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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님 눈물을 쏟게 하고 말았네요

후회됩니다 조회수 : 4,605
작성일 : 2008-01-20 21:12:40
이곳 자게에서 친정집 남편 몰래 도와주는 문제에 대한 여러 의견 보다가 고민 좀 했습니다.  
저 역시 결혼 후 힘든 생활하고 있는 저희 친정 부모 불쌍해 약간 돕고 있는 정도구요. 남편 모르게  했습니다. 부부 생활이 결혼의 중심인데 남편과 상의해 결정해야 하신다는 분들의 생각에 저 역시 공감합니다.  반대 입장이라면 기분 나쁘지 않느냐. 물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저 역시 별로 많이 하지도 못했지만 몰래 용돈드리는 제맘 편치 않았습니다. 시어머님 모시고 살면서 시어머님 눈치 보이고 남편에게는 몇 번씩 울며 불며 해가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저 참고로 자존심 무척 센편이나 다 죽여가면서- 그 때 말뿐이고 시간지나면 도로 모른 척 하더이다. 빈말이라도 부모님 안부 한 번 제대로 묻지 않습니다. 이런 일 반복되고서 부터 몰래 부모님 도와드리고 있는 형편입니다.저희 부모님 지방에서 살고 계서 결혼 후 2번-결혼 생활 2년정도- 뵈었네요.

오늘 엄마와 통화했습니다. 힘든 사정 뻔히 알고 있는 저이지만 시어머님과 함께 살다보니 친정 부모 챙기는거  맘 불편했습니다.
엄만 너무 힘들어서 하나 뿐인 딸에게나마 위로 받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 사정 누구보다 뻔히 알면서 엄마에게 이렇게 말해 버렸네요. 이럴 거면 왜 결혼하기 싫다는 나에게 결혼하라고 했냐고. 친정집 일 신경 끊고 살아야 나도 잘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내가 잘살길 진정 바란다면 엄마 이렇게 힘든거 나에게 말하면 안 된다고. 친정 신경쓰다가 나 시댁에서 그리 친정 걱정하는 며느리 싫다하면 어쩔거냐고.
엄마 입장 바꿔놓고 내가 며느리라면 어디 좋아하시겠냐고. 맨날 친정집 일에 신경쓰고 시댁 몰래 뭐 사다드리고 용돈 부치고 하면 어떨것 같냐고. 엄마 미안하다 말씀 밖에 안하시고 끊으셨습니다. 허나 엄마 울고 계신거 다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화 내용만 보자면 제가 마치 엄청나게 도와주고 있는 효녀같습니다만, 실지로 저희 시어머님께 해 드리는 것 반도 못 해드립니다.  

저희 시어머님께도 제가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반의 반 만이라도 친정 부모님께 해드렸다면 이렇게 가슴아프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IP : 219.240.xxx.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08.1.20 9:25 PM (211.115.xxx.244)

    님 맘이 느껴져서 가슴이 아프네요....저역시 님과 같은 과정을 겪었기에 님이 얼마나 힘드실지 이해가요....

    내일 시간나실때 어머니한테 전화드리세요...그리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세요....

    어머니도 어머니이기전에 사람인지라.. 님이 그렇게 말씀하신거에 대해서 많이 힘들어하실거예요..그래도 딸이니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면 상처입은 맘이 조금이나 치유되실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시부모님 모시며사는 며느리....어디 맘편이 하소연할곳도 없고....님맘 다 알아요..님이 얼마나 아프고 힘드신지 알아요.... 너무 맘아파 하지마시고요...

    내일 꼭 전화드리세요...사랑하는 엄마 잖아요.....

  • 2. ...
    '08.1.20 9:26 PM (222.236.xxx.97)

    아이고...원글님...저랑 비슷한 말씀으로 친정어머님 가슴에 상처를 남기신것 같네요...
    아마 아실거에요...맘껏 해드릴수 있는 형편이었다면 절대 그랬을 딸이 아니란걸...
    제 생각엔 빠른 시일내 전화드려서 달래 드리세요...
    시어머니 이런저런 요구에 찍소리도 못하고 스트레스 받다가 하필 그때 엄마한테 다 퍼부었다고...죄송하다고...
    저는 바로 미안하다고 그랬거든요...몇번이나...
    저도 친정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가난한 친정...그로인해 통장잔고를 확인받아야 하는 나...
    원글님...괜찮아요...너무 속상할땐 그렇게라도 해야지요...
    저는 제일 걱정되는게 나중에 밀려올 후회가 걱정이에요...

  • 3. 에효~ㅜㅜ
    '08.1.20 9:28 PM (61.66.xxx.98)

    82의 학습효과라 해야할지...부작용이라 해야할지...

    자세한 상황을 모르니 뭐라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경우(얹혀사는게 아니고)라면
    좀 더 당당하게 친정도 신경쓰세요.
    결혼 2년 동안 2번밖에 못보셨다니...외국으로 시집가신것도 아닌거 같은데...
    마음이 아프네요.

    시어머니 모시고 사시면 친정에 해 드릴 자격이 있다고 보는데요.
    냉정하게 말해서
    나 키워준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에게 효도하고 있는거쟎아요.
    반에 반만큼 해드리는거 너무 눈치보지 마시고 불편해 하지 않으셨음해요.
    그러자면 남편을 원글님 편으로 만드는게 우선이겠죠.

    우선 지금이라도 전화하셔서...낮에 죄송했다고...많이 신경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어깃장을 놓은거 같아 죄송하다 해보세요.

  • 4. 님나빠요?
    '08.1.20 9:56 PM (59.19.xxx.186)

    아니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도 친정어머니께 그랬다고요? 저 같으면 시부모모시고 살면 더 잘해줄거 같은데요,,전 절대로 남편몰래 친정엄니 표 안나게끔 도와줍니다 아차피 알아봐야
    좋을리 없으니까요...

  • 5. 님 나빠요2
    '08.1.20 9:59 PM (203.130.xxx.140)

    친정엄마 울리신건 너무 했어요
    그리고 왜 그리 시댁눈치를 봅니까?
    요즘세태에 당당하게 맘 가는대로 하세요
    우리올캐 친정부모님 모시면서 당당하고 솔직하니 더 좋아보이더라고요

  • 6. 어머니
    '08.1.20 10:01 PM (116.37.xxx.132)

    돌아가시고 나면 이런 것들이 다 돌이킬 수 없는 한으로 남습니다.

  • 7. 마음이
    '08.1.20 11:06 PM (121.170.xxx.96)

    아파요...저도 엄마 가슴 꽤 아프게 했거든요...

    원글님도 얼마나 가슴 아프겠어요...
    어머니 역시....
    너무 눈치 보지 마시구....꼭 돈이 아니라도 신경 많이 써 주세요...
    넋두리라도 들어 주시면 어머니께 큰 힘이 되실거에요.

  • 8. 님나빠요3
    '08.1.21 1:43 AM (121.115.xxx.83)

    다시 전화해서 잘 못 했다고하세요.

  • 9. 내딸도
    '08.1.21 2:23 AM (222.107.xxx.225)

    그러니 노인들이 딸자식 키워봐야 아무소용없다고 아들만 찾는 겁니다.
    님이 반대 입장이라고 생각해봐요. 좀 너무 하잖아요.
    저도 딸이 둘인데 이런 글 읽으면 참 마음이 안좋네요.

  • 10. 이해안됨
    '08.1.21 10:36 AM (61.104.xxx.196)

    시어머님 모시고 사니, 친정부모님께 해드리는 것 더 당당히 해드릴 수 있지 않나요?
    내어머니 아닌 시어머니는 매일 보고 사시면서 친정엔 그동안 어떻게 겨우 2번 뵈었다니?
    이해가 안 갑니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제발 주위 눈치 보지 말고 당당히 내부모님께 마음이든 물질이든 형편되는 대로 해드리세요.
    님의 형편이 좋지 않아 물질로 도우지 못한다면 마음으로라도 해드리세요!
    따뜻한 전화 한통화라도 자주요.....
    남편분이 참 밉네요!!(죄송)

    남편 돈이라고요? 그 돈엔 나의 댓가가 반입니다.
    제발 남편위주로 살지말고 나 위주로 사세요!

  • 11. 주야
    '08.1.21 11:31 AM (59.28.xxx.64)

    저두 얼마전에 다른일로 엄마랑 통화하다가 울엄말 울려버렸어요. 엄마가 그러데요. 그러면 너는 속이 시원하냐고......
    아시는 분이 그러더라구요. 시댁이든 친정이든 돈들어갈땐 정말 돌겠더니 돌아가시고 나니 후회가 남는다고... 저는 시댁에는 이것저것 다 합쳐서 드리는게 10만원이 안되는데 친정에는 작년부터 20만원씩 드려요. 시댁보단 친정형편이 안 좋은 편이죠. 게다가 하필이면 친정에 용돈드리기 시작한게 제가 휴직한 시점이랑 딱 겹쳐서 사실 신랑한테 좀 민망하죠. 저희 신랑도 아들이 있는데 딸들이 그렇게 하는걸 불만은 있지만 반대는 안하니 그냥 지내는데 남편의 말한마디가 중요한거 같아요.
    친정어머니니깐 그만큼 친해서 때론 심한 말도 하게 되는데 이제부턴 잘 해드리세요. ^^

  • 12. 빈말
    '08.1.21 2:18 PM (59.14.xxx.71)

    이라도 부모님 안부 한번 물어보지 않는 남자분 ...알만 합니다 .원글님 마음 고생 심하시겠습니다.친정 어머님 마음 아프게 하지 마세요.남자분들 언제나 철들려나.....철들자 망령이 라던데....

  • 13. ..
    '08.1.21 4:22 PM (211.47.xxx.18)

    저도 님처지랑 비슷한데 사정은 좀 나은편인데 암튼 남편한테 말 잘안하고 저혼자 돈도보내고 물건도보내고 택배도 슬슬보내고.... 공식적인건 이야기 하고 대부분 말 안해요...
    님도 스트레스 받드레도 벌이가 있으시면 어차피 도와드릴거 엄마 속상하게 하지마시고 적드래도 도와드리세요. 남편모르게.... 가끔은 공식적으로 ,,,,,

  • 14. 후회
    '08.1.25 2:44 PM (59.14.xxx.37)

    저는 아버지에게 막말 많이 했었습니다만 돌아가시고 나니 다 후회가 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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