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길잃은 할머님과 정말 어이없는 그 분의 따님...

조은일하고 씁쓸.. 조회수 : 2,389
작성일 : 2008-03-10 22:34:09
  일이 있어 늦게 일을 보고 점심시간 전에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헐레벌떡 뛰어 가고 있었습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어 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데..
머리는 하얗고 한손엔 지팡이도 간신히 쥐고 계시는 할머님이 제가 종이 쪽지하나 들이미시며 딸네집에 가는데 길을 잃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쪽지에는 처음 보는 집주소와 핸드폰번호 만 적혀 있더군요.
저도 모르는 길이라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서 사정 얘기를 했습니다.
얘기 끝에 전 정말 빨리 사무실로 들어가 봐야 된다는 얘기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전화기에서 정말 어이없는 얘기가 들려 오더군요..
" 아..네... ***백화점 앞에 정류장에서 몇번몇번버스 오거든요. 코너만 돌면 바로 내려서 골목 어쩌고 저쩌고..."
기가 막히더라고요.
제가 " 지금 제가 거기까지 모셔다 드리지도 못하고요. 사무실로 들어가야되거든요.여기로 모시러 오시면 안되나요??"
"아...그러니까 몇번버스만 타고 거기서 내리면 저희 엄마 길 아세요.."

할머님을 바꿔 드렸더니 귀가 어두워 전화 통화를 못한다하신다 그러고..
전화기 넘어로는 어이없이 제게 길 설명만 열심히 하고 계시고...

어떻게 해서 그 정류장까지 할머님을 모셔다 드리고 힘드시다 해서 택시를 타고 가셨습니다.
5분 거리도 안되는 거리 힘드셔서 세번은 쉬었다가시고...
귀도 어두우신 어머니를 며느리도 아니고 딸이 그렇게 한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할머님 택시 타고 가시고 전 다시 그 분한테 전화 드렸습니다.
그래도 가셨다는 얘기는 해야할꺼 같아서요.
여차저차 설명하니 그분 하시는 말씀이...
"설명 잘 하셨죠?? 거기서 내려서...어쩌고 저쩌고.."
짜증이 확 밀려오는걸 참고 "네.." 했더니 고맙다는 말 쌩하니 하시고 똑 끊어 버리더군요.

지팡이 집고 다니시는 저희 어머님 생각이 나서 일단 모셔다 드렸지만...
나름 좋은 일하고 정말 씁쓸하고 기분이 이상하네요..
그 할머님...
잘 들어가셨을까요???
IP : 125.133.xxx.11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8.3.10 10:41 PM (124.5.xxx.246)

    그래도 잘하셨어요.
    내맘은 그래도 편하잖아요.ㅠ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딸이? ......

  • 2. 장난아니다
    '08.3.10 10:42 PM (121.189.xxx.82)

    딸 너무한데요;;;

  • 3. 윗글이..
    '08.3.10 10:49 PM (125.133.xxx.111)

    솔직히...그 할머님 집에서 구박받는 뭐 뉴스에 나오는 그런 할머님일까봐 걱정이 되네여...
    군데.. 혹 그 따님 82회원은 아니실지???

  • 4. 저는...
    '08.3.10 11:04 PM (121.140.xxx.109)

    공원에서 운동하다가
    엄마 잃고 우는 애를 데리고 있다가
    우여곡절 끝이 엄마 찾았거든요.

    아이는 '엄마~'하면서 울며 달라드는데
    엄마는 멀뚱멀뚱
    아이 찾아줘서 고맙다는 말은 커녕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구요...내 참...

  • 5. 저는2
    '08.3.10 11:50 PM (121.88.xxx.226)

    전철역 내에서 우는 아이, 부모님 전화번호를 소지하고 다니길래 전화했습니다.
    엄마랑 전철에서 헤어졌는데- 아이가 모르고 혼자 내렸답니다.- 그 엄마 핸드폰 절대 받지 않습니다.
    (아이 잃어버린거 아직도 모르는 상황일까요?)
    회사에서 일하는 아빠랑 통화가 됐는데 의외로? 너무나 담담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랑 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아이를 훈련시키는 건가??
    아빠가 과연 아이를 찾으러왔을까 의문이 생길정도...
    역사무실에 맡기고 부모 전화번호도 남겼으니 기우겠지만요.

  • 6. 그거
    '08.3.11 12:33 AM (211.59.xxx.51)

    참 못된 딸년일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3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3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3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