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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키우는 방식... 과연 잘 하고 있는걸까요?...

코스코 조회수 : 1,533
작성일 : 2008-01-08 16:54:40
오래전에 제가 싱가폴에 살고있었을때였어요

저와 친하게 지내는 엄마가 하루는 저에게 한마디 충고를 해주더군요

제가 지금 내 아들을 바보로 키우고 있다고요...

아들녀석 친구들중에 한국아이들 엄마들이

그다지 똑똑하지 못한 저의 아들과 당신들의 아이들이 노는것을 별로 좋게 생각지 않는다며

하지만 그사람은 내 아들이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알기때문에

자기 아이에게 저의 아들을 꼭 끼어주라고 같이 놀아주라고 말을 했다고...

공부도 열씸히 시키고 운동도 시키며 활발하게 아이를 키워야지 나중에 좋은 대학도 가고 성공한다고...

아무튼~ 틀린말은 하나도 없었답니다

그런 말을 들었을때는 그저 같이 아이들 키우는 친구로서 좋은게 좋은거라~ 서로 조언도 해준것이고

좋게 좋게 받아들였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었답니다



공부 공부하라, 아이비리그 학교 나와서 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직장들어가 돈도 많~이 벌고

멎진집에 외제차몰고 떵떵거리고 사는것만이 삶의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아들에게는 그저 니가 평생을 일하고 너의 식구들 먹여살려야 하는거니까 니가 좋아 하는것을 하고

너와 너의 가족이 항상 평화롭고 행복만 하다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만들건 공사장에서 노가다일을 하건

돈 돈 돈 따지지 말고 네 마음가는데로 살아라, 그대신 네가 선택한것에 후회는 하지않도록

열씸히 노력하며 살아라 라고 가르쳐왔답니다

아직도 그것을 믿고있고 아직도 아이들에게 똑같이 가르칠겁니다



그런데...

오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어요

그간 잘있었냐고... 그 친구의 아들이 요번에 미국에서 제일 좋은 학교중에 하나인 브라운에 합격됬다고...

워낙 똑똑해 전교 1등하며 운동도 잘하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고 예의 바른 아이고 하니 그런 학교에

들어갔다는것이 별로 놀랍지는 않은 사실이건만 왜 갑짜기 그 사람 한마디에 저는 이렇게 작아지는지 모르겠네요

물질적인것은 부럽지 않으나 그 사람의 아들이 브라운에 합격됬다는 한마디가 그렇게 부럽더이다

아마도 같은 나이의 아이들 키우는 엄마의 마음이겠죠

한번도 내가 아이들 키우는 방식에 대해서 틀리다 생각한적이 없었는데

정말 그 엄마 말대로 내가 너무 내 자식을 풀어놓고 키워서 바보로 만드는것이 아닌가~ 하는 불확신이

내 마음 한구석에서 머리를 들고 있네요



그래~ 그 사람의 목표와 나의 목표는 빤히 다른것이다...

삶의 달리기에서 그 아이같이 직선으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고

저의 아이같이 뺑글 뺑글 돌아가며 이것저것 관광도 해가며 느긋하게 가는 아이도 있으니

어떻게 사는것이 더 행복하게 사는것인가는 아무도 모르는일인데 조바심 낼필요 없다고 저 자신에게

자꾸만 자꾸만 말하고 있지만

저 또한 한 여자이기에, 한아이의 엄마이기에 잘난(?) 아이를 보면 부러워 하는것은 어쩔수 없다봅니다



자꾸 흔들리는 저의 마음이 정상이겠죠?

아이들 바르게 키우는 백과사전이라도 있으면 따라하고 싶네요...

정말 내가 선택한 방식이 맞는것일까?  아니면 내가 지금 한사람을 바보로 키우고 있는걸까요?

친구의 좋은 소식 앞에서 저는 그저 마음이 착잡합니다...
IP : 222.106.xxx.8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의
    '08.1.8 5:03 PM (125.130.xxx.54)

    아드님과 그 좋은곳에 입학했다는 그 아이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네가 지금 하고있는게 진정 네가 바라는일이냐고.. 그리고 행복하냐고..
    님은 지극히 정상이며 가치관이 뚜렷한 어머니십니다.
    잘난 아들보다 행복한 아들로 키워주세요. 그래야 세상이 밝답니다.

  • 2. ..........
    '08.1.8 5:10 PM (61.66.xxx.98)

    어느곳에도 길은 있고,
    그 길에도 꽃은 핀다...

    누가 수능시험 본 아이들에게 해준 말인데요.
    여기저기 인터넷 돌아다니다 발견한 글예요.
    이거 보면서 무릎을 탁!쳤네요.

    무엇을 하던 행복한 사람이면 성공한거죠.^^

  • 3. 행복
    '08.1.8 7:00 PM (58.77.xxx.66)

    글쎄요..살면서 똑똑하고 잘난 사람끼리만 살 수 있나요..님의 아이의 착한 심성을 인정해준 친구분 참 마음씀이 넓네요..원글님의 아이는 본인의 인생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얼마만큼의 성취를 했는지..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 아닌가요? 단순비교는 정신건강에 해로와요..
    친구분의 아들이 브라운대에 합격을 했다면 그것 참 부러운 일입니다..공부 잘하고 머리 좋다고 해서 또 다 좋은 대학 가는 것도 아니거든요..어쩌면 대단한 행운아일 수도 있지요..그리고 좋은 학력 좋은 집 좋은 차 가진 사람들 불행한 사람보다는 행복한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 4. 그렇죠
    '08.1.8 11:10 PM (128.230.xxx.232)

    그런 얘기 들으면, 누구나 일단 부러운 마음에 들겠죠. 그렇다고 내가 잘하고 있나에 대한 회의로 연결시키지는 마세요.
    풀어놓고 있다 하셨는데, 그 풀어 놓는 중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공부건, 취미 활동이건) 그것은 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아마도 그렇게 하고 계실 것 같구요.

    저 미국에 있고, 우리 아들 여기 Top 3 에 들어 있는 대학교에 다녀요. 여기저기 합격하고 어디를 갈까 고를때, 기뻤죠. 그런데, 전 어디를 가느냐 보다 애가 어떤 애 인지가 더 마음쓰이더라구요. 제 아들이 굉장히 똑똑하고 자기 일 처리를 잘 하는 아이인데, 노력형이 아니어서요.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와도, 그 그릇대로 살아가지 않나 싶어요. 물론 학연이 어디나 중요하지만, 전 주변에서 하바드 (아주 좋은 학교에 대한 통칭) 나온 아이와, 인근 주립애 나온 아이의 삶의 질을 볼 때, 자기 됨됨이가 더 중요함을 계속 보거든요. 대학교 졸업하고, 몇년 지나면, 아주 작은 소수를 빼고는,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가는데,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고, 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부모로서 중요한 건, 내 아이의 그릇이 어떤가를 판단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밀어주고요.
    어떤 사이트에서, 본 것인데, 고등학교 때 valedictorian 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이런 걸 읽어 보았거든요. 답을 단 사람들이 아마도 30대 후반 이후인 것 같았는데, 보니, 좀 똑똑했던 아이들은 많은 경우 top school 나와서 의사, 변호사, 교수, 연구원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 사람들이, 답을 단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그건 저도 모르지만, 제가 아는 것은, 답을 단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금 살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 5. ...
    '08.1.9 12:40 AM (210.117.xxx.49)

    물질적인 것이 부럽지 않은 것은 원글님이 거기에 별 가치부여를 하지 않기 때문이고...

    좋은 대학에 입학한 것이 부러운 것은 원글님이 '공부'나 '학업'에 가치를 부여하는 잠재의식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 누가 어떤 인생이 옳고 그르다고 하겠습니까?

    그 누가 어떤 인생이 더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 6. 예화 하나 더
    '08.1.9 3:24 AM (128.230.xxx.232)

    위에 "그렇죠' 인데, 한가지 더 쓰고 싶은게 있어서.

    제 친구 아들이 제 아들과 같은 학년이어요. 그 친구는 진짜 놓아 길렀어요.
    아들들이 성격이 비슷하고, 부모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들이 절대 아닌 것도 비슷해요.
    저는 그래도 나름대로 아이에게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자 했고, 아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뒷받침도 웬만큼 했는데 (제 마음에 좀 안들어도), 그 친구는 네 인생 네가 살아라 하고 놔 두드라구요.

    대학을 갈 때, 한국에 비교하면, 제 아들은 서울대, 그 친구 아들은 서강대 간거나 비슷한 상황이 되었어요. 물론 그 친구가 절 부러워 했을 수 도 있고, 저도 잠깐은 자랑스러웠죠. 지금은 절대 아니어요. 왜냐 하면, 그 친구 아들은 12 학년쯤 자기가 정신을 차린 것 같더라구요.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해. 제가 보기엔, 그 시점이 조금 늦어 이를테면 서울대는 못 갔지만, 제가 지금 걔를 보면 참 부러워요. 자기 인생을 충실히 살아갈 것이 보이고, 또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들 것이 확실하거든요. 제 아들? 아직 쉬운 길로 먼저 가려고 하는 성향이 있어, 계속해서 기도하고 얘기를 한답디다. 엄마가 보는 인생에 대해.

  • 7. 코스코
    '08.1.9 10:08 AM (222.106.xxx.83)

    ^^*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또다시 제 마음잡이에 많은 도움을 주셨네요
    돈 잘벌고 행복하면 그것보다 더 바랄것이 어디있겠읍니까만
    자식의 모자라는 면을 파악하고
    클수있는면을 더 잘크게 밀어주자니
    꼭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하네요
    공부잘한다고 잘사는것은 아니지만
    ㅎㅎㅎ
    그래도 엄마 아빠 다 제일 좋은 아이비리그 나왔는데 아들이 그렇지 못하니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예화님 말씀에 나온 아이같이 저의 아들도 늦게나 공부에 관심을 보인녀석이라
    지금은 자기가 원해서 하는 공부이지만
    이미 학교에게 성적표만 보내면 아이의 자라는 모습을 모르니 힘이드네요...
    아이들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안나는것 같아요 ^^*
    아무튼~ 감사합니다
    제가 선택한 방법이 옳건 아니건 좀더 저 자신을 믿어볼랍니다, 그리고 저의 아들을 믿어볼랍니다

  • 8. 교하댁
    '08.1.9 10:17 AM (221.155.xxx.166)

    평소에 코스코님의 글을 좋아해서 일부러 로긴했습니다.
    애들 키우기에 정답은 없는 거 같아요.
    제 경우는 무진 애를 써서 결국 명문대 보냈지만
    코스코님처럼 못 키운 게 가슴 한 쪽에 회한으로 크게 자리잡고 있어요.
    아마 친구분도 코스코님을 부러워하고 있을 지 몰라요.
    코스코님이 좋은 학교 나오셔서 잘 알고 있겠지만
    그러기위해서 포기하거나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잖아요.
    설명하기가 힘든 데... 저는 코스코님도 잘하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분도 잘 하신 거구요.
    각각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집중했다면 전 두 분다 옳은 길을 갔다고 생각합니다.

  • 9. 많이
    '08.1.9 11:19 AM (163.152.xxx.46)

    배우고 있습니다.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는 것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오늘도 다짐을 해봅니다.
    아직 어리디 어린 애송이 둘 달고 있는 아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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