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2.2 일본 오사카에 다녀왔습니다.
해외여행은 주로 우리 부부만 다니다가
두 딸들과 온 가족이 함께한 첫 해외여행이었지요.
참 좋았습니다.
대학생 고등학생쯤 되니 제 할 일 잘 알아서 하고
엄마 아빠 짐도 모두 들어주고
지도도 잘 보고 길도 잘 찾고
작은 애는 일본어도 좀 하기 때문에 쏠쏠히 도움도 받구요.
그러나 50대 초반의 아빠와 주부인 엄마가 관심사가 다르고
20살, 17살 청소년들의 관심사가 서로 다르다 보니
관광지를 가든, 먹으러 가든, 쇼핑을 하든
알게 모르게 힘든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디지털 카메라, 오디오 같은 전자제품에 맘을 빼앗기고
큰 딸은 옷이나 악세서리,
작은 애는 음반, DHC화장품 같은 것을 찾아다닙니다.
저는 오사카에 내리는 순간부터 오직 노리다케만 맘에 품고 있었고...
남편 따라 애들 따라
신사이바시나 보톰보리, 난바파크스 등을 다녔지만
딱히 그릇 파는 곳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러던 중 쿄토에 가려고 우메다 역에 갔습니다.
한큐선으로 환승을 하려던 중에 한큐 백화점을 발견했지요.
남편과 애들이 화장실 간 사이에
9층 생활용품 파는 곳으로 고고 싱~
마침 백화점 세일이라 노라다케를 3세트나 세일가로 살 수 있었어요.
젠느 플라워 노란색 5,120엔 (약 45,000원)
트루러브 핑크색 3,990엔 (약 35,000원)
웨딩몰 연한 하늘색 3,660엔 (약32,000원)
저는 여기처럼 1인용 가격인 줄 알았습니다.
와!!! 이게 글쎄 2인용 한 세트 가격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엔화를 877원에 미리 샀었지요.
그런데 제가 가지고 싶어 안달하는 큐티로즈가 없는 거예요.
엉터리 일어로 ‘큐티로즈 아리마스까?’ 해봤는데 없다는 소리만 듣고...
작은 애가 있든지, 일어를 더 잘해야 왜 없는지 물어나 볼텐데...
한국으로 가져 갈 거라니 뽁뽁이로 싸고, 스티로폼으로 채우고 얼마나 정성들여 싸주는지...
아~아직도 너무 행복하고 뿌듯해요.
덕분에 아래층에서는 화장실 다녀와 보니 엄마가 없어져서 난리가 나고
우여곡절 끝에 만난 남편이 얼마나 불같이 화를 내고 째려보는지...
무사히 쿄토로 갔는데,
내린 역에 또 백화점이 있는 겁니다.
이렇게 가격이 착한데 더 살 걸...하는 마음이 꿈틀거리고 있는 터에
모든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6층으로 뛰어갔지요.
거기도 세일인데 오사카보다 조금 비싸데요.(다른건 몰라도 트루러브 4,200엔)
마음속에 ‘참을 인’자를 수 천개 그려가며 내려오고 말았어요.
보물 다루듯 들고 온 노리다케~
오자마자 풀어서
젠느 플라워에 연한 녹차 한찬 타서
아직도 뚱하고 있는 남편에게 첫 잔을 바쳤습니다.
‘여보, 이거 정말 예쁘지? 나 정말 기분 좋고 행복하거든.
예쁘지? 예쁘지?, 잘 샀다고 말해 줘, 응?응?응?’
‘그래, 자알~ 샀다!’
억지 대답인 줄 알지만 저는 지금 날아갈 듯이 기쁘답니다.
디카로 찍어 올릴 줄 몰라서 어쩌나...
며칠 내로 배워서 살림돋보기에
다시 한 번 자랑질 하렵니다.
용서해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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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노리다케를 지르다
예쁜솔 조회수 : 1,221
작성일 : 2008-02-03 01:03:52
IP : 121.140.xxx.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2.3 1:11 AM (218.148.xxx.107)님 귀여우시고 사랑스러우세요 ㅎㅎㅎㅎ
2. 우왕~
'08.2.3 2:11 AM (58.120.xxx.231)넘 줗으시겠어요.
저도 당연히 하나의(한세트) 가격이겠지?? 했거든요.
예쁜살림 착한가격에 마련하고 행복하시면 된거죠~
부러워용 ^0^3. 후후
'08.2.3 10:23 AM (221.158.xxx.174)제가 82쿡방 신입이라 ...이런 글 볼 때마다 참 반가워요 쉰을 넘으셨는데도 소녀같은 감성을 지닌 분들이 많아서 위로가되요 (전 이제 사십 중반이지만요) 원글님은 예쁜 그릇 보실 때마다 미소 한번 더 지으실테고 마음도 더 예뻐지실 것 같아요 ^^
4. ㅋㅋ
'08.2.3 1:16 PM (211.192.xxx.23)우메다 지하에 그릇 아울렛 있어요,지노리,웨지우드,코펜,하빌랜드 ....우리나라에 없는 애들이 많아서 좋은데요...
5. 예쁜솔
'08.2.3 7:04 PM (121.140.xxx.244)ㅋㅋ님 감사해요.
우메다가 얼마나 복잡하든지, 한큐 백화점도 어쩌다 발견한거죠.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걸...
하여간 꼭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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