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4년차예요. 남편은 차남이구요.
결혼 하기 전부터 시댁 갈 때 빈손으로는 왠지 어색해서 고기 한근이라도 늘 사들고 갔습니다.
시댁은 촌이구요.
시댁 갈 때면 안되는 솜씨 부려가며 자주 못 잡수시던 거 해가고, 과일도 한박스씩 들고 가고,
집에 돌아올 땐 부모님이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게 마음이 짠해서 조금씩 용돈도 드리고 왔습니다.
어느 날인가는 어머님이 집에 돌아오는데 전화를 하셨더군요.
'뭐하러 자꾸 돈을 주고 가니. 너희들 쓸 돈도 없을텐데..'
저 그때 그랬습니다...
'주시는 것도 많은데 몇 푼이나 드렸다고 그러세요. 나중에 형편 어려워 못 드리면 그땐 서운타 마시고.. 오늘 드린 건 맛난 거 사 잡수세요' 그랬었죠.
그렇게 지내다 작년엔 부모님이 아프셨고, 힘겹게 한해를 보냈습니다.
저도 아이 낳고 키우면서 점점 돈이 들어오는 것에 비해 나가는 것이 더욱 많아지는 생활이 되네요.
게다가 부모님 아프시면서 병원비에 약값에...... 저희도 생활이 더욱 힘들어졌어요.
그래도 도리는 하자...는 생각에 돈 들어 갈 일이 있으면 '남의 부모님도 아니고, 우리 부모님인데...'
그러면서 병원비 약값 썼습니다.
남편 다니는 회사도 좋지 않은 상황이고... 여러모로 악재네요.
착한 남편 오늘 퇴근길에 부모님께 전화해 뭐가 필요하십니까 하니 어머님 말씀
'필요한 건 없고, 돈이나 많이 다오.' 그러시더랍니다.
그래서 남편이 웃으며 '얼마나 드리면 좋으시겠어요?' 했더니,
어머님 '손이 작아서 못 받겠니? 많으면 많은대로 좋으니 많이 다오' 하셨답니다.
남편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데 저는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 거죠?
그간 잘 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지금은 제 상황에 저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없어서 못해드리는 것 뿐이지 일부러 안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지금 짜증이 나는 건 시어머님의 전에 없던 돈달란 소리 때문일까요,
돈 있어도 나갈 곳 뻔해 맘껏 드리지 못하는 상황일까요.
여하튼 기분좋게 본가에 가려고 어제 낮에 짐 다 꾸려놓고 가뿐한 마음으로 있었는데........
이런 얘기 들으니 시댁가는 길이 가시밭길로 바뀌네요.
남편은 지금 푹~ 주무십니다.
마눌은 지금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어디다 풀어야 할지 모르겠는데.....
남편도 속이 마냥 편하기만 한 게 아닐텐데......
어쨌든 서방님아 ~좋겠다 잠이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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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스트레스가
한숨만... 조회수 : 353
작성일 : 2008-02-05 02:18:07
IP : 219.251.xxx.1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2.5 6:32 AM (211.246.xxx.73)며느님한테 말씀하신게 아니고,아드님한테 말씀하셨잖아요...아들이니까,편하게 얘기하신것같네요..그리고,정말 어머님께서 지금 현재 현금이 절실히 필요하신것같구요..말그대로,필요한것없냐 물으니까 현금이 젤좋다는 말씀이죠...며느님이 물었다면,그렇게 얘기 안했을수도있고요..현재 님의 형편이 안좋지만,설에 시댁갈때 선물계획한게 있다면,현금으로 드리는게 낫겠네요..맘 편히 가지세요..우리도 노년이 되면,자식이 뭐선물할까 물으보면, 선물하는걸로 대신 현금으로 달라..내가 알아서 필요한것사마..그렇게 얘기할지도 모르죠..사실 노인분들...어쩌면,우리가 선물하는것들 꼭 필요한건 아니잖아요..있으면 더 좋고,맛있는것 드시면,순간 기분좋지만...말그대로 선물대신 현금으로 달라하신거예요..님의 입장에선 더 부담스럽지만,정말 형편안좋으신분들껜 돈이 젤 필요한것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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