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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육아 때문에 눈물이 납니다.

우울.. 조회수 : 1,215
작성일 : 2007-12-20 00:41:14
애기 키우는거 생각보다 어렵고, 집안일이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닌거 다 알지만 요즘들어 문득문득 감정이 복받쳐 오면서
참을수 없는 무언가가 올라옵니다.

이제껏 그래도 그럭저럭 잘해왔는데 요즘들어 너무 답.답.해.요.
살림은 도대체 왜이리 할게 많은지 정말 해도해도 끝이 없어요.

집안이 지저분하면 더 짜증이 나서 힘들어도 항상 깨끗한 상태 유지해야 하고, 요리, 빨래삶고, 다림질 등
매일매일 해도 할일이 많아, 애기 업었다 내렸다 하면서 종종거리면서 합니다.
사람을 쓸만큼 여유있는 것도 아니고, 사먹는 반찬은 잘안먹게되서 버리게 되고,
와이셔츠 맡긴다면 신랑이 질색하고, 집안일은 어찌할 수 없는건가봐요.

결혼전에 전 살림하는거 정말 관심없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는거 못한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마음은 영 즐겁지 않아요.

마음속에 쌓여있는 이런 스트레스가
너무 착한 우리 큰애의 작은 실수에 오늘 제가 동물같은 큰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걸로
표출되네요. ㅠㅠ

남편은 너무나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집안일을 도울만큼 시간이 여유있지도 않고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집안일을 좋아하지 않아요.

오늘같은 휴일엔 저도 한번 쉬고 싶었는데 이런날은 3끼 차리느라 더 바쁜것 같아요.
애기 둘 데리고 종종 외출도 하지만 애기가 어려서 나가도 힘든건 마찬가지이고..

친구들은 아직도 결혼안한 노처녀가 많은데 보면 제가 훨씬 늙은것 같아요.
괜찮은 대학에 남자들한테 인기많던 외모라서 웃기게 공주병도 걸리고 그랬었는데(죄송합니다)
요즘은 마트에서 진짜 어쩌다가 대학때 얼굴 알던 사람 보게 되면 안보이는데로 돌아갑니다.
예전에 당당함은 온데간데 없고 자아에 대한 자신감도 해가 갈수록 줄어듭니다..

혼자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애들 맡기고 떠날만큼 과감하지도 못하고,
뭘 배우자니 둘째가 너무 어리고, 막막합니다.
주변엄마들보면 다 만족하고 사는것 같은데 저만 이런것같아요..

IP : 221.140.xxx.2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07.12.20 12:49 AM (124.53.xxx.113)

    아직 둘째가 어려서 더 힘드실꺼에요. 토닥토닥~~~
    그땐 어쩔 수 없더라구요. 저는 맨날 울면서 내일아침에 눈을 안뜰수있으면 좋겠다 뭐 이런 방정맞은 생각도 많이 했었던것 같아요.
    님, 마음을 굳게 잡수시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 보세요.
    365일24시간 애들과 함께 있으니 숨이 턱턱 막혔지만 저희 둘째가 워낙 낯을 심하게 가려서 아이를 떼놓지 못하고 그냥 시간이 흘렀는데요. 그때 애가 아무리 울고보채도 한달에 하루라도 나혼자만의 시간을 가질껄 그런 후회가 들어요.
    정말 필요한것 같아요. 외국사람들은 베이비시터한테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쟎아요.
    저희남편도 아이들 10분도 못보는 사람인데요. 제가 힘들꺼라 생각도 안하더라구요.
    남자들은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말로 해야만 알더라구요. 님도 남편께 이야기해보세요.

    지금 저는 둘째가 4세, 내년에 유치원 보내기로 했어요(큰애는 여섯살후반부터 보냈는데, 둘째는 지가 원하기도 하고 저도 더이상 못참겠기에...)
    이제 세달만 참으면 저는 오전마다 자유랍니다...
    조금만 참으시면 곧 때가 온답니다.
    어쨌든, 젤 중요한건 지금 이 시점에서 님께서 하고싶은일을 하나라도 하셔야 한다는것과
    남편을 어떻게든 육아에 동참시키시는 일 일것 같네요.

  • 2. 에궁~~~
    '07.12.20 12:56 AM (59.15.xxx.47)

    저두 아들만 둘~~
    둘째가 30개월 되어가니 둘이 제법 놀아서 시간이 좀 나네요.....
    너무 우울해 하지 마시구 동네 친구라도 좀 만들어 보세요.....
    비슷한 아이들이 있음 좀 낫더라구요.....
    그리고 살림은 너무 완벽하려구 얘쓰지 마세요.....
    저두 지져분한거 못참는 성격이었는데 이젠 그려려니 하다보니 대충 치워도 맘이 편해요.....

  • 3. 맞아요..
    '07.12.20 1:07 AM (58.78.xxx.2)

    휴일엔 세끼차린다고 아주 정신없이 돌아가죠..
    차라리 평일이 낫더라구요..
    아침 저녁만 차리면 되니..
    저도 둘째 돌되기까진 진짜 엄마 아니였어요..
    하루 한번은 꼭 고래고래 질러야 가슴이 쪽 내려가는 것 같고..
    둘째 돌지나니 좀 사람이 살 것 같더라구요..
    살림과 육아의 힘든시기 누구한테나 닥쳐오네요..
    그 시기 얼마 안되요..
    힘내시고,,잘 견뎌내시면 좋은 날 올꺼예요..

  • 4. 저도
    '07.12.20 1:12 AM (121.134.xxx.52)

    애기 하나 뿐이지만, 휴일엔 남편에게 아기를 떠넘기고 싶은 맘인데 남편은 자긴 도와준다 하지만 제 성에 안 차네요

    주말이 더 힘들어요 시댁가랴 남편 챙기랴 애 챙기랴... 더 지치는 거 같아요
    애 하나뿐인 저도 그럴진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우리 잘 이겨내 보아요..

  • 5. 힘내세요..
    '07.12.20 2:17 AM (221.139.xxx.49)

    이궁.. 힘내세요.. 한참 어려울때죠..
    조금 지나면 어짜피 시간은 흘러가니까 애도 크고 한숨돌리게 되실거에요..
    너무 완벽하게 잘하려 하지마세요..

    전 집안 어질러져 있는 것 감수하고 그냥 애랑 하루종일 놀아주면서 책읽어주면서 키웠어요.
    어짜피 청소는 매일해도 담날 또 어질러지고 그날그날 반복인데 애가 크면 또 그나마 저절로 어질르는 게 줄어드니 나아지구요..
    애랑 보내는 시간만도 벅차더라구요..

    주변에 같이 애키우는 맘들과 하소연도 하면서 얼른 애크면 이쁘게 꾸미고 다니세요..
    보면 애업고다닐때는 좀 후줄근해도 애 땅에 내려놓고 나서는 다시 다들 이쁘게 하고 다니더라구요.. 글고 노처녀 친구들은 늦게 결혼해서 나중에 애키울때 님은 애 다커서 좋죠뭘..^^

  • 6. 에궁~~~
    '07.12.20 12:54 PM (59.11.xxx.153)

    너무 쳐져있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저도 아이둘 키울때 힘들어서 혼자 울었던적 많았어요.

    지금은아이들이 중학생이라 제 손을 덜필요로하고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을보니 이젠 내품에서 서서히 떨어져가는구나 그런생각에 가슴한구석이 휑 합니다.
    그때, 아이키우기 힘들다고 할때 저희아이보다 좀 큰아이 엄마들이
    "그래도 그때가 내 품안의 자식이야" 라는 말을 이제야 이해하네요.

    저도 지나고보니까 오히려 그때가 그립구요,(죄송)가끔씩 그때 생각하면 그래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옵니다.

    자기 자신한테 용기를 불어주시고 어차피 내 몫이라고 생각한번 해보세요.
    물론 힘들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도 그땐 참 힘들었는데,자신감을 가져보세요.

  • 7. 남편한테
    '07.12.20 2:09 PM (121.162.xxx.230)

    휴일에는 남편한테 좀 미루거나 힘든걸 표출하세요..
    솔직히 나가서 일하는 건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살림은 몸 자체가 너무 힘든 거 같아요
    남자들이 아무리 나가서 돈벌고 힘들다고 엄포를 놔도 그래도 육아 살림보단 훨씬 안 힘들어요
    남편 생각해서 참지 마시고 한 두번씩 손 벌리시고 심정을 토로하시고 직접 맡기시고..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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