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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엄마자격이 안되나봐요 흑흑

육아.. 조회수 : 560
작성일 : 2008-02-18 13:57:13
첫아이(29개월, 4살, 딸)가 말을 안듣고 뺀질거리고 덜렁거려 속상할때 많지만
어제처럼 제 자신이 자제가 안돼 폭발하긴 첨이었어요.
항상 가만히 있던 남편까지 왜 그러냐며 한마디 했을정도였으니까요..

요즘 큰애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물론 애들이 맘에들기만 한건 아니겠지만..
여러번 말해도 듣지 않을땐 정말 때려주고 싶게 미워요..
제가 화가나면 굉장히 히스테릭하게 변해서 큰애는 또 저를 보고 멀뚱히 쳐다볼때도 있어요.
그럴땐 정신이 퍼뜩 나죠..

첫째는 굉장히 활동적이고 명랑하고 움직임이 많아요..
헌데 옷입자 하면 뺀질거려 속을 뒤집어 놓죠..
뭐 여러가지 이런저런 맘에 안드는 것들이 있어요..

활달한데 비해 수줍음이 있어서 어른이건 친구들이건 친하지 않으면 인사도 안하구요..
맘에 안들면 괴상한 소리를 질러대서 깜짝깜짝 놀래요..

큰애랑 있으면 항상 큰소리가 나요..
작은애는 쳐다만 봐도 이쁘고 귀엽구요..
마치 남이 보면 계모란 생각을 할지도 몰라요..
어제는 쥬스를 달라 하더니 앉아 먹으란 소리는 들은척도 않고 장난감 있는곳에 가서
딴데 정신팔고 쥬스는 쏟아지고 있는데도 한눈을 팔고 들고 서있더군요..
이게 한두번이면 화가 안날텐데.. 어제만 해도 세번째..
동생이 쏟아진 쥬스를 손으로 문지르고 온몸에 다 묻혀돌아다니는데 쳐다만 보고 있어서 야단맞았죠..

그것뿐이 아니어서 날마다 야단맞고.. 야단치고..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머리가 지끈지끈..
어제 큰애를 야단치고(아니 일방적으로 화를 낸거죠. 제가) 엄마 화났다면서 눈도 안마주치고 무시를 해버렸어요.
밤에 재우려고 하니 좀있다가 "엄마 가" 하더군요..
모든게 귀찮고, 다독거리고 싶은 맘도 안생기고 해서 그냥 방을 나와버렸죠..
또 쫓아와서 핸드폰으로 인터넷접속이며 하고 놀길래 또 크게 소리를 질러댔어요..
어제 제 모습은 거의 사이코에 가까웠어요..

왜이러는지 모르겠어요.. 큰애가 안스러우면서도 미워요..
먹을것에 욕심부리면 할머니 닮아 그런것 같고,,
우는 표정이 할아버지를 닮아 싫고,,
이상한 짓 하면 것도 할머니 닮아 그런것 같고..
성격 엄청 급한데 것도 할머니 닮은듯하고..

사실.. 남편이 확실한 말은 안하지만 시어머니가 한달에 한번 정신병원에 가서 약을 타오신다네요..
약기운으로 사신다고.. 어떤 병력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말이 굉장히 빠르신데 발음이 정확지 않아서 가족 외에는 잘 못알아듣고..
혼자 못다니시고,, 겁도 많고 걱정도 많고.. 생긴것도 좀 이상하시고..
항상 남을 의심하고 사시니 표정이 배타적이라고 해야 하나.. 항상 째려보고..
돈 너무 좋아하시고.. 욕심많고.. 자식들 잘되면 배아파하시고..
남들 뻔히 생각하고 아는것을 당신혼자 생각해내신듯 참견하시고...
친구도 없고, 오로지 남편과 자식들만 참견하며 사십니다.

암튼 이런 시엄니 때문에 스트레스가 있고..
혹시 어머니의 그런 점이 아이들한테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염려가 많이 되기도 해요..

암튼 여태까지는 야단쳐도 바로 안아주고 이뻐해줬는데 어젠 그냥 잤어요..
전 물론 잠을 못이뤘어요..

쥬스를 쏟아도 말없이 치워주고 싶기도 하고,
떼를 써도 가끔은 받아주고 싶은데..
동생을 살짝 밀어도 살살 타이르고 싶은데..
맘에 안들어도 인내심갖고 잘 타이르고 싶은데..
아이들한테 항상  너그럽고 싶은데...
전 몇번 이상 안들으면 소리부터 질러대고 있으니..
이런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그 활달하고 이쁜 아이가 제가 화를 내면 얼떨떨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야단맞을때 주눅도 들어요..

솔직히 아이가 말썽부릴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이론적으론 대충 알지만..
감정처리가 잘 안돼요..
내가 이렇게 분노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었나 싶어요.

처음부터 화를 내는건 아니지만.. 몇번 말해서 안들으면 폭발하고 말아요..

어릴때 친정엄마가 날 이렇게 대해서 내가 애들한테 이런가 싶고..
그럼 또 우리애들이 이걸 보고 배우겠지..라며 친정엄마를 원망하게 되고..

머리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아파요..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대하는 제가 문제인듯 해요..
이를 어쩌죠?
도와주세요...
IP : 116.125.xxx.8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8.2.18 3:06 PM (221.162.xxx.78)

    첫째를 너무 야단쳐서 활발한애가 요즘은 주눅이 들어있어요.
    근데 그런 스타일 너무 키우기 힘들어요.
    정말.

  • 2. ...
    '08.2.18 3:58 PM (121.145.xxx.187)

    원글님이 육아 때문에 심신이 많이 지친것 같네요
    그런데 4살이면 아직 아기인데 어른 취급을 하고 있는듯 해요
    큰애 입장에서 보면 우유,쥬스 흘릴수 있고 동생이 삣어간 사랑 엄마로 부터 나눠 받고 싶은 마음뿐이랍니다.
    판단력도 없고요 .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이유도 알수없게 미워하고 고함치고
    외면한다면 4살 아이가 감당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큰애가 몸과 마음이 잘 자랄수 있도록 큰애를 더 신경쓰고 사랑을 해줘야 될것 같습니다.
    큰애와 시부모님의 나쁜점과는 아무 상관도 없고요 그또래 아이들 다 그렇거든요
    과민반응 보이지 말고 무조건 안아주고 사랑해주세요 좋아질겁니다.

  • 3. 저희집
    '08.2.18 4:43 PM (121.185.xxx.113)

    마꾸 고집피우고 언니꺼 뺏고 그래도 아직 어리다고 이쁨받는 둘째보다도 원글님댁 큰애가 더 어려요.
    원글님댁에선 큰애랑 큰애노릇 기대하시지만,
    아직 한참 어린나이예요.

    저도 예전에 큰애를 너무 어른취급해 얼마나 소리지르고 기를 죽였는지
    그게 제일로 맘이 아프답니다.

  • 4. 저도 29개월
    '08.2.18 4:59 PM (222.98.xxx.175)

    제 둘째도 29개월 남아입니다.
    지금 완전히 애기 취급받고 있는데 제 누나는 이맘때 누나라고 뭐 잘못하면 야단도 맞았더랍니다.
    친정엄마가 첫애니까 다 큰것 같지만 저애도 실은 애기라고 저만 보면 말씀하셨어요.
    지금 둘째를 보다 큰애를 보니 얼마나 애틋하고 미안한지요.
    지금도 가끔 이유없이 큰애를 안고 다독이면서 애기 취급을 해줍니다.
    그럼 아주 좋아하는게 눈에 보여요.
    원글님, 지금 너무 육아에 지치신 모양입니다. 어떻게라도 애들을 좀 떼놓고 쉬시면 금방 괜찮아지실거에요.
    나중에 두고두고 큰애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엄마가 일단 좀 쉬어야 해요.
    힘내세요.

  • 5. 아이 마음 읽어주기
    '08.2.19 12:17 AM (118.37.xxx.101)

    당연히 힘드실거예요! 4살, 아직 아기이지요,,,
    큰 아인 괜히 억울하겠어요
    나도 엄마 차지하고 싶은데 동생이 있어 그러지도 못하지
    엄만 나만 야단치지........
    속상한 마음 충분히 이해가고 백번 이해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럴때 마음을 다 잡으시고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 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시길 바랄께요
    주변에 보면 아픈 아이들 많잖아요
    그렇게 위안하시고 아이 마음을 꼬옥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반성의 글을 쓰신 것 만으로 충분히 엄마 자격이 있으시네요 ^^

    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짠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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