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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 칭찬해 주세요 ㅠ.ㅠ
대학교 내내 장학금 아르바이트 하며 학비 용돈 벌었어요.
다행이 최고 인기과 중의 하나라 과외로 부족하지는 않은 생활했고
자존심인지 뭔지 우리집 망햇다는거 그때는 왜 그렇게 죽기보다 말하기 싫었는지..
동네 친구여서 우리집 사정 다 아는 친구들 외에 대학때 친구들은 제가 굉장히 부잣집 딸인줄 안다지요 ㅠ.ㅠ
대학교 4학년 2학기때 취직이 용케 되어 이제 10년을 훌쩍 넘었네요.
운이 좋은건지 죽으란 법은 없는건지,
대한민국 표준 연봉보다는 더 좋은 수준으로 계속 월급 받았어요.
그렇지만 알고보면 부모님이 제 이름으로 땡겨쓰신 돈 때문에
연봉이 4000천인 시절에도 신용카드 한 장 안 나왔고 (신용불량자)
회사 법인카드도 (개인명의) 발급 안되어서 항상 경리팀 담당자에게 자존심 다 죽이고 사정 설명하고
회사에서 보증 서고 법인카드 발급 받고 했어요.
몇 년 전 부자라면 부자인 남편이랑 결혼했어요.(물론 남편이 부자가 아니라 시댁이 부자 ㅠ,ㅠ)
만날때는 그렇게 잘 사는 집인줄 본인인 저는 물론 아무도 몰랐는데, 참으로 알뜰한 알부자이시더군요.
그러나 또 한 번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시댁 도움 받기는 죽어도 싫고
친정 사정 대충 아는 시부모님께 귀한 자기 아들이 등골 빠져 번 돈으로 친정 돕는다는 의심
눈꼬리만큼도 받기 싫어 이를 악물고 직장 생활 계속 하고 있어요.
물정 모르는 주변 사람 모두들 이제 그만 고생하고 편하게 살라고 하거나
아니면 제가 물욕과 성취욕, 명예욕이 대단한 줄 알지만
마음 속으로는 남동생 하나밖에 없는 친정, 동생 혼자 그 짐 다 짊어지게 할 수가 없어서
언제 무슨 일 생기거나, 하다못해 아직까지 결혼도 안한 동생 장가갈 때 전세금이라도 턱하니 보태고 싶어 정말 힘들게 힘들게 직장 다니고 있어요.
육아에 집안일에 회사일에,.. 어쩔때는 내가 발에 땅을 딛고 있는건지 붕 떠있는건지 헷갈리네요.
제 소원이, 제 이름으로 된, 아무 용처도 없지만 그냥 든든한, 딱 더도 아닌 천만원짜리 통장하나 갖는거였거든요.
직장 생활 12년째 받은 월급 모두 합치면 어림짐작으로도 5억은 훌쩍 넘을 것 같은데
제 이름으로된 적금통장 하나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쌈지돈으로 조금씩, 휴가 안 가서 나온 보상금이랑 연말 정산 환급받은거
이런 자투리 돈 모아모아 딱 600만원 갖고 있었는데,
올 해 1000만원 만들겠다 좋아라 하고 있었는데
오늘 그 돈 찾아 친정 보내드릴라고 마음 먹었어요.
친정 엄마가 장사를 하시는데 요즘 너무 경기가 안 좋아 사채 (요즘 TV에 나오는 러*앤 캐* , 뭐 이런데)를 쓰고 계시는걸 2주 전에 알았어요.
정말 이번에는 모르는 척 할라고 했는데,,,,
그래서 천만원 모아서 그 때 내 마음이 그러면 그 때 엄마 드릴라고 했는데,
그 이후 며칠동안 제 통장의 잔고가 계속 머리속에 맴도네요.
맏딸은 살림밑천이라는데, 참 제가 그 팔자인건지
학교다닐 때 과외 한번 안해보고도 서울 시내 명문이라는 학교 나와서
12년을 직장생활하면서 참 살뜰이도 보탰다 싶고
한편으로는, 출가 외인이라는데, 나는 결혼 전 8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이제 3년째 그 노릇하는 동생, 너도 아들이니 네가 다 해봐라 싶은데..
마음 접기로 했어요.
그래 이나마 요즘 이 경기에 튼튼한 직장 있어 이럴 때 친정에 생색이라도 내니 얼마나 좋아,
요즘 같은 시기에 괜히 이 돈 갖고 주식이라도 했다가 홀라당 날렸어봐..
돈으로 힘든건 세상의 힘든 일 중에 제일 해결하기 쉬운일이라잖아?
이렇게 끊임없이 자기 최면 걸면서 마음 다스리고 있어요.
이 게시판에 제 어머님 뻘 되는 어른도 많이 계시고
저보다 더 힘드신 분도 많으신거 모르지 않지만,
저 잘했다고 등좀 두들겨 주세요.
1. .
'08.3.18 11:29 AM (210.95.xxx.230)잘 하셨어요.
정말 잘 하셨어요.
누가 뭐래도
님은 선택 잘 하신겁니다.2. 잘했어요
'08.3.18 11:34 AM (59.86.xxx.209)담담하게 적으신글읽으니 왠지 가슴한켠이
찡한게 눈물이 나려하네요3. 먼날
'08.3.18 11:34 AM (218.52.xxx.146)님도 시댁과 같은 알뜰한 알부자로 사실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님 손에 돈 굳을 날 없지만 어느날 일어나 보시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
눈덩이 같이 불어나 있을겁니다.
님은 친정에 힘이되고 싶어도 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딸들에게 힘이십니다.4. 당신을 칭찬합니다.
'08.3.18 11:35 AM (211.53.xxx.253)답글 달려고 로그인 했습니다...
정말 애쓰셨어요... 원글님 그래도 도움주는 입장이 좋은걸거에요.
도움 받아야 하면 얼마나 더 마음이 힘들겠어요.
잘 하셨구요.. 두고 두고 마음이 좋을거에요.
그리고 원글님 그리 이쁜 마음 아이들한테 복으로 갈거에요.5. 대단
'08.3.18 11:37 AM (61.254.xxx.129)대단하세요. 저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결국 손에 물 한방울 묻혀보지 않고 살던 친정엄마도 식당일 하는 모습 보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도 맞벌이 합니다. 정정당당 친정이랑 시댁에 똑같이 도우려구요.
팔자 좋은 사람들 보면 참 부럽기도 하다가도
그래도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 얻어서 도와줄만큼 연봉받는거에
다행이라며 위안하고 살고 있습니다.
원글님 장하세요. 우리 힘내요.
토닥토닥!!!6. ^^
'08.3.18 11:37 AM (125.178.xxx.130)저랑 워낙 상황이 똑같으신지라,
장녀라는 자리 결코 좋은자리 아닙니다, 어느 결혼기사에서 장남보다 더 싫은게 장녀라고,,
^^ 저두 대학 4학년때 부터 과외해서 지금껏 과외한돈 전부다 집으로 ,,고고 입니다,,
동생이 워낙 취업이 안되 어학연수 가겠다고 나서는데 겉으로야 그래 젊으니까 갔다와라 했지만,,속으로 넘 부담스러웠습니다, 어제 문득 넘 화가나고 제수중에 있는 유일한돈 260만원조차 동생 뱅기값 내주고 나면 남을 것도 없어,,,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했는데
님 글보니 ,,힘이 나네여,,,이 장녀라는 자리가 넘 싫어여,,아무래도 아가 낳고도 일을 계속해야할거 같아여,,집을 사야되고 땅을사야해서가 아니라 친정집 때문에여,,,너무 슬픈 현실이져7. ..
'08.3.18 11:38 AM (211.55.xxx.100)참 이쁜 마음이세요.
나중에 꼭 좋은일 많으실거라 확신합니다.
얼마나 이기적인 딸들 많은데.... 화이팅!8. 짝짝짝..
'08.3.18 11:40 AM (121.170.xxx.96)눈물이 핑 돕니다.
안아 드리고 싶어요..^^
정말 잘 하셨어요^^토닥 토닥..9. 복받으실거예요
'08.3.18 11:44 AM (211.109.xxx.6)..칭찬..많이 많이 많이 해 드립니다.^^
10. 그럼요
'08.3.18 11:45 AM (222.113.xxx.111)정말 칭찬받아 마땅하십니다... 장하십니다.. 화이팅!!!
11. 칭찬
'08.3.18 11:45 AM (125.131.xxx.250)합니다. 부모님 도와 드린 것도 칭찬 받을 만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정말 좋은 어른으로 성장 했다는건 더 칭찬 받아 마땅 하고요.
친정 부모님도 형편만 어려웠지 원글님을 사랑으로 키우셨나 봅니다.
그래서 성숙한 어른으로 반듯하게 자랐나 봅니다.12. ...
'08.3.18 11:52 AM (122.40.xxx.5)정말 잘하는 일이에요.
저도 비슷하게 살았어요. 대학 4년 장학금으로 다니고 취직해서 생활비 보태고
결혼 혼수 제돈으로 하고 퇴직금까지 다 갖다 주었지요.
엄마가 엄청난 사채를 쓴거 알고는 결혼하고나서 우리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갚아주었지요. 결국 제가 갚기도 벅차 신혼집을 팔아버렸지만요.
저처럼 무모하게 도와주지는 마시고 모으는 돈 한에서 도와드리세요.
가끔 지난 생각날 때마다 울남편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돌아보게 돼요.13. ...
'08.3.18 11:59 AM (211.187.xxx.47)어디 칭찬 뿐인가요.
반듯하게 사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게 감동입니다.
눈물까지 그렁그렁해 가면서 읽었네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시려는 마음은,
' TV에 나오는 러*앤 캐*' 쓰시면서도 내색하지 않으셨던
친정 엄마를 닮으신 것 같네요.
600만원 통장...드리고 난 지금 어떤 심정이실지
쪼끔 짐작이 됩니다.ㅎㅎ
주변의 이런저런 상황들을 경험한 저로서는,
(님 글에서도 그런 생각들이 언뜻언뜻 비치지만)
약간 염려스러운 것이, 살다보면
어느 순간...내 인생은 무엇인가.... 이런 생각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수가 있어요.
지금보다 열배, 스무배 심할 정도로요.
오랜 직장생활에, 남은 건 무엇인가.....
그 돈 다 더했으면 얼마인데...
그런데, 그런 생각은 살면서 누구나 몇 번씩은 해보게 되는 회한일 수 있거든요.
그런 생각이 올가미처럼 나를 옭아매기 시작하면 힘들 수 있으니,
이 능력도 부모님 덕에 타고난 게 아니던가... 이렇게 너그럽게 자신을
다독이며 지금처럼 꿋꿋하게, 자랑스럽게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능력이 있으시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시댁이 든든하시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님 덕분에 좋은 기운 팍팍 받고 나갑니다.^^14. ^^
'08.3.18 12:02 PM (211.192.xxx.183)에고.. 눈물이 핑 도네요.. 전 나이는 좀 되지만 결혼을 늦게 해서 아직 새댁인데요.. 좀만 섭섭하게 하셔도 맨날 퉁퉁거리고.. 철딱서니 없는 제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네요.. 님.. 정말 복받으실 거에요.. 홧팅이에요~!!!!!^^
15. 반성..
'08.3.18 12:14 PM (116.42.xxx.42)친정에 밑 빠지 독에 물 붇기 식으로 보태고 있습니다....오늘도 큰 남동생이 천이백 또 해달라고 합니다....친정엄마가 계셔서 할 수 없이 보태고 있음니다만....엄마 돌아가시면 인연끊고 살겠다고 했습니다. 맏딸이 뭔지 친정 짐을 저 혼자 다 짊어지고 있다고 늘 한탄하며 살았는데...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는 마음입니다...님..꼭 복많이 받길 바래요..16. 대단하세요
'08.3.18 12:56 PM (222.117.xxx.11)정말 대단하세요
칭찬받아 마땅하세요..쉽지않은 일인데...정말 장하세요.
나중에..지금 이 모든 것이 다 님께 돌아와 복 많이많이 받으시리라 믿어요.
화이팅! : )17. 저도
'08.3.18 12:57 PM (125.241.xxx.98)장녀입니다
물론 여라가지 이유로 직장을 다니지만
친정부모님께 용돈 드릴 수 있어서..
욕할 사람들도 있겠지만18. 잘하셨어요
'08.3.18 1:43 PM (211.213.xxx.21)정말 대단하시네요
옆에 계시다면 꼬옥 껴안아 드리고 싶네요..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19. sage
'08.3.18 1:59 PM (125.245.xxx.130)꼭 안아 드릴께요
바른 생각과 자제심으로 자신을 지켜가기가 힘듬을 알기에
훗날 좋은일만 생길겁니다20. 원글이예요.ㅠ.ㅠ
'08.3.18 1:59 PM (211.47.xxx.98)너무 과분한 칭찬 받아서 쑥쓰럽기도 하고 송구하기도 하고...
아직 엄마에게 말 안했는데 며칠동안 마음이 지옥이더라구요.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님 생각하면 그까지 돈 해야 얼마나 한다고
나도 자식 낳고 키우는 엄만데, 부모님께 죄송하다가도
이 반복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언제나 좀 수월해질까 , 참 허탈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에게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거 있지요 ㅠ.ㅠ
그래서, 제가 뵙지는 못했지만 너무 좋아하는 여러분들 앞에서
공약이라도 발표하는 마음으로 쓴 글에 다독여 주셔서 너무 감사감사합니다.
그리고 위에 글 쓰신 다른 맏딸 여러분, 우리 다들 힘내요 ^^.
다시금 감사드립니다.21. 원조
'08.3.18 2:50 PM (124.53.xxx.152)맏딸입니다.손자를보게되는 이나이까지 맏딸의멍에를지고 살고있어요.젊은때는 고정수입이 있었지만 명퇴한 지금도 꼬박꼬박 생활비 드립니다.거기다가 동생도 몇년에 한번씩 빚갚아달라고해서 지난해에도 천만원 빌려서 해주고 제가 이자와원금갚아가고 잇어요.다음생에는 부모님의자식으로 절대로 안만나고 싶다고 푸념해봅니다.
22. 휴..
'08.3.18 3:00 PM (163.152.xxx.46)저랑 비슷하지만 맘가짐은 정말 본받을만한 분이네요.
저도 직장생활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기우는 친정 생색낼 수 있게 돕기 위함이라지요.
그래도 동생들 생각 바르고 행동 바르고 남편 착하고 정확한 사람이니까
친정 부모님 경우 있으시고 항상 미안해 하시니까... 그걸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23. 저도 맏딸
'08.3.18 3:53 PM (58.230.xxx.164)토닥~토닥~~^___^
참 장하고 기특하십니다..
나중에 스스로도 자랑스러우실 거예요..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으니까..24. ^^
'08.3.18 6:41 PM (58.121.xxx.123)정말 아름다운분이세요.^^
앞으로 좋은일 가득하실꺼에요~25. *^^*
'08.3.19 9:52 AM (121.124.xxx.154)맘 예쁘신 분이군요...^^
자손 대대로 복받으실 거예요26. 사람이
'08.3.19 10:31 AM (123.248.xxx.226)꽃보다 아름답다는게 이런거겠죠?
저도 장녀이고 홀아버지 곁에서 항상 자주 챙겨드리느라 애 둘달고 동동거린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힘이 되어드리는것 힘들다기보다는 내 행복이라 맘먹고 살아갑니다.
우리 힘내요 예쁜님~!27. 복 받으실거예요
'08.3.19 11:35 AM (211.106.xxx.76)정말 너무나 기특하군요.
하루빨리 그 짐을 홀가분하게 벗을날이 오면 좋겠군요.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런데 그런 딸은 좋겠지만 .... 그런 며느리는 좋다고만은 못할것 같은 아들 둔 마음...
사람마음이 이렇게 이기적이라...ㅎ ㅎ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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