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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저도 별로 살고 싶지도 않아요 ㅜ.ㅜ

남편 지병 15년차 조회수 : 4,560
작성일 : 2008-01-09 11:12:37
정말 많이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남편 몸 안 좋은것도 알았구요.

결혼 후 제가 모든거 다 했어요. 다행히 저사람 자기일은 할수 있어서, 집안일이며 애들이며 아무 신경 안쓰게 자기일만 하고, 집에 와서는 쉴수 있도록 배려했답니다. 맨날 저사람 병원 따라다니고, 시부모님 밥상 걱정하면서, 저도 일하고 가져오는 생활비 절반의 돈...

경제적으로 괜찮게 사는 친정과 그에 비해 많이 기우는 시집...
친정부모님 형제하고는 거의 담 쌓고, 저한테 너무나 많은 기대 거신 분들이었는데 맘에 대못 쾅쾅 박고는,
그렇게 15년 산 뒤가 너무나 안좋으네요.

애 둘은 그냥 그냥, 제가 일단 남편한테 올인하니 그렇게 신경도 못쓰고,
시부모님 제가 이때까지 한거 그냥 당연한듯,
남편도 그렇게 고마운줄 모르는듯...
오히려 옆에 친척이나 친지들이 저를 더 위해요. 정말 이런 부인 요즘 없다고.

지난 한 6개월 권태기인지, 그냥 너무 힘도 없고, 그동안 모두를 돌봐왔던 기운도 다 빠지고,
남편 몸 안 좋으면 짜증만 나고,
애들한테도 대충 대하고,
시부모님은 꼭 해야할 도리만 하는데,

어제 거울보니, 정말 너무나 어두운 중년 여자하나가 도저히 웃을수 없는 얼굴을 하고 서 있더군요.
참...맨날 반장에 1등만 하던 내가 이렇게 끝나는구나...참, 모든것이 새롭고 잘 웃고 했는데
이제는 울고 싶은 맘도 그럴 기운도 없어요.

정말이지 나쁜 마음 먹고 어떻게 하고 싶은데, 너무나도 많은 책임감때문에 그것도 못하는 나.
어쩔까요...죽고싶다는 말도 나오지 않네요...............................

IP : 71.108.xxx.20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9 11:29 AM (203.233.xxx.130)

    그래도 힘내세요..
    자식이라도 보고 힘을 내세요... 귀여운 새끼들이요..

    그리고 언제 한번 밖에 나가서 큰소리로 울어도 보고 웃어도 보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단 한번이라도 숨통이 트이게 나가서 뭔가라도 본인에게 상을 주시구요..

    힘내세요.. 모두다 어려운 점들은 하나씩 있고 단지 말을 않 할뿐..
    세상은 그래도 살아갈만합니다.... 힘내세요^^

  • 2. 중년으로
    '08.1.9 11:31 AM (211.212.xxx.3)

    접어들어 짝짓기도 아직 성공하지 못 해 제 유전자 하나 세상에 뿌리지 못한 저도 있습니다. 고정하셔유~

  • 3. 10년차
    '08.1.9 11:40 AM (203.243.xxx.3)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동안 잘 견뎌오신거 크게 박수쳐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힘드시죠?

    저는 두아이 간병 10년차입니다.
    남편과 아이는 천지차이지만
    둘다 중병이라 한아이는 몇년전에 먼저 갔고, 둘째아이도 같은병으로.....
    지금도 며칠째 병원에서 출퇴근 중입니다.
    저도 남편이 돈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픈아이들 내가 돌볼 수 없는것도 힘들고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 입맛에 맞춰 반찬만들어 놔야지,
    아이 병원에 입원할 땐 직장일도 대충이고
    밤에도 수없이 깨야하는 내 몸은 곧 바스라질듯 하고....
    힘들땐 한두가지 꼽혀지는게 아니죠.

    정말 힘드실텐데...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할지...

    맨날 반장에 1등만 하셨기에 지금 더 잘 겨디실 수 있는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님아니면 할 수 없는일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님 스스로가 대견하게 생각되지 않아요? 이만큼 견뎌내셨다는게...
    현재가 어둡고, 미래가 밝지 않아 웃을 수 없지만
    웃음도 감사도 습관이드라구요

    조금만 아주 조금만 자신을 위해 이상한 얼굴로라도 웃어보세요
    지금 아무 표정없어진듯한 얼굴일 듯 한데
    미친듯이 웃고, 내 처지 생각하며 미친 듯이 울 수라도 있으면 차라리 나을텐데...
    정말 위로의 말이 없네요.
    힘내세요

  • 4. ..
    '08.1.9 12:01 PM (222.106.xxx.97)

    많이 힘드시지요...
    뭐라 위도를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희 남편도 5년전에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생활하고 아주 다행스럽게
    많이 회복되어 사회생활은 하고있지만 늘 조마조마하답니다,
    약도 먹고 있고요. 다행히 본인 스스로 몸을 챙기니 제가 수월하긴 합니다.

    정말 제가 무슨 말을 드려야 위로가 되실지 모르겠어요.
    사랑해서 결혼하셨다 했지요. 예쁜 아이들도 있으시구..
    학교 다닐적에 공부도 잘하시고 현명하신분 같으니 힘들고 고되지만
    슬기롭게 이겨나갈실뿐 같은 생각이 들어요.
    힘내세요.... 좋은날이 꼭 올겁니다^^*

  • 5. ***
    '08.1.9 12:24 PM (59.1.xxx.80)

    15년 지병이라면 대충 무슨 병인지 알겠어요.
    항상 관리하고 치료 해야 겨우 현상유지하고 결국은 환치는 안되는 경우일 것 같아요. 구멍난 독에 물 붓기와 같은 상황...

    저는 매우 현실적인 성향이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매정하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이젠 한 발 물러서라고 하고 싶습니다.
    15년 동안 자기자신은 저 멀리 던져 두고 남편을 위해 할 만큼 하셨다고 보여요.
    그 노력은 사랑이기도 했겠지만 어쩌면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자존심 ,
    책임감 때문이었지 않을까요?
    엘리트로 , 리더로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서도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최선을 다 해야만 스스로 용납이 되지요.

    이젠 내려 놓고 뒤돌아 보세요. 지난 세월 동안 했던 노력은 인정 받을 만 하거든요.
    이젠 남편의 건강 관리는 조금 흘러가게 놔 두시고
    조금 더 생산적인 면으로 치중하시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지금 부모의 보살핌 여하에 따라 정말 길이 많이 달라질 수 있어요.
    관심과 뒷받침에 따라 행복한 미래가 될 수 있거나,
    우울하고 자신 없는 인생을 살 수도 있는데 아이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요.

    저라면 남편의 건강은 정말 남편 자신과 하늘에 맡기고
    아이들과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겠어요.

    살아보니 주변의 평판에 좌우 될 일이 아니더군요.
    너무 도리에 집착 할 일도 아니더군요.
    남에게는 인간으로써 당연히 해야할 도리를 지키고,
    나와 내가 의도하여 세상에 내 놓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책임을 다하면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부끄럽지 않다고 봅니다.

    다소 매정하게 읽혀지겠지만, 남편, 시댁에는 할 만큼 하셨으니
    이젠 꼭 자기 자신과 생산적인 목표( 자녀 교육)에 치중하시며
    새로운 삶을 가꾸시라고 하고 싶어요.

  • 6. 서러움
    '08.1.9 2:14 PM (203.130.xxx.234)

    전에 burn out이라는 개념을 들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다 태워버려서 원글님과 같은 상태에 있는 거요.
    우울감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애처러운 나 자신을 다독이고 예뻐해주세요.
    1시간 짜리 싸우나든 목욕이든 얼른 하고 빨리 들어가서 OO해야 되는데 하며 쫒기듯 하시마시고,
    나를 1시간 쉬게 해야지 하고, 급한 손길 말고 예쁜 아이 씻길 때 그 손길을 자신한테 주세요.
    웃음기 없이 움을하고 어두운 그 얼굴이 제 얼굴이라서 저를 돌보는 방법을 써봤습니다.

  • 7. 혜경맘
    '08.1.9 6:29 PM (59.14.xxx.100)

    힘내세요.
    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분명 님께 행복한 일이 생길거예요. 건강한 아이들이 있잖아요.
    저도 살아가면서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그렇더라구요. 겉으로만 행복해 보일뿐이지 모든 사람들이 근심거리 하나씩은 갖고 살더라구요. 이젠 본인도 생각하고 아이들 미래를 생각하며 사세요. 그런 시부모님 기대할거 하나도 없어요. 당신 딸이 하면 안되고 안쓰러운일도 며느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저도 그렇거든요.
    나쁜 생각 마시고 힘내세요. 머리도 하고 좋은 화장품도 사구....영화도 보구 자신을 위한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 8. .....
    '08.1.9 11:16 PM (59.14.xxx.71)

    힘내세요...너무 열심히 사셔서 지치셨겠지요..우울증이 온것 같습니다...이번 기회에 만사 제끼고 쉬어 보세요. 우선 네가 살고 봐야죠...

  • 9. 어머
    '08.1.10 12:04 AM (121.140.xxx.162)

    꼭 저를 보는 것 같아
    눈물이 납니다.
    힘내세요...
    늘 1등하고 반장하던 우리 우등생들...
    사회에서 우등생이 되길 기원합니다.

  • 10. 마음 아프네요..
    '08.1.10 8:53 AM (211.109.xxx.199)

    많이 힘드시죠..? 그동안 앞뒤 돌아볼 겨를 없이 바쁘게 살아 오셔서, 많이 지치실것 같아요.
    정말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올해엔, 남편분 건강도... 완치까진 아니더라도, 많이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어려서 부터, 님의 책임감과 성실한 생활 태도가 있었기에.. 지금 잘 버텨 오신것 맞고요...
    힘 내시고, 올해엔 좋은 일들.. 웃을 일들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11. 동변상련
    '08.1.10 10:09 AM (211.104.xxx.128)

    남편이 저보다 한살 연하라 예전부터 저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랑 결혼 하고자 했기에
    다른 사람과 결혼 하려고 했고 남편은 약을 먹었답니다. 그래서 이사람 정말 나 아니면 안되는구나 생각했고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20년동안 정말 이사람 열심히 살기는 하나 돈이 안됩니다. 직장에 들어 가면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고 타의에 의해서 꼭 일을 쉬게 되고 사업하면 실패하게 되고 금전적으로 지치고 지쳐 너무 힘들어도 참고 참으면서 살았는데 다시 얼마동안 일을 쉬게 된다는데 위로의 말이 안나옵니다. 도리어 제가 더 위로 받고 싶습니다. 이제 정말 같이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지칩니다. 애들 때문에 참으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애들 다 자라면 더는 살 의미도 없고 저는 지치고 병들고 나이든 노인이 되어 있을것 같아 두렵습니다... 시어머님께 남편이 또 쉬게 되었다고 말씀 드리니 작년 제 토정비결이 안좋았답니다.
    사업 실패 할때도 니가 너무 안좋더니 금전이 나갔다고 합니다. 왜 제 잘못입니까? 그동안 순종만 하던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제가 안좋았으면 직장에서 제가 짤리지 왜 남편이 짤리냐고요 운전 중이니 전화 끊으라고 하고 혼자 차 안에서 울었습니다.저도 웃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게 정답인지...

  • 12. 시댁이나
    '08.1.10 10:11 AM (116.121.xxx.78)

    남편께서 모르실리가 없지요.
    단지 형편상 표현을 못할 뿐이지요.
    앞으로 상황이 호전돼서 형편이 나아지시면 꼭 표현을 하실 듯.

    남편 잘 만나 평생을 공주로 무기력(?)하게 사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랍니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도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되는군요
    님의 희망은 좀 더 멀리서 님을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지금의 어려움들이 지나간 일로 되어질 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힘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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