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아이가 지난 토요일 첫 휴가를 나왔어요.
군 입대 후에 100일 동안을 열심히 복무한 것을 위로해 주기 위한 "100일 위로휴가"이지요.
씩씩한 모습으로 집으로 오는 길을 잊어버리지 않고 잘 찾아왔더라고요. ^^
대문 앞에 "축 100일 휴가" 라고 써 붙여 놓을까 어쩔까 하고 있는데 띵똥하며 도착했지요.
작년 가을에 306 보충대에서의 불안한 시선을 마지막으로 보충대-> 신병교육대->자대 배치를 받아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답니다.
보충대 까지는 같이 움직여서 본인이 자신이 위치한 곳이 어디인 줄 알았지만
신병교육대와 자대는 버스에 태워져서 이동 했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 어느 만큼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교육을 받고 자대 배치를 받고 휴가 오기 전 까지는
지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그런 상태였죠.
지도상으로 보니까 보충대를 시작으로 계속 북으로 북으로 올라갔더군요.
집 떠나보니까 집이 소중한 줄 알겠지라고 말하니까
집 소중한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말 할 때에는 철이 다 든 것 같아요.
지금 아이의 빈 방을 보니까 폭신한 곳에서 며칠 잘 자고 잘 쉬고 갔겠지 하면서도
괜히 눈물이 막 나네요.
추운 생활관에서 침낭 속에 몸을 누이고 잠 잘 아이를 생각하니
에구 바보같이 자꾸 눈물이 나와서 힘들어요. ㅠㅠ
지난 번 면회 갔을 때, 조금만 덜 추웠으면.. 하던 말이 생각나서
이 엄마 마음이 참 힘듭니다.
아이가 휴가 마치고 가는데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나와서
그냥 한참 울었더랬어요.
지금은 점호도 끝나고 쿨쿨 자고 있겠지요.
다음 면회는 언제 갈까... 다음 휴가는 언제 쯤일까... 를 생각하며
저도 하루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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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위로휴가 뒤의 적적함
이등병 엄마 조회수 : 317
작성일 : 2008-02-20 23:25:12
IP : 211.59.xxx.3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2.21 12:21 AM (121.133.xxx.129)기운내세요... 씩씩한 아드님 생각하시면서요
그래도 2년 금방 지나가여~~2. 이등병 엄마
'08.2.21 12:29 AM (211.59.xxx.36)그렇겠죠.
봄 여름 가을 겨울 지나고 또 다시 봄 여름 가을 지나면 되니까
기다리다 보면 아마 금방 지나가겠지요.3. 괜찮습니다.
'08.2.21 10:40 AM (221.160.xxx.71)아드님... 엄마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잘 지낼겁니다. 걱정 마세요.
제 친구 둘, 모두 아들들이 군대 가 있습니다.
참 씩씩한 친구들인데 아들 입대하는 날은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마냥 마음아파 하더군요.
그 아들들, 어릴 때 부터 보아오던 녀석들이라 저도 짜안했어요.
전 딸 하나 뿐이라, 그럴때마다 아들가진 엄마들 한테 미안하고, 아들없어서 다행이다 싶고...
저 또한 제 아이 군에 보내고 마음 아릴 것, 감당하기 쉽지 않을 듯 해서...
힘내세요... 정말 시간은 금방 갑니다.4. 일병 엄마
'08.2.21 2:57 PM (121.157.xxx.191)그 마음 자식 군에 보낸 모든 엄마들 공감하리라 믿어요~
어제 사고로 산화한 군인들의 안타까운모습을 보면서 너무 슬프고 목이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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