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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과 잘 어울리기 위한 처세를 어케 해야 하나요?

시골에서 조회수 : 468
작성일 : 2008-02-27 11:54:01
서울서 태어나 40년을 살다가 시골 면, 리 단위로 이사온 지 이제 3개월여 되어갑니다.

남편 직장 관계로 옮기게 된 일이라 시골의 5층 건물 두동짜리 연립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구요...

겨울이라 사람들 왕래도 없고, 저두 그리 밝은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라서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집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주민과 마주치면 이사왔다고 인사는 깍듯이 하는 편이구,

아이들에게도 꼬박꼬박 인사하라구 가르치구요.....

며칠 전 1층 아주머니께서 두루마리 휴지를 갖고 문을 두드리시며 부녀회에서 판매하는 것이니 만원을

내라시는 거예요...

저는 황당해서 이걸 꼭 사야하냐고 물으니, 입주자는 무조건 사야한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거 팔아서 100원 남는다고, 내가 32개를 갖고 왔는데 못 팔면 당신이 다 써야한다면서

절 어이없게 하더군요....

시골에선 주변 어르신들과 잘 지내야 한다고 워낙 얘길 많이 듣기도 해서, 기분이 나빴지만  처음이니까 하며

돈 만원을 건네주었더니, 부녀회에서 이거 팔아서 경로잔치도 해주고, 뭐도 해주고 한다면서, 1년에 두세번

세제도 팔고, 뭐도 파는데 당신도 힘들다며 가시더라구요....

저는 물건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구해서, 그런 일이 있으면 제게는 차라리  형편껏 돈을 내라고 얘기하라며

문을 닫았는데 영 기분이 좋지 않은거예요...

집도 좁아서 더이상 휴지를 올려 놓을데도 없구, 부녀회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와서 막무가내로

물건을 사라는 것도 너무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어느 정도 제게  부녀회에 대해서 잘 설명을 해주고, 이웃 주민과도 안면을 튼 상태라면 이렇게 맘이

안좋진 않았을거 같아요..

그리고 다음날 오후에 다시 그분이 오셔서는 돈을 내밀며 나한테 물건 판게 영  찝찝하다면서 다시 돌려

달라는 거예요....

그날은 마침 아이들과 남편이 모두 집에 있는 상태이기도 해서, 서서 얘기하기도 뭐하고 집으로 들이기도 뭐해서

그냥 됬다고 했더니 돈을 서랍장위에 올려놓으시고 현관에 놓여져 있는 휴지를 그냥 갖고 가시더군요...

저는 더 황당하고 기분이 나빴어요..

내게 물건을 판 것이 찝찝하다는 건지, 아님 당신이 그렇게 내게 말한 것들이 영 맘에 걸려서 그런건지

제가 생각이 많아지는 거예요...

제 생각엔 아무리 생각해도 둘다 기분이 나쁜거예요...

시골은 말이 빨리 퍼지기도 하고, 혹 저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속상하기도 하구해서요.....

담날 가서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맘같이 영 몸이 움직이지 않더군요....



바로 밑에층 할머니랑 어떻게 알게되서 가끔 그분이 울 작은넘 보러 놀러오시는데요...

항상 술을 드시고 오시는 거예요....

할머니께서 워낙 아일 이뻐하셔서 뭐라 말도 못하고, 또 울 애들이 뛰어서 시끄럽기도 할까봐 미안해서

오시면 항상 깍듯하게 대하고, 식사도 대접하고 , 내려가실때는 먹을 것들을 항상 조금씩 나눠서 싸드리고

생필품을 드리기도 하는데, 이분이 아무때나 오시는 거예요.... 낮엔 그렇다 쳐도, 밤에 10시 넘어서 오신적이

있기도 하구요.... 그럴때 혼자 속썩이며, 오시지 마랄 수도 없고, 술드시고 오시는 것도 쫌 그렇고......

여튼 심란하게 이 겨울을 보내고 있네요.....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못난 제 성격탓에 고생하는 저에게 좋은 지혜를 나눠주세요.......







IP : 121.189.xxx.8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수열
    '08.2.27 1:43 PM (59.24.xxx.148)

    호호호~ 웃어서 죄송해요...마음이 여린 분 같아요.^^
    제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골"은 배타적이에요(도시에 비해서요)
    일단 누구든지 낯선 사람은 경계하잖아요? 시골은 그게 좀 더 해요.
    물리적으로도 좁은 곳이라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서로에게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장점이 되기도 하고 혹은 단점이 되기도 해요.
    아랫층 할머니 문제는..그건 님 성격때문이 아니구 그 할머니가 이상하신거죠...
    일반적으로 소도시(==시골) 노인분들은 서로의 사생활을 인정하기 힘드신가봅니다.
    그리고 너무 깍듯이 예의차리는걸 계면쩍어 하시구요.

    그 할머니 문제로 속상하신거 완전 이해해요.
    별 다른 도움 못되서 죄송합니다.
    그치만...절대 님 잘못 아니에요!

  • 2. 저도
    '08.2.27 5:02 PM (125.181.xxx.9)

    서울에서만 살다가 (정말이지 서울 밖으론 여행도 많이 다녀보지 않았던지라...)
    시골에 오니 참 힘들더라구요... 윗 분이 지적하신 배타적인 부분이요...
    게다가 제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 멀지 않고, 타지에서의 유입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진짜 심하거든요~ 그런데다가 도시에서 왔다고 하면은 무조건 봉으로 생각하는 분위기...-_-;;

    전 처음엔 좀 친해지려고 노력했는데...
    요즘은 (3년 반 됐어요) 밖에도 거의 안나가고, 누가 오더라도 인기척도 잘 안내구요...
    워낙에 잡상인도 많고, 이런저런 일들로 불청객들이 워낙 많아서... 이젠 인기척 안내고 사는게 더 편하더라구요~
    아직 아이가 없어서 아직까지 알고 지내는 사람이 세탁소 아줌마랑 슈퍼 아줌마 이렇게 두분인데...
    어찌 동네에 저희 집 tv가 뭔지까지 소문이 났는진 모르겠구요...-_-;;
    너무 신경쓰고 사시면 힘드시니, 그냥 적당하게 끊고 사시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전 올해는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신나요...ㅜ.ㅜ

  • 3. 시골은 문열여놨다
    '08.2.27 7:26 PM (218.159.xxx.103)

    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야해요.
    또 그 연립의 분위기가 특히 지나치게 허물이 없는가봐요.

    부녀회 휴지 아주머니건은
    님의 입장도 이해 가지만요,
    아마도 님의 뜨악한 표정 및 언행으로 인해
    그 분은 자기의 관습으로는 님을 더 이해 못했을 듯 해요.

    그런데, 시골에선 사는게 걍 동네에서 다 함께 사는 분위기.. 이런 것도 있거든요.
    함께 지켜주고 하는거.
    서울에선 내가 혼자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것도
    시골에선 다른 이의 암묵적인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잖아요.
    님이 사시는 동네 분위기에 어느 정도는 맞출 필요도 있어요.
    물론 절대로 용남이 안되는 문제는 그리 하시면 안되지만
    이리해도 저리해도 상관없는 건 걍 보시하는셈 치고 숙이고 들어가는 것도
    시골에선 필요해요.

  • 4. ..
    '08.2.27 11:03 PM (211.172.xxx.33)

    아마 많이 힘드실거에요

    많이 배타적이기도 하고 간섭도 심하고 소설을 쓰기도 해요
    친절하게 하면 오히려 의심을 하기도 하고요
    마음을 열면 다치기 십상이구요

    일단은 만원은 다시 보내세요
    형식적으로라도 협조를 하셔야 나중에 더 힘들지 않으실거에요

  • 5. 원글예요^^
    '08.2.28 5:19 PM (121.189.xxx.87)

    답글 주신 네분 님들 넘넘 감사드려요^^
    오늘은 유난히 82에러가 많이 나서 지금에사 글 올립니다.
    어제 오후 늦게 은행에 볼일보러 갔다가 우연히 아주머닐 만났어요...
    첨엔 눈을 피하시더니 제가 먼저 인사하구 잠시 얘길 하자구 하니 잠시 시간을 내시더군요...
    그래서 부녀회 일을 하다보면 많은 어려운 일이 있는 거 안다. 수고가 많다. 맘 거북하게 해서 죄송하다며 먼저 얘길 꺼냈구요..... 제가 당황하고 오해할 수 밖에 없던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며, 오해를 풀었답니다. 일단 맘의 짐은 벗은 거 같아 편하긴 하구요....3월 중순에 여행가는데 같이 가자시는데 그건 좀 더 생각해 봐얄 거 같아요...

    시골은 문열어놨다님 말씀처럼 서울서는 제가 원하고 하고픈 것들 이웃에 절대 피해 안주며
    혼자 열심히 해왔지만 이곳에선 전혀 정보도 없고 인맥도 없으니 그 인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서두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보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그래도 82에서 심적인 위로를 받으니 맘이 훈훈해지네요...
    답글 주신 님들 다시한번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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