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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에는 반드시,
결혼 4년동안 남편이 준 공식적 생활비는 200만원*4회 = 800만원입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다 벌어서 생활비, 육아비, 집얻기 다 했고, 심지어는 1억 9천만원 이상 은행대출 받아서 사업자금으로 빌려줬습니다. 물론 이 돈은 저 혼자 갚고있습니다. 돈벌면 주겠지요...
남편의 직업은 무언가 히트가 될만한 상품을 개발(또는 카피)해 중국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한국에 유통시키는 것입니다. 당연히 돈이 뒷받침이 되야하며, 잘되면 대박이며잘 안되면 재고와 빚이 남습니다. 흔히 '모 아니면 도'라고 합니다. 종잣돈이 없기 때문에 항상 빡빡하게 일이 진행되고 거래처와 싸울일이 많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발칵하고 항상 화를 내게 되는데 그 피해를 저와 어린 아들이 받습니다.
특히 물건을 풀 때가 되면 신경바짝쓰는 것이 며칠 동안 별거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남편고향은 탄광도시로 사건사고가 많은 곳이었는데, 아침에 탄광에 출근할때 여자를 보면 재수없다고 할 정도로 여자를 비하하는 곳이며, 마찬가지 맥락에서
제가 무엇인가를 걱정하거나,
<꿈을 이루는 보물지도>같은 것을 보고 <아 이런집에 살고 싶다>라거나(그런 마음을 가져야 가질수 있다면서요) 하는 그 어떤 소리를 해도
저 때문에 재수없어서 물건이 안팔린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돈이 많으면 좋겠다고 얘기해도 재수없다고 하고,
돈이 없어서 걱정이다 이번 물건이 잘되면 좋겠다고 해도 재수없다고 하고,
뭐 여하튼 다 재수가 없다고 합니다.
요즘 아침 주부프로에서 괴상한 남편들이 고발 포맷으로 나오는데
그걸 보고 나면 "이거봐라, 너가 얼마나 시집을 잘왔냐"라고 합니다.
좋은 남편의 조건이란
- 바람 안피고 (= 적발안당하고 대충 피거나 밖에서 애를 낳아오지 않고)
- 도박 안하고
- 폭력을 쓰지 않는 정도면
아주 상급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의 최대의 무기는
저의 친정엄마와 아버지가 사이가 안좋아서 별거를 하고 있다는 점인데
그건 모두 "장모가 사이코라서 친정 아버지를 얼마나 괴롭혔으면 가정을 버렸겠냐"면서, 저의 얼굴을 보면 장모표정과 똑같다고 역시 정신병자 집에 장가드는게 아니었다고 화를 냅니다.
엄마는 그렇게 싸이코도 아니며,
우리 집에 주 1-2회씩 와서 <파출부>와 동일한 일을 해주시고 저에게 적은 용돈및 생활비를 받으시며, 사위 불편하다고 저녁밥도 안드시고 금방 자리를 뜰 정도로 전형적인 예절바른 일본인 노인(?)같으신 분일 뿐입니다.
다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있으면 직접 말을 안하고 수동적으로 표현하여 혼자 괴로와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심리학에서는 이걸 <수동적 공격>이라 한다는데, 보는 이는 괴롭지만, 본인은 그것이 주변인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릅니다. 어찌 되었거나 사위와는 대면을 할일도 없고 사위는 장모 때문에 (그 지방에서는 장모님이라고 안하고 <장모>라고 한답니다) 피해볼일도 없습니다.
엄마가 사위에게 대놓고 뭐라고 했던 때는
제가 첫째를 낳은 밤 12시30분에 배가 너무 고파서 .술마시고 있는 남편한테 <샌드위치좀 사다달라고> 전화했더니 <이제 나를 괴롭히려고 별 거짓말을 다하는구나> 라는 대답을 듣고 벙찌고 있는걸 보고 혀를 끌끌차다 어둡고 인적없는 병원 골목을 헤매서 밖에 나가 편의점에서 빵을 사다주시면서 가슴이 아프셨나봅니다.
그 후에 우리집에서 엄마가 산후조리를 해주셨는데
마침 남편의 물건이 잘 나갈 때라 업체측에서 접대를 해준다고 매일 새벽 6시에 들어와서 고주망태가 되었던 터라 (장모입장에서보면 정말 이상한 사위이며 어쩌다 이런놈한테 시집을 보냈을까 가슴이 아프셨겠죠) 이때가 유일한 가시적인 트러블이 있을 때입니다. 각설하고...
여하튼 저만 보면
- 재수가 없다
- 못생겼다
- 요리를 그렇게 못할수 있냐
- 너는 ***의 발가락의 때보다도 못한 인간이다.
- 너는 정신병자 집안의 딸이다.
라고 항상 비하를 하는데,
솔직히 제 수입인 여자들은 왠만하면 육아도우미 아줌마든 파출부 아줌마든 아줌마의 도움으로 살고 있던데, 남편에게 생활비는 커녕 덕분에 빚만 쌓여있으니 생활비 전적으로 줘야되는 친정엄마 파출부처럼 부려먹으면서 어찌어찌 살고 있는데 고맙거나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나봅니다.
남편은 당연히 자기가 벗은 양말도 그자리에, 귤껍질도 그자리에, 청소나 설겆이나 빨래나에 관련된 모든 일은 안하는 사람이며, 대신 집안이 더럽다고 너는 정말 더럽구나 라면서 저를 놀리지요.
어제 아들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이웃집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그집 남편이 유난히 교양있거나 자상한 사람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말씨가 부드럽고, 애들에게 친절하고,
와이프와 한마디를 하더라도 비난이나 욕이 아니고
와이프가 급하게 나갈일이 있자 최소한 그릇을 갈무리해서 설겆이통에 넣어주기까지 하더군요..나는 맞벌이라도 그런 대접은 못받아본거 같은데..
그게 그렇게 부럽더군요. 세상에. 저렇게 살수도 있는건데,
남편 일이 잘되면 더 오만하고 독선적으로 될 것이고
안되면 당연히 이 과중한 빚과 이자때문에 더 숨막힐 것이고
지금은 <장손>에 대한 집착 때문에 이혼 절차에 수반할 각종 일이 끔직스러워서 이렇게 살고 있지만, 10년후쯤되서 애들이 말귀 알아듣고 하게 되면 법적이든 기러기아빠라는 형식을 빌려서하든 같은 집에서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돈이면 돈, 마음이면 마음, 몸이면 몸
이중에 그간 결혼생활 중에 즐겁거나 최소한 편했던 것은 무엇일까..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게 남편 생각대로 제가 <정신병자>여서 그런가요?
백번 양보해서 정신병자라고 해도
이런 생활 때문에 발병한게 아닐까요 하하하...
# 만일 남편이 우연히라도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글 문맥 전체에 남편에 대한 애정은 전혀 없다고 비난하면서,
너가 그렇게 나를 원망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자기 일이 안풀리는 거라고 할겁니다.
1. ....
'08.2.2 12:06 PM (58.233.xxx.85)님은 님을 좀더 사랑하고 아끼셔야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사랑받지못하고 대우받지못하고 사는 엄마밑에서 자란 아이 결코 행복하지않을겁니다 .누굴위해 10년을 견디시려 하시는지요 .
가차없이걷어차버려주세요2. 세상에나
'08.2.2 12:25 PM (125.178.xxx.15)그러고도 살고 계시다니 .... 제동생이라면 끌고 나오고 싶군요
정말 82에 들어오면 상상도 못할 그런 남자들이 너무 많아
딸이 둘이나 되는 어미로서는 가슴이 미어질때가 많았는데
님의 글을 보아도 그렇군요
님의 남편은 돈잘벌어 부인 호강시키는 남자분들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셨나봐요
님의 남편분은 지금 벌이가 시원찮아 자격지심에 인성에 이상이 있을수 있다고
충고 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을수 있을것입니다
잘되면 너그럽고 자상한 가장이 될거라고 당장에 힘들더라도 잘참으면
옛말하며 잘지낼수 있을거라고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 인간이 제대로 되었다면
항상 아내의 수고에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며 다독여 주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출산날의 남편의 언행에는 정말 도리질 말고는 할말이 아닙니다
그런인간을 아이때문이라는 고민 으로 같이 산다는건 ...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거 같은데요
왠줄 아시죠 엄마의 정서가 불안하면 아이의 정서도 건강하기가 힘들죠
친정어머니께서 주기적으로 오셔서 청소도 해주시는데 집안이
더러우면 얼마나 더럽다고 그럴까요
도무지 저로서는이해도 안되는군요
저도 건강이 안좋아 친정 어머니께서 가끔씩 놀러오셔도 앉으실틈도 없이
청소며 걸레질이며 하시죠
그런 장모님을 남편은 늘고마워하고 늘 용돈도 신경쓰곤해요
그런데 님처럼 능력도 있어 생활까지 다한다면 울남편 장모님 업고 다닐거 갈아요
딸 잘키워주셨다고...
보통 여자들이 나쁜 남편으로 벗어나고 싶어도 능력이 안되어
못한다고 하잖아요
님은 독립할 능력도 되는데 그렇게 살지 마시라고 신중하게 권해봅니다
평소에는 잘하다가 예민해질때 가끔씩 폭발한다해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데 님의 남편은 도저히 용서해 줄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남편의 등이 아무리 포근하고 따뜻해도 가끔씩 외로움이 밀려오는게 부부사이인데...
하물며 님의 남편분처럼 기댈곳 없는 분을 어찌 남편이라고 ..
부인의 공도 모르고 비난만 일쌈는 그를 어찌 남편이라고 ...
평생을 하찮은 그때문에 가슴에 피멍을 고으며 사신답니까
제동생이라면 진정으로 헤어지게 하고 싶답니다3. .
'08.2.2 12:37 PM (58.103.xxx.71)아...님,
경제력도 있는데 왜 그러고 사시나요?
님 스스로 학대하고 사는 듯한 느낌입니다.4. 도대체
'08.2.2 2:47 PM (218.48.xxx.196)지금 시대에 원글님같은 능력있는 분을
저리 무지막지 대하는 간 큰 남자가 있었답니까?
제 동생이라면 팔이라도 비틀어버리고 싶군요
그런데 어찌 이런 사람과 결혼을 하셨나요?
결혼 전까지는 감쪽같이 본성을 숨기던가요?
에효... 제가 다 심난합니다.
남편쪽 식구가 사람 만들어놓아야 할텐데...5. 흠..
'08.2.2 6:36 PM (121.174.xxx.13)저 이런 부부 사이의 일들 특히 남편들의 행동에 대한
아내들의 글에 댓글 단 적 첨 이네요.
물론 제가 아직 미혼인 이유도 있겠지만
웬만해선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
또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얘기로는
어떠한 판단도 조언도 도움이 되지 않겠다 싶어서 였지요.
하지만,
읽는 내내 남편분의 잔인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인간적 본성에
(아니 어쩌면 자라면서 사랑과 배려란 아름다운 감정을 받아 본적이 없는
불쌍한 인생이란 생각에 되려 가여운 생각마저 듭니다만)
더 이상 원글님의 성숙한 인내가
가져올 수 있는것이 희망이 아닐 거란 생각에
한없이 안타깝고 서글퍼 가슴이 아파오네요.
자식이 자랄 때
부모의 모든 모습을 머릿 속에 기억하며 자란다죠.
요즘 TV에서 문제아동들의 행동개선 프로그램을 보면서 모든 문제의 원인은
부모들의 행동에서 기인하더군요.
아버지의 갖은 폭언과 인간적인 모멸감, 없신여김을 받고 있는
무저항의 엄마를 보며 자라는 아이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요.
그 아이가 생각하는 엄마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춰 질까요.
천하에 제일 못난 인간이 안 되는 일에 남을 탓하는 인간이지요.
하물며 지 소중한 핏줄을 낳아준 아내를..
또 말에도 기가 있거늘
재수 없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니
참 쯧쯧쯧 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이 안되네요.
원글님
쓰신 글에서도 느껴지지만 결코 경솔하시거나 인품이 가벼우신 분같지만 않습니다.
물론 모든 결정은 원글님께서 내리고 판단하시리라 믿습니다만,
인간이 자라면서 형성된 인격은 결코 바뀌지 않지요.
누굴 위해 기다리신다는 건지....
더욱 아이를 위해서라도
아니 극단적인 결정은 보류 하시더라도 조금 시간을 가지고 떨어져서 생활해보심은
어떠하신지요.
평범이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군요.
좋은 해결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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