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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뭘 그리 잘못한걸까요..

난모냐 조회수 : 3,506
작성일 : 2008-03-09 11:43:11
남편이 속초로 출장을갔어요 (집은 경기)
열흘정도 지나고 그제 경기도 다른 현장으로 올라왔다 하더군요
경기도 넓지만 그래도 같은 경기인데 집으로 오지 그랬냐니
톨게이트비며 기름값이며 오히려 낭비라고 현장 끝나면 오겠다더라구요

힘든건 알지만 애들도 아빠 보고 싶어하는데 잠깐오지 말끝을 흐리며 나도 보고싶은데 하곤 전화를 끊고
애들 재울 준비하고 있는데
초인종 누르는 소리에 보니 애들 아빠 더라구요

넘넘 기쁜나머지 주위를 뱅뱅돌며 그간 있었던 일 혼자 떠들고
(남편은 평상시에도 그냥 듣고있지 대꾸같은거 잘 없긴하지만)
티비에 시선 고정하고 눈 한번 안 맞추더군요

막내 몇번 안아주고
피자나 시켜먹자 해서 피자 시켜주니 식탁에도 안 앉고 티비보며 먹더니
그만 자야겠답니다.

피곤하니까 그러라며 이부자리 펴주고

가스요금이 두달 이십만원이 넘게 나오길래
요즘 낮엔 따듯하기도 하고해서 밤에 잘때만 잠시 보일러를 돌리는데
안돌아가는곳에 바늘이 가있길래 제법 뜨끈하게 보일러도 올려두고 저도 막내랑 잠이 들었지요

6시즘부터 젖찾아 보채는 막내때문에 앉아서 젖을 먹이고 있는데
느닷없이 나타나더니
보일러를 왜 이따위로 해두냡니다
추워서 죽는줄 알았는데 나 추운거 싫어하는지 알면서 이래놨냐구요 ;;

춥다면서 꼭 왜 반팔을 입고 자는지 ;;
춥다면서 이불은 왜 얇은걸로 돌돌 말고만 자고 싶어하는건지 ;;

제가 저만 뜨끈히 절절 끓는 방에서 잠들었다면 서럽지나 않지요
잘돌던 보일러를 새벽에 끄기라도 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겁니다.

오랫만에 본지라 새벽을 은근 기대하며
자기전에 샤워하고
새벽에 신랑 자는데가서 얼굴 만지며 살짝 눈떠주길 기대하며 주위를 서성였는데
행여 신랑이 그런 눈치 챘을까 어찌나 챙피하고 화끈거리는지

그래놓고 씻더니 밑반찬 싸둔 봉지만 들고 문 확닫고 가버립니다.
남편 돌아서고나서 눈물이 넘 나데요

애들 셋이랑 남편없이 혼자 있는게 얼마나 외로운데
그래도 힘들다고 할까바 난 힘들어 여느 남편들처럼 퇴근이나 했음 좋겠어 보채보지도 못했는데
애 업고 설겆이 하고 애 업고 밥먹어도
자기 밥 다 먹으면 누워서 티비보는 남편 그래도 힘들까바 암말도 안했건만

피자 먹고 자고 얼굴보여준게 그렇게 힘든일이였을까.. 싶네요
자긴 그렇게 힘들게왔는데 보일러 뜨끈히 안데워준게 그렇게 섭섭할 일인가요...

너무 바보 같이 느껴지네요
IP : 211.207.xxx.13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섭하시겠어요
    '08.3.9 12:16 PM (220.125.xxx.238)

    저 같아도 눈물 나겠어요.
    원글님 애가 셋인가봐요.
    더구나 젖먹이까지 있다면 엄마는 정말 힘들죠.
    님은 남편을 그렇게 기다리고 의지하는데
    TV 에만 시선 고정하고 자다 일어나서 짜증을 내니 이거 원참...

    그런데요,
    부부가 매일 얼굴 보고 살지 않으면 좀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요.
    월굴 맨날 보고 산다고 해도 일이 생기면 생기는거지만
    어쨌든지 얼굴 보고 살면서 그 자체만으로도 해결되는게 있기는 하거든요.

    뭔 일인지 몰라도 남편 분의 상태가 뭔가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해요.
    직장 일로 뭐가 꼬인 건지,
    다른 잘나가는 동창이나 친구하고 비교해서 자격지심이 드는건지
    여자 문제가 있는건지
    본가에 일이 생긴건지
    스스로 생각할 때 애+부인의 가장으로 사는게 힘든건지..

    보일러는 그냥 짜증 나는거 뚜껑이 열리게 한 계기인거구요,
    그게 중요한건 아닙니다.
    님이 스스로 결혼생활을 되돌이켜 생각하면서
    전체적으로 남편의 입장에서 이 결혼은 어떤 것인가 한번 보시는 것도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어요.

    저라면 남편하고 언제 둘만의 시간을 내어서
    남편의 심경, 제 마음... 툭 터놓고 애기하고 들으면서
    이렇게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겠어요.

    그런데 제 주변에서 보면
    부인들이 남편하고 대화한다고 해놓고선
    그저 막무가내로 질질 짜고 막내애가 부모한테 떼쓰듯이 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부인이 그러면 남편도 자신의 어려운 점을 말하기 싫겠죠.
    그런 부인하고 애같아서 무슨 대화를 하겠어요.
    그게 아니라 성인으로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진심... 진실...
    그것이 위험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도 진실에 직면하겠다는
    어른다운 자세로 남편과 대화를 하시도록 하세요.

    참, 울 남편도 한 겨울에도 얇게 입고 자요.
    둘둘 말고 자는 것도 비슷하구요.
    추운데 왜 안껴입고 자냐고 하면 답답하대요.

  • 2. ..
    '08.3.9 12:17 PM (221.139.xxx.39)

    참 치사해서..
    애얼른 키우시고 돈벌러 나가세요.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돈벌러다니는 여자들 꾸미고 다니는건 예뻐보이고
    집에서 애키우는 마누라는 한심해 보이나 보네요.

  • 3. ....
    '08.3.9 12:50 PM (58.233.xxx.85)

    열흘씩이나 출장으로 떨어졌던 남편의 행동치고는 ?남편 마음이 지금 다른곳에 있군요 .그게 일이든 다른 그무엇이든 ,,

  • 4. .
    '08.3.9 12:59 PM (211.176.xxx.67)

    메일 보내보세요. 문자를 인터넷으로 보내면 쭈르륵 가지요? 그렇게 보내시던가.

    일때문에 많이 지치고 힘든것 이해한다. 당신이 힘들어하니 나도 속상하다. 머리가 복잡하니 아무생각 없이 쉬고 싶어서 집에 왔을 것이겠지만
    화를 내고 간것은 회사 일로 힘들었던 일을 당신만 기다리던 우리한테 화풀이한걸로 느껴졌다.
    당신이 그렇게 가서 나는 더 슬퍼지고 말았다.
    행복하자고 아이들 키우는 일도 의미없는 듯하고 마음이 너무 괴롭다.
    아이들도 우리도 당신 목소리만 기다린다. 밥은 잘 먹느냐. 꼭 연락달라...

    ㅡ,ㅡ 이러고 지켜보시지요.... 미안해하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용서해주시고..
    어느분들 말마냥 정말 다른데 맘이 가 있으면 조목조목 따여볼만 하지요..

    제 남편도 신혼부터 지금까지 어마어마한 업무량과 씨름 중입니다. 건설업무가 어떤가.. 저도 알만큼 알구요. 많이 힘들겁니다. 그래도 집안 식구한테 화내는 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다만..
    다~~~~~~~~~ 이해한다. 당신 힘들지? 하고 운을 떼고. 얼마나 맘이 힘든지. 보여주시면 됩다...
    흠... 쓸만한 조언이 되면 좋겠네요.

  • 5. .님
    '08.3.9 3:14 PM (61.84.xxx.212)

    <일때문에~~~~연락달라.> 문장 넘 좋습니다~ㅋㅋ
    어쩜 나의 일같이 그런 문장이 술술 풀어져 나오는지?... 부럽습니다!!
    정말 쓸만한 조언인 것 같아요~

  • 6. 애기랑
    '08.3.9 11:42 PM (119.67.xxx.33)

    힘드실텐데요...우리집 인간은 그냥 밥차려주는 사람으로 취급하고...일일이 다 비위를 맞춰야 입안내밀고 있고 밥상머리에서 입맛에 쫌만 안맞으면 에이.xx이런답니다...저도 어린딸이 있어서 그냥 이러고 있네요..머라써야할지..일단 힘내시구요....애기얼굴보고 힘내세요.....속상하더라두요..전 남편한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애기한테 풀게되서..참..은연중에 애기한테 짜증이 나더라구요..별일도 아닌일에.....ㅠㅠ 이럼안되는데 하면서도요........

  • 7. 진짜
    '08.3.10 9:39 AM (123.215.xxx.204)

    저도 이해 안가요..
    우리 남편도 꼭.. 춥다면서 반팔입고 자고, 바닥차갑다면서 맨발로 다니고,
    관리비 많이 나왔다고 얘기하면 이해못하고,,
    겨울엔 난방이랑 전기가 돈 젤 많이 드는거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해도 맨날 까먹는지원..
    혹시 어렸을때 무슨 난방과 관련된 아니면 긴팔,양말과 관련된 상처가 있나???
    진짜 이해 안된다니까요...

  • 8. 저런..
    '08.3.10 10:30 AM (155.230.xxx.43)

    남편분 왜 그러신데요?? 제가 보기엔 원글님이 뭐.. 그리 잘못한거 같지도 않은데.. 쩝~
    뭐..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으셨나 보네요..
    담에 오시면.. 여쭈어 보세요..

  • 9. ..
    '08.3.10 1:15 PM (222.237.xxx.40)

    점네개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
    열흘출장후 남편의 태도가 저렇다면
    문제 있다고 봐요.

    남편분 맘이 딴데 가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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