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시댁 집들이 하려고 했는데 고맙지 않다 라는 분의 글에
고마운걸 고맙게 생각 못하신다고 날카롭게 댓글 달고 나니,
가만 생각해보니 저도 남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한지 만 1년이 넘었고 친정 바로 옆동 삽니다.
전 요리를 좋아하고 파티호스트가 되는걸 좋아해요.
결혼전엔 전혀 몰랐던 성향이죠.
결혼전엔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고 칼한번 안잡고 살았으니까요.
그래도 어찌나 손님 초대가 좋은지,
요즘 남편 친구들이 저희동네로 이사를 많이 와서 괜히 제가 신났습니다.
시댁 식구들도 집들이때 너무 신경 많이 썼다고 뿌듯해 하셨고
시어머님 첫 생신때 제가 집에서 중화요리를 많이 해다가 시댁에서 뎁혀서 차려냈는데
어머님이 사진 찍으시면서 동창들에게 보여주시겠다고 신나셨었죠.
그런데 아직 친정 집들이를 못했어요.
몇번이나 오시라고 날도 잡았는데, 그때는 꼭 알았다 그러시더니
엄마는 꼭 그날마다 친정집에서 고기를 구우세요.
친정 옆동 사는지라, 동생네 식구들도 저희집으로 오려다가 친정집으로 돌아가는게 아주 쉽거든요.
친정집 바로 옆동 사는데 저희 아버지는 단 한번 와봤고,
엄마는 딱 여섯번 정도 왔다 가셨어요. 오셔서 반찬만 주시고 휘리릭 사라지세요.
할머니는 한번도 못오셨어요.
저 82cook에서 배운 요리 많아서 이것도 드셔보시고 저것도 드셔보시라 얘기하고 싶은데
왜 괜히 힘들게 하냐. 그냥 그런거 없어도 다 괜찮다. 니네만 잘살면 되지 하시는데..
많이 아쉬워요. 결혼 전에 한번도 요리같은거 해본적이 없어서인지 더 아쉽네요.
내 손으로 한번 요리 대접하고 싶은데..
친정식구들이 저 고생하는거 싫어서 대접 안받으시려고 하시는건데도,
그 마음을 아는데도 참 섭섭하더라구요.
하도 그러셔서 그럼 식사라도 대접하려고 했는데.
친정아버지 생신엔 외식을 하는데 동네에 좋은 시푸드부페가 생겨서 모시고 갔는데
인당 3만원이 넘는 가격에 바로 도망나오시더니 차를 모시고 부득불 삼겹살 집으로 가셨지요.
저희 시부모님은 무슨 날도 아닌데 항상 호텔 가서 드시는데.. 그리고 돈은 꼭 저희가 내게 만드시고..
얼마전엔 친정부모님 결혼기념일이셔서 아빠가 레스토랑을 소개해달라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남산 데이트코스 생각해서 일 비노로소랑 라 쿠치나 소개를 해드렸어요.
그런데 몇시간 뒤에 친정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만두가 맛있어서 한 팩 사와서 저희 집에 갔다놓으셨다고요.
알고보니 남산 근처에 칼국수 집에서 식사 하시고 오시는 길이었던거에요.
저희 부모님이 가난하거나 어렵거나 하지도 않으세요.
아버지는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하셨고, 지금도 배당수익이 대단히 많으세요.
저희도 금융권+대기업 부부라 연봉이 높은 편이라
저희가 1년에 한두번 그런데 모시는걸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셔도 되요.
동생네랑 저희랑 같은 평수 사니, 저희 집에 초대하는게 동생이랑 비교되서 그런것도 아닐꺼구요.
그런데도 평생동안 직업없는 삼촌,고모 가족 열두명을 부양하시다 보니
40대까지 너무 소박하시게 사셔서 여전히 너무 소박하시고 너무 저희한테 받는걸 사양하시니 섭섭하네요.
시댁이랑 비교가 되니 더 섭섭하고요.
뭐 조언을 구하는 글도 아니고..
안받겠다 안받겠다 계속 사양하는 부모님께 뭐 어떻게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넋두리만 하는 그런 글이었어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친정집에 식사대접 하고 싶은데.
.. 조회수 : 303
작성일 : 2007-12-28 17:24:49
IP : 124.136.xxx.1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러게요
'07.12.28 7:26 PM (220.77.xxx.199)울친정부모님도 그러세요...특히 울아버지요...
외식할때 비싼거는 절대 사양이구요...근데 제친구 아버지도 그렇데요
제친구...몇번 아버지랑 단둘이 별로 비싸지도 않는데...아버지 입장에서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식사하고서는 혼났데요...비싸기만 하고 맛도 없다는식으로요...근데 저렴한거 드시면 절대 안투덜거리신다네요...이번연말에 꼭 초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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