말을 들을지 의문입니다. 타이밍 상 너무 늦은게 아닐까요? 하지만 제가 님의 입장이라면, 뒤에서 걱정하고 앞에서 축하한다고 하기보담은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라고..결혼이나 현실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기분 상하지 않게 말은 해보겠읍니다. 결정은 물론 친구가 내리겠지만요.

  • 4. 흠..
    '08.3.26 12:25 AM (221.145.xxx.89)

    저 자신을 보고.. 주위를 봐도..
    뜯어 말려봤자 소용 없어요.. 결국 본인이 깨달아야 하거든요..
    저도 결혼전에 이상한 남자 만났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그랬을까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누가 말려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 베프와 얘기했습니다..
    결혼하겠다고 우길정도로 남자한테 미치면 우리 서로 말리지는 말자구요..

  • 5. 결혼하지마
    '08.3.26 12:27 AM (58.227.xxx.250)

    이렇게 글 써놓고 보니 친구로서의 제 역할이 뭘지 가닥이 잡히네요.

    힘든 선택했으니 그래, 니 선택이니 니가 감당해라.. 라고 하기보다는
    힘든 선택했지만 혹시라도 아닌건 아닌거라고. 가다 아닌 길 돌아올때 망설이지 말라고 말 해줘야겠네요.
    니가 결정내렸을 땐 아마도 그게 최선이었을꺼다. 하지만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해도 탓할수 없다고 그럴때 술한잔 같이 할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말해주어야 겠어요.

  • 6. 그래도
    '08.3.26 12:31 AM (121.128.xxx.222)

    친구분의 사정을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선택을 할 뻔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봐야 할 점은 있더군요. 싸. 가. 지. 입니다.
    이 부분에서 볼 때 실격이라면 다른 것은 필요조차 없습니다.
    친구분께 그 점만은 주지시키세요. 결혼의 경우는 친구분께서 져주실 수도 있겠지만 다른 것들에서 문제가 불거진다면(일단 아이들이 있으니 문제는 없을 수 없겠지만요), 욕먹을 각오를 하시더라도 이야기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7. 정말...
    '08.3.26 2:45 AM (125.190.xxx.79)

    말려도 소용 없더라구요.
    친구 삼총사였는데.....
    한 친구가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상대를 선택했는데....
    저도 말리다 말리다....그 친구가 이미 눈꺼풀에 씌였다는 걸 완전히 확인 한 순간 포기했구요..
    한 친구는 좀 멀리 있어서 그 상황을 자세히 모르다보니...
    전화로 울고 불고 말리다가 거의 절교한 상태까지 가고..
    결혼 할 친구는 그렇게 말리는 친구 이해 할 수 없다고 난리치고...
    여하튼....그런 과정에서 결혼했죠.
    현재는.......
    아주 안 좋아요.
    누굴 원망하겠어요. 자기 선택인 걸...
    100이면 100 다 말려도 소용 없던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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