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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걸어서 10분 걷는것도 힘들어 옆단지지나 차를 몰고 가서 세워두고 병원으로 가는데 아파트 단지바로 옆이 번화가라 근처 고등학생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더군요.
근데 덩치큰 남학생 세명이 어떤 남자앞에서 바짝 쫄아서 서있길래 제가 슬쩍 지나가면서 보니 양복입고 살짜기 날라리한 젊은 남자가 애들한테 뭐라뭐라하면서 학년이랑 반을 적습디다.
20대 후반에 풍기는 분위기로 봐선 선생은 아닌거같고 쩔쩔매는 학생들을 지나가려니 영 찜찜하더군요.
한시간후 진료를 마치고 다시 차를 끌고 단지밖을 나가려는데 간식이라도 먹으려는지 그 학교 애들이 삼삼오오 많이들 몰려옵니다.
근데 아뉘..그 날라리 남자가 이번에 10명쯤 되는 애들을 잡아놓고 겁을 줍니다.
앞뒤로 차도 없어서 서행으로 가며 지켜보니 애들 핸펀을 죄다 압수하네요!
헉...저건 분명 덩치만 컸지 순진한 애들 협박해서 뭔가 해보려는거 아녀!!
학교에 전화하려고 핸펀을 들었다가 열도 올라오고 애들도 찡찡대서 걍 근처 패스트푸드점으로 왔네요.
음식을 시켜놓고 애들 먹는걸 보고 있는데 또 뜬금없이 그 날라리랑 그놈앞에서 긴장한채 얼어있는 아이들이 눈에 어른거리는 겁니다.
에이 이넘의 오지랖..
114거쳐 학교에 전화했습니다.
여자 교사가 친절하게 받더군요.
혹시 ** 아파트 단지에 선생님들이 선도(요새도이런말이 있나??) 나가셨나요?
아니요 저희학교엔 그런일 없는데요.
(역시 그놈은 치졸한 협박범임이 분명하다-.-) 저 근처 주민인데요 그 단지서 애들 핸펀 뺐는 수상한 사람을 봐서요.
네?? 정말인가요?
네..젋은 사람이 아주 독하게 생겨가지고 애들 학년, 반 적어가고 핸펀 다 뺏어갔어요( 급 흥분)
저..혹시...인상착의가...?
(흥분 최고조..식당사람들 흘끔) 아래위 쌔~까만 양복입고요, 안경끼고, 키작고, 나이도 어려요!!
어..저...어머님...혹시 검은 뿔테던가요?
(아..이놈..전과가 있는 놈이구나) 네네..아주 얍실한거...
아 네...어머님...그분 저희학교 선생님 맞습니다. 헤...헤...ㅎ..-.-;;;
(....@.@...) 맞..다..고..요.??? (얼굴온도 급상승) 아 그럼 됐고요 네..수고 하세염 (딸깍)
아니 선생님이 왜 애들 핸펀을 수거하고 그러냐고요...아님 목에 학교 목걸이라고 걸고 있던지..
허탈했지만 다행이다 하며 전화를 끊고 보니 작은넘은 손으로 음식 뭉개고있고 큰딸내미는 속에 든거 죄다 파내고 빵껍데기만 먹고 있네요 -/-
오지랖 아짐.....오늘은 영 잘못 짚었네...
1. ^^;;;
'08.3.21 5:29 PM (211.210.xxx.62)잘하셨어요.
114에 전화걸어 선생님과 연결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생각하는 고운 맘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거에요.2. 짝짝짝
'08.3.21 5:34 PM (211.211.xxx.56)잘 하셨네요.
근데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3. ㅎㅎㅎ
'08.3.21 5:55 PM (122.32.xxx.149)그래도 정말 잘하신거예요~
정말 그남자 불량배였으면 어쩔뻔했어요..
그런데 요즘 학생들 숫자가 더 많으면 20대 형님이 뭐라 해도 눈하나 깜빡 안할거 같긴해요.
그런데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얘기거리 됐겠어요.
*** 선생이 인상이 얼마나 고약하면 그런 오해를 다 받았을까 뭐 이런. ㅋㅋㅋㅋㅋ4. 와~~
'08.3.21 6:03 PM (210.97.xxx.109)일부러 로긴했네요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내년에 중학교가는 아이가 있어
더 기분이 좋으네요5. ^^
'08.3.21 6:29 PM (124.49.xxx.26)원글님같은 분으로 인해
세상 살 맛 나려고 합니다.
감기때문에 이것저것 귀찮았을텐데...
복받으세요~6. ㅎㅎ
'08.3.21 6:52 PM (211.53.xxx.253)좋은일 하신거 맞는데..
그선생님 학교에 가시면
"젋은 사람이 아주 독하게 생겨가지고 애들 학년, 반 적어가고 핸펀 다 뺏어갔어요"
이얘기 들으면??? ㅋㅋㅋ7. r
'08.3.21 7:00 PM (123.215.xxx.155)울 옆집아주머니가 놀이터에서 여학생이랑 남학생들이 섞어서 담배피는것을 보고 한바탕 훈계를 했대요.
근데 여학생들이 난리를 치는데 -왠참견이냐고...
더세게나가니 나중에 남학생들이 죄송하다고해서 수습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요즘 남의일에 참견하기 참 무서운세상이예요.
근데 그집엄마왈,,,내딸들을 생각해서 참지못했다고,
우리 어른들이 바로서야할것같아요...8. 어우~
'08.3.21 7:29 PM (218.233.xxx.119)님 너무 귀여워요.
고맙구요.
님네 두 아이에게 사랑 한아름 보냅니다~~~^^9. .....
'08.3.21 7:35 PM (121.134.xxx.30)잘하셨다고 칭찬만 해드리지말고,
우리도 배웁시다^^10. 짝짝짝짝짝
'08.3.21 7:43 PM (116.37.xxx.200)잘하셨어요~!
11. ^^
'08.3.21 7:52 PM (125.132.xxx.228)에고..그새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아마 그때 전화라도 안했더라면 지금까지도 속상해있었을꺼에요 ㅎㅎ 참 뺀질하게 생겼던데^^12. 좋은생각
'08.3.21 9:33 PM (121.129.xxx.178)그 오지랖이 언젠가 큰일(좋은일)해내시리라 믿어요
13. 하하하
'08.3.22 3:36 PM (116.126.xxx.159)사실은 그맘 때 아이들이 더 무섭지요.
그런 아이들이 10여명 줄줄이 서서 휴대폰 뺏기고 서 있다면
선생님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겠지요.
그냥 길가던 날라리가 핸폰 내놓으란다고 가만히 뺏기고 있지 않을 거라는 말씀.
역으로 어느 간큰 사람이 남자 고딩들한테 핸폰 내놔라 하겠어요. 죽을 각오 하지 않은 이상...14. 정말
'08.3.22 4:10 PM (124.199.xxx.102)잘하셨어요. 전화까지 거시는 거 쉬운 일 아닌데
제가 다 고맙네요.
복 받으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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