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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과 어머니..

... 조회수 : 988
작성일 : 2008-01-14 10:52:46
임신중이예요..
어제 친정엄마랑 통화를 하다가, 곧 가서 산후조리원을 예약한다는 말씀을 드렸떠니
엄마가 무척 서운해 하시네요.. 전 너무 의외라 좀 어안이 벙벙했구요.

전 시집친정 다 먼~(4시간 이상 거리의) 지방이구요, 출산 후 3개월 후에 복직할예정이예요.

우선 제 생각은..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나 육아에 관련된 도움은 별로 받고싶지 않아요.
가까이 있어서 쉽게 부탁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산후조리도 솔직히 엄마보다는 전 산후조리원이 더 편하거든요.
우리엄마는 겁도 많고 좀 많이 소심하신 편이라
산후조리할때 정말 갑갑스럽게 융통성없이 그렇게 시킬것같아요.
전 한여름 출산이라 좀 상황봐가면서 수월하게 하고싶거든요..
산후조리원에서 어련히 잘해줄까 싶기도 하고..
애기랑 저랑 땀띠투성이 되어서 그렇게 아주 예전방식으로 별로 안하고싶어요
그럴 환경도 안되구요..
(집이 중앙난방이라 여름엔 난방도 안해요..)
우리엄마가 성격이 좀 차갑고 잇속 따지는 편이라 전 엄마가 은근히 그걸 원할줄알았어요
근데 어제 반응이..

엄마생각은 딱 그거예요.
친정엄마는 산후조리 해주고, 시어머니는 애기키워주고..
우리시어머니도 굉장히 활동적이신 분이라 애기 못키워주신다고 딱 선언하셨거든요.
그리고 저도 별로 맡길 생각 없어요..
객관적으로 봤을때, 친정엄마도, 시어머니도 육아스타일이 별로 제 맘에 안들어서..
어차피 돈은 돈대로 나갈바에야, 내가 이래저래 할말할수있는 그런 환경에서 키우고싶어요.

남편이랑 합의본것도, 애를 데리고 지지고 볶던 말던 우리둘이 알아서 고생하자, 각오했거든요.
무엇보다 지방에 장기간 애기를 둘 자신도 없고..
어릴때부터 그다지 살뜰한 보살핌을 못받고 커서 그런지..
제자식은 제가 알아서 하겠다는 생각이 아직까지는 많이 강해요.

전 열심히 산후조리원의 더 좋은 점을 설득하며..
엄마 괜히 힘들필요 뭐 있냐..라고 말씀드렸어요.
산후조리원 2주 끝나고 입주도우미 쓸때 그럼 엄마가 올라와서 감독해달라..그런 말도 덧붙였지요.
엄마는 괜히 [그럼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네] 그러세요..
무슨 말씀이신진 알겠는데 별걸가지도 다 투정하신다 싶어 살짝 짜증도 나요.

그리고 애기는 어떻게할거냐고 그러셔서
어린이집 영아반에 맡기고 출근할거다..
남편이 데리고 출근하던 내가 데리고 출근하던 그래야지..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애도 안봐주냐고.. -_-;;
당신께서는 남의 손주라는 맘때문에 섣불리 봐줄 생각이 안든대요. 조심스러워서..
전 속으로 이건 또 뭔소리냐 싶어하면서..
엄마가 봐주기싫은거 왜 시어머니한텐 당연히 봐주라그러냐고..그랬더니
그 집 손주니까 그집에서 당연히 책임지는거래요..
솔직히 전 그런소리 듣기싫구요..

어쨌든 내가 알아서 할거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그때가서 다시생각할라요..하고 끊었는데
엄마한테 인간적으로 좀 ;; 정떨어져요.
당신이 못봐주시면 그냥 그런거지..시어머니한테 그런식으로 떠넘기는것도 싫고
요즘세상에 무슨 남의손주 내손주 따지는것도 이상하고
출산후 육아휴직 1년쓰겠다고 잠깐 말했던거 두고두고 꼬투리잡아서 바로 복직하라고 다그치는것도 은근 서운하구요..

IP : 211.45.xxx.17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랑
    '08.1.14 11:02 AM (125.187.xxx.10)

    저랑 성격이 아주 비슷하시네요.
    저도 5월 출산예정인데, 저두 그냥 산후조리원 예약해 버렸어요.
    친정, 시댁 둘다 멀기도 하고 맡길 마음도 1%도 없어요.
    친정, 시댁 갈라가며 이상한 말 하는것도 진짜 듣기싫고...

    몸조리 잘하시고 순산하세요~^^

  • 2. 그냥
    '08.1.14 11:09 AM (211.212.xxx.103)

    맘편하게 조리원에서 조리하세요. 육아라는게 어른들과의 방식에 차이가 있어서 친정엄마라 해도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말못하고 속으로 앓느니 편하게 조리원에서 하세요. 저는 수술해서 1주병원에 있고 2주는 조리원에서 있었는데 정말 편했어요. 거기서 또 다른 산모들과 어울릴 수도 있고 이것저것 신경 안쓰니까 넘 좋았거든요.

  • 3. 쿨하세요^^
    '08.1.14 11:19 AM (203.244.xxx.2)

    안 기대는 그 생각이 멋지다 싶어요.괜히 여기저기 손벌리면 기분만 상하던데... 잘생각 하셨어요

  • 4. 저두
    '08.1.14 11:29 AM (124.49.xxx.163)

    5월 출산인데..저두 친정엄마 좋긴 한데 서로 그다지 찰떡같이 궁합좋은 성격은 아니라서 산후조리중에 괜히 속상할까봐 어제 남표니랑 조리원 탐방했네요...좀 좋은데는 조리원 2주 비용이 울 남표니 월급이랑 맞먹을라고 해서 망설여지기도 하지만...2주 조리원 2주 도우미 할까 아님 4주 도우미 할까 생각중입니다~ 좋은 의견 있으신 선배분들 계신가요?

  • 5. ^^
    '08.1.14 11:57 AM (125.177.xxx.133)

    당신께서는 남의 손주라는 맘때문에 섣불리 봐줄 생각이 안든대요. 조심스러워서..
    <-- 울 친정엄마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셔요...
    이건 아마 엄마들 세대에서는 보편적? 인 생각인듯 하니까..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태교 잘 하시고요~

  • 6. ^^
    '08.1.14 12:01 PM (125.177.xxx.133)

    음..좋은 도우미 만나시면...도우미가 진짜 좋구요...비용 절감되는 건 별로 없어요...먹는데도 돈이 많이 들고..집에 있으면 난방비며, 물세며, 전기료 등등..아무래도 더 나오겠죠?
    하지만 아기한테는 집에서 엄마랑 도우미랑 둘이서 아기 하나 돌보는 거니까 조리원보다는 좋겠지요...아주 비싸고 병원 부설 조리원은 또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그 좋은 도우미분을 만나기가..참 쉽지 않은거 같더라구요....
    특히 입주도우미분들은 60대 이상이신 분들이 많고..젊은 엄마들 가르칠려고 하거나, 일을 슬슬 하시거나...암튼...도우미 때문에 스트레스 더 받았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도우미 가시는 날이 해방이었다나...

  • 7. 잘하셨어요.
    '08.1.14 12:23 PM (222.98.xxx.175)

    애 둘다 친정엄마가 산후조리해주셨습니다.
    엄마는 정말 정성을 다해서 했고 받는 저는 매우 부담스러웠습니다. 그 와중에 남편과 엄마사이에 트러불이 생겨서 애 낳고 좌불안석이었던적도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가 정답이랍니다.
    아무리 엄마라해도 받은 만큼 돌려줘야해요.
    지금도 제 친정엄마는 제게 애 맡기라고 하세요. 그리고 그 뒤에서 절 조종하려고 하시는거 눈에 보여요. 그래서 애 안 맡깁니다.
    님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아요.

  • 8. 원글
    '08.1.14 12:35 PM (211.45.xxx.170)

    제가 써놓고도 횡설수설해서 뭔말인지..했었는데
    제 생각이랑 비슷한 많은 분들 시간내어 답글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전 속으로 내가 너무 정없이 딱딱 끊었나.. 그런 생각도 했거든요.
    저도 애기봐주시면서 조종(?)당하기 싫어 그런 맘도 있어요.
    그 유세, 그 공치사(아무리 친정엄마, 시엄마래도) 다 받아줄 자신 별로 없어요.
    저도 한 성격 하기땜에.. ^^;;

    애한테 최선인 것을 해주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어쨌든 애기가 만난 부모는 저와 제 남편이니
    셋이서 같이 고생하면서 헤쳐나갈라구요.(애기야..니 팔자려니..해라..-_-;;)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이 아기한테도 최선이리라는 믿음으로.. ^^

    용기주셔서 감사합니다~

  • 9. ..
    '08.1.14 1:02 PM (121.136.xxx.8)

    울 시엄니 지극 정성으로 애 키워주시지만.
    기 쌈에 져서 조종은 못하십니다 ^^;;

    저희도 맞벌이라 (또 제가 애가 ~- 별로라 쓸려니 왠지 많이 찔리고 애한테 미안해 지네요)
    시엄니 1년 기한으로 와서 같이 사시면서 애 봐주십니다.
    이래 저래 조종?? 하려고 하시기만..
    대가 쎈 아들때문에 며느리한테 암말도 못하고 살고 계시죠..

    어머니 가시면 저도 애하고 고생하면서 살아갈듯 합니다..
    덕분에 3개월서부터 영아반 신세 질꺼 돌 전후가 될듯 합니다..(애기야 이건 니가
    운이 좋은거다~)
    그래도 엄마도 엄마할 일 많고 하니 지금을 맘껏 즐겨라~ 하고 세뇌(이제 120일된것에게)
    합니다.. ㅎㅎ

  • 10.
    '08.1.14 2:46 PM (124.50.xxx.149)

    의견에 찬성!
    저도 얼마전에 애낳아서, 산후조리 양가 어머님들한테 거절했어요,,
    일단은 애낳으면 사람도 극적으로 예민해져서, 엄마라도 이리저리 다니시면서 잔소리하시고, 이러는거 예민해져요,, 그리고 산후 우울증살짝씩 오쟎아요,, 그때 소리내서 울수도 없어요..
    시어머님은 아무리 날도와준다해도 옆에 계신것 자체가 힘든거고,,
    어떤 상황에서 냉정하게 판단했던게,, 훗날에 보면, 더 이득이었던것 같아요

  • 11. 저도
    '08.1.14 3:13 PM (210.123.xxx.64)

    같은 상황이었어요. 막상 해주시면 유세하고 힘들어하실 것 뻔한데, 조리원 간다니까 또 서운해하시더라구요.

    저는 그냥 다 쳐내려구요. 그냥 제가 해결하는 게 맘도 몸도 편해요. 그리고 조리원 다녀오셔서 입주 아주머니 필요하시면, 요즘 산후도우미들은 50대 초반까지로 한정한다더라구요. 그런 것 다 지정하실 수 있으니 마음 편하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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