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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엄마에 그 딸-영화관에서

황당 조회수 : 1,979
작성일 : 2008-03-15 10:42:18
집 근처에 영화관이 새로 오픈을 했어요.
일주일동안 무료 시사회가 있다는 전단을 받고,
애 둘 데리고 영화관으로 향했죠.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는 마고리엄의 장난감백화점뿐이었던지라,
표 3장 미리 받고 기쁜 마음에 (공짜라니) 자리를 잡았답니다.

영화는 시작되었고, 전체 좌석의 반정도가 찼나봐요.
아이 데리고 온 엄마나 가족들도 있었고, 수업 끝났는지 교복입고 온 중고등학생들도 있었구요.

거의 끝쪽의 자리에 앉아 울 두 아이들은 팝콘을 먹으며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막이라 글을 못읽는 둘째 아들녀석은 좀 지루해하긴 했지만,
(영화는 썩 재미있지 않더군요. 내용전개도 다소 황당하고)
그래도 조용히 관람한지 한 20분 지났나요.

제 바로 뒷자석에서 끊이지않고 대화를 하는 두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소근소근도 거슬릴판에 대놓고 큰소리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거에요.
뒤돌아보고 누구인지 확인하고 한소리 하고팠지만
혹시 껌짝짝 씹는 버릇없고 무서운 고등학생들이면 오히려 몰매맞을까 싶어,
그냥 참고 있었답니다. 그러길 20-30분쯤 했나요.
근데 뒤에서 어떤 조그만 여자아이가 "아이 시끄러 좀 조용히 해"
뒤이어 들리는 어른의 목소리 "영화가 너무 재미없어서 그래"

이어지는 두 여자분의 끊임없는 대화.
또 10분을 참다 결국 뒤를 돌아보았더니,
제 또래의 엄마랑 그보단 좀 어려보이는 여자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에요.

"할 이야기 있으시거든 조금 작은 소리로 해주시던가, 너무하신거 아니에요?"
하고 감정에 북받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더니 얼굴 표정이 싸하게 변하는게,
미안한 표정 하나 없고 뭐 이런 여자가 다있나 하는 얼굴이었어요.
하긴 미안한 감정을 느낄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을 애시당초 하지 않았을테지요.

그리고 나선 한동안 좀 조용해졌는데 또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좀 작아진 목소리로 도란도란 이어지는 이야기.

우와 무료시사회였길래 그정도로 참고 말았지 나름 다혈질인 저,
만약 제돈내고 티켓끊었고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면 극장 직원 부르러 나갈뻔 했다니까요.

근데 더 골때리는건 그 엄마 옆에 앉은 5-6세 정도 되어보이는 그 아이.
자기 앞 좌석의 의자를 툭툭 발로 차는데,
우리 딸 "엄마 의자가 계속 흔들려 뒤에서 누가 차나봐."
주의를 줘야겠다 싶어 "지금 의자 차는거니?"라고  뒤돌아 상냥하게 말꺼냈지요.
(아이인데 뭐 알겠냐 화안내도 무슨말뜻인지 알아들을 나이고 바로 옆에 엄마도 있었으니,
주의를 주지 않을까 싶어)

근데 아랑곳않는 그 아이의 행동은 간간히 계속 이어졌습니다.

영화 상영 1시간이 좀 넘었을까요.
아이가 소변 마렵다면서 징징거리자 "영화끝나고 가" 하고 쌀쌀맞게 대꾸하던 그엄마,
아이와 몇번 실랑이 하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드디어 지루했던 영화를 뒤로하고 상영중 나가더군요.
나가는 뒷모습을 보니 그 일행은 총 4명이었어요.

정말 그 엄마에 그 딸이구나.
그 딸도 저렇게 자라서 꼭 저 엄마처럼 행동하겠지.
아직껏 한번도 이렇게 황당한 케이스를 경험해본 적이 없었던지라,
이번 사건이 저에겐 나름 충격이었어요.

세상엔 참 별별 사람이 다있구나. 하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IP : 122.34.xxx.1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구
    '08.3.15 11:30 AM (219.241.xxx.146)

    정말...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니까요...
    한 한심한 정신세계
    민폐 끼치는 사람들 정말 싫습니다....

  • 2.
    '08.3.15 11:48 AM (221.149.xxx.238)

    엄마도 그지경인데 가정교육이 있을까요.

  • 3. 에혀
    '08.3.15 12:01 PM (125.177.xxx.12)

    아직 많죠 저런 사람들..

  • 4. 극장
    '08.3.15 12:25 PM (218.50.xxx.153)

    아 영화보면서 핸드폰 켰다껏다 해서 눈부시게 만드는사람들
    소리나도록 과자를 씹는 사람들 등등등
    제발 영화보러 안오면 좋겠어요..

  • 5. 방구요
    '08.3.15 12:46 PM (220.75.xxx.15)

    소리는 용서하겠으나 냄새는 어쩔껴~~~

  • 6. 어머나..
    '08.3.16 12:32 PM (211.108.xxx.99)

    저도 영화보면서 핸드폰 켰다껐다하는 사람 정말 이해안가요
    본인은 간때우러 극장왔는지 몰라도, 정말 매너 꽝이에요
    얼마나 신경쓰이는지... 껌딱딱 씹으면서 핸드폰만 열었다닫았다하는데
    인상이 드러워서 참았지.. 뒤통수 한대 때려주고 싶더라니까요

  • 7. 어머나...
    '08.3.16 12:33 PM (211.108.xxx.99)

    간때우러---> 시간때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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