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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론'까지는 필요도 없고....

노무현 조회수 : 1,576
작성일 : 2008-03-11 13:00:10

이 글은 2007년 6월7일

노무현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편지입니다.

작금의 돌발영상 사태를 비롯
이메가의 머슴공무원 헛소리와 비교해보세요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크네요...



참여정부 임기 5년차에 접어듭니다. 돌아보면 지난 4년간 편안한 날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힘든 날들이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공무원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마음 깊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정부의 중심은 공무원입니다. 대통령도 여러 차례 바뀌고 수많은 정치·경제적 고비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은 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우리 공무원의 역량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로 외부 환경이 그 어느 해보다 어수선할 것입니다.
그럴수록 정부는 국정의 중심을 잡고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임기 말이라도 옳은 정책이고 해야 할 일이라면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자실 개혁 문제도 그런 맥락에서 추진하는 것입니다.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관행을 원칙에 맞게 바로잡아 다음 정부에 제대로 넘겨주려는 것입니다. <중략>


현재의 부처별 출입처 제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부처 기자실에 상주하면서 부처의 브리핑 내용, 이른바 ‘관계자’의 비공식 견해,
기자실 내부에서 오가는 정보 등을 가지고 기사를 쓰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식의 취재 관행은 언론사와 기자들 간의 경쟁을 가로막고 비슷비슷한 기사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됩니다.
하루 종일 기자실 공간에서 함께 지내다보면 어떤 사안에 대한 시각마저 부지불식간에 비슷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국민들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가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언론계에서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부처별 출입처 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언론학자나 언론 단체는 물론 기자들 스스로 그 폐해를 지적해 온
문제입니다.
몇몇 언론사는 자체적으로 출입처 제도를 없애려고 했지만 다른 언론사들이 동참하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누구나 그 폐해를 알면서도 뿌리 깊은 관행이어서 없애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일이 아니라 언론 스스로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부로서는 환경을 바꾸는 일밖에 할 수 없지만 그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면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결단한 일입니다

이 사안은 언론에 대한 호불호나 한 두 건의 문제 사례 때문에 추진하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근본적인 결단이 필요해 시작한 일입니다.

권력은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과 정부가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세상이 아닙니다.
시장의 힘이 커지고 있고, 그 시장은 여론의 영향을 받습니다.

더구나 본격적인 지식정보화 시대입니다.
정보의 양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정보의 속도는 빛의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습니다.

관건은 정보의 질입니다.
그 사회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품질에 따라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이 판가름 나는 시대입니다.

한 사회의 여론과 정보의 수준을 좌우하는 것은 언론입니다.

이제 사회는 언론이 가는 쪽으로 갑니다. 언론의 수준만큼 갑니다.
지금은 언론이 정치권력의 압력이 무서워 할 말을 못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언론자유 못지않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과제는 언론의 수준과 기사의 품질입니다.

언론의 품질이 높아져야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집니다

다 좋은데 왜 하필 임기를 1년도 안 남긴 시점에서 추진하느냐고 묻습니다.
대통령도 힘이 듭니다. 언론의 반대를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기분에 따라 하는 일 같으면 임기도 얼마 안 남은 지금 이 일을 누가 하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부도 정책품질과 정책홍보의 수준을 더 높여야 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정부와 공무원 여러분이 노력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더 수준 높은 정책을 만들고, 더 설득력 있게 정책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식 브리핑의 수준을 높이고, 새로 도입할 온라인 브리핑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역량을
쏟아야 합니다. 참여정부 들어 크게 나아졌지만 정보공개도 더욱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별 출입처 관행이 유지될 때보다 더욱 정확하고, 풍부하고, 깊이 있고,
책임 있는 정보가 흐르도록 해야 합니다.

업무도 늘고 새로운 일도 생기겠지만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을 또박또박 챙겨나가면 국민과 언론도 이러한 변화를 이해해 줄 것입니다.

공무원 여러분 자신의 일입니다

대통령은 임기가 있지만 정책은 임기가 없습니다.
공무원 여러분도 임기가 없습니다.

옳은 정책, 꼭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의 일이 아니라 공무원 여러분 자신의 일로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흔들리지 말고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일해 주십시오.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날까지 공무원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6월7일

대통령 노무현


IP : 121.187.xxx.3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늘도
    '08.3.11 1:06 PM (59.86.xxx.215)

    그분이 그리워집니다

  • 2. 엠비는
    '08.3.11 1:34 PM (121.162.xxx.230)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는 불쌍한 공무원만 괜히 쥐잡듯이 잡아대며
    일반 시민들에게 점수 따실 생각은 그만 두시고..
    그렇게 머슴을 하고 프시면 내놓겠다 공약했던 본인 재산이나
    빨리 처분해주심이 좋을듯.. 머슴노릇을 그렇게도 하고프시다면..
    그리고 보통 부동산을 다섯채씩 갖고 있는 내각을 거느리신 분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인 노릇을 할 수 있단 거죠?
    요샌 돈 많은 갑부들이나 머슴이 될 수 있나 보죠...

  • 3. 저도요
    '08.3.11 1:34 PM (203.248.xxx.81)

    그분이 그립습니다.

    참 또박또박 논리 정연하고 설득력있는 글이네요.

  • 4. 구구절절
    '08.3.11 1:41 PM (220.124.xxx.113)

    옳은 말씀입니다.

  • 5. ...
    '08.3.11 1:51 PM (219.248.xxx.251)

    아무리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
    윗물이 속속들이 다 썪어서,
    문제없는 각료가 한 명도 없다시피한데
    그건 눈 감아 달라고 하면서
    불쌍한 말단 공무원들만 개 취급하면서 잡으면
    과연 공직사회가 잘 돌아갈까요?

    국민들은 이렇게 나라걱정하게 만들어놓고
    고향에서 유유자적 지내시는 그분이
    오늘은 원망스럽기까지 하네요.

  • 6. 저도
    '08.3.11 2:23 PM (124.50.xxx.177)

    동감합니다.

    어제 TV보면서 내내 아래 자막에 나오는 뉴스의 예고를 보면서..

    머슴 운운하는 것을 보니..짜증나더라구요.

  • 7. 글쎄요
    '08.3.11 2:53 PM (121.162.xxx.230)

    윗님 말씀 같은 공직사회 문제는 엄밀히 말해
    공직사회가 아니라 모든 사회의 일반 문제라 보이는데요
    사기업체 삼성이 대국민에 대고 하는 짓을 보세요..
    그들이 전환사채로, 삼성 자동차로, 태안사태로 마구 날린 돈에 대해 책임지고 있던가요?

    공직사회에 대대적인 칼날을 들이대는 걸 반대하는게 아니라,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그 칼을 쥐어줘야 한다는 거지요.
    금지된 농지 사들여서 가건물 짓고 불법 부동산 이득만 수십억씩 취한 작자들과
    아들이건 딸이건 다 전쟁나면 이 땅에서 도피시키려고 병역 안지우고
    미시민권에 안주시켜온 사람들이
    무슨 감히 공직사회 기강이.. 운운하고 있습니까?
    여의도는 사람살데가 못되어서 일산 잠실등에 땅 집 사놓은 거라고 투기의 변을 늘어놓는
    내각주제에 ?

    지나는 개가 다 웃겠네요.

  • 8. ...
    '08.3.11 2:53 PM (219.248.xxx.251)

    명절에 관내 장삿집(특히 술집)들 돈봉투들고 얼굴도장 다찍고..........
    ..............................................................................................

    삼성에서 때때마다 떡값 챙긴 높은 자리의 그들이 해온 일도
    결국 님이 위에 말씀하신 저런 일 아닌가요?
    칼자루를 아무나 쥐고 흔들 수 있는 건 아니죠.
    지들부터 정당성이 없는데 누가 마음으로 승복하겠냐고요.

  • 9. 원글이
    '08.3.11 3:33 PM (121.187.xxx.36)

    이번 내각을 구성할 때....
    장관후보들을 일부로라도 그렇게 올려 놓고, 검증하여 드러난 사실을 국민이 알 게 되었을 즈음,
    마치 그런 줄을 몰랐다는 듯이 백배사죄하며 추상같이 전면교체를 단행하였다면...
    자신의 비리나 부정에도 불구하고, 2 MB의 인기는 100% 대까지 치솟았을 것입니다.

    원체 착하고 인정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단합은 재론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런 것이 정치라는 것인데...그 분은 그 것을 모르는군요....^^

    제 손으로 제 목을 조르기!!

    참 보기 드믄 '묘기 대행진' 입니다.
    용량의 한계가 그렇게 무서운 것이네요.

  • 10. 바보들이죠.
    '08.3.11 4:23 PM (58.236.xxx.102)

    아는 공무원중에 이명박찍으신분들이 대선 끝나고 하나둘 커밍아웃하시길래 농담삼아 신랑보고 '난 이제 저사람들과 인사하고 지내고싶지않다'했었습니다.
    머슴론 말씀하시길래 어제 물어봤죠.
    요즘 그분들 뭐라하시더냐고.
    너무 한다네요.
    그럴줄 몰랐나 원. 귀막고 눈감고 투표했나?
    최소한 알려진것만 가지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지.
    정말 그 한심한 몇분때문에들 70%가 이게 뭔고생이랍니까.

  • 11. 이러면
    '08.3.11 4:27 PM (116.126.xxx.26)

    안되는데,,,, 요즘 남녀 두 대변인의 말들 정말 들어주기 싫고 보기 싫고 그러네요.
    자기네 유리한 쪽으로 골라골라 말도 어찌 그리 잘 갖다 둘러대는지.

  • 12. 원글이
    '08.3.11 5:43 PM (121.187.xxx.36)

    '예지 대변' 동워니
    '밥맛 대변' 경워니
    '원조 대변' 여오기....일인당 의석 10 개씩 말아먹는 중입니다.

    봄철되어 입맛이 없는 데다가, 아침녁에 우연히 마주치면...우~욱~!!!
    하루 종일 속이 니글거리는 군요.

  • 13. 점 네개님
    '08.3.11 5:55 PM (121.131.xxx.127)

    동감입니다.

    정작 크게 썩은 물은
    발목 잡기 운운하며
    더 책임 큰 자리에 돌리고

    말단만 잡으며 머슴 노릇을 하라 하는군요

  • 14. jk
    '08.3.11 7:42 PM (58.79.xxx.67)

    공직사회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건 너무나 당연하구요.
    누구라도 자기 평생 직장이 날라가는데 책임지려고 하는 인간이 미친놈이지요
    삼성 보세요? 멀쩡한 배 들이박아서 기름 유출시켜놓고도 "우린 책임없소~~"라고 대놓고 말합니다.

    실제로 책임을 완벽하게 물을수 있는 경우가 사실 드뭅니다. 사회생활이라는게 명백하게 책임소재가 보여지는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물론 부패한 공무원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런경우는 처벌을 해야겠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일종의 정해진 업무지침이 있고 게다가 비리를 저질렀다가 고발되면 자신의 평생 직장이 날라가기 때문에 이전처럼 비리를 저지르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몇번 해먹고 혹시나 짤리지 않을까 안절부절 하는것보다는
    그냥 안받아먹고 이 자리를 평생 유지하자! 라는게 대부분의 일반 공무원들의 마인드입니다.

    그리고 명절에 돈봉투들고 얼굴도장 찍는것은.. 글쎄요..
    명절에 선물을 빙자한 뇌물을 해주는것은 사실 우리사회의 나쁜 관행이지요..(떡값만 해도 그렇고)
    공무원들만 그러는것도 아니고 일반 회사들에서도 심하고.. 마치 우리 사회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공무원들만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건 곤란하겠죠.

  • 15. 그러게요..
    '08.3.11 10:44 PM (122.38.xxx.82)

    적어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작은 푼돈 하나에 자존심 파는거 싫어하지 않나요.
    명절되면 의례히 받아챙긴다고 하셨는데 그런거 받기 싫어서 도망다니는 공무원들도
    많다는거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나름 자부심이 있어야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사명감을 갖고 일할텐데
    자꾸 공무원인 것만으로 죄인인 듯한 분위기로 몰아가지니 힘팔릴때도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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