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있었던 일 - 희망은 있다

[[대선얘기]]

어제 집에 오는 지하철 3호선에서 자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쪽 경로석에 할아버지 두분이 앉아계셨어요. 두분이서 수다를 떠시고 계셨는데 한분이 내려야 했는지 일어서면서 반대편에 서계시던 할머니에게 "아줌마, 이리와서 앉어. 내 친구가 홀애비야. 내가 보니깐 그짝도 혼잔거 같은데, 가 앉어" 하시면서 농지꺼리를 하시길래 속으로 '주책 할아버지들, 저 할아버지들은 과연 누굴 찍을까' 생각하고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결에 '이명박이 어쩌구' 하는 소리가 들려서 귀를 쫑긋 세우고 얘기를 엿들었드랬지요.

할아버지가 얘기하면 할머니는 뭐라뭐라 대답하고 그런 식이었는데, 할머니 목소리는 작아서 잘 안들렸어요. 그런데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대통령을 뽑는데 우리 늙은이들이 자기 생각만 하고 고집세워서 막 찍으면 안되지 않겠어요? 앞으로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표를 찍을 땐 앞으로 우리 손자, 우리 애들이 잘 먹고 잘 살수 있도록 생각해야 할텐데. 이게 거짓말이나 하고, 탈세나 하고, 법이란 법은 자기가 다 어기는 사람을 우리가 뽑으면 어떻게 되갔소."

잠결에 세웠던 귀를 다시 접으면서 '음, 할부지 제가 아까 속으로 주책덩이라고 생각해서 죄송합니다. 할부지같은 분들이 아주 많으셨음 좋겠어요'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20일이면 결론이 나겠죠. 그 국민에 그 대통령이 누굴지. 아, 갑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