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말 했어요.
나는 아이 기르고 직장 다니는 것 한꺼번에 못하니까
둘 중 하나만 하겠다구요.
당신이 좀 더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살고 싶으면 내가 나가서 일을 할 것이요,
아이를 더 원한다면 아이 둘 정도 낳아서 초등 저학년까지는
전업으로 있으면서 아이들 기르겠다고 했지요.
맞벌이 하면서 힘들게 아이 기르시는 분들 많으신데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는 것 알고는 있지만....
저희 부부, 가진 것이라곤 전세자금 1억 정도가 다입니다.
시댁,친정 손벌리진 않으시지만 보태주실 여유는 없으시구요.
남편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연봉은 3천 정도 됩니다.
솔직히, 고생하는 남편 생각하면 너무 미안합니다.
하지만 육아+직장 을 병행할 자신이 없어요....
친정, 시댁 두 곳 모두 아기를 맡길만한 상황은 안되구요.
우리나라에서 결혼한 여자로 살기는 정말 힘든 것 같네요.
아니, 우리 나라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집 값과 사교육비 때문에 맞벌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아빠도 엄마도, 아이들도 다 너무 불쌍해요.
그래도 제가 능력이 있다면 남편의 짐을 번쩍 들어 제가 나눠질 수 있을텐데.
무능한 자신도 싫어집니다.
그냥 소박하게 욕심 안내고 살아보려고 맘 먹었었는데
주변에서 저를 '노는 사람' 취급하는 것이 참 힘듭니다....
<빨리 아기낳고->시댁에(혹은 친정에) 아기 맡기고-> 일해서-> 돈 벌어-> 집사라..>
요즘 주위 어른들이 제게 늘 하시는 말씀입니다.
연륜에서 나온 말이니 일리가 있겠지만
사람 사는 이유와 목적이 그냥 저런 것들일까요?
제가 아직 인생의 쓴 맛을 못봐서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사는게 '별로'인 듯 느껴지는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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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요
하소연 조회수 : 742
작성일 : 2008-01-11 11:41:14
IP : 121.88.xxx.4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1.11 11:46 AM (58.233.xxx.85)그정도면 가지신게 많은분입니다 .남을 따라갈필요는없습니다 .돈있고없고가 행복지수랑에 절대적은 아니지요
2. ^^;;
'08.1.11 12:22 PM (211.108.xxx.179)그 정도면 괜찮으신데요....저축 조금더 하시고 아이 낳으시면 회사 관두시고 살림
알뜰이 하시면 될듯~~~^^ 저흰 결혼떄 아무것도 받은 것이 없으니.......정말 힘이
듭니다.시댁 생활비 대야 하고요.....그나마 애들은 시어머니가 봐주시니까 버티죠..
것두 안해주셨으면~~~전세자금 1억 부럽습니다....ㅠ.ㅠ3. 하소연
'08.1.11 12:41 PM (121.88.xxx.45)열심히 살고 계시는 분들 많은데 죄송스럽네요.
저는 저의 상황에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그런데 주변에서 늘 '더 많이 벌라'고 하시니
가끔은 제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남편 혼자 고생하게 하는 건 아닌지 고민될 때가 있어요...
윗 님, 아이들 있으시다니 너무 부럽습니다.
결혼 2년째인데 아기가 생기질 않아서 힘들거든요...4. 저 역시
'08.1.11 5:31 PM (211.179.xxx.190)집에서 노는 사람이예요. 요즘 맞벌이가 대세다 보니 전업주부를 그저 노는 사람 취급해서 저도 살짝 기분이 나빠요. 전업주부도 나름 바쁘게 열심히 산다는 걸 왜 모를까요.
다른 사람 말에 상처받지 말고 힘내자구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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