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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면접을 보고왔는데

연민 조회수 : 3,394
작성일 : 2007-12-28 16:48:33

남편이 박사학위 해외에서 받고
몇년간 비정년 계열로 강사 계속 하다가
이번에 정년계열로 티오가 생겨 지원했거든요
그간...지원서 쓴것만 수십통..
정년으로 공고내고 마지막에
초빙교수니..전임강사니...로 말바꾸고
싫어? 배불러? 하는 학교측에 그냥 묵묵히
따라야만 했던 것이 또 몇 번.


본교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세니까
큰 기대는 안했는데
최종면접 (총장면접까지 갔답니다)의 2명중에 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남편이 그 학교 역사 와 비젼..총장 신문에 난거 스크랩해가며
예상질문 뽑고 정말 유례없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가고싶어 했거든요.

어제..그래서..
제가 옷도 손빨래 해서 다려주고 머리에 젤도 발라주고
기도해주고 보냈는데
면접 나와서 전화통화하는데
별거 안물어보더라네요..
그냥 아주 일상적인 것...출신학교 이야기..논문 이야기..등.

우리의 추론인 즉슨..
이미 과에서 올린 본교출신을 일순위로 올렸고
(2차면접에선 자기가 먼저였는데 이번엔 그 사람이 자기보다 먼저 했다고)
이변이 없는 한 총장면접은 그냥 의례적인 수순으로..들러리 선 것 같다고..
허무해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왜 그렇게 집착했나...

어제 돌아와
또 다른 대학 넣는다며 원서 붙잡고 끙끙..
인터넷 접수도 안된다며 씩씩거리며 나갔는데
안쓰러워요.


다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우리 마음엔 꺼지지 않은 욕망의 불씨가 남아있더랍니다....

40을 바라보며
눈 앞에 끼인 자욱한 안개가..
우리 부부를 꿈꾸게도 하고 기대하게 하기도 하고..한편 답답하기도 합니다.

왜 하나님은 클리어하게 보여주지 않으시는 걸까..하고요.

그냥 속마음을 뇌까려 보고 싶어서...중얼거려봤습니다^^


여보...우리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그게 기적이쟎아.
이번 면접 준비하며 자기도 비젼 발견하게 되었다며 행복해했쟎아...
아마 그것때문에 이번에 여기까지 오게되었나보다..
내가 늘 기도하며  옆에서 동행할께요...
여보가 대학 교수건..시간 강사건..당신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답니다.

IP : 222.106.xxx.19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07.12.28 4:53 PM (203.248.xxx.3)

    두분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 믿으며 서로 의지하고 계시니
    참 행복하신거에요..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부인의 마음씀이 그리 바르시니 아마 잘 되실거에요*^^*
    화이팅~~

  • 2. 앞으로는
    '07.12.28 5:00 PM (222.101.xxx.216)

    좋은 일만 가득할꺼에요
    남편에게 기운 불어 넣어주세요~

  • 3. 원글
    '07.12.28 5:05 PM (222.106.xxx.194)

    네..^^
    저는 남편이 대학교수 못되어서 맘이 아픈 게 아니고
    다 내려놓았다고 하면서도 허무해 하는 남편의 눈빛이 가슴이 아프더군요.
    남편이 어디에 있건..
    있어야 할 그 자리에서 좋은 영향력 미치며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어제 그렇게 힘들고도
    오늘 ..내일..또 원고다 뭐다 정신없이 바쁜 그가 안쓰러워서요.
    고기라도 구워주고 싶은데..

  • 4. 끝까지
    '07.12.28 5:20 PM (220.221.xxx.119)

    하나님을 믿으세요^^
    하나님은 늘 자녀들에게 최고의 것을 준비하고 계신답니다.
    설사 이번에 안 된다할지라도, 모든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신다고 하셨쟎아요^^

  • 5. 차별
    '07.12.28 5:20 PM (221.161.xxx.228)

    없이 능력으로만 사람을 보는 도덕적인 세월이 와야 하는데....
    여기 지방인데 대학총장도 내정되어 있는데도 형식적으로 신문에 공고 내고
    들러리 세우더라구요.
    이래서 학연 지연 줄세우고 하나봐요.
    그래도 기운내서 기도하시고 희망을 가지세요.

  • 6. psm
    '07.12.28 5:22 PM (76.86.xxx.205)

    가슴찡하네요.... 원글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 주위엔 40 대를 바라보는 수많은 부부들이 아무런 희망이나, 노력, 꿈 조차도 없이 살아가고 있답니다. 함께 알콩달콩 노력 하시는 원글님의 가족 이야기가 오히려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원글님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드려요. 화이팅

  • 7. ^^
    '07.12.28 5:35 PM (121.162.xxx.230)

    잘 풀리는 날이 올거라 믿는 수 밖에요..
    그런데.. 이런 조언 드리는게 죄스럽지만 주변 지인도 똑같은 수순을 거듭거듭하다가
    결국 아는 대학교 이사님 뒷 편으로 찬조금을 좀 드렸습니다.
    결과는..-_-;; 아실런지요.
    이게 현실이라는게 짜증나지만 어쨌든 일의 전말이 그랬습니다.

  • 8. 근데요
    '07.12.28 5:48 PM (59.8.xxx.132)

    어찌 생각해보면 자기학교 출신을 뽑는게 정상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그학교에 오는 사람들도 뭔가 희망을 주는 그런의미로요
    원글님 그런의미로 생각하세요
    자기학교 졸업생도 있는데 남의학교 출신을 비슷하다면 선정하기 그렇잖아요
    그래도 들러리는 그러네요
    힘내시고 희망 잃지 마세요

  • 9. 저도 오늘
    '07.12.28 5:50 PM (221.145.xxx.34)

    혹시 h대 아닌가요? 저희남편도 면접 보았거든요...3차 면접에 ...전공 불합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네요...정말 웃음부터 안나오더라는....전공 100%일치였거든여...원글님 우리 모두 힘내자구여...실력과 운이 모두 따라야 하는 곳인거 같아요..

  • 10. 휴..
    '07.12.28 6:38 PM (121.152.xxx.107)

    오히려 저희는... 본교출신 뽑는데 제약이 있어서 포기했답니다...
    전 그래서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사립대는 아닌가보더라구요..
    아시는 분도 본교에 원서넣으시고
    교수되는 거 보고.. 부럽기도 하고...
    저흰 학교에서 포닥할때도 본교출신이라 월급 작게 받고.. 화딱지 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에고 이 무슨 엉뚱한 소리를...

    님이 어떤 마음이실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분이 힘드셨던 만큼 님도 그동안 고생하셨고 수고많으셨어요....
    힘내시구요.. 앞으로도 남편분께 힘이 되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그래도 당신은 최고라고... ^^

  • 11. .
    '07.12.29 12:39 AM (222.119.xxx.63)

    댓글중 좀 웃겨요.
    본교 출신 뽑는게 왜 정상인가요.
    실력대로 뽑아야 정상이죠.
    담당부서 공무원 진급 안시키고 능력없는 사람 낙하산 할때 쓰던 말들
    하시니 넘웃깁니다.

  • 12. 포기
    '07.12.29 2:18 AM (220.83.xxx.72)

    참... 치사하고 더럽고
    그 비슷한 경우들에 저도 많이 울었어요

    우리 남편 포기하고 다른일 해요
    찬조금 이런것 절대 못하겠대요 그래서...
    2년 정도 되었구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니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1년 정도는 남편 맘에 맺힌것 푸느라 힘들었어요 지금도 다 풀린건 아니지만 학교와 관련된 얘기는 안해요 겨우 마음 안정하고 새로운 시작한지 몇달 되었답니다.

    원글님 좋은 일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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