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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약속했던 경험담 올립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댓글이 한 서너개 쯤 달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친정이랑 시댁에 전화하고
또 아주 친한 친구 몇 집 전화하고 나니
자랑할 데도 없더군요.
그래서 82에다 자랑을 했는데 ㅠㅠ 이렇게 대대적인 자랑질이 될 줄이야...
약간 후회했어요.
아이쿠.. 어쩌나...하구요.
약속했던 애들 키우던 경험담 하나씩 올리겠습니다.
읽어보고 '뭐야, 별 것도 아니잖아~' 하고 실망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저는 별 거 아닌 거, 사소한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 것이 쌓이고쌓여서 마침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지요.
제가 털어놓는 소소한 일상 중에서
무언가 써먹을 만한 걸 건지기 바랍니다.
1탄 '어릴 때부터 시를 가까이하라'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대학 가는 애는 둘째고 첫째는 내년에 대학 졸업반인데
그래서 이런 얘기는 벌써 통하지 않는 구식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님 다들 알고 있는 걸 떠드는 건 아닌 지…(자신없어요 ㅠㅠ)
지금 입시철이라 대입에 관한 민감한 부분은 이다음에 올리기로 하고
먼저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했던 방법 중에서
나름대로 도움이 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을 한 가지씩 써보기로 하겠습니다.
애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썼던
‘시 붙이기’에 대해 말씀 드릴게요.
처음에는 나이에 맞는 동시에서 시작해 점점 시의 세계로 입문 하는 거지요.
방법은 동시를 예쁘게 쓴 다음
식탁과 화장실 유리, 그리고 애들 책상에 항상 붙여 놓는 거예요.
(책상은 두,세살 때부터 몸에 맞는 아주 작은 책상과 의자를 구해서 썼어요.
책상에 늘 앉는 버릇,
책상에서 제대로 책 읽는 버릇을 들이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 건데요
요즘은 장난감 책상도 흔하지만
그 때는 그런 작은 책상이 우리집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애들이 아주 자랑스러워했지요.
놀러온 꼬마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하구요.
대신 편한 소파는 아직도 없습니다. )
틈 날 때마다 문구점에 들려 이쁜 편지지를 사서 계절에 맞는,
그 때의 특징에 맞는 시를 선정해서 써 붙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식구들의 생일이 든 주간에는 생일에 대한 시를,
첫 눈이 내릴 즈음에는 첫 눈에 대한 시를,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크리스마스에 관한 시를 쓰는 식이지요.
가끔 제가 지은 시도 있었는 데
형편없는 거라도 애들이 엄마가 지었다고 좋아하고
또 식구들 이름이 들어가 있거나 우리만 아는 비밀이 숨어있다고 재미있어 했지요.
방구쟁이 누구누구라던가 뭐 이런 유치한 거래두요.
이렇게 하려면 집에 시집도 꽤 여러 권 있어야 하지요.
처음에는 제가 골라서 써 붙였지만
나중에는 애들이 스스로 시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시집을 찬찬히 훑어보다가
‘엄마, 새학기가 시작되니까 이런 시를 붙이자’거나
‘짝쿵이 이사가서 요즘 내 마음이 좀 슬퍼. 이 시가 좋겠어’
뭐 이런 식으로 선정하는 이유를 달더군요.
둘이 세 살 정도 차이가 나니까 당연히 밑에 애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도 있었겠죠.
좀 어려운 부분은 설명도 해주고
어떨 땐 일부러 아무 설명없이 먼저 느낌을 물어보고 그랬지요
보통 한 일주일 정도 붙여 놨는 데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그냥 술술 외울 정도가 되더군요.
.특히 밥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을 때는
일부러 뜸을 들이면서 (찌개를 뎁혀 내놓기 3,4분 전쯤)
끓을 동안 큰 소리로 낭송해보자~ 합니다.
그럼 둘이서 합창하듯이 읽거나 외우거나 했지요.
(서로 경쟁심에 안 보고 외우려고 기를 쓰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면 며칠 안되서 자연스럽게 외웁니다.
나중에는 아주 긴 시도 줄줄 외우곤 했어요.
화장실 거울에 붙여놓은 것은 치솔질하면서 항상 거울을 본다는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이 참 좋았다고 생각하고 주위에 많이 알려주었지만
실천하는 집은 얼마 없었어요.
이런 방법으로 뭐가 좋았냐고요?
꼭 이 방법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둘 다 국어를 뛰어나게 잘했어요.
학교 시험에서 항상 최상위권 점수를 받았지요.
이번 수능에서도 언어가 좀 어려웠다고 하는 데 1등급 받았답니다.
(유학 공부가 1순위기 때문에 수능공부는 학원을 다니거나 따로 하지 않았어요)
1. 도움
'07.12.16 8:43 AM (81.159.xxx.99)저는 외국에 살아서 국어교육이 아쉬운데 시를 가까이 하라...정말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2. 미술인
'07.12.16 9:13 AM (221.139.xxx.162)시 이야기가 나오니 반가워서 리플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제가 초1이었을 때 처음 시를 쓰게 도와주셨던 기억이 나서요. 그러고 보니 저도 수능언어영역 따로 공부하지 않고도 모의고사를 보면 거의 다 맞았습니다. 시간도 일이십 분씩 남았습니다.
대학 때 시를 써서 받은 상금 일부로 어머니께 쿠쿠 압력밥솥 사드렸습니다.^^;;;;;;;;;;;3. 축하^^
'07.12.16 10:49 AM (124.53.xxx.39)저번 글에 축하못드렸어요.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꼭 시도해보고 싶은 방법이네요.
제아이는 고2인데 언어만 빼고 모두 1등급인데....
언어가 너무 고민인데요. 제일 점수 올리기어려운게 언어영역이라네요.
책많이 읽게할려고 애를 썼는데 잘 안되었어요.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4. 감사..
'07.12.16 11:03 AM (116.125.xxx.205)요즘 기분이 넘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좋은 비법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장 실천 해봐야겠어요...
하나씩 하나씩 풀어놔 주세요...^^*5. 좋은 방법
'07.12.16 11:37 AM (59.7.xxx.45)어릴 때부터 몸에 밴 습관들이 커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쉽고 사소해 보이지만 쉽게 하기 힘든 일들이지요.
꾸준히 하기는 더더욱 어렵구요.
님 올리신 거 보니 아이비리그 들어갈만 했다 싶은데요..^^
계속 시리즈로 올려주실거죠?6. 비법
'07.12.16 11:40 AM (125.132.xxx.98)아이비리그님이 애들 초등때나 시기별로 사용하셨던 시집이나 시들 소개 부탁드려요
저도 작년에 초등애를위해서 시집을 구하던중에 마땅한거 찾기가 어렵더라구요.
좋은시집이나 초등용 동시집어떤게 좋을까요?
그리고 늦었지만 다시한번 축하드릴게요7. 역시..
'07.12.16 11:46 AM (59.187.xxx.152)보통의 환경보다 다른 점이 있으셨군요.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육이란게 따로 공부한다 라고 이름지어서 하는게 아니라는걸 다시 깨달았네요.
올 한해 저도 여러군데서 아이 교육에 관한 교육을 받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이 논술에 관한 교육이었어요.
따로 학원보내서 논술이다..라는 이름붙여서 하는게 논술교육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아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고 들어주고
거기다 자꾸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다보면 아이와 대화가 자연스레
오고가고 거기서 논술이 이미 시작된거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원글님께서는 이미 그때 논술교육을 하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8. 감사합니다
'07.12.16 11:50 AM (210.222.xxx.139)우선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원글님의 글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엄마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9. 감동
'07.12.16 12:30 PM (218.38.xxx.183)저번글 보고 대단하다 싶었지만 답글은 안달았어요.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렇게 노하우를 풀어주시니 감동입니다.
아직 애들이 초등학생이니 지금부터 열심히 따라해봐야겠어요.
동시 외우면서 감성도 풍부해지고 예쁜 마음으로 자라겠지요.10. 아.
'07.12.16 12:46 PM (211.213.xxx.143)감사..
이제 5세되는 애한테 일단 같이 해봐야겠네요.
한글공부도 할겸..
감사해요..
이거 이거 몇탄으로 이어서 써주실꺼지요??
어휴..넘 부러워요!11. 시
'07.12.16 1:22 PM (211.48.xxx.18)다섯살 딸이랑 며칠전부터 밤마다 시를 읽으며 자는데 너무 반갑네요.
오늘 글 읽고 저번글 찾아서 댓글도 달았어요.
정말 축하드리구요 사소한 거라도 많이 알려 주시면 잘 따라할께요.
앞에서 잘 이끌어 주셔서 82쿡 가족 아이들이 다 훌륭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12. ..
'07.12.16 1:35 PM (211.179.xxx.46)잘보고갑니다. 내년에 아들이 3살되는데..ㅎㅎ
13. 고맙습니다
'07.12.16 2:08 PM (124.97.xxx.82)안그래도 저도 만 두살 되는 우리 아이에게 시를 읽혀주면 어떨까 싶어서 괜찮은 시집 없나 물어볼려고 하던 참이에요
저도 외국에 살고 있어서
아이 한국어, 한글 교육에 많이 고민하고 있고
우리의 언어를 더 소중히 여기는 아이로 키웠음 하거든요
다행이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노래처럼 음을 붙여서 읊어주면 좋아해서
시를 들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중학교때 국어 선생님이 매주 새 시를 선정해서 반장에게 보조 칠판에 써놓으라고 하면
국어시간시작되면 아이들이 일제히 그걸 큰 소리로 읽었어요
금, 토요일쯤 되면 아이들이 자연스레 그 시를 다 외우지요
그게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선생님이 이 시 아는 사람? 하고 물어보시면 대답하는 사람이 저 밖에 없었거든요
이 글 퍼가도 될까요?
싸이나 네이버 블로그에 비공개로 올려놓고 자주 읽고 싶어요
아니면 육아 카테코리에 정기적으로 올리셔도 좋을 것 같아요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따님 너무 부러워요~14. 감사합니다
'07.12.16 2:31 PM (211.224.xxx.134)저도 달력 뒷 장에다 동시를 써서 걸어 놓고
한글공부도 하고 시 낭송도 하고 있는데...
우리애들도 원글님 아이들처럼 훌륭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15. 낭독의 중요성
'07.12.16 3:47 PM (222.112.xxx.68)얼마전에 교육과 관련한 책 한권을 읽었는데, 거기서도 낭독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인상에 남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실제적으로 실행해서 성공한 사례를 보니 흥미롭네요. 글을 소리내에 읽게되면 눈으로 읽는 것과는 다른 작용이 뇌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구요.
다시금 축하드리고, 꼭 나머지 이이기들도 시리즈로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16. 원글
'07.12.16 4:49 PM (221.155.xxx.173)뭔가 특별한 것이 없나~ 하고 보실 텐데 너무 별 거 아닌거라 올려놓고도 걱정했어요.
많은 분들이 도움이 되겠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반응이 없으면 굳이 안써도 되지않을까... 했는 데
(약간 부담스러운 마음에 속으로 그게 더 낫겠다.. 했어요)
계속 시리즈로 써야할까봐요.
제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큰 돈 안들이고 하기.
쉽게 실천 할 수 있는 걸로 하기.
때를 놓치지 말고 하기 등등 인 데
제가 애 키울 때랑 세상이 너무 달라져서 벌써 무용지물이 된 것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몇 가지는 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글 쓰는 보람이 있을거예요^^17. 쌍둥맘
'07.12.16 6:49 PM (59.12.xxx.240)저도 5살 쌍둥이 키우는데 열심히 보겠습니다..
시리즈 기대되요..18. ..
'07.12.16 9:16 PM (58.121.xxx.125)시라..
나름대로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신 것 같습니다.
비용도 별로 들지 않았다니
나머지 시리즈들도 얼른 보고 싶습니다.
약속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19. 나두
'07.12.16 9:23 PM (59.186.xxx.147)아이들 시를 외우게 하곤 있는데 점수는 별로여서 고민이었거든요. 이런 글 많이 올려 주세요. 많은 도움된답니다.
20. 유치원맘
'07.12.16 11:23 PM (61.75.xxx.157)후기 기대했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아이 한글 쓰기 가르칠때 큰소리로 동시 읽고
따라쓰기만으로 가르쳤거든요
다음 시리즈도 궁금하구 너무 부럽습니다21. ..
'07.12.17 11:58 AM (121.136.xxx.8)저 초등학교(전 국민학교 출신이지요~)때 매일 아침 저녁 조회때 선생님께 인사하고
바로 시조 한편을 읇었어요.. 아침저녁으로 하니 금방 외우고요.. 1주일에 한편씩..
왠만한거 다 띠고 연시조까지.. 나중에는 사설까지~
고등학교가서 따로 시조 외우는거 고생 없었구요..
윗님처럼 이 시조 아는사람?? 하면 저 밖에 없어요..
동짓달 기나긴~ 하면서 바로 황진이 하고 나오니...
(암기란게 무섭구나~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어쪽은 항상 강했구.. 난 언어가 짱이야~ 하면서 세뇌하다 보니
영어쪽도 상당히 우수했어요~
시 무척 싫어하는데..(왜 근데 시조는 좋아할까.. ) 좋은 생각이네요..22. .
'07.12.18 9:14 PM (218.51.xxx.188)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역시 작지만 엄마의 특별한 보살핌이 큰 아이를 만드신듯 합니다
저는 꼭 실천할겁니다
아빠가 늘 늦게 들어와 둘이서 식사할때가 많은데 아침식사는 아이혼자 하고 그때 저는 책을 읽어 줍니다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장르였는데 제가 읽어주면서 흥미를 갖고 관심을 갖더군요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정말 사소한 것이 중요한것 같고
사소한 것일수록 정보가 없지요
계속올려주세요 감사23. 감사
'07.12.27 8:54 PM (218.39.xxx.122)인사남기려고 로그인했습니다. 이제 아이 백일되었는데요. 많이 배우고갑니다.^^
24. 저..
'07.12.27 8:55 PM (218.39.xxx.122)조심스럽지만 거실 사진이나 공부방사진 공개해주실수 있는지요? 집안분위기라도 얼핏 볼수있다면 영광이겠네요. 초보엄마가 부탁드려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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