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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서 참 치사해지네요.
사실 저는 돈에 대해서는 좀 냉정해지는 편이에요.
워낙 가난한 집에서 나고 자랐고 위로는 오빠들만 있고.
학창시절에도 정말 군것질도 잘 못해보고 ..
워낙 없는 집에서 태어나 자랐더니 자립심도 좀 많이 강한 편이고,
저 사회생활 하면서 부모님이나 형제들한테 손 벌려 본 적이 없어요.
아! 한번 있네요. 전세집 구하면서 전세금이 모자라 200만원 오빠한테
빌려서 바로 한 두달 후에 월급으로 다 갚았지요.
그거 외엔 십원 한푼 손 벌려 본 적이 없어요.
정말 사회생활 하면서 얼마 안돼는 월급 꼬박꼬박 열심히 모았고
그렇게 열심히 모아도 워낙 작은 월급이어서 고만고만 했지만요.
그리 모은 돈으로 결혼자금도 다 하고 제 스스로 결혼식 준비며
필요한 모든 걸 다 했어요.
부모님한테 십원한장 받은 거 없고요. 당연하게 생각해요 저는.
지금도 뭐 하나를 사려고 해도 여러번 생각하다 그래도 필요하면 사고
아니면 과감히 포기하고 알뜰살뜰 열심히 모으면서 살아요.
여전히 그래봐야 얼마 안돼지만요. ^^;
근데 제가 모은 돈으로 결혼이며 이것저것 다 했어도 형편상 상황이 그래서
신혼살림은 전혀 못했고 지금도 그런 상태에서 살고 있지요.
제가 결혼할 당시 제가 모았던 돈 중 얼마 안돼는 (천오백) 금액은
제 비자금으로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결혼하기 전에 순수하게 모은 돈이니
솔직히 제 돈이고 살면서 친정일이던 무슨 일이던 써야 할 일이 생기면
써야겠다고 생각하고요.
헌데 참 아끼면서 사는 습관- 또는 돈에 대한 냉정함 때문인지 제 스스로도
기분 그럴때가 있네요.
밑에 글 올렸을때 상황 설명 했듯이..
위로 오빠들만 있는데 항상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주고 항상 금전적으로
부모님께도 도움주고 하는 오빠가 있어요. 힘들게 살았고 알뜰해서 남자지만
열심히 모으고 차곡차곡 모아서 아파트 전세 살다가 이번에 아파트를 사요.
형제이고 오빠지만 전 그 오빠를 참 좋아요. 알뜰해서 올케언니나 아이들에게 잘 하고
열심히 모은 돈으로 서른 다섯에 자기 돈으로 아파트 샀으니..
헌데 아파트잔금 날이 다음주인데 그 잔금 치를 돈은 가지고 있던 펀드 정리한
금액과 이것저것 합한 금액으로 계산을 해놨었나봐요.
은행에 확인했을때도 차질없이 돈이 들어온다고 했었는데 그 펀드에 해외펀드가
몇개 속해있어서 돈이 들어오는 날짜가 차질이 생긴거죠.ㅎㅎ
아파트 잔금날 돈이 모자라게 생기는 바람에 급하게 저에게 전화를 했더라구요.
일주일쓰고 갚을 수 있으니까 (펀드해지금액 들어오는 일주일 기간) 혹시 빌려줄 수
있냐고요..
사람 참.. 형제인데. 아파트 잔금 펀드해약 금액에 차질이 생겨 저에게 전화한건데
순간 냉랭해 진거에요. 제가... 물론 저도 펀드에 넣어놓은 상태라 바로 확 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펀드담보대출도 알아볼 수 있잖아요.
근데 제 스스로 말투도 막 냉랭해지려 하고.. 내가 돈이 어딨어. 나도 펀드에 조금 넣어놓은게
전부인데 바로 뺄 수도 없는데... 이렇게 얘기하고 있었어요.
오빠가..펀드담보대출이라도 좀 해주면 안돼겠냐고. 딱 일주일쓸거라 일주일후에 펀드 해약금
들어오면 갚을 수 있으니까 그 날짜까지만 계산해서 펀드담보대출 좀 알아봐주면 안됄까?
부탁하는데... 냉랭하게 될 수도 있고 안됄수도 있으니까 알아볼께..이랬어요.
그리고서도 그냥 기분이 냉랭햇어요. 모르겠어요. 제가 제 스스로 참 힘들게 사회생활 하면서
돈이란걸 벌고 참 힘들게 모으며서 살아가다 보니까 마음자체도 참 삭막해지고
그냥 알아볼 수도 있는 건데 반감부터 들고... 알아본다고 해놓고도
아..이거 어쩌지..란 생각부터 하고..
그러다 알아봤더니 가능하겠더라고요. 일주일이니 대출이자도 이만원 돈이고 중도상환 수수료
이런건 없다고 했고..
그러고서도 바로 연락을 못해줬어요. 괜히 ... 대출이란거 처음인데, 이것도 사실 남편은 모르는
순수한 제 비자금 (결혼전에 제가 모았던 돈)인데 꼭 내가 아니면 안됄까 싶고...
펀드담보 대출이라고는 해도 대출인데 뭔 불이익 있는 거 아닐까 싶고.
대출은 처음인데 이거 했다고 신용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닐까 하고..
막 이래저래 심난하더라구요.
그러다가.. 그래도 형제인데. 항상 시골 부모님 힘든거 이 오빠가 힘들어도 금전적으로 많이
돕고 많이 신경쓰는거 항상 나도 고맙게 생각하는데 막상 오빠가 당장 급해서 도움 요청하는걸
내가 이렇게 형제가 되어가지고 고민하고 있어야 하나.. 참 스스로 실망도 들더라고요.
이 오빠 다른 형제들에게 꼬박꼬박 열심히 모은돈 빌려주고 잘 받지도 못하면서도
티 안내고 여전히 형제들에게 잘하고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가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힘든 소리 하고 실망하는 것보다 내가 도울 수 있음 도와야지..싶은 생각이
또 들었어요.
그래서 알아봤더니 가능할 거 같다. 작은 금액이라 많이는 안돼도 얼마정도 가능할 거 같다고
전화했더니 그나마 다행이란 표정이 느껴지는 말투와 괜히 미안해하고 어색해하는 말투의
오빠를 대하니 참 그냥 제가 미안해졌어요.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기쁘기도 하네요.
사람 참 돈 앞에서 이렇게 냉정해 지기도 해요. 얼마 안돼는 거 가지고 ...
1. 원래
'08.3.12 5:41 PM (222.112.xxx.182)형편이 힘들면 그래요.
저는 어지간한 자리에서는 제가 밥 사고, 후배들 만나면 굶겨보내는 일 없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형편이 힘들어지니 남에게 몇천원짜리 밥을 못 사겠더라구요. 몇백원 받을 돈, 예전 같으면 당연히 그냥 넘어갔을 것을 계산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니 씁쓸해지고...
저도 혼자 자립해서 경제적으로 힘들게 몇 년 보내봐서 그 심정 절절히 이해합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2. 원글
'08.3.12 5:46 PM (218.147.xxx.2)원래님 정말 사람이 그렇더라고요. 저도 예전엔 아무런 날이 아니어도 친구들에게
꽃 선물도 하고 작은거 선물하는 행복함을 가지고 살았는데 언젠가부터 그런거 일절 끊고
현실에 헉헉대며 살다보니 마음도 삭막해지고..
상황이 가능해서 도울 수 있음 형제니까 도와주는게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오빠
한테는 ... 헌데 괜시리 냉랭해지고 괜히 ...
그냥 부끄러웠어요. 형제라면서 ..
예전에.. 그런때가 있었어요. 이 오빠가 하고있는 가게에 필요한 돈이 오백인가
당장 필요했을때 그때 제가 회사에 있었는데 제 핸폰이 배터리가 나가서 끊어져
있었거든요. 평소때는 저희 사무실로 전화도 잘 하더니 워낙 급하니까 제 핸드폰으로만
전화해보고 안받으니 회사로 전화해 볼 생각은 못하고 다른 사람들 친구들에게
여기저기 전화햇으나 당장 오백이란 거 쉽게 빌려줄 사람 있겠나요.
다른 형제도 없다고만 했다하고...그나마 그때도 제가 결혼 전이었으니 정말
필요했음 제가 해줄수도 있었는데 저는 연락을 못받았구요.
그러다 정 안돼어서 사채로 빌려쓰고 며칠 빌려쓴거 이자로 오십만원에 원금 다
갚았다는 소리 뒤늦게 듣고는
그때 저 막 울었거든요. 형제인데... 형제가 몇인데 오백 융통이 안돼어서
결국 사채쓰고 사채이자로 갚았다는 소리 듣는데 제가 괜히 너무 미안하고 슬프더라고요.
그때 그런적이 있었는데 오늘도 잠깐 냉랭해진 절 보면서 슬펐어요.3. 에고~~
'08.3.12 5:50 PM (59.10.xxx.4)우리 모두가 인간인지라..
씁쓸하죠.. 서로 여유가 있음 좋은데.. 허나..
결론적으로 잘하셨어요..4. 참...
'08.3.12 6:04 PM (58.232.xxx.116)돈이란게 그렇게 되더라구요.
저 학교 다닐때 금전적으로 도움 많이 받은 언니가 이혼으로 사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인터넷으로 가끔 물건살때 제 카드로 한번씩 결제하곤 했는데..
이번에 제가 이사를 하면서 있는돈 없는돈 다 모으고, 대출까지 받게 됐어요.
그런 상황에서 오늘도 언니가 결제하나만 부탁하는데...망설여지더라구요.
그전에는 그럭저럭 여윳돈이 있어서 제가 대신 갚을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비자금이 10원도 없는 상황인지라 언니가 펑크를 내면 그대로 카드연체가 되는거죠..
사정을 이야기하고 결제를 해주긴 했는데, 어쩔수 없는 상황인데 괜히 미안해지더군요.
원글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빌려달라는 소리를 들으면 대뜸 '나도 돈 없는데'...이 말부터 하게돼요.
'그래 얼마 빌려줄까? 하고 바로 말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한번 망설이고 빌려주시긴 했지만 그래도 빌려줬으니 오빠가 많이 고마워하실거에요..^^5. ^^
'08.3.12 6:13 PM (58.226.xxx.250)원글님.. 잘하셨어요.
그래도 한다리 건너가 아니라.. 어쩌면 여동생이어서.. 해줬지 싶습니다.
전 얼마전에 집을 사면서
절대로 형제간에 그런 소리 하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20년 이상 부어온.. 회사 복리 이자의 적금을 도저히 깰 수가 없었어요.
지금 깨면 원금만 받게 되고
퇴직후에 받으면.. 복리 이자를 받을수 있거든요.
대출도 날짜가 애매하고.. 동생한테 전화를 너무나 어렵게 했어요.
남동생은 대학때부터 누나 신세를 졌다면 많이 졌는데... 자세한 내용은 짐작으로... ㅜ.ㅜ
친구들이 그러지 말고 니 앞가림이나 하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그냥 동생이 공부도 잘하고 조금만 보태주면 앞날이 보여서 많이 도와줬어요.
결혼하고도 그 동생과는 올케와도 사이가 좋았는데
제가 짧면 일주일 길어도 한달만 빌려 달랬더니
두말도 안하고 올케가 딱 거절하더만요.
눈물이 나도 모르게 쑥.. 나오데요.
저녁에 남동생한테 전화가 와서.. 신용대출받으면 깔끔하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살면서 한번은 동생이 도와줄거란 나만의 믿음이 있었나봐요.
신용대출 받기도 자존심 상해서.. 남편한데..
그 복리 적금을 깨는데.. 한 두달은 동생하고 상종하기 싫더라구요.
지금은 시간이 조금 흘러서 제가 밥도 사고 전화 통화도 하는데
예전의 그 마음은 솔직히 아니지 싶어요.
그냥 동생과 저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생긴듯해요.
원글님.. 잘하셨어요.
원래 형제간은 돈거래 안하는거라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속는셈치고 믿어줘야 하지 싶어요.6. 원글
'08.3.12 6:41 PM (218.147.xxx.2)제가 사는게 넉넉한게 아니니 마음도 참 닫혀있는게 사실이긴 한 거 같아요.
그러다 돈 문제로 전활 받으니 좀 당황되기도 하고.. 그래서 좀 냉랭했다가
예전의 기억 - 도움도 못되어주고 형제가 있지만 마음으로라도 참 힘들게 했던 경우가
생각나 한편으로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없는돈 끌어모다 줘야 할 상황 아니고 어차피 펀드로 들어가 있는 돈 담보대출로
일주일정도 빌려주는 건데...
그런저런 거 다 떠나서.. 혹여 언젠가 내가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급한 돈이 필요해서
자존심으론 허락하지 않겠으나 사람이 살다보면 정말 급하니 어쩔 수 없이
형제한테 어렵게 말이라도 꺼냈을때... 단번에 거절을 받으면 마음이 어떨까..
그래도 형제인데 그래도 여기저기 알아보겠다는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주지 못하고
단번에 내가 돈이 어디있냐고 매섭게 하면 그럼 내 마음은 어떨까..생각하니
정말 미안하더라구요. 돈이 있건 없건 같이 고민도 해보고 같이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써주면 그 마음이라도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게...
그래서 일단 전화로 알아보니 가능할 거 같아서 오빠에게 돈이 얼마 안돼서 이것밖엔
못할거 같다고 가능하다 하니 잔금 치르기전에 은행 가서 해주겠다고 전화를 한거거든요.
그 얘기 하는데 오빠가 듣고는 그거라도 정말 고맙다고 안도하는 말투와
동생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쑥쓰러워 하는 표정이 담겨 오는데 참.. 그 순간
그래.. 이런게 형제잖아. 돈을 빌려주고 안빌려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형제가
지금 당장 도움의 손길을 건넬때 같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마음...그게 형제잖아.
하는 생각이 깊히 들고 정말 마음도 좋았어요.
월요일에 은행가서 대출받으려고요.7. ...
'08.3.12 6:58 PM (211.201.xxx.104)잘하셨네요~
우리 신랑은 회사 후배를 천만원 빌려줬는데 기분이 별로네요~
나는 우리 언니 대출도 안해줬는데...
그냥 기분이 안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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