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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며느리라는 자리...

맏며느리 조회수 : 2,278
작성일 : 2008-02-17 02:36:23
남편 장남..
시아버지 장남...
저는 맏며느리이자 외며느리입니다..
대신 시아버님음 형제가 좀 많으신 편이구요...

처음 신랑은 선으로 만났었습니다..
친정엄마의 아는 분 소개로 만났었는데..
장남이여도 별로 개의치 않았던것이..

친정엄마도 맏며느리셨지만...
친정아버지가 어릴때 다 돌아 가셨고 저희 시아버지와는 다르게 형제 관계도 무척 단촐했고 그래서인지 비록 일년에 제사가 9번 있는게 좀 힘들긴 하셨지만...
맏며느리이긴 하셔도 시댁살이라던지 이런것에 대한 고생은 거의 안해보셨어요...
그리고 생각 자체도 들어온 식구(며느리나 사위)에 대한 배려를 좀 심하다 싶게 하시는 편이고 하니...
저는 결혼전...
그냥 친정엄마가 새언니한테나 숙모에게 하는걸 보면서 맏며느리라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던 부분이 있었구요...
친정엄마 또한...
맏며느리긴 했지만...
무조건 반대다 이런 입장은 아니셨어요..
그리곤 어찌 저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삽니다..

혹시 기억하실려나 모르겠네요..
얼마전 설을 보내고서 친정가는 문제로 글을 썼었습니다..
결혼 4년동안 저녁 9시 전에는 친정엘 나서질 못한다는 글이요..
그리고 이번 설에 일찍 나섰다가 엄청나게 깨졌다던 글이요...

그리곤 오늘 시댁을 다녀 와서는...
가슴이 정말 한구석이 답답해 터질것 같아서...
잠도 못자고..
정말 그냥 혼자 담아두기엔 가슴이 터질것 같아서 제 속풀이입니다..

오늘 시댁에 갔더니 시어머님 바로 그러시네요..
니들이 그렇게 가고 나서(설 이후로 제가 따로 연락 드리지 않았습니다.. 전화나 그런거요... )집이 발칵 뒤집혔었다고...
어딜 감히 그런식으로 집을 나서냐 부터 해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니들 처럼 그렇게 일찍이 나서는 사람들이 없었다 부터 시작해서 맏며느리로써의 도리 부터 해서 한참을 잔소리 듣고..
다음부터는 절대 그런일 없어야 된다 부터 해서 저에게 다짐을 받을려고 하시더군요...

그때가 저녁 식사가 거의 끝나가는 무렵이였고..
그때 식탁에는 남편과 저 그리고 시누 시어머님이 계셨구요..
그자리에서 시어머님 계속 적으로 저에게 다짐을 받으실려고 몇번을 다음부터는 그런일이 없어야 된다 부터 해서 계속 적으로 맏며느리의 도리를 반복해서 이야기 하시는거..
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이 챙기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다짐을 한 3-4번을 반복하실때 보다 못한 신랑이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리자 그제서야 시어머님 말씀이 끝났구요...

네...
결국은 그냥 이렇게 결론이 나네요..
맏며느리...
결혼 4년을 살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가 오네요...

그냥 오늘 까지만 답답해 하고 말아야지요...
더이상 제가 풀어낼 자신도 없고...
더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100명중 99명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 하는 일에 저혼자서 아니요 하기엔 제가 감당해낼 여력도 없구요...

그냥...
한가지 친정부모님...
친정은 명절 제사가 끝나고 점심먹고 나면 전부 헤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새언니 맏이 하기 전엔 그래도 숙모랑 삼촌들은 저녁까지 먹고 가시고 했는데 이젠 새식구 들이고 하니 새언니일찍이 친정보내야 한다고 그냥 점심만 먹고 전부 일어 서는 분위기예요..
그래서 남자 형제가 많은 친정집은 저녁에 가보면 부모님 두분만 덩그러니 계시긴 한데...
그게 저는 솔직히 조금 맘에 걸리긴 하지만..(그렇다고 절대 새언니가 일찍이 친정으로 떠나고 그런거에 대해선 불만 없습니다.. 이건 저희 친정엄마 권한이고 시누인 제가 절대 왈가 불가 할 일도 아니고 그렇게 왜 일찍 가냐고 나는 늦게 오는데 따지고 들 문제도 절대 아니구요... 그냥 상황에 따라 다른것 뿐이지요..)

이렇게 조금씩 이런 저런 일들으 겪으면서..
저도 점점 인생에 대해서 배워 가고..
철도 들어 가는 거지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솔직히..
저 중심으로 살았던 삶에서 이젠 점점 저를 죽여 가는 과정 같아서...
솔직히 이런게 적응은 잘 되질 않습니다...
나이 서른 초반에...
그냥 남자건 여자건 모든건 같다고 생각 하시고 똑같이 배울수 있게 해 주시고 똑같이 능력되면 구분없이 다 밀어 주셨던 친정부모님 영향때문에 솔직히 이와는 정말 정 반대되는 시댁 가풍은 아직도 적응 하긴 너무 힘들지만...

근데 이젠 제가 맞춰 가야 지요...
제가요...


IP : 122.32.xxx.6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나
    '08.2.17 2:53 AM (24.21.xxx.198)

    님, 뭐라 할 말이 다른 분들이 좋은 조언 많이 해 드릴거예요. 전 다만 힘 내라고,,, 정신건강을 위해 모른척 할 것은 그냥 모른척하세요. 물론 님 없는곳에서 시부모님이 시누들과 험담을 하겠지만, 욕이 배째고 들어오지 않는다 잖아요. 전 원글님과 달리 친정부모님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시부모님이 친정부모님이려니,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살아왔지만(제 시부모님 막돼먹은 분들이 아니라서), 님, 지금부터라도 나쁜 며느리라는 소릴 감당하며 자신을 위해 사세요.
    자신이 행복해야 주위 사람에게도 잘 해 줄수 있어요....

  • 2. 흠..
    '08.2.17 3:41 AM (116.44.xxx.69)

    그 자리에 있던 시누가 너무나 얄밉군요.
    남편을 더더욱 님 편으로 만들 연구를 하고,, 잔소리보다 애교작전 등등..
    시댁일이 있으면 미리 코치(라고 최대한 못느끼게)해서 시간되면 일어나고, 그 때 님은 오늘처럼 아무말없이 일어서시고, 남편보고 무슨 이유든 대달라고 하세요.
    나를 밉게 보시고, 심하면 욕하시는 것 외에, 나를 때리시겠어요, 어쩌시겠어요.

    그리고 그 분들은 원글님 삶의 전체가 아닌 일부죠.
    저도 그 분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기에, 열심히 했는데요..
    그 생각이 틀렸던 것 같아요.
    그 분들이 나에게 잘해주더라도, 그 이유는 나 자신이나 내가 한 언행보다는 아들의 부인, 손주의 엄마라는 사실이예요.
    그냥 놓아버리세요. 님의 마음속에 있는 훌륭한 며느리의 모습.

    그리고 몰두할 다른 것을 찾아보세요.
    저는 얼마전부터 애들 영어 엄마표로 가르치기로 결심하면서, 저부터 밤낮 짬날 때마다 생활영어문장 외우며 공부하다보니, 시댁에 며칠동안 안 갔는지, 전화한지 며칠 되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전에는 하루이틀 빼먹기라도 하면, 일부러 그래놓고도 좌불안석이었거든요.
    그럼 어머님께서 전화하시거나, 오셔서 뼈있는 한 마디 던지시죠.
    전에는 그러면 그게 또 마음속에 자리잡아 설겆이 할 때마다 울화통이 치밀었는데...
    저도 모르게 건성으로 전화받고 있고, (정말 다른 거 하느라고.. 전에는 일부러 하려해도 안 되었는데) 설겆이 할 때는 앞에 붙여놓은 거 읽어요.
    82쿡에도 하루 한 번만 들어와서 베스트 네다섯개만 읽고.. 오늘은 주말에다, 리플달며 길어지네요.
    그리고 며칠전에 여기서 청소글 읽고 한 번 대청소했더니 마음청소도 같이 되는 것 같아요.
    안타까워 리플이 길어졌어요.
    맞춰가다보면 결국 같은 모습으로 늙기 쉬울 것 같아요...
    힘내시길 바래요.

  • 3. .
    '08.2.17 7:14 AM (58.103.xxx.71)

    글을 읽다보니 남편이 바람막이가 되어주지 못하는군요.
    남편을 이해 시켜서 맏며느리 부담에서 조금 벗어나세요.
    저랑 똑같은 입장인데 (종가 맏며느리에, 외며느리),
    전 지방살고, 시댁도 지방이라 설에는
    친정 엄마 생신이 바로 뒤라 차막혀도 서울 가지만,
    추석엔 아예 저 스스로 도로에서 막히는 그게 싫어 안갔어요.
    지금은 남편이 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가야된다고
    (이제 연세 많이 드셨으니까 74) 자기가 서두르고,
    시부모님께도 남편이 중간에서 얘기하고 그래요.
    제가 나서지 않구요.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시고~ 걍 나쁜며느리 하세요.

  • 4. 10년차
    '08.2.17 8:12 AM (218.146.xxx.51)

    4년차이시라면 시어머님이 기세가 하늘을 뚫을때입니다
    왜냐 며느리가 아직 어리숙해보이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대로 다 되는것같기때문이죠
    하지만 인생 길구요 시간이 오래지나면 다 님이 하고자 하는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할도리는 하시고요 정 하기싫은건 핑계를 대든 앓아눕든 한번 두번 안하면 그만입니다

    명절에 일찍가는거요.. 솔직히 결혼해서 한 십년.. 그렇게 챙기지
    친정부모님 나이드셔서 사위 딸 챙기기 힘들어지고 나도 내집이 편해지고
    시어머님 나이드셔서 시댁일을 원글님이 주도적으로 하게되면
    등떠밀어도 못갑니다 그러니 며느리 어려서 친정가고 싶어하는거 말리는 시부모는
    어리석다싶은 생각밖에 안들어요

    암튼 이번 추석에 또 아침드시고 일찍 나서세요
    한번이 두번되고 세번되고나면 난리치고 성화하시는 것도 힘에 부쳐서 못할때가 오십니다

  • 5. ...
    '08.2.17 8:19 AM (121.145.xxx.187)

    시댁과 가풍이 그렇게 다르면 참 힘들지요.
    시부모와 맞서면 많이 힘들어집니다. 저 같으면 그냥 매일 시부모와 같이 사는것도 아닌데 며칠 죽었다 생각하고 맞춰 주다가 올것 같습니다.
    큰며느리며 외며느리면 시부모님의 기대치도 있을것이고 그집안은 그집 나름의 분위기라는게 있을건데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난뒤에도 결국 여러사람에게 말듣고 원글님 마음도 편치 안찮아요
    친정에는 어떤데 하는건 이제 잊어 버리시고 스스로 절충점을 찾으셔야 될것 같습니다.

  • 6. ...
    '08.2.17 8:46 AM (222.98.xxx.175)

    조금만 기다리세요. 시부모님도 늙어서 기운빠지실때 오십니다.
    아무리 며느리에게 잔소리 퍼부어도 먹히지 않을때가 곧오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 7. 그래도
    '08.2.17 12:55 PM (211.59.xxx.251)

    그냥 가세요
    남편하고 미리 이야기를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냥 가세요

  • 8. 음..
    '08.2.17 2:41 PM (211.211.xxx.171)

    저는 결혼7년차입니다..42살...
    아직은 시어머님께 대놓고 못그런다고나 꼬치꼬치 따지지 못할 상황이겠지요....
    저도 그랬을 겁니다만...
    지금은 할말 다 하고 일찍 못가게 하면일찍 갈꺼라고 말합니다..못가게 하면 왜 못가게 하는지도 따져묻겠지만서도, 시어머니 그러진 못하시죠....

    저도 겪고 보니 입다물고 네네 하게되면 늘 그렇게 네네 하길 바라고 만약에 뒤늦게 아니라고 하면 집이 완전 뒤집어 집니다만 한번은 뒤집어지더라도 내권리는 찾아야 할거 같습니다..

    저도 이제 남편에게 당당히 요구하고 시집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말하기도 합니다만, 제 행동에서 태도에서 더이상은 부당하게 맏며느리 의무를 당부하면서 종부리듯하는것에 대해 반기를 듭니다...

    시어머니도 조금씩 바뀌는 내 태도나 행동에 대해 뭐라 말로 표현하진 않지만 분명히 달라지고있구요...저의 어머님이 현명한것이시지요...대놓고 며느리 불러놓고 야단을 친다거나 따지지 않으시죠....첨 시집올땐 그렇게 따지거나 야단치면 네네 하고 잘못했다 할지 몰라도 이제는 저도 할말을 다 하게되니까 함부러 대하시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대들거나 버릇없게 행동하는게 아니라 그동안 알게모르게 맏며느리라고해서 희생적이고 다른 며느리보다 더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일하길 바라던 모습에서 조금씩은 내 목소리도 높히고, 당당하게 내 할것하고 요구하는것이죠...

    9시이전에 친정갔다고 집안이 뒤집혀진다니 요즘 세상에 며느리 점심먹고 보내주는게 뭐 어때서 며느리 붙들고 이런저런 손님 대접을 하라는건지, 아님 친정가는게 못마땅한건지 몰라두요
    아침먹고 못보낼지언정 점심먹고는 보내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시누이있는데서 그렇게 말하는거 아니지요..더군다나 손아래 시누이라면....아니 손위 시누라도...그런걸 말씀하실라면 아들내외 불러놓고 조용히 말씀하시던가...

    어찌되었거나..남편과 미리 상의해서 담부턴 시어머니께 가도 될까요가 아니라 가겠다고 말씀을 드리세요....

  • 9. 저두
    '08.2.17 8:10 PM (221.143.xxx.71)

    맏며느리입니다. 결혼후 죽일년..미친년..상놈의집안...별별 소리다 들었는데요....
    명절에 친정간다고요....남편과 이혼얘기도있었고...실제 시가와 (절대 시댁소리하기싫어요)
    인연끊고 몇년살았구요....결론은 님이 마음으로 수긍하고 옳다싶은일이 아닌데...
    그렇게 맞춰가며 살자...하시다보면요.....이른바 홧병생기고 애한테도 좋지않답니다....
    원하는게 있을때 그게 범죄행위가 아닌이상 싸우세요.....

    나중에 애가... 이런상황이면 그냥 살아라...하시겠습니까? --a

    싸우다 지치기도 하고 나하나 참으면 집안이 편한데... 싶을때가 있지만.....
    누군가의 희생위에 서있는 나무 ...절대... 곧지않습니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되..... 싸우세요....... 그것때문에 남편과 심각하더라도.........
    끝내 결단이 필요하더라도......... 명절에 친정못가게 하는거 ..... 참...웃기네요....지금도.....

  • 10. 문득 든 생각
    '08.2.17 9:33 PM (58.127.xxx.23)

    아까는 그냥 넘어갔는데
    갑자기 드는 생각...
    시어머님께서 왜 그렇게 여러번 다짐을 받으려 하셨을까?
    절대 안 되는 일이라면 냉정하게 짧게 통보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는데...
    굳이 아들 며느리 입에서 대답을 듣고자 여러번 말씀하심은...
    음...
    역시 초반의 기싸움 같은 것?
    싹수를 자르기 위한...
    어쩌면 생각보다 쉽게 끝날 수 있는 싸움일수도...

    이상 미경험자의 문득성 추측이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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