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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좀 봐 주세요

부족한 엄마 조회수 : 476
작성일 : 2007-12-21 18:03:11
다섯살입니다.
백일 전부터 아토피가 심해 새벽이 올 때까지 울고울고 또 울었어요.
네 살이 될 때까지 젖 먹이고 청소에 반찬 만들기에 너무 힘겨웠어요.
정말 아이와 한 순간도 놀아 주지 못 했어요.

세 돌이 지날 때까지 말을 안 해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데
선생님은 자극을 못 받아 늦되다고 하십니다.

한글은 세돌 지나 책들고 와서 짚길래  그냥 뭐다뭐다 그랬더니
어느날 책을 읽고 있더군요.
숫자는 책 페이지 넘기며 이리저리 보더니 70까지 세구요.
퍼즐은 올 초에 70조각 넘는 거 맞췄구요.
요즘은 정각정도는 시각도 맞춥니다.
이 모든 걸 가르친 적은 없어요.
무엇보다 말 하는 게 먼저고 이런 건 나중에 해도 되니까요.

단어는 말 하는데
말을 잘 안 해요.
가끔 놀라운 말을 하는 정도...
핸드폰 위에 있어.
예쁜 색도 많네.
너무 비좁아.
물론 평범한 아이라면 이건 놀라운 말이 아니지요.

치료받은 지 이제 1년 반이예요.
집중력은 좋구요..
한 시간 정도 수업은 꼼짝 않고 잘 하구요.
선생님도 아이가 영리하다고 하십니다.
영리한 아이가 왜 말을 못 하냐고.... 울면서 물었었죠.

손을 묶어 놓고 붕대를 감고 그렇게 지내서
딸랑이를 제 손으로 흔들어 본 적도 없어요.
21개월에 걸었구요.
이제 계단을 오른발 다음에 왼발 이런 순서로 올라가요.
안녕도 손바닥이 얼굴로 향하구요...
몸으로 하는 운동은 두려움에 떱니다.

제게 힘과 용기를 주세요.
좋은 사례가 있으면 좀 가르쳐도 주세요.


IP : 218.237.xxx.5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줌마
    '07.12.21 6:17 PM (125.133.xxx.55)

    제주위분 애가 말을 잘 않해요. 초딩6학년 패션감각이 뛰어나요. 병원에 가니 원래 말이 없는 아이래요. 걱정마세요. 말않하니 카리스마는 있네요. 못하는 게 아니고 않하는 아이도 있어요.
    말수가 없어서요. 우리조카 3살넘도록 말않해서 울 언니 맨날 올케한테 병원데려가라 했거든요. 지금 중학생인데 멀쩡해요. 공부 잘하고 . 걔도 아토피가 심해 지금도 고생해요.
    잠시 우리 조카 생각 나더라고요. 아직 어리니 넘 걱정 마세요. 아, 추가로 ㅋ
    우리남편 지 동생 말 먼저 하도록 말을 못 했대요.근데 지금 멀쩡해요.
    걱정 마세요. 하루 더 말 한다고 ,하루 더 먼저 걷는다고, 하루 더 기저귀 뗀 다고 인생에서
    앞 서가진 않아요. 좀더 마디게 아이가 학습 한다 생각하세요.
    아가가 건강하길 빌며. 울지마셈.

  • 2. 음.........
    '07.12.21 6:29 PM (61.66.xxx.98)

    분침,시침 있는 시계 말씀하시는 거죠?
    다섯살에 안배우고도 정각정도 시계를 볼 수 있다면
    아주 똑똑한 아이예요.

    청력에 문제가 없다면,말 좀 늦게 하는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예전에 누군지 까먹었는데 아무튼 위인중에 하나가
    10살인가?그때쯤 말을 해서 주위사람들이 다 놀랬다고 하죠.
    모두들 벙어리 인줄 알았다고...왜 그동안 말 안했냐고?물으니
    "말할 필요가 없어서.."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제생각에는 좀 과장도 섞였으리라 보지만)

    말을 얼마나 하는지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요.
    어머니께서 자꾸 많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러면 뇌가 스폰지처럼 다 흡수하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필요하면 다 풀어냅니다.

    자주자주 여기저기 동물원 같은곳도 데리고 다니시면서
    많은 체험을 하게 해주시고요.

    글만 보면 아주 머리 좋은 아이 같고요.
    선생님도 똑똑하다 하신다니 별 걱정 안하셔도 될거예요.

  • 3. 읽다보니
    '07.12.21 6:42 PM (124.49.xxx.242)

    가슴이 너무 아파서...
    저와 저희 아들의 사는 모습 같아서...
    힘들다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한 매일 매일이...
    아... 뭐라고 더 쓸수가 없네요... 위로는 못드리고... 제가 울고 갑니다...

  • 4. 원글
    '07.12.22 6:23 PM (218.237.xxx.68)

    입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은 심정이라서....
    이 골짜기를 넘어가면 분명 평지가 나오겠지요.
    위의 두 분 너무 고맙습니다.
    동네분이라면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위의 분도 힘내세요.
    하루하루를 잘 지내다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거예요.
    꼭 그리 될 거예요.
    모두들 고맙습니다.

  • 5.
    '07.12.22 10:53 PM (122.34.xxx.3)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 정보는 못드리겠구요.
    다만 아토피로 우는 아이로 인한 고통을 알기에 같이 가슴이 아픕니다.
    엄마와의 정서적 유대관계나 타인과의 관계가 이상하지 않다면
    똑똑한 아이이고 단지 신체발달만 조금 느린 것이라 생각듭니다.

    저희애도 아토피에 늦게걷고 늦게 말했어요.
    세돌지나고도 한참있다가 한두 단어 수준을 넘었던 것 같아요.
    2돌반때 퍼즐 100개짜리 맞추고 5살때 시계를 봤어요.
    미끄럼은... 6살때 탔던것같아요.
    발음도 안좋아서 언어치료받았구요.
    그리 어리버리 말 어눌하던 아이가 6살때 동시를 짓더군요.
    웃기게도 아이의 과거를 모르는 선생님들은 아이가 언어적 재능이 있다고 합니다.
    수학도 아주 잘하는 편이구요...
    님, 걱정마세요. 저도 엄청 많이 걱정하고 특히 어렸을때 너무 괴로와하면서 지냈어요.
    놀이터를 지날때마다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지금도 체육을 잘하지는 못해요. 뛰는 것도 느립니다.
    키도 작고 몸도 왜소하고 남들보다 느리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어떤 잘난 아이를 데려와도 이 아이와 바꾸지 못하는게 엄마잖아요.
    기운내시고 장점만 보세요.
    새해에 님 가정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6. 원글입니다
    '07.12.23 10:27 AM (218.238.xxx.170)

    윗님.....고생이 많으셨군요.
    영특한 아이로 잘 크고 있다니
    이런 아이가 있다니
    우리 아이도 그럼 이런 아이인가하고 희망을 품어 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힘든 제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렇게 등 두드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님도 더 행복하시고
    아이도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잘 자라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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