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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마누라보다 좋아하는 울 남편...

고민고민 조회수 : 566
작성일 : 2008-02-17 13:01:24
작년에 결혼해서 신혼인 30대 부부에요..

첨 소개받고 만날 때부터 결혼을 전재로 만났기 때문에
연애 1년도 안되서 자연스럽게 결혼한 케이스인지라.. 상대방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결혼했어요..
거기다 연애기간이 짧기도 했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데이트 못했더랬죠..
그땐 바빠서~ 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 사람.. TV중독.. 드라마 중독입니다..--;;
저녁시간은 빨리 퇴근하고 드라마 봐야하니 데이트 할 새가 있었겠어요..
것도 모르는 저만 퇴근 후에 혼자 영화보고 연극보고..쇼핑하고.. 허..

첨에 중독인걸 알게 된건 혼수 장만할 때였어요..
냉장고며 세탁기는 대충 인터넷으로 가격 절충해서 사자.. 하던 사람이..
TV는 꼭 보고 사야한다고 해서 백화점에 갔는데..
남편 몸에서 파란 불꽃이 이글이글 올라오는 느낌..--; 핸드폰이 울려도 모를정도로 열심히...--;;
진~짜 1주일정도 끙끙대면서 고민하고 지식검색하고.. 열심히 골라서 사데요.. 쩝..

제가 요즘 폭 빠져있는 뉴하트는 정말 지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
고 시간대가 저희 신랑 야식타임~ 입니다.
청소 다 해놓고 빨래 걷어놓고 이제 편히 앉아서 티비 보려고 하면 자동적으로 나오는 소리..

"과일 좀 깎아줘" (이건 양반입니다--^)
"라면 좀 끓여주지...?" (이것도..--;;)
"나 저녁을 너무 일찍 먹었나봐. 삼겹살 좀 구워줘"......................................(┒-^)

저희 집 거실 겸 주방이 너무 쪼끄맣고 방만 커다래서 방에서 밥을 먹는데요..
삼겹살은 냄새 땜에 주방에서 구워 나릅니다..
저는 꼼짝 않고 가스렌지 앞에 서서 한근 굽는 동안(많이도 먹어요..-_-+)
방에서는 낄낄거리거나 아님 에이 뭐야~ 이러면서 아주 죽습니다.
소리라도 듣자(뭔 라디오 드라마도 아니고..쩝..) 싶어 드라마 들으면서 나도 큭큭 거리고 있으면
문 꽝 닫혀요.. 집중 안된다고.. 냄새 들어온다고..

전 혼자 있을 때 TV 잘 안봐요.. 어릴적부터 빈혈기 땜에 어지러운게 싫어서요.. 라디오 홀릭이었어요..
신랑은 초저녁에 퇴근하자마자 옷 벗기도 전부터 티비 켜고 MBC~ gogo~
기다리던 아현동 마님이 끝나면 광고 나올새도 없이 미우나 고우나 봐야하구요.
그 사이에 다른 프로그램 하고 있으면 케이블 티비 드라마 채널이라도 봐야해요..
요즘은 그.. 심야시간에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야시시한 성인 드라마에도 꽂혀있네요.. 흠...
지난번엔 드라마 놓쳐서 화내길래 인터넷 다시보기 하라고 하니까.. "감이 틀려.. 감이.." 이럽니다.

전 시사투나잇, 피디수첩 같은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관심거리 나오면 가끔 보는데..
신랑은 대놓고 싫어해요. 머리 아프다고..
그런 사람이 드라마 보면서 울고 웃고 화내고..
드라마 전개가 저희 신랑 말로 그지같으면(--;) 하루종일 짜증 팍팍 냅니다.
아.. 연예정보 프로그램도 좋아하데요..
연예인 이름 줄줄 외우고..티비 앞에 앉아서 아주 논평을 합니다..
"쟤는 ~랑 사귄다며.. 쟤는 어디가 안예뻐서 안뜨고.. 중얼중얼"

저희 친정엄마나 외할머니도 TV 드라마, 연예프로그램 아주 좋아하세요.
근데 좋아하는건 좋아하는거고.. 생활에 지장은 없어요..
근데 이 사람은 그냥 옆에서 보기에도 포옥~ 빠진것이.. 무서울 정도에요.
첨엔 티비 맞은 편 저~ 끝 쇼파에서 보던 사람이
드라마 클라이막스에는 티비 모니터에 붙어있습니다..허허..

어제 신랑한테 장난 삼아 물어봤습니다..
그 유치한 질문 있잖아요.. 무인도 갈 때 가지고(데리고) 갈 3가지..
신랑은 아주 한~참 생각하더니..
TV랑 리모콘이랑 스카이라이프 데리고 간답니다..( ㅡ_ㅡ)
나머진 니가 챙겨라~ 이러데요..

이젠 뭐 되돌릴 수도 없지만..
결혼 전에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 어이없고 속상하진 않았을 텐데.. 싶어서.. 착잡합니다.
나중에 애기 낳고 크면 저런 모습 안보여야할텐데 싶어서 고민도 되구요..

주말 대낮부터 속 시원하게 주절대고 갑니다^^;
IP : 116.45.xxx.15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으허헉~
    '08.2.17 1:18 PM (220.75.xxx.15)

    티비 볼때 간단히 챙겨 갈수 있능것 외에는 님이 차려 주지마세요.버룻됩니다.
    완전 종부려먹듯 점점 더 꼼짝 안할걸요? 당연하게 생각하구.
    밤마다 많이 먹는 것도 건강에 안 좋구요.
    아까 내가 오징어 갖고 왔으니 이번엔 자기가 가져와.
    안하더라도 시킬건 시키시구요.
    딱 1번만 가져다 주세요. 동등하게 만드세요.

    그리고 꼭 같이 붙어 같이 보세요.
    나도 눈 있고 감정있어.나도 재미있어,하고 오히려 님이 더 열띄어 보세요.
    똑같이 하세요.
    아마 점점 님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뭔가 느끼는게 있을겁니다.
    저도 남편의 드런 여러가지 성격 그렇게해서 고쳤습니다.힘들고 내가 왜 이짓을...하고
    포기하지말고 꾸준히!! 아셨죠? 파이팅~

  • 2. 저는
    '08.2.17 2:54 PM (222.112.xxx.131)

    신랑한테 살짝 미안해지네요 --;;
    제가 님 신랑분 같거든요. 결혼하기 전에는 밖에서 친구들 만나느라 저녁에 드라마 볼 시간이 없었는데, 밤이랑 주말이랑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티비를 많이 보게 되더라구요. 전엔 드라마에 목숨거는 엄마가 이해 안됬었는데...ㅜ.ㅜ
    울 신랑은 밤마다 야근해서 제가 이렇게까지 티비 좋아하는 걸 모르죠. 그냥 주말에만 좀 많이 보는구나 하는 정도...(속이려니 미안해라..) 제가 티비 앞에 몇 시간씩 앉아있으면 울 신랑도 '내가 좋아, 티비가 좋아?'라고 꼭 물어봐요 --;;

    별 도움도 안되는 답변이라 죄송해요. 저도, 님 남편도 혼자 사는 거 아닌데 티비 줄여야겠죠. 참, 남편분 티비 볼 때 먹을 거 챙겨주지 마세요. 무의식중에 먹게 되어 정말 살 많이 쪄요. 저 결혼하고 3달만에 5키로 쪘어요ㅠ.ㅠ

  • 3. 원글이
    '08.2.17 4:11 PM (116.45.xxx.154)

    으허헉~ 님.. 댓글보고 정신 번쩍 났네요^^
    신랑이랑 왠만하면 부딪히기 싫어서 해달라는거 다 해주면서 혼자 끙끙거렸어요
    아무리 짜증나도 가정의 평화(?^^;)를 지키자는 생각에..
    이런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걸 몰랐네요
    지금부터 님 하신대로 해봐야겠습니당.
    성질 드런 저희 신랑도 당해봐야 알겠죠^^
    일단 리모콘부터 한번 잡아봐야겠네요^^ㅋ

    저는 님.. 저도 결혼 전에 인터넷 중독이었답니다.
    주말에 먹을꺼 옆에 끼고 게임하고 82하고(^^ㅋ)
    뭐 지금도 주말엔 인터넷 몇시간 금방이지만요.
    근데 저희 신랑은 TV가 곧 종교요 생활이요 마누라에요=ㅂ=;
    아마 드라마 잘 안풀리는 날엔 직장에서도 짜증 막 부릴듯 싶어 걱정이네요..;;
    님 말씀대로 먹을꺼 안줘야겠어요. 안그래도 요즘 발가락이 안보인다고 하더라구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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