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여섯살되는 딸아이가 미술학원에 다닙니다. 일반 동네 미술교습소가 아니라 미술로 ㅇㅇ하기라는 곳..혹시 아실란지..
문제는 딸아이 수업이진행되는 동안 밖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다른 엄마들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제 자신이 참 초라해집니다..저희 동네에서 큰 길 하나만 건너면 ㅇㅇ구인데 서울의 강남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도시에서..사실 이 학원도 저희 구에는 없답니다..이 학원 근처가 유명한 브랜드 아파트 앞이라 엄마들 수준이 참 장난이 아니더라구요..언뜻 봐도 명품가방에 미용실에서 자주 관리하는 듯한 헤어스탈, 옷차림새..얼굴..좀 사는 사람들은 얼굴 표정이나 말투부터가 다르더군요..대화 내용도..티비에서 보던 강남아줌마들의 대화내용과 비슷합니다..한달에 백얼마하는 영어유치원 얘기..이제 여섯살되는 아이 사립초등 어디 보낼까 얘기..아이 생일잔치를 아웃x에서 아이친구 20명 불러 한단 얘기..하여튼 저하곤 참 다른 세계에 사는 아짐들..부럽고 속상합니다..그리고 하나같이 왜 그렇게 예쁘고 날씬한지..(저는 과체중) ..글구 엘리베이터를 타도 저만 1층에 내리더군요..다들 차가 있어서 지하주차장으로 간다는..
남편이 한달에 얼마를 벌면 아이 학원 여러군데 보내고 좋은 유치원에 백화점표 옷에 차 굴리고 여유롭게 사는지..이럴 때는 가난한 친정이 참 원망스럽고, 똑같이 태어나 한 세상 사는 거 질적으로 너무 다른 삶..물론 저보다 더 못한 분도 계시겠지요..사람이 위만 보고 어찌 살겠습니까미는..그래도 거기 가는 수요일은 항상 우울하답니다..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를 왕따 시키고 있지요..어차피 대화에 끼지도 못할거..아예 눈도 안 마주치고 아는 체도 잘 안하고..그학원이 3달학원비를 한번에 결제하는데 3개월 할부하는 사람은 제가 아는 한 저밖에 없다는..첨에 결제하는분이 당연히 일시불로 해서 다시 3개월로 정정 ㅠㅠ)다행히 2돌된 둘째딸이랑 같이 가서 참 다행이라는.. 처음 몇 주 남편한테 대충 이런 얘기를 하자 미안하다더군요..그런 말 잘 안 하는 사람인데 그냥 이러저러하더라 얘기만 했는데 남편이 그렇게 말하니까 말한 내가 오히려 미안하고..그래서 다신 그런 말 안 합니다 남편이 마음이 많이 여린편이어서..
물론 돈이 최고의 가치는 아니겠지요..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까 있는 사람들은 참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지요..요즘은 개천에서 용나기도 힘들답니다..있는 집 아이들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저는 워낙 없이 자라서 저희 아이들한테는 그런 불편 주고 싶지 않지만 어쩌겠어요..생긴 대로 살아야지..울신랑이나 저나 그만그만하게 벌다가 살다가 가겠지요..
티비를 봐도 잡지를 봐도 신문을 봐도 참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하죠..그런 기분 많이 듭니다..예전보다 그런 상류층이나 중산층 삶이 미디어에 너무 자주 노출이 되다 보니까 나만 이렇게 초라한 것 같은 기분도 들고..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 뭐라고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요..
이곳 82에도 참 다양한 계층이 있겠지요..저는 82를 안 지 얼마 안 되었지만..게시글을 보면 듣도 보도 못한 그릇, 전자제품 브랜드, 의류들 참 많더군요..제가 패션이나 생활잡지, 신문같은걸 즐겨보고 나름 유행에 민감한 편인데도(그 유행을 좇진 못 하지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그래서 또 한번 위화감 느낀다는..
그래도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새는 줄 모른다구 요즘 82보는 재미에 중독되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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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수요일
82광 조회수 : 647
작성일 : 2008-01-21 00:00:17
IP : 117.55.xxx.5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ㅠ.ㅠ
'08.1.21 1:06 AM (211.246.xxx.23)저도 그래요..
주눅들어서 눈팅만 한답니다..2. ㅠ.ㅠ
'08.1.21 1:07 AM (211.246.xxx.23)힘내자구요...←이 말을 안해서 다시 ...ㅎㅎ 대박꿈 꾸시며 주무세요
3. 하지만,
'08.1.21 1:17 AM (220.75.xxx.143)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고민이 엄청 많을겁니다,
혹시 불치병에 걸렸을수도 있구요 부부사이가 웬수인집도 있을거구요
부모가 아무도 없는 고아일수도 있구요..ㅎㅎ
그냥 내가 가진게 가장 소중하다 생각하구 삽니다,4. ..
'08.1.21 10:29 AM (59.11.xxx.11)일단 좋은점만 보이잖아요..밖에서 보이는거니까요..하지만 그집안으로 들어가보면
나름대로 골치아픈 일 정말 많아요.저도 같은 자매간 사는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자주 상대적박탈감 느끼곤 하는데요..허물없이 지내다 보면 속썩는 일 자주 듣게
되니 돈이 다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자주 들더라구요..그쪽기준에서는 뭔가
또다른 부족함에 매일 스트레스 받고 하더라구요..상대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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