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부터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뭐... 속상할때 다른 부연설명 안해도 되는 친구니 좋지요...
이 친구 아들이 제 아들보다 서너살 어려서 아이 옷을 아기때부터 물려주고 있지요.
친구는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남편의 바람에... 남편의 실직에... 친정문제에..
저는 맞벌이로 남편이나 저나 월급이 많진 않지만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지요.
아무래도 맞벌이이다 보니까 아이를 탁아모에게 맡기고 다니게 되고... 그러다보니 아이옷이며 살림이 많아져서 친구에게도 비싼 메이커는 아니지만 많이 물려주게 되더군요.
여기까지 들으면.. 친구끼리 뭘 준들 아까우리... 싶죠...
친구는 시댁이 강남이에요. 몇십억 훌쩍 넘는 건물이 있고 시어머님이 수완이 있어 아파트도 어딘가 살짝 있고... 경기도 충청도 어디에 조상한테 물려받은 땅도 적쟎이 있다 합니다.
그런데 아들을 도와주시는 분들은 아니죠.
즉.. 친구는 젊어서 고생하고 지금 당장 현금은 없지만... 미래는 있다 할수 있죠.
반면에 저... 자기 번거 1500만원 가져온 신랑이랑 시작했고 정말 물려받는거 10원한장 없고... 1억 넘게 빚져서 결혼 12년 맞벌이 해서 이제 겨우 아파트 하나 마련했습니다. 것도 소형 평수라 참...ㅠㅠ
뒷배경 하나 없이.. 그냥 매달 또박또박 월급은 나옵니다.
차라리 시댁이 시골이라면 비싸지 않아도 손바닥만한 밭이라도 있으려나... 서울서 가난하게 사신 분들이라 아무것도 없이 오히려 나이 드실수록 병원비며 생활비며 들어가는게 많아집니다.
친구는 저희 집에 오면 수거해갈거 없나... 눈이 바쁩니다.
그렇게 올때마다 몇보따리 싸가도 미안해하며 고맙다는 말만 할뿐 빵쪼가리 한번 받은적 없는거 같네요.
본인이 현재 힘드니... 친구라고 만나서 직장 다니며 힘든 이런 저런 넋두리 해도 별로 받아줄 여유도 없는거 같습니다.
친구는 친정에서 장녀인데.. 뭐랄까... 그런 타입이였어요.
가난한집 장녀로 늘 힘들어하고 스트레스 받고... 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던...
그래서 늘 남이 가진거 부러워하고 속상해 하고.. 하지만 결국은 가장 좋은 걸로 하나 장만하던...
힘들게 내집 마련했을때도 친구는 많이 우울해했었죠.
그간... 계산 같은거 안하고 살다가... 갑자기 좀 허무해져요.
지금은 내가 준다고 줘도... 결국 중년이 되면 팔자가 뒤바뀔텐데... 하고요..
최근에 매일 죽는 소리하던 직장 동료가 유산배분 받고 그 받는 곳이 개발되고.. 하면서 팔자 편걸 보니 더 그런생각이 드는지..
나는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골병들어가며 직장생활하면서... 맘이 좀 그래요...
20년 넘는 친구를 두고 이런 생각하는게 슬프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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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허무해지는데...
클레이 조회수 : 445
작성일 : 2008-03-06 21:30:48
IP : 122.35.xxx.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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