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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군대 면회 가기

자연맘 조회수 : 546
작성일 : 2008-01-27 21:04:33
어제 전방에서 군복무 중인 아들 면회를 갔어요.

해 줄 음식을 싸들고 가려고 했더니만 음식은 사서 먹으면 된다고 해서
그냥 갔지요.

가서 상황을 보니 면회실에 다른 면회 온 식구들 없으면 음식을 간단히 해먹어도 되겠더라고요.

싸간 음식이 없으니  먹고 싶다는 피자와 간단히 몇가지 음식을 사갖고 갔어요.

지난 번 면회 때도 느낀거지만 손이 왜 그리 망가졌는지 참 속상하더라고요.
(이 문장 쓰고 나니 제 눈에 절로 눈물이 나네요.)

아토피까지 심하게 번져서 손등은 붉게 부풀어 올라 형편이 없고요.

쫄병 신분이니 궂은 일도 마다 않고 해야 하는 형편일테고
눈이라도 오면 모두들 나가서 제설작업도 수동으로 해야 되고
손이 성할 날이 없겠지요.

그 또래의 남자애들은 설겆이나 부엌일을 할 기회가 없으니 대개는 손이 곱잖아요.

그러던 애가 군 복무 몇 달 만에 손이 다 망가져서 참 제 속을 아프게 합니다. 거기다 아토피까지..

지난 번 사줬던 개인용품과 이것저것들은 모두 다 같이 쓰는 형편이니(내 것, 네 것 없이
그냥 편하게 다같이 사용하나 보더라고요)
벌써 떨어진지 오래이고.

평소에 쓰던 아토피 바디 샴푸랑 아토피 로션 좀 갖다 달래서
생협에서 구입해서 갖고 가기는 했는데
이것 또한 여럿이 나눠 쓰다 보면 우리 애가 쓰는건 며칠 되지도 않을 테고.

이런 일들이 제 마음을 더 아프게 해요.

정상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위의 것들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데
막상 이런 제품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우리 아들은 잘 쓰질 못할 것 같으니
제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뉴트로지나 핸드 로션은 제가 혼자 쓰면 한 겨울을 쓰고도 남아서
두 해 겨울을 충분히 쓰고도 남던데
그 핸드 로션도 떨어진지 벌써 오래라고 하더군요.

말을 하다보니 얘가 하나도 남은 물품이 (사주고 온 것) 없더라고요.

돈도, 현금카드라 인출하기가 여러모로 불편해서 잘 찾지도 못한다고 하고
참 형색이 말이 아니더라고요.

다들 그런 어려운 여건에서 복무하는거지만 새삼 한숨만 나옵디다.

몸이라도 불편한데가 없어야 할텐데 아토피도 그렇고
신병교육대에서 다친 다리 인대가 때때로 말썽이고
여러모로 이 어미 마음이 착잡합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부대에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면회나 종종 가서
필요한 것 건네주고 살펴보려 합니다.

내일 부터 있을 혹한기훈련을 걱정하고 있던데 날씨가 조금 풀린다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IP : 211.59.xxx.3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7 9:41 PM (210.0.xxx.227)

    맘이 많이 불편하셨겠어요...
    저도 동생 면회 가봐서 알지만... 또 아토피까지 있다니... 에궁...
    제 동생은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많이 고생했거든요.
    유독 더 추운 날씨가 되실 것 같아서...
    힘내시라고요...^^ 행복하세요~

  • 2. 자연맘
    '08.1.27 10:12 PM (211.59.xxx.30)

    아픈데 없이 잘 있는 것 만으로도 많은 위안이 될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네요.

  • 3. 우리아들
    '08.1.27 10:22 PM (218.50.xxx.110)

    이등병 때, 한달 동안이나 세수비누 없어서(못 쓰게해서) 빨래비누로 세수하고 머리감고 했다고 해서, 혼자 울었던 적 있어요.
    아무리 좋아졌다지만, 이상한 니무반도 있지요.
    아들 제대 5개월 남앗는데, 제대하는 그 날, 이곳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글 올리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군대든 사회든 사람 잘 만나는게 최고지요.
    같이 힘내요

  • 4. 자연맘
    '08.1.27 11:00 PM (211.59.xxx.30)

    우리아들님!

    님 말씀에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세수를 빨래비누로, 그것도 한 달 씩이나 하게 했다고요?

    정말 군 복무하고 있는 모든 장병님들!

    다들 님들의 동생이나 조카 뻘들 되는 아이들입니다.

    세수를 빨래비누로 하게 하는 것이 군기를 잡는 것은 진정 아닐 것입니다.

    군기는 흐트러지지 않되 제발 합리적으로 융통성 있게 지휘 통솔 합시다.

  • 5. ..
    '08.1.27 11:16 PM (116.122.xxx.101)

    군에 아들 보내고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부모가 있겠어요?
    다 내 아들이고 내 새끼인데 참 불쌍하고 맘이 아파요.
    제 아이도 군에 있는데 아토피용품까지 같이 나눠쓰는건 너무 무리고
    님 아이가 쓸건 챙겨주고 여럿이 나눠쓰라고 덕용포장으로 좀 싼 브랜드걸 따로 또 보내주세요.
    저희아이는 배를 타는데 간식이 그렇게도 그립다네요.
    우리 아이는 하루에 과자 한 쪽 먹으면 많이 먹는 편인데 한번 보낼때마다 10킬로 이상 보냅니다. 그래야 우리 아들 입에 열 쪽이라도 들어가겠지 싶어서요.
    그저께는 전방의 조카에게도 과자, 쵸코렛 10킬로 보냈어요.
    한시라도 빨리 군인엄마가 신경 안쓰고도 아이들이 군복무에 전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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