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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헤아려 주는 자식, 이뻐요

..... 조회수 : 3,088
작성일 : 2008-03-16 11:06:38
좀 무심한 남편에 길들여져 감정의 교류 없는 삶입니다.
주말이면 가족들 좋아하는 음식해서 그들의 입에 들어가는 거 보면
친정엄마 표현대로 농부가 논에 물들어가는 바라보는 심정으로 쳐다만 봐도 행복했어요.

며칠 전 유학간 아이가 짦은 방학이지만 다니러 왔습니다.
일년 새 훌쩍 큰 아이.
장을 보러가서 먹을 걸 고르는데 저를 물끄러미 보면서 말합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건 뭐예요? 엄마가 좋아하는 것도 넣어요. 한번도 그런 걸 본적이 없어요."
식사 중에도 항상 "엄마도 드세요." 집안 일 하는 중에도 옆에 와서 "엄마 힘들면 쉬어요."
"그거 내일 해도 되면 내일 해 주세요."
가족 중 누구도, 남편은 더더욱 해주지 않은 배려하는 말투, 마음 씀씀이.
새벽에 눈믈이 흐르더군요. 세상에서 제가 제일 부자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유학 간 첫해에 성적이 생각만큼 안나왔다고 미안해서
그리고 자주 전화하면 스스로 마음 약해질까봐 연락 안했다는 너무 일찍 철든 열일곱 아들.
그 아이가 어릴 때는 bully 기질도 있어 친구들이랑 싸워서 항의 전화 받기 바빴어요.
작년만해도 발가벗고 마루를 돌아다녔는데...
사람들이 대학생같다고 할만큼 훌쩍 키도 몸도 마음도 자란 아들이 대견합니다.
외국 생활이 아이를 더 빨리 철들게 한걸까 생각했습니다.

여기 가끔 결혼하고 사랑이 뭔지 알았다는 분들의 글도 오르는데,
어떤 사랑이 이와 같을까요?
제가 발견한 고귀한 사랑은 잘자란 제 아들입니다.
남편, 시집살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느끼는 고단한 삶의 무게가 한꺼번에 날개 단 듯 가벼워집니다.
IP : 218.153.xxx.10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3.16 11:19 AM (121.157.xxx.88)

    정말 귀한 아드님이군요.
    엄마의 마음을 이렇게 잘 해아린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똑 같을 겁니다.
    미래가 총망됩니다.

  • 2. ^^
    '08.3.16 12:09 PM (125.132.xxx.119)

    너무 잘 키우셨네요.
    전 아들만 둘인데 어디나가면 고운 소리 들어본적이 한번이 없어요. 다들 아들 필요없다 딸 낳아라...^^*
    근데 정말..전 제 아들 둘다 너무 이쁘고 대견하고 웬만한 딸내미만큼 절 위해주거든요.
    남편이 오히려 철안든 애마냥 잘 삐치고 큰소리 잘 내고, 툴툴 거려서 그렇지 오히려 아들 두녀석이 더 든든해요
    딸이든 아들이든 부모도 늘 공부하고 정성껏 키운다면 그 맘을 알고 올바르게 크는거 같아요.
    아마 원글님이 아들한테 그렇게 해주셨기에 지금 그렇게 이쁜 말을 해주는게 아닐까 싶네요^^
    저도 힘내서 울 아들들 이쁘게 잘 키우겠습니다~

  • 3. 아리랑
    '08.3.16 1:35 PM (59.22.xxx.212)

    어디로 유학을 보내셨는지 ...
    제 아들도 그 곳으로 보내면 철이 들까요?
    부럽습니다 심하게...

  • 4. 와~
    '08.3.16 1:59 PM (124.5.xxx.77)

    부럽습니다.^^
    너무 사랑스런 아드님을 두셨네요.

    근데 제 조카(남자아이)가 그래요.
    지 엄마에게두 그렇지만 이 이모에게도 얼마나 살갑게 대하는지 이뻐 죽겠습니다.
    중학교 1학년 녀석인데 맘은 어찌나 깊은지....
    공부 잘하는 남의 집 아들 딸도 안부러워 하더군요.

  • 5. ..
    '08.3.16 2:18 PM (58.121.xxx.125)

    정말 부럽군요. 외국 교육의 힘인가요?

  • 6. **
    '08.3.16 2:47 PM (219.250.xxx.207)

    너무나 잘 키우셨어요~~~~
    저는 아들만 하나인데,
    제 아들도 자라서 저렇게 되길 바랍니다.
    너무 부러워용~~^^

  • 7. 그건
    '08.3.16 3:01 PM (218.48.xxx.158)

    유학의 힘이 아니라 아이 천성 같은데요
    여기서 공부했어도 철들면 그런 심성이 드러났을 겁니다.
    단지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보니
    그런 환경이 좀 더 일찍 철들게 했겠지요
    정말 좋으시겠어요

  • 8. 배려심
    '08.3.16 3:22 PM (59.25.xxx.166)

    엄마가 얼마나 힘이 날까요
    사시는 보람이 느껴질것 같습니다.

    소가 닭 쳐다보는 듯 무심한 울 아들..
    나중에 자기 아내에게 그럴까나 심히 걱정입니다...

  • 9. ..........
    '08.3.16 4:49 PM (122.38.xxx.86)

    우리 8살짜리 큰애가...5살때...
    오늘 엄마생인인데...그랬더니...
    엄마 생일 정말 축하해...근데 나는 어려서 돈이 없으니까 선물은 못주네...그러데요.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 10. ...
    '08.3.17 12:04 AM (121.141.xxx.208)

    윗 댓글 다신님 저두 눈물이 핑도네요ㅠ.ㅠ.. 5살 아이가 그런말을....

  • 11. 외국교육
    '08.3.17 8:44 AM (203.130.xxx.18)

    의 힘일수도 있을거예요.. 물론 아이 천성이 곱다는 전제하에...
    저희 애들 외국에 있을때 누구못지 않게 예절바르고 남배려할줄 아는 아이들이었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첨엔 힘들어하더니 차츰차츰 변해가서 이젠 더할라 그래요.
    밖에선 둘다 너무나 예절바르고 착하다고 하는데 집에서 저한텐 왜 이리 함부로 하는지,
    아무리 가르치려고 해도 너무 안되네요.
    중학생 학부모들 만나보면 요즘 애들 대부분이 다 그렇다고 별 대수롭지 않게들 얘기하는데
    과연 철들어도 안변하면 어떻게 하나 너무 걱정됩니다..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젤 만만한 사람 같아요...저 있던 캐나다 교육은 사실 다 부러워할것은 아니지만, (미국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하는 문화만큼은 정말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여건만 된다면 다시 보내고 싶네요

  • 12. 제 아들
    '08.3.17 9:23 AM (220.75.xxx.143)

    도 그렇답니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었는데
    공부도 반듯하니 잘해주고 무엇보다 인성이 바르게 잘 자랐다는데에
    제가 마음으로 고마워하며 든든하게 생각하죠.
    아마 미래의 제 짝에게도 잘 할거라 믿어요 ^^

  • 13. 저두6살아이
    '08.3.17 10:06 AM (218.232.xxx.165)

    6살 아이가 어제는 거실에서 책보다가 8시가 되니,,
    티비켜며 엄마가 좋아하는 천하일색 박%% 하는 시간이예요,,
    엄마 어여 와서 텔레비젼 보세요 하며 엄마를 챙기네요,,

    별거 아니지만 마트에 가면 엄마가 좋아하는 딸기네,, 엄마 딸기 사서 먹어요,, 하며 엄마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식성,, 알아주는 아들내미가 너무 고맙네요,,

  • 14. 외국생활
    '08.3.17 10:33 AM (218.151.xxx.43)

    하면서 독립심도 많이 길러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많이 키워졌나 봐요..^^
    떨어져 있으면서 평소에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배려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나 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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