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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도 이런 일이 - 입니다

맏딸 조회수 : 3,683
작성일 : 2008-03-14 17:50:52
며칠 잠을 못잤더니 정신이 없습니다.

제가 별로 사교적인 성격이 못되서 어디 이야기하고 속풀이할 수 있는 곳이 82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제 이야기에 여러 분들께서 내일처럼 생각하시며 의견들을 주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모릅니다. 한마디한마디 읽고또읽고 거의 외울지경이 됬네요.

오늘 여동생은 저희집에 왔다갔고 남동생은 전화를 했습니다.

여동생은 화를 내기 시작해서는 결국은 얼싸안고 통곡을 하고 울고는 자기가 20만원씩 엄마통장으로 부치겠다고 언니가 10만원씩만 넣으라 하네요.
그아이가 원래 야무지고 제일 똘똘한 아이였는데 부모님께 상처를 크게 받고는 몇년사이 저리 변했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자식은 자식이더군요.

버릇없고 제앞가림도 못할만큼 위해위해 키워서 결국은 부모재산만 바라보고 그냥 먹고노는 아들 만들어놓은 부모님께서 왜 이제와서 겨우 한달 삼십만원이 아쉽다고 저에게 와서 신세한탄을 했는지

그게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한편으로는 처량맞고 불쌍하고

그래서 제가 남동생한테 마구 퍼부었습니다.
나랑 작은누나가 생활비보태고 앞으로 자잘한 밑반찬이며 과일들, 일년에 옷한벌씩이라도 두분 돌아가실때까지 책임질테니, 땡전한푼 받은거없이, 순전이 우리들이 번 돈 가지고 시집온 출가외인들이 이정도 할테니

부모가 사준 집에 부모가 사준 차 타고다니고 직업도 없이 애들 영어유치원보내고 사는 니가
앞으로 어디 아프거나 병원드나드실 일 있게되면 다 책임지라고.

목돈 박아놓은 곳에서 목돈 나와야지 어디서 나오겠냐고.
각오하고 있으라고.
올케하고 미리 이야기해놓으라고.
니가 말 꺼내기 어려우면, 주말에 같이 나한테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동생 말이 가관입니다.

아프고 병드시면, 지금 살고계신 집 팔아서 병원비 충당하면 될 꺼랍니다.
어차피 자기꺼 될테니, 그거 팔아서 대겠답니다.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남편이 처남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고 합니다.
부끄럽고 기가 막혀서, 정말이지 죽고 싶습니다.

내 부모가 저리 만들어논 동생이기에 더 창피합니다.

여동생에게 전화해서 걔가 그러더라고, 나, 마음 바뀌었다고,
부모님께 신경쓰지 않겠다고, 너도 없던 일로 하자고 했습니다.
동생이, 언니, 우리 사는거 누가 알겠어....마음 진정하고 우리,
딱 일주일만 더 각자 생각해보자. 잠깐만 잊어버리자....합니다.

그냥
엄마한테 역모기지인가 뭔가를 하던가
남동생한테 들어간 돈에 대해 이자를 받던가
(아무리 적게 쳐도 월 30만원이상은 나올테니)
그러라고 할려고 합니다.

저, 나쁜년이라고 독한년이라고 욕하셔도 됩니다.
그냥 그러려고 합니다.

너무 슬프고 우울해서

애들이 먼저 알고는 제눈치보느라 조용하고 남편도 착잡해하고

더이상 이렇게 지낼 수가 없네요.

보통의 삶으로 어서 돌아가고 싶습니다.
IP : 99.246.xxx.1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 생각
    '08.3.14 6:02 PM (222.112.xxx.182)

    잘하셨어요.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지만, 그것도 부모님 업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에게만 잘해주고 아들에게만 쩔쩔매다가 도움 필요하면 딸에게 손 내미시고...그래도 내 부모니까 하면서 그 뒷감당 하다 속에서 치받치는 것 이해해요.

    아들에게 그만큼 해주셨으니 아들에게 받으시든지, 아들 주려고 했던 집 역모기지론으로 해결하시든지 알아서 하게 두시고 한 걸음 비켜서세요.

  • 2. 역모기지로
    '08.3.14 6:04 PM (121.53.xxx.81)

    생각하실 정도면 집을 처분하시고 현금을 은행에 두시는게 어떠실지..
    아직도 몇십년은 더 경제활동 없이 사셔야 할텐데 막막하시겠네요.
    힘내세요..

  • 3. ...
    '08.3.14 6:42 PM (122.32.xxx.79)

    저도 글 읽었고..
    참으로..
    남동생분의 영어 유치원에서 저는 확 깼네요..(영유가 다는 아니지만..그래도 영유 보낼려면 어느정도의 돈이 뭉터기로 들어가는걸 알기 때문에 그럽니다...)
    정말 욕 밖에 안나오는 남동생 맞네요...
    참으로...
    방법도 없고...
    속상해서 어쩌신대요..
    진짜...
    생각 같아서는 남동생 내외 같이 불러 단단히 욕 한바가지 해 주시고..(저는 지금 두 남동생 내외 욕 먹어도 싸다 싶은데요...)
    그냥 끊어 버리세요...

  • 4. 세상에나
    '08.3.14 7:02 PM (116.122.xxx.108)

    전 부모님이 재산한푼 없이 어려우신줄 알았네요.
    똑똑하고 바늘로 찔러도 상관없을것 같다던 여동생이 한푼도 안 보탠다해서 왕 싸가지다 했더니 정말 그럴만 하군요.
    부모님이 좀 지나치십니다..........역모기지론 해서 쓰시라 하세요.
    맞벌이도 아닌 외벌이 딸에게 삼십만원을 달라시니 정말 대책 없으신 분들이네요. 사위보기 창피하지도 않으신지...만약 한푼이라도 숨긴 재산 있으시면 딸들에겐 또 국물도 없으시겠지요.....짜증나요

  • 5. ...
    '08.3.14 7:05 PM (58.224.xxx.189)

    나 참, 이런 사정이 있을 줄이야...
    그럼 잘 하신겁니다.
    아들 밑으로 다 남기고 어떻게 외벌이 딸에게 생활비 달라는 말이 나오는지...
    아들 생활 어려워질까 그러나...여전히 부모님은 이기적이군요.
    할말이 없습니다.

  • 6. ...
    '08.3.14 7:12 PM (220.120.xxx.217)

    전 원글님 글보고 우리 외할머니랑 엄마 관계가 생각나서 울컥 답글달았던 사람인데요..
    진짜로 이런 사정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죄송하지만 원글님 부모님 참.. 아들에게 끝까지 매여사시네요.
    그렇게도 아들이 맹목적으로 좋은가봅니다. 옛날 부모들은..

    부모님 참 뻔뻔스러우시고도, 또 불쌍하시고요..
    원글님 여동생이 부모님 본체만체 하게도 생겼습니다..

    잘 결정하셨습니다.
    결혼하면 내 가정이 우선이예요.

  • 7. ...
    '08.3.14 7:14 PM (218.209.xxx.86)

    부모님이 아들 잘못키우셨네요.

    부모님이 소송하셔서 차랑 집 받아내셔도 될듯 합니다만..
    원글님 부모님 그러지 않으실것 같습니다. 아들에겐 가만히 계시면서
    왜 딸들에게 부담을 지우시는지 전 이해가 안가고 사위들도
    도와주고 싶어도 처남미워 하고싶지 않은 기분 들것 같습니다.

  • 8. ......
    '08.3.14 7:57 PM (58.234.xxx.170)

    부모님께서 뿌리신대로 거두시는 거지요.
    하지만 딸들에게는 뿌린것도 없이 거두시기만 하시려니 그게 문제네요.--;;;
    부모님께 알아서 하시라고 해야할 듯 합니다. 남동생이 저렇게 나오는데 원글님과 여동생분이 뭘 어쩌겠어요?

  • 9. --
    '08.3.14 8:19 PM (222.234.xxx.69)

    --
    뿌린대로 거두는 거라고 부모님에게 말하세요.
    안 그러면 뭐가 잘못된 건지 모릅니다.
    남동생이 이러이러하더라,
    우리는 받은 거 없이 그러지 못하겠다,하세요.
    동생이 집 팔아 어쩌구했으니까 그 집 역모기지론해서 받아서 살라고 하세요.
    그 집 남겨봤자 남동생 줄 거 아니냐고 하세요.
    어차피 그럴테니 그 거 가지고 알아서 살라고요.
    그리고 집 팔아 동생네 주고 용돈 받아 생활하려면 생각 잘 하라고 하세요.
    아마 다 떼먹고 누나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할 놈입니다.

    저도 부모랑 그렇게해서 손 뗐습니다.
    이젠 살만합니다.
    나 없어도 알아서 잘 살더군요.
    괜히 전전긍긍하는게 바로 '봉'이 되는 이유입니다.

  • 10. 역모기지론
    '08.3.14 8:54 PM (211.117.xxx.123)

    두분다 65세이상이셔야 할걸요. 제 기억으로는...
    잘 알아보시구요,
    남동생 생각이 저렇다면 아예 그쪽엔 기대도 하지않으셔야겠네요.
    부모님께도 마음아프시더라도 아들의 생각을 알려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 11. 아들하나
    '08.3.14 9:33 PM (121.169.xxx.32)

    딸들 여럿있고 아들 하나 있는집 ..금이야 옥이야
    싸안고 키운집들의 아들이 제대로 된집이 없더군요.
    울동네도 딸넷에
    아둘하나가 집안 다 말아 먹은집 있어요.
    양친 돌아가실때까지 하나도 안변하더군요.
    죽을때까지 그래요.
    누굴 원망하겠어요.
    두분 돌아가실때까지 그나마 있는 집 간수 잘하고
    역모기지하셔서 두딸들도 편하게 사세요.
    불효 아닙니다.

  • 12. 에효...
    '08.3.14 11:26 PM (211.108.xxx.49)

    원글님하고 원글님 여동생분 속이 말이 아니겠어요...
    저희집에도 비슷한 철없는 인간 하나 있어서 그 속이 어떤지 잘 압니다.
    우리 엄마나 원글님 부모님이나 참 딸들한테 염치없는 분들이세요.
    너무 마음다치지 마시구요, 일단 원글님이 사세요... ㅠ.ㅠ
    그 말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 13. 에구
    '08.3.15 12:18 AM (121.124.xxx.87)

    토닥토닥입니다. 남동생이 영 아니네요. 어쩌면 좋습니까. 누나들이 부모님 길거리에 나앉게 하지 않으시려면 신경 좀 쓰셔야 하겠습니다. 지금 가지고 계신 남은 재산 부모님이 잘 지키도록 하시고 동생이 한 말도 어머님에게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말씀드리는 것이 어떨까요. 회피한다고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부모님 길거리에 나앉으면 정말 한푼도 없게되시면 그땐 어떻게 외면하시겠습니까..여동생분이랑 잘 이야기 하셔서 앞으로의 해결방법을 찾으세요.

  • 14. ..
    '08.3.15 9:42 AM (221.150.xxx.142)

    모른척 하세요
    죽을때까지 그 관계 그마음 변하지 않아요
    저도 당사자입니다 영원히 딸들은 악세사리 그이상도 이하도 아닌
    저는 제가 먼저 마음을 버렸어요
    당분간 심적으로 물리적으로 멀리서 지켜보세요
    처음엔 힘들겠지만 아마 어떤식으로든 굴러갈겁니다

  • 15. 둘리맘
    '08.3.15 1:27 PM (59.7.xxx.55)

    부모님께 말씀 드려서 님이랑 동생이랑 어머님 책임 질테니 부모님재산 남동생에게 절대 주지 말라고 하세요. 말로만으로는 안되니 집을 님과 여동생 앞으로 하시던지 유언장을 미리 작성하시던지....
    자기가 안모시면서 부모님 집이 자기 거라고하는 남동생 참 싸가지가 바가지군요.

    만약 부모님이 아들에게 미련을 못 버리신다면 님과 여동생 과감히 십원한장 주지 마시고 모른척 하세요

  • 16. ...
    '08.3.15 3:07 PM (58.73.xxx.95)

    저번글도 읽고, 댓글도 달았던 사람인데요
    저번글 읽으면서도 ...
    어느정도 아들,딸 차별이 심했나보구나 하는 느낌이 왔었는데,
    오늘 글 읽구나니 정말...원글님 부모님이나 남동생 다들 정이 뚝 떨어지네요

    직업도 없이 아이 영어유치원 보낼돈은 있으면서
    그나마 대접도 못받고 자란 누나들이 어느정도 보태겠다고 나서는데도
    저따위 태도로 나오는 남동생이나....
    오냐오냐 떠받들고 키워서 저따위로 아들 키워놓고도
    나이드니 딸들한테 손벌리는 님 부모님이나 정말....제가 다 화가 나네요
    님 여동생도 왜 그렇게 맘 닫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구요

    저같으면....못땠지만 제가 저 상황이면요
    그렇게 오냐오냐 키운 아들한테 생활비 받아쓰세요!!
    그러면서 정말 모른척 해버릴거 같아요
    부모님 넘 원망스러워서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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