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호랑이 같던 아버지
회사일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빠 얼굴을 볼수 없던 아버지
경상도 장남에 외아들
큰할머니손에 자라 할아버지 큰할머니를 모셔야했고
고모들 공부시키고 시집 보내야했던 저희 부모님
고모들 무난한 결혼생활을 못해서
이래저래 가슴 아프고 돌봐야했지요
제가 여자인지라 엄마는 너무 안됐고
불쌍했었어요
아버지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분이에요
처가에도 끔찍히 잘하시구요
외삼촌 병원에 계실때 사촌오빠들보다 훨씬 자주 가보셨어요
병이 길어 외로워하셨거든요
저희 아버지가 25년간 하시던 조그만 사업을 접으셨어요
올해 일흔하나시기도 하고
집에 신경쓸 자식이 있어서
일에 집중하실수가 없어서지요
일을 그만두신후에 마음이 춥다 그러시네요
생각이 복잡하고 힘드신가봐요
어제는 아버지를 만났는데 입던 등산복이 없어졌다며
하나 사야겟다시네요
제가 뭘 사드리면 죽기전에 다 못쓴다고
필요 없다시고
절대 안받으실라고 하셨거든요
백화점에 가서 등산 점퍼를 고르는데
밝은색만 보시더라구요
옷은 편하면 된다는 주의셨는데 말이죠
얼마냐고 물으시고 비싸다하시면서도
안사시겟다는 말은 안하시는거예요
예전에 아버지랑 너무 달라 놀랐어요
안에 입는것도 하나 더 사시라고 했더니
안산다고 하시더니 자꾸 권하니까
안에것도 하나 사셨어요
뭔가 더 드리고 싶은 아버지긴한데
변한 모습에 가슴이 아프네요
정말 마음이 추우신가봐요
평생 본인보다 주변을 챙겨야했던 아버지가 더욱 측은합니다
병든 자식 둔 아버지
그 자식 바라보시며 가슴 아파 더 빨리 늙으신걸까요?
가슴이 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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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가 변하시니 가슴 아파요
딸 조회수 : 1,349
작성일 : 2008-01-26 09:59:22
IP : 59.29.xxx.3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슬퍼요
'08.1.26 10:03 AM (59.3.xxx.196)윗님 글 읽으니 참 슬프네요.
힘있으시던 부모님이 나이드시니 약해진 모습...너무 슬퍼요.
자식 눈치 보지 말라했는데도 자꾸 자식 눈치 보시는것 같아요.2. 휴
'08.1.26 10:09 AM (211.104.xxx.245)...
제노릇 못하는 딸입니다.
다른 자식 눈치 많이 보시면서 유독 제 눈치는 짜증내 하시는게 눈이 보입니다.
편해서 그러시려니 합니다.
이왕 저 편해하시는거, 제가 제노릇하고 잘 살면 좋을텐데...
그러칠 못해서 저도 마음 아프고 힘듭니다. 휴..........3. 저도
'08.1.26 10:11 AM (58.225.xxx.18)비슷...
평소에 한번도 자식들 야단치신적 없으셨는데...
손주들한테 가끔 짜증섞인 한마디 하시는 모습보고 .......늙어가시는 아버지가 가슴아파요.4. ....
'08.1.26 10:30 AM (58.233.xxx.85)태산같던 엄마가 점점어깨가 작아져가실때 그슬픔이란 ...
5. 그렇죠
'08.1.26 10:32 AM (59.11.xxx.163)가슴이 짠~~~하네요..저리 늙어가시는 모습을 뵈면..잘해드려야 될텐데...오늘도 후회가 되고, 또 반복이 되는..반성하면서 더 잘해드려야겠어요
6. ㅠㅠ
'08.1.26 12:26 PM (61.81.xxx.171)저도 저희 아버지 모습을 보는거 같아 정말 가슴이 짠하네요..
어렸을때 호랑이같고 무섭기만한 아버지가 미울때가 많았는데
지금 많이 쇠약해지시고 많이 누그러지신 모습보면 차라리 옛날처럼 화내고 무섭게 해주셨을면 할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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