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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의 다니시는 분들
아이를 갖고 싶은 맘입니다.
제 생각은 강의 다녀도 하루 종일 직장에 매여 있는 일은 아니니까
아이를 낳아도 키우면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낳고 싶은데요
남편은 낳으면 누가 보냐면서 반대를 하네요.
남편의 직업은 주말에 아주 바쁜 직업이고 주중에는 들쑥 날쑥이긴 하지만 이것도
시간상으로 보자면 매여 있는 일은 아니니 서로 아이를 번갈아
가면서 볼 수도 있고 정히 안되는 시간만 사람을 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근데 남편은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한다면서 책임을 져야하는 일인데
자기 나이도 많고-40 넘음-아이를 많이 갖고 싶은 마음 자체가 없다고 반대합니다.
남편이 제일 꺼리는 게 낳아놓고 둘 다 바빠서 결국은 나이도 많으신 어른들 힘들게 할 수도 있고
그 도움도 사실상 나이가 많으셔셔 어려울 뿐더러 강의 다니고도 제 시간 갖고 공부할 시간도 필요할텐데
애가 하나 더 생기면 서로 힘들고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는 거죠.
남편은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면 잘 하는 사람이라 첫 애 때도 많이 도와주었고
낳아 놓으면 잘 도와 줄 거 같긴 한데 그러면 거기 드는 시간과 노력만큼
자기 일을 잘 못하게 될 거라고 엄포를 놓네요.
정말 그럴까요? 제 생각에는 그래도 강의를 많이 맡지 않는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직 강의를 안 다녀서 실감이 잘 안나네요. 주변에 강의 다니는 선후배들은 노처녀들이라
이런 문제를 물어보기도 어렵고 그렇네요.
1. 어린이집
'08.2.15 7:07 AM (211.111.xxx.154)저는 아이가 3개월일때 부터 강의를 했어요. 그때는 시어머니가 제가 강의 가는 시간 동안
봐주셨어요. 처음 맡는 강의라서 공부도 꽤 해야해서.. 오전 시간, 아이 잠든 시간, 낮잠 자는 시간은 강의 준비에 할애했었어요.
그리고 조금 더 큰 후에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죠. 다행히 이른 오후 강의라서 5시 이전에는 집에 돌아올 수 있더군요.
저는 집이 분당인데 아는 교수님이 부천에 있는 학교에 와서 강의하라 하셨는데
멀다고 생각해 가지 않았어요.. 배부른거죠?
아니.. 그보다는 아이를 두고 멀리가는 게 부담이 되더군요..
같은 어린이집에 아는 엄마는 안동까지 강의를 다녀오는데
그날은 아이를 저녁 9시에 찾아가더군요.
아무래도 아이를 전적으로 봐줄 사람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들쑥날쑥하는 남편만을 믿을 수 없지요.. 강의란 건 절대 빼먹을 수도 없잖아요..2. ..
'08.2.15 8:42 AM (123.213.xxx.185)대학강의 나가는게 그렇게 시간을 잠깐 뺄 수 있는 일이 아니예요.
강의 자체는 일주일의 몇시간 뿐이지만, 강의 준비도 물론이거니와 그 분야에 대해서 항상 연구하고 활동해야 강의자리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답니다. 몇몇 대학 같은 경우는 강사가 몇년이고 계속하는게 아니라 강의년수가 몇년까지로 제한되는 경우도 있구요. 강의 외에도 때때로 학교 행사나 회의, 또는 교수들과의 모임 등에 참석해야 할 때도 있어요.
특히 학기초, 학기말에 무지 바쁘구요. 그런데 대학강사 pay가 정말 작아서 왔다갔다 시간에 기름값 빼면 별로 남는 것도 없어요. 오히려 전공 계통 사람들 계속 인맥 유지하고 활동하고 어쩌다보면 돈쓰러 다니는 직업이 아닌가 싶을때도 있구요.
저도 지금 임신중인데 전에 나가던 학교 교수님이 call하시지만 고사하고 있는걸요.
teaching 능력은 어떠신가요?
요새 애들, 집중력 떨어지고 산만한거 아시죠?
교수가 아주 재미밌게 수업하지 않거나 실력으로 확 휘어잡지 않으면 아이들 다루기도 힘들어요. 대학생이고 성인 되었다고 예전처럼 강사를 교수처럼 깍듯이 대하지도 않고 보따리 장사라고 오히려 만만하게 보는 학생도 있어요.3. 강의
'08.2.15 9:18 AM (211.105.xxx.47)애 둘 키우며 8년째 대학 강의(강사) 나가고 있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학 강사는 매일 하루종일 매이는 직업이 아니라
육아때문에 일자체를 포기할 정도는 아닙니다.
제 경우는 첫 애는 왠지 애기 때 절대로 남에게 맏기지 못해서 친정 엄마께서 두돌까지 봐주시고, 그 다음부터는 어린이집 보내며 데리고 있었습니다.
둘째는 안달하는 마음이 덜해서였는지(둘째야 미안!) 차라리 주위에 있는 남에게 맡기더라도
제가 데리고 있으려고 했으나 시댁에 큰 일이 생겨 어머님께서 혼자 못지내겠다고 제게 간청을 하셔서 둘째도 두돌까지 어머님께서 봐주셨습니다.
결국 제가 좀 수월하게 애 둘을 키운 셈이기는 한데 첫애라면 모를까 둘째는 충분히 남에게
잠깐씩 맡기며 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 아이들이 9살 7살입니다.
이런 경우는 베이비시터가 좋습니다.
제가 그렇게 했습니다.
강의를 나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나가야 하는 날이 불규칙할테니 (교수 방문, 학과 행사 등...)
고정적으로 아이보는 사람을 쓰는 것 보다는 시간제로 필요할 때 쓰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애 둘 키우며 강의 준비에, 학교 나가는 일이 힘듭니다.
양쪽 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하구요.
그러나 양육하지 않고 일만 하는 남성들은 자신이 하는 직장일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몸이 힘들지 않다고 느낄까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들이 크면서 점점 시간도 많이 생기며, 몸도 편해집니다.
전업주부가 아이들 종일반 안하며,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해서 아이에게 더 바람직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강의 준비하느라 매일 책상에 앉아 공부하니 아이들도 공부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강의준비에 필요한 책들이 책상이나 쇼파에 있으면 아이들도 들춰보고, 커감에 따라 질문도
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사회과학 교육도 됩니다.
또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내 전공 분야를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에도 지적
호기심이 생겨 이런저런 책들을 보게 되기도 하죠.
그러면서 식견이 넓어져 애들과 대화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첫 애 키워보셔서 아시겠지만 아이들 눈깜빡 할 동안 훌쩍 커버리지 않습니까?
처음에만 고생하시면 곧 좋은 날이 옵니다.
제가 애들 어렸을 때 출강 포기할까 몇년을 고민한 사람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힘든 세월 견디고 지금까지 온 것에 스스로 자랑스럽습니다.
애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애들 둘 다 반듯하고, 똑똑하고, 독립심 강합니다.
주위에서 모두 칭찬받습니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멋있는 엄마를 아이들이 크면 매우 자랑스러워 한답니다.
꼭 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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