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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에 대한 건축가 김진애 생각
사회를 뒤흔드는 사건이 생길 때마다 국민은 그동안 모르던 사실들을 알게 되고 황당해진다. 이번 숭례문 전소 사건을 보며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기본이 얼마나 부실함을 깨닫고 허무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가슴이 뻥 뚫리는 아픔이다. 부끄럽다.
이번 숭례문 참사로 알게 된 사실들
1. 문화재청이 관리 총괄을 하지만 법적으로 지자체가 실제 관리책임자라는 사실
2. 서울시는 중구청에 관리를 위탁했다는 사실
3. 중구청은 또 민간회사에 관리를 위탁했다는 사실
4. 하루 3명 관리요원이 있지만 밤 8시부터 아침 10시까지 상주인원이 없다는 사실
5. 밤에는 달랑 CATV 2대에 월 30만원으로 무인경비를 해왔다는 사실
6. 무인경비도 공짜 서비스 업체로 바꾼 지 열흘 만에 사고가 났다는 사실
7. 수문장 교대행사에 연간 17억이 쓰이는데, 숭례문 방재 관리는 1.7억이라는 사실
8. 사람이 써야 작동하는 소화기 8대와 소화전이 방재의 전부라는 사실
9.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이 숭례문 개방을 추진했을 때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방재와 관리 보강이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실.
10.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숭례문 광장 개방 이후 다시 6개월 이후에
정동일 중구청장이 2층 누각 외의 숭례문을 개방했다는 사실.
11. 진화 초동 대처에서 ‘지휘 체계’가 명확치 않고 서로 눈치만 봤다는 사실
12. 전통 목구조 건축의 진화 매뉴얼에 대한 숙지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
13. 국보 1호인데 목구조 관리로는 42호였다는 사실
14. 보험이 고작 9천 5백만 원이라는 사실
15. 복원에 2백억 원이 든다는 사실
그리고, 국민들이 깨닫게 된 상징 사실도 많다.
1. 600년 전 숭례문이 관악산의 화기를 막는 방패 상징으로 세워졌다는 사실
2. 숭(崇), 례(禮)라는 이름이 불을 불로 막는다는 의미라는 사실
3. 숭례문 휘호가 수직으로 쓰였던 것도 화기를 막기 위한 상징 사실
4. 숭례문이 임진왜란 병자호란과 한국전쟁에서도 기적같이 살아남았었다는 사실
5. 대한민국의 대표 이미지 상징이 숭례문이라는 사실
잡혔다는 방화범에 대한 진노가 들끓지만, 방화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므로 그를 어떻게 막느냐, 즉 방재(防災)와 진화(鎭火)에 대한 우리의 기본이 갖추어져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은 허탈하고 부끄럽고 허무하고 뒤숭숭하다. 국가의 상징이 숯덩이가 된 사건을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 추모의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아니 어떻게? 청계천의 연간 관리 예산이 70억이라는데, 시청앞 광장 관리비가 연간 20억은 된다는데, 숭례문에 잔뜩 조명을 하면서도 방재는 그렇게 뒷전이었다니, 숭례문 잔디광장 만들며 몇 십억을 썼으면 개방되는 숭례문의 방재 장치에 좀 돈을 썼으면 큰 일 나나, 문화재청은 돈 없다 하고 서울시는 돈 안 내갰다 한 것 아닌가, 서로서로 미루고 생색내기에만 나섰을 상황이 눈에 선하다.
전시 행정으로 생색내기에만 신경 쓰던 정치인들의 사죄, 아래로 또 밖으로 책임을 돌리는 정치인 행정가와 행정 관료들의 사죄를 듣고 싶다. ‘미리 현장 애로를 고치려는 강한 제안’을 하지 못했던 실무 행정인들의 자책도 듣고 싶다. 현장에서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일선 담당의 반성도 듣고 싶다. 숭례문 전소로 꺼멓게 타버린 국민의 가슴을 위로하는 반성과 사죄의 말을 전해주기 바란다.
유명 일화가 된 ‘전봇대 뽑기’처럼 일회성 사안이 아니라 부디 체계적으로 ‘체계’를 고민해 주기 바란다. 이명박 차기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정동일 중구청장, 새롭게 등장할 각료들과 문화재 청장 등 모두 모두 ‘리더의 끈기 있고 차분한 기본’을 보여주기 바란다.
리더가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 어떻게 챙기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부디 우리 사회의 기본을 챙겨주기를 부탁한다.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
1. 리더
'08.2.12 6:15 PM (121.140.xxx.106)리더가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
어떻게 챙기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 말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대통령이 환경과 문화재 보존에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에 따라
이 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제, 돈, 개발에만 관심이 있는것 아닌가요?
부디 우리 사회의 기본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2. ..
'08.2.12 7:43 PM (218.209.xxx.159)리더는 경제외엔..관심도 없습니다..
3. 국민도
'08.2.12 8:05 PM (125.181.xxx.173)경제외엔 관심없었습니다.
문화재는 그냥 덤으로 그자리에 있는것일뿐~ 그걸 누가 관리해야한다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러니
70살이나 먹은 늙은이처럼 불지르는놈도 생기고, 뇌물은 받아먹어도, 관리할 돈은 없는 놈도 생기고
지자체에 남는 예산으로 줄줄이 해외여행은 가도, 경비는 못세우고 그러는거죠.
다들 제 입만 채우느라고..
다들 누구탓 남탓할거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내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게 문제죠.4. 월요일
'08.2.12 9:28 PM (117.53.xxx.123)아침 일때문에 남대문에 갔다가 그 현장을 보고 나도 모르게 억장이 무너지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웬지 모르게 미안했어요... 일을 마치고 다시 본
그 주위에 모여든 그 많은 인파들 다들 그 눈들이 축축해 보였담니다.
많이 안타까워하는 외국인들도 있었고... 그러나 두고두고 맘에 걸린건
내탓이요 하는듯 서 있던 할아버지들의 모습입니다.
정말 숭례문에게 참 미안합니다.5. 슬픈월요일
'08.2.12 10:17 PM (220.94.xxx.196)아이 도시락을 싸며 주방티비로 뉴스를 봤습니다.
저도 모르게 울음이 흐르더군요.
슬픈 월요일, 잊지 못할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앞으로 소는 얼마나 더 잃고 외양간은 얼마나 더 고치려는지...6. ...
'08.2.12 10:24 PM (58.226.xxx.40)숭례문이 불타 없어진 것을 보고
숭례문이 정말 살신성인 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나라국토가 더이상 망가져서는 안되겠다... 이런 경각심을 주려고요.
저도 숭례문 불탄 것에 제 가슴도 불탄 것 같고 눈물도 흐릅니다.
근데 숭례문 못지 않게 서해안 간척지도 중차대한 문제인 거 같아요.
우리 국토를 후손에 부끄럽지 않게 물려주고 싶어요.
국토훼손 더이상 일어나서는 안될 거 같습니다...7. 내일이면 잊으리
'08.2.13 5:17 PM (210.115.xxx.210)이리 떠들다가도 내일이면 잊으리 할 국민들이 더 안타가우네요..
동영상에 bbk 내꺼다 하는 정확한 발음을 듣고도 그를 차기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이 아닙니까? 들어도 듣지 못하는 이시대의 청각장애인들..
그사람의 전시행정에 개방된 숭례문인데 언론은 참으로 조용하군요..
온 국토가 그사람의 재임기간동안 공적으로 내세워질 운하로 파헤쳐질텐데
불타버린 숭례문을 계기로 그사람이 벌일 5년동안의 일에대해 미리미리 대처하는 국민들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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