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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남편땜에 밤샜어요. 객관적으로 판정좀 해주세요.

아... 열받아 조회수 : 3,025
작성일 : 2008-03-19 07:45:46
지금 애들 챙겨서 학교 보내야하는데 열받아서 생각없습니다.
아.........................
새벽까지 쫄아있다가 이제는 황당하고 화나서 미치겠어요.
제 남편이야기입니다.
끝까지 잘 읽어보시고 판정좀 해 주세요.

1. 이 남자의 생활패턴

보통 회사, 운동, 집 세가지밖에는 없어요.
정시에 출근해서 정시까지 근무하고 퇴근후엔 태극권 갔다가 9시 넘으면 들어와 저녁먹고 잡니다.
운동 안갈땐 7시 조금 넘으면 바로 귀가하구요.

태극권도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입니다.
주말에도 가끔 나가구요
또 가끔은 운동후 관장님, 관원들과 차마시느라 늦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새벽에 들어옵니다
머, 여러번 그런일이 있었으므로 그런가보다 하는 편입니다.
단, 전화할줄을 모른다는거................. 그럴때도 올때까지 기다리다 얼굴보고 잡니다.

회사에서는 동료가 월차나 휴가를 쓰면 대신 야근해야 합니다.
보통 갑작스레 결정나진 않고 며칠전부터 언제언제는 야근한다 말합니다.
그럼 도시락이나 간식을 싸서 들려보내고 담날 저녁에 봅니다.



2. 이 남자의 요즘 근황
별거 없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오늘(수요일)은 다른 일이 있어 월차를 낼까 했었습니다.
안해도 그만인 일이어서 월차가 그리 중요하진 않았습니다.



3. 이 남자의 어제 행로
운동갈줄 알고 있었는데 5시 넘어서 갑자기 귀가했습니다.
애들은 아빠가 빨리 왔다고 좋아라 난리인데
회사에서 얻어온 생선을 집에 놓아두려 빨리 온겁니다.
바로 운동간다며 빵 몇쪽 집어먹고 나갔습니다.

나가기 직전에 슬쩍 흘린말

"나 내일 못쉬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딱 그 한마디 했습니다. 그러곤 운동갔습니다.


4. 이 아줌마의 초저녁
애들이랑 밥먹고 평소처럼 82쿡에서 놉니다.
남편올때까지만 그러고 있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잘 놀았습니다.
어라? 10시가 넘어가는데도 안옵니다.
좀 늦나 했습니다.

5. 이 아줌마의 늦은밤
오늘은 차마시며 회의하는가보다 했습니다.
태극권 관원들이랑 7월에 중국갈 계획이 있답니다.
그런거 저런거 토의하느라 늦는가................. 했습니다.
원래 일정과 달라지면 전화라도 해주면 좋은데
절대 운동가서는 그런거 없습니다.
머, 평소에도 잘 안그럽니다.

6. 이 아줌마의 새벽
그래도 회의 끝나고 올시간인데 소식이 없습니다.
편히 눕지도 못하고 엎어져서 책보며 기다립니다.
이제부터는 소설을 쓸 시간입니다.

7. 이 아줌마의 이른 아침
기어이 해가 뜨고 말았습니다.
이시간까지 연락없이 안들어올때는 없었습니다.
소설책 두어권 완성했습니다.
운동하다 관장님이랑 자버렸나................?
귀가하다 사고라도 났나..................?
갑자기 회사에 먼일이 나서 호출됐나..................?
.
.
.
.
.
그 외에 할수 있는 가정은 없습니다.
술을 좋아하거나 사람을 좋아하거나 해서 분위기에 휩쓸려 돌아다니는
성격이 아니라서 ..............
전화를 해봐야겠는데 어떤 상황인지 몰라 일단 7시는 넘겨보자
기다렸습니다

8. 이 아줌마의 어이상실
7시에 전화를 발신한후 아이손에 쥐어주었습니다.
두번을 안받더군요.
음................ 뭐란말인가.
끊고나니 전화가 왔습니다.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애가 머라머라 통화를 하는데 짜증이 확 밀려옵니다.
아직 확인하지는 않았으므로 나중에 화내자 다짐하고
전화를 뺐었더니 자다가 받네요.
"왜?................................"
"머냐?............................."
"머가 먼데?............................"
"왜 집에는 안오고 어디서 자냐?.................."
"......................................"
"머냐고~~~~~~~~~~~~......................"
"밑도끝도 없이 먼소리야?..................."


제가 콧구멍이 두개라서
여분으로 귓구멍이 두개 더있어서 숨을 쉬었습니다.
아니......................
내내 잘 자고 일어난 목소리로 머냐니!!!

자기는 말했다 이겁니다.

"나 내일 못쉬네.............................................."

어떻게 이 말이

"나 오늘밤 갑자기 당직걸려서 집에 올수도 없고 내일 월차도 낼수 없고 대신 근무해야하니
운동갔다가 바로 회사갈테니 걱정하지말고 애들하고 잘자"

이 말하고 같을수가 있냐구요.




이 글 잘 읽어보시고 내 귀가 문제인지 남편 입이, 아니 머리가 문제인지
답글좀 많이 남겨주세요.

마지막 전화끊기전에 제가 이랬다지요.

"누구 잘못인지 내가 82쿡 게시판에 올려서 물어볼거야~~~"

아~~~~~~~~~~~~~~~~~~~
열받고~~~~~~~~~~~~~~~~~~~~~
잠와요 ㅠ.ㅠ ~~~~~~~~~~~~~~~~~~~~
IP : 211.177.xxx.190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열받아
    '08.3.19 7:49 AM (211.177.xxx.190)

    어젠가 그젠가
    앞뒤 똑 잘라먹고 말해서
    두번 세번 물어보게 만드는 남자들 얘기 있었지요.

    이 남자를 그런과로 편입시켜야 하는지
    아예 새로운 과를 만들어 입학시켜야 할지

    남자들 바보 맞죠!

  • 2. ^^;;
    '08.3.19 7:51 AM (150.150.xxx.156)

    당연히!
    남편분의 의사소통 방법에 문제가 있어 보이십니다.

    근데 왜이렇게 웃음이 날까요? 죄송해요~^^;;

  • 3. ^^
    '08.3.19 8:01 AM (121.131.xxx.62)

    그런 상황에서 그리 말하시면 당연히 수요일에 월차 못 내게 되었다는 소리로 들리지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글 참 재미있게 쓰십니다.

  • 4. 음..
    '08.3.19 8:12 AM (220.71.xxx.2)

    속 뒤집어진 심정은 백번 공감이 가요.
    그런데 밖에 나가 전화 잘 안하는 남자들한텐 별 수 없이
    이 쪽에서 자주 연락을 취해야 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구요.
    남편분이 걸려오는 전화를 잘 안받는 분이 아니라면
    아니꼽지만... ^^ 밤 지새우고 소설 쓰고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그 때 그 때 전화하세요~

  • 5. ㅋㅋ
    '08.3.19 8:14 AM (116.120.xxx.130)

    전 제가 상세히 먼저 물어봐요
    야근도 많고 약속도 많은 편이라
    오늘 저녁을 집에서 먹을건지 말건지
    안먹으면 얼마나 늦을건지
    오긴오는건지 ,,등등
    사실 지나고 나면 한바탕 헤프닝이지만 동트기직전가지 기다리는 심정은 말로 못하지요 ㅠㅠ
    그런데 왜 밤새 전화는 안해보신거예요 ??

  • 6. 아... 열받아
    '08.3.19 8:20 AM (211.177.xxx.190)

    그게요.........
    회사로 다시 간거라면 근무하다 짬짬히 잘텐데
    깨우게 되는거고
    관장님이랑 잤다면 관장님까지 깨우게 될테고
    가령..... 사고라도 났다면
    본인은 못받을테고.................

    뭐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나도 참 바보네요. ㅜ.ㅜ

  • 7. 에효~
    '08.3.19 8:36 AM (220.75.xxx.229)

    원글님 너무 착하신거 같아요. 관장님이랑 자다뇨?? 관장님이 첩이라도 됩니까??
    만약 관장님이랑 잔다면 깨워서 집에 와서 자게 만드셔야죠.
    남편분은 너무 믿고, 편하게 해주시는것 같아요.
    어디서 자건 나쁜짓만 안하면 된다?? 이건 아닌거 같아요.
    집에서 마누라가 붙잡고, "나하고 놀아줘~"도 하면서 살아야죠.
    전 울 남편이 안놀아주면 "아무도 안놀아줘 나 나갈래~"하면서 애교 떨기도 하는편이라서요.
    남편분이 일찍 왔다고 애들이 좋아한거보니 너무 운동만 열심히 할게 아니라 가족들하고도 시간 좀 보내셔야할거 같아요.

  • 8. ....
    '08.3.19 8:37 AM (58.233.xxx.85)

    ㅎㅎㅎ원글님 저같은분 또 계시네요 .우린 생각이 너무많아 탈 .전어디 전화한통못날리는 이유가 운전중이면 어쩌나 회의중이면 어쩌나 등등

  • 9. 자랑아닌가요?ㅋㅋ
    '08.3.19 8:43 AM (203.244.xxx.2)

    반듯하신 남편분 만나신걸 다행으로 아시고,그정도 흠은 애교로 봐주셔도 될것같아요..믿을 수 있는 남편, 성실한 남편분이신듯 하네요..^^

  • 10. 아... 열받아
    '08.3.19 8:48 AM (211.177.xxx.190)

    지난주 토요일에 철학관에 갔는데
    그 도사님이 그러시더군요.
    타인을 배려하는데 그게 좀 심해서 내 밥그릇을 잘 못챙겨먹는다고...
    근데 그게 맞다는거,
    늘 난 왜 이럴까 생각합니다.

  • 11. 화좀내주세요
    '08.3.19 8:58 AM (218.146.xxx.51)

    가끔 마누라도 열받는다는걸 보여주세요
    무슨 소리나 행동을 해도 다 알아서듣고 알아서 해주는 부인이 있으니 그간 평안하게 사신것같아요^^
    암튼 쎄게 화한번 내주시고 남편분 죄를 사해주심이 어떨지..

  • 12. 답답
    '08.3.19 9:13 AM (211.176.xxx.67)

    글씨란건 남이 보던 내가 보던 읽고 이해하자고 쓰는 것이고
    말이란건 내 생각을 남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하는 것인데
    혼자 말하고 혼자 이해하는 일방통행 아저씨군요
    원글님 정말 속터지겠습니다.

  • 13. ...
    '08.3.19 9:15 AM (219.255.xxx.157)

    복수해주세요...똑같이 대충 말하고 2박3일 멋진곳으로 떠나세요...
    그래도 님 남편은 돈벌러 갔지만
    우리집엔 일치면서 앞뒤 똑잘라먹는 괴물하나 삽니다.
    빌어먹을* 이죠...

  • 14.
    '08.3.19 9:18 AM (210.180.xxx.126)

    윗님 너무 웃겨요.(죄송해요)

  • 15. 에고..
    '08.3.19 9:20 AM (122.32.xxx.149)

    원글님은 남편분 사정을 너무 배려해서 탈~
    남편분은 원글님 입장에 대한 배려가 너무 적어서 탈이네요..ㅎㅎ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는 하는데.. 남편분은 좀 심하신듯..
    원글님이 영~ 내버려두니까 더한거 같아요.
    자꾸 전화하고 물어보고 그러면 좀 덜해질수도 있을거 같은데...
    남자들은, 특히나 세심하지 못한 남자들은 정말 조목조목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몰라요~

  • 16. 1004
    '08.3.19 10:00 AM (58.225.xxx.12)

    세상에 이런 천사도 있네요. 저라면 당장 이혼하자고 덤빌거같은데요. 참을성인지 낙천적인건

    지.. 남자들은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면 자기도 똑같이 해줘야되는데 당연한걸로 아는듯해요.

    그리고 다음에는 오히려 큰소리치지요. 외박도 당연하게 여기고요. 남편은 아들이 아니예요.

    아들에게는 무조건사랑해도 되지만 남편은 내가 준만큼 그쪽에서 고마워할줄 모르면 그그릇만

    큼만 퍼주면 될거같아요.

    특히 무슨이유에서든 외박은 안되지요.


    그게 하루아침에 고쳐질까요?? 원글님도 복수하세요. 반란이 필요할듯..

  • 17. 쯪즞...
    '08.3.19 10:02 AM (210.221.xxx.16)

    남자들 말을 줄이는 것이 과묵하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렇게 이십년 살고 보니 남편이 무얼 물어봐도 대답하기도 싫더군요.
    이제 왜 말이 없냐고 다그칩니다.
    아. 놔~~ 당신이 이렇게 만들었잖아.---
    그 모든 것을 떠나 말이 안됩니다.
    아낄걸 아껴야죠.
    밖에서 힘드는 것 알지만 딱 정리된 한 문장만 하면 될걸. 왜 한 단어만 날리는지......

    댓글 다 복사해서 보여드릴거죠?

    아저씨. 조금만 아내에게도 조금만 더 배려를 해 주십시오.
    그녀도 인간입니다.

  • 18. 결혼 20년
    '08.3.19 12:05 PM (211.115.xxx.133)

    저나 제 친구나
    그동안 남편들에게 당한 여러가지들
    지금 고대로 댓가 치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신혼 초
    매번 식탁에서 신문 펴 드는 남편땜에
    부부싸움 대판 했습니다..칼부림 정도까지..
    퇴근해 와 열심히 저녁 상 본 내 성의를 무시하다니요..

    그로 부터 20여년
    요즘은 제가 식탁에 거만히 앉아(물론 제가 차린 상이지만)
    신문 턱억
    펴 듭니다.
    울 남편
    돋보기 없으면 작은글씨 잘 못 봅니다.
    남편이 머 물어도 건성으로 (실은 잘 들리지만)
    응응 거립니다.
    울 남편 ..그냥 가만히 잡수시고 있습니다.

    제 친구들 복수하면서 삽니다
    20년동안 철없이 날린 코멘트들 한 자도 안 틀리게
    상황에 맞춰 되돌려 주고있습니다


    (근데
    젊어서 공주였던 친구들은
    요즘 남편들 반격에 좀 시달리는듯...)

    원글님~~
    코믹 시트콤 작가 같으십니다*^^*

  • 19. 하악
    '08.3.19 1:27 PM (211.58.xxx.166)

    원글님이 긍정적이고 명랑하시니까 이러고 있지.
    저 같으면 예전에 꽃 꽂고 뛰어나갔겠습니다.

  • 20. ㅋㅋㅋㅋ
    '08.3.19 2:29 PM (59.150.xxx.103)

    근데 원글 읽다가 내가 왜 이렇게 웃음보가 터지는지 모르겠네요.
    경상도 남자들의 대화법이 생각나요.
    뜬금없이 전화해서 "비온다" 한마디 하고 뚝 끊어버리면
    비가 오니 빨래 걷고 장독 뚜껑 닫고 애들 우산 갖다 주고 하라는 뜻이라데요.

  • 21. 산여울
    '08.3.19 2:39 PM (221.143.xxx.81)

    우째 ~! 남자들이 여자들 맘을 이리도
    몰라줄까요...내집남자나 남의집 남자나
    똑같네요...그렇게 참지만 마시고
    한번씩 내생각도 해보라고 반전을 일으켜
    야 알더라구요...

  • 22. 허허~
    '08.3.19 4:28 PM (210.216.xxx.200)

    웃지요~~ 남편분~~ 쬐금만 개선하세요~~ 부인이 힘들어 하시자나요~ ^^;

  • 23. ..
    '08.3.19 11:22 PM (118.38.xxx.170)

    ㅋㅋㅋㅋ님의 말에 한번더 웃네요..
    아침 어린이집 가는 딸애 데리고 나가는데 울신랑 비온다 한마디 하더군요..
    참고로 여긴 부산..우리는 경상도 머스마와 가스나..
    남편분 할말은 정확히 하고 삽시다..

  • 24. .
    '08.3.20 6:41 AM (121.134.xxx.169)

    전화 안하고 말없는 남편 있어요.
    저도 그닥 말 많은 쪽은 아니지만 너무 대화가 없다보니 간간이 스트레스가 쌓이다가요.
    10년차쯤 되었을때 시작했어요.

    퇴근시간후에 집에, 제 핸드폰에 전화해서 퇴근시간알리고 안부를 묻는다.
    주말계획을 미리 공유한다.-(예전에 말도없이 있다가 골프세트 챙겨서 혼자 나갔지요.)
    집에 와서 아이에게 (좋은) 아빠처럼 친구나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런 식으로 남편 말문트기 작업을 시작했어요.
    안하고 입닫고 있거나, 예고없이 어딜가거나 하면 드글드글 바가지 잔소리를 시작해줍니다.

    그런데, 님 아이들은 종알종알 밖에 있었던 이야기 잘 하나요?
    아들이 아빠 닮아서 영 말을 안하거든요. 그래서, 남편습관을 바꾸려고 결심했지요.
    남편에게 이래저래서 도무지 안되겠다에 아들 핑계도 하나 집어넣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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