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한달에 한번
병원진료차 시부모님 오시는 날.
평소에도 간소한 찬거리지만 오시는거 알면서도
별도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냉동실에서 이것저것.
조기얼린거 한꾸러미와 백설기떡 한덩이.
불고기해놨던거 조금과 사골국물 얼려놨던것.
미리 꺼내서 해동시켜놓고 시부모님 맞을 준비 끝.
남편은 아침일찍 모시러 가고,
나는 밥도 넉넉하게 해놓고, 찌개도 넉넉히.
백설기는 쪄서 덮어놓고, 식탁위엔 약간의 빵과 과일들.
그렇게 출근해서, 퇴근하면 열한시다.
그 사이에 남편은 부모님 병원진료 도와드리고,
점심사드리고, 집에와선 간식챙겨드리고....
어머니는 파마하러 미장원 가시고,
남편은 거동불편한 아버님과 함께 목욕탕 다녀오고..
그리고 내가 해놓고 나왔던 밥과 찌개를 데워 저녁을 먹었다.
열한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모두가 어서와라.. 힘들었지... 배고프겠다.. 밥먹어라... 어서어서..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신 부모님과
그 곁에서 이런저런 얘기로 다정하게 분위기를 맞춘 남편.
남편은 하루내내 이러저러 고단했을테고,
나는 나대로 늦은퇴근에 피곤했고.
열두시에 우리집은 모두 취침했다..
다시 새벽.
나의 일상은 또 시작되고..
부모님의 아침거리를 챙겨놓고 출근했다.
오후에 내려가마.. 잘 다녀오녀라.. 하신다.
며칠 묵을 생각으로 오셨을텐데...
두분은 새벽부터 시작해서 늦게 들어오는 며느리가 마음에 걸렸을테고,
그와 더불어 이것저것 손수 챙겨야 하는 아들생각도 마음에 걸렸을게다.
고마우신 부모님.
예전엔 새벽일찍 부시럭소리가 나서 잠깨곤 했는데...
전혀 소리를 내지 않으신다...... 일부러 그러시는게 또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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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반성과.. 여러가지.. 생각들.
보온중 조회수 : 720
작성일 : 2008-02-14 10:51:35
IP : 211.33.xxx.14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ㅠㅠ
'08.2.14 11:06 AM (211.218.xxx.81)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울 부모님도 그러세요..ㅠㅠ2. .
'08.2.14 11:10 AM (61.76.xxx.66)그렇게 어렵고 불편하게 느껴지던 시부모님도 미운정 고운정이 들더라고요.
시골에 계시던 시어머님께서 한번씩 다니러 오셔서 며칠 머무시다가 가시면 계실때는 모르겠는데 막상 가시고 나면 마음이 휭 하니 너무 허전할때가 있어요.눈물이 날 정도로....3. 하늘
'08.2.14 11:37 AM (116.121.xxx.243)바빠도 반찬 준비하는 며느리와 수발 들어준아들 그리고 고맙게 생각하고
아들 며느리 배려해 주시는 부모님......모두 좋은 분들 이시네요4. 휴우
'08.2.14 11:39 AM (210.180.xxx.126)작년에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정말 잘 해드리지도 못하고 그냥 마음속에 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잘 해드리고 싶어도 안계셔서 슬픕니다.
새벽에 꿈에서 뵈었는데 윗글 읽으면서 후회와 반성이 물밀듯 하네요.5. 원글이
'08.2.14 1:27 PM (211.33.xxx.147)답글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전에 내려가셨대요.
분명히.. 방방마다, 화장실과 베란다의 재활용 쓰레기까지
다 비워놓고 가셨을거예요..
쇼파에 앉으실때도 저희가 쓰는 방석들은 한편으로 몰아놓고
안쓰시는.. ㅜㅜㅜ
아버님 소변이 불편하신데 지린대 밴다구...
두분가시면 그거 또 세탁해야한다구......
잘해드려야지 하면서도.. 마음이 항상 철없이.
지난후 반성만해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답글주신분들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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