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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명탐정 베이커리!!!

베이커리 조회수 : 969
작성일 : 2008-01-31 09:51:49
어제 일입니다!

오후 2시 30분쯤 아들래미를 데리고, 앞동의 애기엄마네 집에 들러 놀다가
집에 5시 쯤 들어왔습니다.
집앞에 도착하는 순간, 뚜껑이 확 열리며 눈앞에서 불이 튀고 갑자기 뵈는게 없더라 이거 아입니까.

왜냐구요?
누가 우리집 앞에(복도식 아파트임),
치킨집 포장박스 안에 닭뼈와 각종 나무젓가락, 맥주병, 사발면 용기, 과자봉지 등 각종 쓰레기를,
게다가 깨진 맥주병 조각까지 해서 엄청난 쓰레기를 얌전히 쌓아놓고 간겁니다.

아 열받아~
집에 들어와서 넘 열받아서 왔다갔다 하며 언놈이 그랬을까, 이걸 어째야 하나, 안절부절,
그러다가 홀로 결론을 지었지요.
내가 덕을 베풀어야 자식들이 복을 받는다고 하지 않았더냐. 그래 눈딱감고 치워주자, 내가 참자...

쓰레기를 정리하러 다시 나갔습니다.
하지만...깨진 맥주병과 사발면 국물에, 닭뼈를 보자니, 다시 눈이 뒤집히더군요.
그때 눈에 띄던 치킨포장지!
두둥~!

당장 전화를 돌렸습니다.
"거기 (*)(*&^(*& 치킨집이죠? 여기 어디어디 아파트 몇동인데요,
오늘 오후에 여기 몇호로 치킨 배달하셨죠?"
당근 왜그러냐 묻더군요. 그래도 고객인데 상황이 좀 그럴듯 하여 여유있게 웃으며,
"아뇨...저희집앞에 쓰레기를 버려놓았는데...아무래도 저희 층에 애들 짓인듯 해서...어쩌구 저쩌구.."
머뭇거리며, 말을 더듬더니 결국엔, 알려주더군요.

저희층에 중학생쯤 된 애들이 들락거리는 집이 있거든요. 그집이더라구요.

고맙다고 전화끊고는 당장 쓰레기들을 들고 그집으로 찾아갔어요.
얼마나 열이 받았던지, 눈에 뵈는게 없어 아들래미도 안델꼬 갔더니,
쓰레기 가져다 놓는데 집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대요.
그래서 다시 뛰어와서 아들래미를 안고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두들겼죠.
인터폰으로 확인하는 소리가 딸깍딸깍 나는데...아무도 안나오더라구요.
5분정도 시도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엄마한테 당장 전화해서 이런이런 일이 있었다며 열받은걸 얘기하는데,
엄마가 그러더군요..."어이구....우리 **...명탐정이네....우리 **를 걔들이 우습게 봤구만..."ㅋㅋㅋ
하여튼 그러셔서 한참 웃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애들이 혹시 다시 가져다 놓을까 싶어 작은방 문은 열어두고,
다섯살 먹은 아들래미한테 여기서 사람이 보이면 얼른 엄마한테 얘기하라고 교육까지 시켜두었는데,
다시 가져다 놓지는 않더라구요. 오늘 아침에 보니, 쓰레기는 치운듯 해요.
아마 아이들이 술마시고 논 후에, 집에서 맥주병같은게 보이면 어른들에게 혼날듯 하니, 그런짓을 한 듯합니다.
다시 한번 가서 어른들을 만나 얘기해야 겠어요.

음...쓰고보니 제목이 넘 거창하군요.
그래도 이정도면 명탐정 맞죠? ㅋㅋㅋㅋ
어렸을적부터 홈즈와 루팡, 애거사 크리스티를 거쳐, 지금까지 각종 추리소설을 섭렵한 경력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움하하하..(자뻑중!)

IP : 124.199.xxx.5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31 9:57 AM (211.59.xxx.30)

    저랑 쬐끔 비슷하시네요.

    저도 궁금한게 있으면 오지랖 넒게 탐정 처럼 파헤치길 좋아하는데
    잘하셨습니다. ^^

  • 2. 베이커리
    '08.1.31 9:58 AM (124.199.xxx.56)

    속이 얼마나 시원하던지요...움하하하...다시는 그런짓 못하겠지요!!
    저랑 비슷하시다니...반갑습니다!!!^^

  • 3. 궁금
    '08.1.31 10:10 AM (203.244.xxx.2)

    근데 베이커리는 뭐에요?? 빵집 하시나요?

  • 4. 베이커리
    '08.1.31 10:14 AM (124.199.xxx.56)

    아뇨...제 자게아디가 베이커리라서...명탐정 셜록 홈즈 베이커리라 할 수는 없지 않겠사옵니까...//자게에 첫글을 쓸때 빵을 먹고 있어서리..^^

  • 5. ...
    '08.1.31 10:20 AM (121.162.xxx.71)

    한 10년쯤 전 그때 살던 아파트에서도 비스산 일이 있었어요.
    비상계단에 던져놓은 비닐봉투...
    반상회 하면서 비닐 장갑끼고 쓰레기 하나하나 풀어헤치니, 나오는 술병과 스낵봉투들...
    그런데, 거기에 종이 봉투 하나가 들어가 있었는데, 아이 이름이 써 있었어요.
    입주민 일지 뒤져보니 어느집인지 바로 나오던데요.
    그집도 고등학생 아이가 부모님 몰래 친구들불러 술먹고 버려놓은 거였어요.

  • 6. 베이커리
    '08.1.31 10:40 AM (124.199.xxx.56)

    역쉬...아줌마들의 힘은...쵝오!!

  • 7. 우와...
    '08.1.31 11:58 AM (222.232.xxx.108)

    잘 하셨어요..^^
    제 속이 다 후련하네요..

  • 8. ㅎㅎ
    '08.1.31 12:21 PM (211.211.xxx.243)

    잘하셨어요.~~대단대단....
    속이 후련합니다.베이커리님~~

  • 9. 베이커리
    '08.1.31 12:52 PM (124.199.xxx.56)

    그렇죠? 으쓱~
    마누라 하는말에 대꾸하면 큰일나는줄 아는 우리 경상도 싸나이 남편도~
    씨익 웃더니, "잘했어~"합디다.
    남푠한테 칭찬도 받았답니다..ㅋㅋㅋ

  • 10. ㅎㅎㅎ
    '08.1.31 5:34 PM (222.98.xxx.175)

    최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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